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7/7/22(토) 20170721_104705.jpg (112KB, DN:18)

2017여름캠프 (2) 왜 캠프에 왔니?  #2017여름캠프 (2) 나이아가라 월풀 제트보트 타기 민준이와 태현이는 시차 적응에 문제가 없습니다. 보통 피곤해도 아침까지 자지 못하고 새벽에 일어나 돌아다니기 일 수인데 아침에 깨우기까지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밤 새 다들 잘 잤습니다.ㅎ 오늘은 다른 안내를 하지 않고 서둘러 아침을 먹고 인이와 사모님과 함께 다시 나이아가라로 출발합니다. 어제는 폭포 밑으로 가는 배를 타고 천둥의 소리를 경험했고 오늘은 하류인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에서 나이아가라 리버의 급류를 거슬러 나이아가라 월풀까지 래프팅을 하는 제트보트를 체험하기로 했지요. 그리고 일정이 맞으면 근처의 농장에서 체리 픽킹도 해보려구요. 제트보트 래프팅은 저도 처음 경험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 안내를 하면서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사정상 함께해보지는 못했던 터였습니다. 아침 시간이라 차가 막혀서 예약한 시간에 겨우 맞추어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제트보트장에 도착해서 보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제트보트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dry 보트로 급류에 젖지 않는 체험이고 다른 하나는 wet 보트로 급류를 온몸으로 맞으며 체험을 하지요. 모두들 이왕에 할 것이면 온 몸으로 급류를 맞으며 하는 wet 래프팅을 선호했습니다. 역시 세계 최대의 폭포에서 1급 급류가 흐르는 나이아가라 리버를 거슬러 올라가는 체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급류를 가까이서 보니 물살의 아름다움은 정말 장관이었지요. 내려와 보지 않으면 그것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길이 없지요. 민준이도 태현이도 인이도 상기된 표정으로 내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한데 아쉽게도 험한 래프팅 조건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지를 못했답니다. 또 그렇게 큰 물살이 보트를 덮치리라 예상을 하지 못해 태현이의 안경이 그만 물에 쓸려가 버리기까지 했지요. 아직 어린 태현이는 안경을 잃어버리고는 풀이 죽어 울상을 하면서 발을 동동이다가 곧 다시 물살을 받아들이며 신나게 래프팅을 마무리했습니다. 온 몸이 다 젖어 버려서 옷을 다 갈아입어야 해 다들 수영복 패션이 되어 버렸답니다. 일찍 도착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배를 탔어야 했는데, 시간이 없어 입고 간 옷으로 배에 올라 수영복을 입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지요. ㅋ 그리고 예쁜 나이아가라 파크 웨이의 피크닉 공원에 자리를 잡고 사모님이 아침부터 준비하신 유부초밥에 라면을 끓여서 맛있는 런치를 하며 나이아가라를 즐겼습니다. 런치 후 근처에 있는 농장을 찾아 체리 픽킹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았는데 아쉽게도 시즌이 지나 체리 픽킹이 끝나 버리고 시작하고 있던 복숭아 픽킹은 아직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잠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를 드라이브를 하고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과 커피로 후식을 하고 토론토로 돌아왔습니다. 조금 일찍 토론토에 돌아왔지만 또 우리 캠퍼들은 근처의 놀이터로 몰려가 더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답니다. 태현이는 다행히 어머니께서 지혜롭게 여분의 안경을 챙겨 주셔서 다시 큰 어려움 없이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도 좋고 저곳도, 이런 형편도 저런 형편도 다 좋을 수밖에 없네요. 천국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저녁 진지 후 기다리던 캠프 오리엔테이션과 명상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캠프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시간이고 또 예상과는 다르게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도 이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 자칫 지루하기 쉬운 시간인데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하고 또 거기에 맞추어 안내를 하니 마음이 시원해지고 활기차진답니다. 