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8/7/18(수) 20180715아침성경읽기.jpg (244KB, DN:25) | |
 2018여름캠프 (5) 갈릴리로 가자(0717)  오늘도 종은 울리고 정성껏 체조를 한 후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어제 명상 시간에 마음 나누기를 하다가 생각지도 않게 가슴에 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나니 아주 시원해지고 새 힘이 올라왔다고 하네요. 말을 하고 나니 시원하고 풀어집니다. 치유와 변화는 거기서 시작되는 거지요. 우선은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객관화 시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겨납니다. 말하지 못하고 드러내지 못하면 곪아가지요. 그래서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밤을 지내고 다들 새벽에 잠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잘 잤습니다. 인이도 밤새 열이 나지 않아 오늘은 체조도 같이 하고 성경도 같이 읽습니다. 세례요한이 감옥에 갇힌 후에 예수님이 갈릴리로 가셔서 복음을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갈릴리 바닷가로 걸어가신 예수님은 어부인 시몬과 안드레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르라고 하십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겠다구요. 그러자 그들은 즉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조금 더 가 요한과 야고보가 그물을 준비하는 것을 보시고 부르시니 그들도 예수님을 따랐다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찾고 이야기의 핵심을 봅니다. 그리고 인상 깊은 구절을 찾고 또 내가 예수님도 되어보고 어부들도 되어 보고 그 가족도 되어 보며 성경을 만나가지요. 인이는 예수님이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proclaiming(선포)하는 삶이지요. 전하고 나누는 것이 가장 잘 알아가는 지름길입니다. 재현이는 The kingdom of God이 가까이에 있다고 하신 말씀이 다가왔다고 하고, 겸이는 follow라는 어감이 좋다고 합니다. 건호는 The time has come!이 멋이 있습니다.ㅎ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있다고 했는데 하나님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물어봅니다. 하늘에요, 저기요, 하다가 우리 안에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사회 시간에 국가의 구성요소로 국민, 주권, 영토가 있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는 영토나 국민보다는 주권의 개념이 강합니다. 즉 하나님의 다스림이 있는 곳이 하나님 나라라는 거지요. 그러니 하나님 나라는 어디에 있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거기에 있습니다. 어디에 있느냐는 물음 자체가 잘못되었고 그래서 대답을 잘 할 수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어디에 계신지, 어디로 가시는지 알아야 따라가겠지요. 막연히 예수님을 따른다고만 생각하다가 거기까지 물어주니 당황하기도 하고 또 뭔가 새로운 길이 보이기도 해 눈이 반짝이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어디로 예수님을 따라갔는지, 가까이에 있는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보았는지 찾아보기로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세례요한이 잡힌 후에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세례요한이 잡힌 때는 위기가 찾아오고 그래서 숨을 죽이고 조심해야할 때일 것 같은데, 예수님은 갈릴리로 가셨지요. 갈릴리는 예수님이 일하실 곳, 당시 갈등과 위기의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부였던 제자들은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고 그물을 준비할 때 예수님을 만나 그 부름을 듣고 그 뒤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할 일을 하고 있을 때 예수님을 따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지 물어봅니다. 오늘 우리는 그렇게 예수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고기만 낚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됩니다. 어부라도 같은 어부가 아니고, 학생이라도 같은 학생이 아니고, 의사라도 같은 의사가 아닙니다. 그렇게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예수님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닐까 물어주고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또 묻습니다. 오늘 너희들이 가야할 갈릴리가 어디지? 캐나다요, 캠프요, 학교요... 그렇습니다. 그 갈릴리로 어서 가야지요. 어제 오랜만에 많은 비가 내리고 쾌청한 하늘하고 상쾌한 토론토가 되었습니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하얗구요. 오늘은 CN타워와 수족관을 탐방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고 학교를 다녀와 떠날 준비를 하는데 또 뜻하지 않게 끼어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어땠냐고 물으니 학교가 재미있고 친구들과도 신나게 지내는데 뭔가 불편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번 주에 중국학생 20여명이 1주일 프로그램을 하러 왔는데, 그 아이들과 자꾸 비교가 되는 모양입니다. 학교에서 자기들과 중국학생들을 차별하고 불공평한 대우를 한다는 생각에 불만이 올라오지요. 그래서 우선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감사하게 학교생활을 누려보자고 안내를 했지만 오늘은 더 불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대로는 CN타워는 물론이고 캠프 자체에 몰입하기가 어려울 뿐더러 스스로가 괴롭습니다. 나도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아이들을 10년 넘게 보내왔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으면 계속 불편하겠기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다시 학교로 갔습니다. 사실 나도 무슨 일을 만나면 당장 해결하면 안 될 것 같은 욕구가 올라오고 앞뒤재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마는 고집이 있습니다. 