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7/7/23(일) 20170722_095523.jpg (104KB, DN:18)

2017여름캠프 (3) CN타워와 아쿠아리움  #2017여름캠프 (3) CN타워와 아쿠아리움 캠프 동안 학교를 다니는 평일은 7시에 종을 울리고 주말은 8시에 종을 울리고 일어나기로 어제 생활 안내에서 함께 조율하였습니다. 아침에 ‘하하하’ 웃으면서 벌떡 일어나 이불과 베개를 정리 정돈하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함께 일어난 옆 사람에게 ‘밝았습니다.’라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에서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지요. 생활 안내의 가장 큰 초점은 들어가고 나올 때 다음 사람이 어떨까 생각하며 정리정돈을 하는 것입니다. 집을 드나들 때 신발 돌려놓기에서부터 화장실, 샤워실을 사용하는 방법도 같습니다. 그런 생활 요령은 아침에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 정리정돈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대로 자리를 정리하고 나와 맑은 공기를 맞으며 체조를 하고 함께 준비된 성경을 읽습니다. 오늘 토요일, 나는 일찍 일어나 8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종을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키득거리며 몰려다니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종을 들고 올라가 울리니 아이들이 거실 소파 옆에 숨어 있다가 어제 안내한대로 ‘하하하’ 웃으면서 ‘오늘은 처음 있는 날입니다.’를 외칩니다. 그래서 내가 ‘이불님 고맙습니다. 베개님 덕분에 잘 잤습니다.’라고 하니 그제야 아이들이 우르르 방을 들어갑니다. 이불을 정리하지 않고 나온 거지요.ㅎ 나는 아이들이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나오는 것을 기다려 밖으로 나가 정성껏 체조를 하고 들어와 성경읽기를 합니다. 주말은 미리 정해진 한글 성경을 읽고 주중에는 영어 성경을 읽으며 하루를 살아갈 초점을 함께 찾습니다. 오늘은 성경을 왜 읽을까? 에서부터 물음을 시작합니다. 다들 교회에 다녀본 아이들이라 하나님의 말씀이라서, 믿음 생활을 하기 위해서, 은혜를 받기 위해서... 라고 한마디씩 합니다. 이번 캠프는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없네요. 다른 종교생활을 하더라도 나와 캠프를 하는 동안은 성경을 같이 읽기로 하지요. 성경을 읽는 것은 또 다른 한계를 넘는 경험이고 내 생각보다 더 큰 생각을 맞이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대로 사는 한 삶은 바뀌지 않고 내 자리를 넘어설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더 큰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이라고 해도 좋고, 믿음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나를 넘어서는 경험을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인류문화유산입니다. 수천년 동안 인류가 만나고 경험한 삶의 진리가 녹아져 있고 또 하나님의 말씀으로 많은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은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시는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창세기는 노예살이를 하던 애굽을 탈출해 가나안땅의 주인으로 가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지요. 애굽에서 노예살이를 하던 그네들의 물음이 있었습니다. 왜 우리가 노예로 살아야 하는지, 왜 세상에는 불의와 억압이 있는지, 왜 삶이 아프고 힘겨운지 말입니다. 우리는 창세기를 통해 그 물음의 해답을 찾아갑니다. 먼저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말씀에 멈추어 봅니다. 출애굽 당시에 사람은 파라오의 노예였지요. 그런데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혁명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는 현장이지요. 그러니 민준이는 태현이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고, 태현이는 인이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사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이 당신의 일을 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한 아이들은 깜짝 놀랍니다. 내가 하나님이라니요! 그래서 오늘 하루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을 보여줄까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서로에게서 어떤 하나님의 형상을 보았는지 나누어 보자구요. 