먼저 우리 캠프를 왜 하는지 캠프를 통해 무엇을 찾아갈 것인지를 안내하며 한 달간 캠프 생활 안내를 했습니다. 우리는 나의 한 달을 작품하는 예술가가 되기로 합니다. 생활 안내를 하며 캠프에 왜 왔을까 묻습니다. 나는 왜 캠프를 하고 너희는 왜 캠프에 왔냐고 말입니다. 꿈같이 캐나다에 와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이틀 누리고 잘 놀고 있는데 갑자기 왜? 라고 물으니 긴장이 찾아오지요. 누가 보내서 왔냐구요.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물어줍니다. 변화의 시작은 물음입니다. 그리고 그 물음 앞에 나의 시방 느낌을 알고 표현하고 나누는데서 시작합니다. 느낌이 찾아오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이고 느낌은 생각을 따라 변화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바꾸면 삶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심장에 손을 얹습니다. 그렇게 하니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심장이 쉬지 않고 뛰는 이유가 있지요. 그런데 나는 무엇을 하고 이 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바람’입니다. 우리는 캠프를 통해 가장 행복하고 의미있게 사는 법을 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그렇게 살아본 한 달을 우리 몸이 기억해 삶의 방향을 바꾸어 가리라 나는 믿습니다. 태현이는 안경을 잃어버리고 울상이 되었었지요. 그랬던 태현이에게 안경을 잃어버린 일을 바꿀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것이 화가 날 일인지, 그것이 실망할 일인지를 말이지요. 당연히 화가 나고 속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물어주니 멈칫합니다. 뭔가 속는 것이 있습니다. 또 안경을 잃어버린 사실은 바꿀 수 없는더 속상해 풀이 죽어 버리면 그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캐나다까지 온 목적을 잃어버리게 되는 큰 손해를 감수하게 됩니다. 어쩌지요? 그 때는 생각 바꾸기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 필요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럴 때 기분 때문에 그 순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래프팅의 기회를 놓쳐버리면 손해는 나만 보는 것이지요. 그러면 안경도 잃어버리고 래프팅도 잃어버립니다. 다행히 태현이는 금방 돌아와 래프팅을 만끽해서 큰 칭찬을 해주었지요. 진짜 멋진 선택입니다. 또 그렇게 오리엔테이션이 되어 있는 태현이가 자랑스럽습니다. 생활 안내를 하면서 알려주는 요령은 “잘 듣고 하기, 잘 보고 하기, 소리내어 알리며 하기”입니다. 오늘 런치를 하며 덜어 먹고 있던 라면 냄비에 민준이가 자기는 다 먹었다고 남은 라면 국물을 버렸었습니다. 그러니 옆에 있던 태현이도 따라하고요. 아이들 챙기고 나중에야 먹기 시작했던 나는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상황이 되어 버렸었습니다. 상황을 눈치 챈 민준이와 태현이는 급 얼음이 되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입니다. 생활 안내를 하면서 점심 때 일을 예로 들어 우리가 얼마나 잘 듣고 보지 못하고 내 생각대로 하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그러니 더 생생하지요. 나만 다 먹었으니 잘 보고 듣지 않고 내 생각대로 먹던 국물을 부어 버리면 다른 사람은 그걸 먹게 되어 버립니다. 그 일은 내 생각대로 듣고 보며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삶에 세워야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정조와 지조와 체조입니다. 마음을 세우고 뜻을 세우고 몸을 세워 체조이지요. 나는 이제 나와 함께하는 캠프를 통해 계속 마음을 묻고 뜻을 묻고 몸을 물어주어서 반듯한 삶의 원리를 알아가게 하려고 합니다. 물론 캠프 때 뿐이고 곧 도루묵이 되면 어쩌냐고 걱정을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이런 생활의 경험은 몸에 남아 있습니다. 나와 함께 지난 산티아고 순례길에 섰던 한결이가 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기가 아버지 어머니와 예가 생활을 하며 보고 들은 것이 있는데 어떻게 다르게 살겠냐고 하더라구요. 잠시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옳다는 방향을 잡아보는 경험은 몸이 기억하고 삶의 순간순간에 자양분이 되리라 나는 믿습니다. 오늘 그렇게 생활안내와 함께 마음을 씻어주는 명상 안내를 하고 우리 캠프의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나는 이제 내일이 기대가 됩니다.^^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