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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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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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여름캠프 (16) 사나이들의 눈물  
#2017여름캠프 (16) 사나이들의 눈물



어제에 이어 아침에 체조 시간에 한마디 합니다.
너 미쳤지?ㅎ
다들 아침부터 뭔 말인가, 웬 시비인가 눈이 번쩍 뜨입니다.
그래서 난 미쳤고 미칠 거라고 해줍니다.
미쳐야 제대로 사는 거지요.
이왕에 살 바에 한번 미쳐보자고 파이팅합니다.

예수님은 늘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하셨지요.
비유의 시작도 늘 그렇습니다.
“잘 들어라.”
씨를 뿌리는 농부가 있습니다.
그가 씨를 뿌렸는데 더러는 길가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 먹고, 더러는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져 싹이 나왔지만 뿌리가 없어 곧 말라버리고, 더러는 가시덤불 속에 떨어져 가시덤불에 막혀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습니다.
우리 캠프는 모두에게 똑같이 씨를 뿌렸습니다.
민준이도 태현이도 인이도 같은 씨를 받았지요.
그런데 그 씨가 싹이 나고 자라 열매를 맺는 것은 그 씨가 떨어진 땅에 달렸습니다.
어떻게 받고 맞이하느냐입니다.
성경을 읽으며 나는 어떤 밭인지 물어봅니다.
인이는 길가입니다.
그래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어 싹이 나지 않습니다.
태현이는 가시덤불입니다.
싹이 나기는 하지만 곧 가시덤불에 막혀서 자라지 못해 열매를 맺지 못하지요.
민준이는 돌짝밭입니다.
흙이 없어서 싹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버립니다.
인이와 태현이와 민준이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태에 대해 비유를 해 본 거지요.^^
인이와 태현이와 민준이는 아무 말도 못합니다.
나는 어떤 밭일까?
과연 싹을 틔우고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예수님이 이 비유를 전하신 것은 우리의 마음밭을 정죄하기 위해서가 아니지요.
우리나라의 농법은 밭을 먼저 간 후에 씨를 뿌리니 이 비유를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수님 당시 팔레스타인의 농법은 씨를 뿌린 후에 밭을 갈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밭은 정해져 있지 않지요.
씨가 뿌려진 곳을 어떻게 가느냐가 씨가 싹이 나고 자라 열매 맺는 것에 달려 있게 됩니다.
씨가 뿌려진 후부터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길가를 갈아 좋은 땅으로 만들고, 돌들을 골라내고, 가시덤불을 걷어내어 좋은 땅으로 만들면 받은 씨앗의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 마음밭을 돌아보며 경작해 가기로 합니다.
캠프를 시작하며 생활 안내에서 삶을 나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세 가지를 세우자고 했습니다.
지조와 정조와 체조였지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에 30분 책 읽고, 30분 명상하고, 60분 운동하는 것이 마음밭을 갈아 준비하는 생활을 하기로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맑아지고, 얼굴이 환해지고, 행동이 바르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 잘 들을 수 있고, 잘 말할 수 있겠지요.

오늘도 여전히 썬더스톰이 예고가 되고 갑자기 천둥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내립니다.
이번 주 내내 그렇게 비가 오네요.
한국처럼 종일 오는 비는 아니고 잠시 오다 그치지만 예년의 토론토 날씨는 아니랍니다.
아이들 학교 근처에 에드워드 식물원 가든이라고 토론토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공원이 있습니다.
오늘은 학교 마치고 에드워드 가든과 식물원을 들러보기로 합니다.
동화 속처럼 예쁜 정원과 식물원, 언덕과 냇가를 돌아보고 사진과 동영상도 찍는데 아뿔싸 하늘에 또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라디오에서는 온타리오 중부에 토네이도가 올 수도 있다는 경보를 발효하기도 하네요.
그래서 잠시 분위기만 내다가 빗방울과 함께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간발의 차이로 억수같은 비가 쏟아집니다.
이번에도 비를 피했습니다.^^
태현이는 식물원 기프트샵에서 엄마와 누나에게 줄 선물도 고르고 허니 스틱도 사서 빨면서 토론토에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답니다.

오늘은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부모님께 전화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늘 하루 어떤 밭이었는지 돌아보며 마음 나누기 후에 한국으로 전화한다고 알려줍니다.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민준이와 태현이가 너무 좋아서 엉덩이를 다 들썩이네요.
태현이는 페이스톡을 하고 싶다고 조릅니다.ㅎ
그런데 우리 캠프의 전화하기는 안부전화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일환이지요.
‘잘 듣고 합니다.’ ‘잘 보고 합니다.’에 이어서 ‘서로 소리내어 알리며 합니다.’로 얼마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한 시간을 활용해 잘 하느냐를 점검해 보지요.
3분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보자고 합니다.
다들 어떻게 오랜만에 통화하면서 그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다할 수 있냐고 아우성이지요.
그래서 꼭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미리 정해 봅니다.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를 꼭 하는 것으로 하고 통화를 합니다.
신호가 가는데 조마조마해하고 설레이는 마음들이 다 전해집니다.

먼저 민준이가 통화를 합니다.
잘하네요.
그런데 눈가는 벌써 촉촉합니다.
해야할 말은 있는데 시간은 짧고 더 하고 싶은 말이 막 떠오르고...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그럽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데 모두들 따라 우네요.
사나이들의 눈물입니다.ㅎ
민준이는 나중에 엄마가 울어서 자기도 참았던 눈물이 나왔다구요.
그런데 기뻐서 좋아서 울었답니다.
그러네요.
기뻐서 좋아서 울기도 합니다.
민준이 다음으로 인이가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조근 조근하지만 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확연합니다.
태현이는 벌써부터 안절부절하더니 막상 전화기를 잡으니 태연하게 말을 잘합니다.
그런데 눈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가슴이 통하는 거지요.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며 잘 하고 있다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보고싶다고 합니다.
통화를 마치고 이제야 기쁨을 알겠다고 하네요.
또 이제까지 살았던 가운데, 11년 인생 중에 가장 슬픈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표현이 참... 멋집니다.ㅎ
또 그러면서 민준이 형이 진짜 대단하답니다.
자기는 엄마가 이렇게 보고 싶은데 민준이 형은 어떻게 1년을 떨어져 지내냐구요.
이 대목에서 민준이는 어깨에 힘을 주고 헛기침을 합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면서도 씩 웃습니다.
울다가 웃으면....ㅎㅎㅎ

오늘 전화통화 시간은 의도와 또 다르게 한바탕 정화가 일어났네요.
실컷 울고 나니 가슴이 열리고 숨이 내려갑니다.
시원해집니다.
막혔던 그 무엇이 뚫리는 거지요.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신비입니다.
명상이 저절로 일어나고 아랫배로 찾아오는 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런 마음밭이라면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이 나고 열매를 맺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이지요.
사나이들의 눈물이 가슴을 적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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