또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은 사람에게 복을 주고 모든 만물을 하나님을 대신해서 돌보게 하시고 모든 것을 먹을거리로 주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나의 밥입니다. 그리고 나는 또 모두의 밥이 됩니다. 민준이는 인이의 밥이고, 인이는 태현이의 밥입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또 낄낄 거립니다. 너는 내 밥이라구요. 이왕에 밥이 되려면 맛있는 밥이 되어야지요.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밥은 하찮은 것이 아니라 가장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밥이 없으면 살 수가 없으니 밥이 생명이고 하늘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내 밥으로 주신 만물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 없이는 내가 살 수 없는 거지요. 오늘 하루 서로 서로에게 어떤 밥이 되고 어떻게 서로를 살리는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새벽기도를 다녀오신 사모님께서 서둘러 차려주신 아침진지를 하고 맛있는 샌드위치를 도시락으로 싸서 토론토 다운타운 탐방에 나섰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들어 먼저 아쿠아리움으로 가서 아름답고 황홀한 수중 세상을 경험하며 탄성을 울립니다. 표현을 잘하는 태현이는 연신 “너무 재미있다.” “디게 재미있다.”를 연발하네요. 아쿠아리움이 처음이 아닌 민준이와 인이도 익숙하게 다니면서 옛 친구와 재회하듯 즐깁니다. 그리고 CN타워로 올라가 토론토를 내려다보고 글라스 플로어에 서서 아찔한 아래도 즐겨보았습니다. 아쿠아리움도 좋고 CN타워도 좋은데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 자체가 신나 보입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무궁한 놀거리들이 있고 버스와 스트릿카도 신이 나지요. 또 얼른 집으로 가서 베개 싸움도 하고 보드 게임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자고 자기들끼리 의논을 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렇게 토론토에서 처음 주말을 다시는 못 맞이할 듯이 만끽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오늘은 내가 양로원에 올라가야 하는 날이라 일찍 마무리를 합니다. 보통 금요일 저녁에 올라가서 일요일 저녁까지 양로원에서 일을 하는데 캠프 때는 토요일 저녁에 올라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일요일은 강창구 목사님 가정과 함께 쉬고 또 교회도 가고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주중에 내가 규율을 잡다가 하루 놓아주면 또 아이들은 그렇게 좋은가 봅니다.ㅎ 그래서 오늘은 일찍 일과 나눔과 명상을 했답니다. 오늘은 일과 나눔을 하면서 감사한 것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감사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는지가 삶의 또 하나의 실력이지요.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그렇게 감사를 찾아 매일 쓰는 일기에 5가지씩 감사한 것을 찾아서 써보기로 했습니다. 감사를 찾는 실력을 두고 보지요. 그리고 하루 동안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냈고, 어떤 밥이 되어 지냈는지도 나누어 봅니다. 인이는 토론토가 낯선 형과 친구의 착한 안내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태현이는 약방의 감초처럼 형과 친구와 마운틴과 사모님에게 사소한 기쁨을 주었답니다. 민준이는 인이를 이뻐해 기운을 주고 태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도록 밥이 되어 주었다고 하네요. 나는 캠퍼들을 깨우고 체조를 하게하고 성경 이야기를 해주고 CN타워를 안내하고 등등 밥이 되어 살았다고 나누니 우리가 모두 그런 밥을 먹고 살았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렇게 내게 찾아오는 모든 것을 밥으로 삼을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고 또 가장 든든한 빽을 가진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하루를 나누고 태현이에게 온 편지를 읽어줍니다. 어제 일과로 태현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편지를 들으며 모두 숙연해 집니다. 편지 받은 느낌을 물으니 태현이는 좋다고 하다가, 그리운 마음이라고 하면서 눈시울을 붉힙니다. 벌써 엄마가 보고 싶다니 이건 캠프 끝날 때나 가서 나누어지는 나눔인데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ㅎㅎ 들으면서 인이와 민준이는 부럽다, 슬프다, 받고 싶다... 등등을 표현합니다. 나는 신이 나지요. 하루 마음껏 토론토를 누리고 또 모여 앉아 안으로의 여행도 함께 하고 명상으로 정리 정돈하니 또 이렇게 가득합니다. 이런 하루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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