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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16 (22:08) from 211.59.68.150' of 211.59.68.150' Article Number : 73
Delete Modify 깊은물최지숙 (mul@sanmul.net) Access : 1524 , Lines : 56
병상에서 만난 할아버지
5월 1일부로 날마다 교회에 출근합니다.
매일 목사되어가기를 하고 있지요.
병원심방을 3곳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중간급병원, 중산층 교인을 방문했고
다음에는 크고 화려하고 조경도 잘된 병원, 부유한 교인을..
마지막으로 정말 옹색한 병원, 지지리도 가난한 교인을 만났습니다.

사실 2번째 심방까지는 그 사실도 몰랐지요.
그런데 마지막 병원에 들어서니...
의사들이 근무하는 방도 없었습니다.
침대 10여개가 빽빽하게 들어선 병실 한 구퉁이에 책상 2개를 연결해갖은 약과, 주사를 올려놓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3번째 침실의 병자는 기저기만 찬채로 이불도 차버리고
"의사선생님, 오줌..."이라고 계속 큰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대소변 줄을 끼우고 있거나 기저귀를 차고 있어서
침대시트는 온통 똥칠이 되어있었습니다.

우리가 찾아뵌 교우도 기저귀를 차고 다 벗은 몸에 더러운 담요만 덮여있었습니다.
약기운에 눈도 못뜨고 자꾸 까빡까빡 졸고 있었지요.
선배목사님께서 열심을 다해 기도하고 다함께 돌아서 나오는데 마음 한곳이 오래도록 아팠습니다.

참 오랜만에 가난과 다시 만났지요.
신학교를 졸업하고 제도교회 밑으로 들어간 덕에 오랫동안 그들과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번째 방문한 부유했던 교우도 겉만 화려할 뿐
자녀둘이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어딘가 기관에 보내드렸다가
그만 중풍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팠던게죠.
그도 불쌍하고 안되었습니다.

우리네 부모님들....
물론 자식 때리고 괴롭히시는 분들도 많지만
자식 위해 안먹고, 헐벗고, 몸을 아끼지 않고 돈벌이 하시다가
이제 늙어 몸이 고장나니...
참 외롭고 쓸쓸합니다.

며칠전 잠든 한결이를 안고 계단을 오르시다가 휘청하시던 아빠가 생각납니다.
아빠도 이제 70 노인네로구나...
우리 엄마, 아빠 노후는 어떻게 되나?
자식들 다 목회한다고, 유학간다고...
늙으신 우리 부모님도 외롭겠구나...
눈물이 납니다.

어제 아침 새벽같이 출근하면서 밥이 없다고
엄마에게 투정부리고 나왔드랬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면서
"엄마는 며칠만 좀 도와주지.. 나, 어제도 굶고 갔는데 밥좀 여유있게 하면 안돼?" 투덜거렸습니다.
(엄마네 집에 세들어 살고 있어서 밥떨어지면 가끔 얻으러 윗층으로 뛰어올라가거든요)
후회가 됩니다.
내가 밥을 여유있게해서 위로 올려가지는 못하면서...

곧 출근해야 합니다.
저녁에 맛난 것이라도 사들고 오고 싶은데 오늘 철야하고 늦게 오겠네요.
올 어버이 날은 엽서 말고 편지를 보내야 겠네요.

부모님 앞에서 자식은 언제나 철부지입니다.
물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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