한 템포 늦추는 것이 잘 안되지요.ㅠ 불만과 불편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다시 학교로 가는 차 안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기운에 후회하는 분위기입니다. 긴장된다는 둥, 괜히 말했다는 둥, 떨리다는 둥,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둥, 그냥 CN타워를 가면 안되냐는 둥, 그러다가 우리는 지금 정의를 실현하러 가는 거구, 배운대로 표현하는 거니 용기내자고 하는 둥, 각자의 성격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나는 꿋꿋이 차를 몰고 학교로 향하며 한바탕 할 전투의지에 불타지요. 아이들의 이야기는 중국학생들은 음식을 먹고 뭘 만들고 공부를 하는데 자기들은 거기에 끼지 못한다는 것, 오늘 결정적으로 중국아이 하나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는데 선생님이 자기들을 의심해서 가방을 뒤지고 사물함까지 다 뒤지게 하는데 중국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있었다는 것, 선생님이 자기들을 때릴 듯이 위협적인 것을 느꼈다는 것이고 공감해주니 점점 분이 안풀리는 듯이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나까지 흥분하고 배신감이 느껴져 화가 올라옵니다. 에니어그램 8번인 나는 ‘배신감’이라는 조항에 걸리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화가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유형들은 그냥 말로 풀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지나갈 수 있지만 장형인 나는 행동을 해서 일을 벌이고 말지요. 학교로 가는 20여분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어쨌든 계속 이렇게 생각과 오해가 쌓이는 것보다는 한번은 부딪혀 보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씩씩거리며 학교에 가니 친절한 교장선생님과 예의 터프한 선생님이 웃으면서 맞이하십니다. 나는 표정관리를 못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하는데 무슨 일인지 알아야겠다고 따졌습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긴장해서 꿀먹은 벙어리고 영어를 알아듣는 인이는 뭔가 잘못 돌아가는 분위기를 눈치 채고 어쩔 줄을 모릅니다. 교장선생님의 설명은 중국학생들과 일반학생들은 다른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중국학생들은 1주일 특별 과정으로 학비를 2배를 내고 과외로 영어공부와 음식 만들기, 크래프트 활동 등을 더 하고 있다는 거지요. 아이들이 자기들만 차별대우를 받았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만이 아니라 학교의 레귤러 학생들의 프로그램이 그들의 프로그램과 달라서 그랬던 거지요. 또 오늘은 중국아이 하나가 핸드폰을 가방에 넣었는데 어느 가방에 넣었는지 몰라서 우리 아이들만 아니라 전교생의 가방을 다 찾아보고 사물함까지 점검했는데, 우리 아이들은 자기들을 의심해서 가방을 뒤지게 하고 사물함까지 찾아보게 하고는 중국 아이들은 가만히 있었다고 오해를 했구요. 선생님의 설명은 먼저 다 찾아보았고 다른 수업을 하던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점검한 것이고 우리 캠퍼들은 나이스하고 좋은 학생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위협적으로 느꼈던 선생님은 제가 오래 경험해서 아는데 우락부락한 용모와 터프한 성격에 오해를 사기 쉽지만 불공평하고 부당대우를 하는 그런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그렇게 느낀 것은 이유가 있기도 하고 또 아직 이틀밖에 되지 않아 파악이 되지 않아서 그런 탓도 있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나 마운틴은 어떠냐? 무섭냐? 그랬더니 무섭답니다. 옆에서 눈치 없는 인이는 마운틴과 우락부락한 미스터 테리 선생님하고 똑같다고...ㅎㅎㅎ 망했습니다. 나도 한국에 돌아가서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이 뭐라고 고자질할지 그림이 그려지네요. 그런 해프닝 아닌 해프닝을 치루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고요해집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계속 오해와 불만이 쌓여가겠지만 움직여서 표현하고 알아보니 풀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덕분에 소중한 하루가 날라 가고 CN타워와 수족관은 멀어졌지만 그래서 또 많이 배웠습니다. 마음에 있는 것들을 표현해 보니 처음에는 평화가 사라지는 것 같지만 오히려 문제가 풀리고 갈등이 하나씩 해결되어 가지요. 어떤 사건, 일이 일어나면 그것의 사실관계를 파악해야하는데 능숙하지 못하면 내 생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시작해 사실을 놓치고 왜곡된 생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 그것을 장악하게 됩니다. 또 한 사람을 건너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사실보다 부풀려지고 말이 망아지가 되어 버리고 마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정말 학교와 일어난 일이 갈릴리였네요. 숨죽이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가운데로 뛰어들어보고 또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거지요. 오늘 초복, 재현이의 감사 알아차리기대로 닭을 2마리나 잡고 맛있는 닭죽까지 먹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영어 DVD를 거만한(!) 자세로 누워서 보다가 일기 쓰고 내일 영어성경 쓰고 읽어보고 명상으로 함께합니다. 우리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약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강하고, 그래서 나의 것을 나누어주고 함께 살아가는 서로서로가 되기를 다짐하지요. 오늘도 찾아온 편지 차에 감동합니다. 다만 이제 서로 친해졌다고 키득키득 거리기 시작하니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하라고 하고는 방문을 열어보니 건호가 편지를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읽고 또 읽고 있지요. 그래서 편지 뚫어지겠다고 하니, 옆에서 재현이가 니가 세종대왕이냐? 그럽니다. 우리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해가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