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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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7/8/3(목)
2017여름캠프 (14) 작은 배  
#2017여름캠프 (14) 작은 배

어제 못다 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겠습니다.
미워하며 사는 게 제일 힘들고 사랑하며 사는 게 제일 쉽다고 했지요.
그리고 공부가 힘든 인이에게 공부랑 사랑해보면 어떨까 물어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사랑해보고 학교도 사랑해보고 마운틴도 사랑해보고 사랑해 보자고 합니다.
연애를 해본 사람은 알지요.
그 순간만큼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하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요.
그래서 사랑하면 쉽습니다.
성어거스틴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랑하라! 그리고 그대 하고 싶은 것을 행하라! 입을 다물려거든 사랑으로 침묵하라. 말을 하려거든 사랑으로 말하라. 남을 바로잡아 주려거든 사랑으로 바로잡아 주라. 용서하려거든 사랑으로 용서하라. 그대 마음 저 깊숙한 곳에 사랑의 뿌리가 드리우게 하라. 이 뿌리에서는 선 외에 무엇이 나올 수 없거니...”

그렇게 사랑하며 살기로 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바닷가로 물러가시니 사방에서 많은 사람이 그가 하신 모든 일을 소문으로 듣고서 그에게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무리가 밀려드는 혼잡을 피하시려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여 작은 배 한 척을 마련하게 하셨지요.
먼저 나에게는 사람들이 찾아오는지 물어 봅니다.
예수님은 어디로 가시든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그렇습니다.
어떤 친구 옆에는 늘 사람들이 있지만 또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지요.
어떤 사람 옆에 가고 싶을까요?
내가 오늘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찾아오게 해야지요.
그리고 이미 찾아와 있는 이들을 잘 맞이하는 것도 우리의 일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작은 배 한척을 만들라고 하셨다면 오늘 나에게는 무슨 말씀을 하실지 들어 봅니다.
나는 양로원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배이고 교회를 위한 작은 배이고 가족들을 위한 작은 배이고 캠프를 위한 작은 배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오늘도 작은 배 한척을 마련해야지요.
그렇다면 의미있는 하루입니다.

지난 주에 빌린 책을 이번 주에도 계속 읽고 있어 도서관에 가는 일정은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날이 더워 학교를 마치고 날이 더워 이구동성으로 수영장으로 가자고 조릅니다.
그동안 토론토 날씨가 덥지 않아 수영장에 가지를 못했는데 기회가 이때이다 싶고 곧 추워서 물에 들어갈 수 없게 될테니 저도 오케이입니다.
그런데 수영장에 도착해서 수영 테스트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놀아보려고 하는데 아뿔싸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와 깜깜해 지면서 썬더 스톰이 시작됩니다.
안전요원이 수영장 문을 닫으니 다들 나오라고 안내를 하고 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앞이 보이지 않게 비가 쏟아집니다.
나는 속으로 저런 빗속에서 수영을 해야 제 맛인데 아쉬운 걸... 그러고 있고, 우리 아이들도 아쉬움은 두말 할 것도 없지요.
태현이는 비가 오는 것도 스케일이 다르다고 너스레를 떱니다.ㅎ
그래도 한 30분 시원하게 잘 놀았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지는 비를 뚫고 돌아와 저녁 진지가 준비될 때까지 영화를 보고 저녁 진지를 한 후 독서와 일기, 정리정돈을 하고 명상으로 모여 하루를 색으로 표현해 봅니다.
민준이는 남색, 태현이는 파란색, 인이는 검정색입니다.
다들 수영장의 경험과 연결되어 하루의 인상을 남겼답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떤 때 화가 나는지 나누어 보았습니다.
민준이는 나는 화가 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또 벼락을 맞고는 화가 나는 일이 줄줄줄 나오네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물먹는데 새치기 하는 것도 화가 나고, 이기적인 친구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도 화가 납니다.
그래서 물어줍니다.
친구들이 새치기 하는 것이 화가 날 일이냐구요.
친구들이 이기적이라고 어디에 되어 있냐구요.
더더군다나 친구들이 이기적인데 내가 왜 피해를 입는지 물어줍니다.
이상하지요.
잘못은 친구들이 했는데 화가 나는 것은 나라니 말입니다.
물음을 받은 민준이는 멍.해집니다.
그렇지요.
한번도 물어보지 않고 당연하게 여겼는데 물음에 들어가 보면 이상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묻고 물으니 그것은 화가 날 일이 아니랍니다.
그런데 왜 화가 났냐고 하니 진짜 이상하답니다.
눈치 빠른 태현이는 화가 나는 것과 화가 나는 일이 다르다고 분리를 해내네요.
그래서 태현이는 언제 화가 나냐고 물어 보니 태현이는 영화가 슬프고 우울할 때 화가 난다고 합니다.
영화가 슬픈데 왜 네가 화가 나냐고 그게 화가 날 일이냐고 묻습니다.
인이는 민준이형과 태현이가 말투를 따라하면서 놀리는 것이 화가 난다고 합니다.
인이도 마찬가지지요.
민준이와 태현이가 놀린다고 어디에 되어 있는지, 인이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그렇게 되는지 물어주지요.

그러다가 아이들이 마운틴은 화가 안나냐고 거꾸로 묻습니다.ㅎ
웬걸요.
마운틴은 화를 잘 냅니다.
아니, 화를 조절하지요.
화를 이용합니다.
이제쯤 캠프 중반을 넘어섰으니 아이들과 신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화를 내지 않으면 캠프가 재미있을까, 없을까 묻자마자 그러면 재미없다고 이구동성입니다.ㅋ
화를 내라 내지 말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지요.
세상에서 가장 바보는 화가 나 있는데 화를 난줄 모르는 사람이고, 다음 바보는 화가 난다고 화를 내는 사람이지요.
진짜 실력있는 사람은 화를 조정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끌려 다니지 않는 것입니다.
화를 조절한다는 것은 화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한 화가 친구는 화가 나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전시회 한번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던 거지요.
그래서 벌써 열 번째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시험을 못 보면 화가 나야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지요.
에너지로 쓰는 겁니다.
화 에너지를 잘 쓰면 창조로 갑니다.
화 에너지를 잘 못 쓰면 파괴로 가게 됩니다.
아이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네요.
성 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을 잘 사용하면 사랑으로 가지만 못 사용하면 타락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게 주어진 선물을 잘 사용하기로 합니다.

어느새 밤이 깊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작은 배를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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