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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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여름캠프 (16) 블루베리 픽킹과 무스코카  #2016여름캠프 (16) 블루베리 픽킹과 무스코카, 그리고 전화통화 지난 주 토요일 동물원에 다녀왔을 때는 구름 한 점 없는 뜨거운 여름이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날이 서늘했습니다. 오전에 세기토(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분들과 근교 베리에서 블루베리 픽킹을 함께 하면서 세월호 피켓팅과 지지 캠페인을 하고 우리는 무스코카를 보고 올 계획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월요일까지 롱할러 데이여서인지 1시간 거리를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겁니다. 세기토분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우리끼리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몸자보를 입고 블루베리 농장에서 픽킹을 하며 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게시와 공유를 하였네요. 2년이 넘게 진실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를 받고 있고 특조위 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가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지구반대편까지 찾아온 캠퍼들이 잠시지만 함께 마음과 몸을 모았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합니다. 힘내세요! 블루베리 픽킹 후에 다행히 북쪽으로 갈수록 날이 개고 무스코카에 이르니 햇볕이 쨍쨍입니다. 무스코카 가는 길의 참새 방앗간인 웨버 햄버거 집에 들러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햄버거로 런치를 했습니다. 웨버 햄버거는 차콜에 구운 패티도 맛있을뿐더러 기차를 개조한 실내와 야외의 식탁들이 기가 막힌 풍광이랍니다. 날씨도 환상이었고 오랜만에 Canada다운 분위기를 만끽했네요. 웨버를 지나 무스코카 초입의 그레이븐허스트 항까지 가서 사진 찍으며 멋진 호수를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캐나다를 카티지 컨트리라고 하는데 호수가 3000만개가 넘는다고 하지요. 국민들 1인당 호수 1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호수 문화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이 무스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시간이 있었으면 무스코카 깊숙이 들어가 충분히 즐기고 돌아왔을텐데 오전에 블루베리 픽킹과 웨버에서 시간이 지체되어서 더 많이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제 마음은 돌아가 부모님과 캠퍼들이 전화 통화해야할 시간에 재촉을 받고 있었구요. 돌아와 정리하고 저녁 진지를 마친 후 함께 모여 한국으로 전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평소에는 별 거 아닌 전화 한통이 얼마나 설레이고 기다려지고 떨리는 것인지 예가 캠프가 아니면 경험할 도리가 없지요. ㅎ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경험으로 아이들을 한 달 떠나보내고는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이 더 힘들어합니다. 그리워하고 애닳아하구요. 오죽하면 캠프하러 아이들 보내고 부모님들이 수련한다고 하지요. 그만큼 changing place의 힘이 크답니다. 씩씩하게 잘 지내던 아이들도 시간이 가까워지자 초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일부러 웃고 장난 치면서 불안함을 감추기도 하구요. 전화하는 시간은 저로서는 두 주간의 압력으로 만든 선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화통화를 통해 주어진 시간 동안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요령껏 잘하는지, 그리고 그 때의 느낌이 어떤지 알아차리게 해주는 안내를 하지요. 우리는 소중한 시간을 어영부영 헛으로 보내기 쉽습니다. 주어진 3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쉬운 시간인지 비로소 알게 된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왜 이리 많은데 그걸 표현할 힘과 능력이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할까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3분 동안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이 무얼까 먼저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이 말은 우리 꼭 하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꺼내놓고 보니 이런 마음만 나누어도 꽉 찰 것 같지요.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저 안부인사와 수다를 나눌 거면 2주 후에 집에 가서 해도 충분합니다. 지금은 여기서 나눌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찾아보아야지요. 막상 뚜껑을 열고 전화 신호음이 들리니 더 긴장이 됩니다. 그리고 다 하고 나서는 휴~ 안심하기도 하고요. 통화를 처음 한 희연이는 아무렇지 않게 통화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다들 친구들 통화를 들으면서도 울다가 일어났답니다. 현서는 아빠랑 통화를 너무 못해서 미안하다고, 아빠가 삐졌을 거라고 걱정. 옆에서 인이가 그럼 더 이야기하지. 그럽니다. 다들 그러지 그랬어... ㅎㅎ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운지 이렇게 알아갑니다. 옆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이렇게 못하고 살았는지 보름 만에 새롭게 알아가는 거지요. 자꾸 통화하고 싶고 통화가 안되면 편지라도 쓰게 해 달라 조릅니다. 이제 곧 그 그리움을 기억하고 남겨서 확 터뜨리자고 안내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직접 자기가 하는 말을 알아차리고 들어보고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을 들어보고 나도 이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 나누고 표현하고 나는 이것이 약하고 이것이 강하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나를 알아갑니다. 전화통화를 마치고 눈물을 떨구던 희연이는 고맙고 떨리다고 합니다. 선재도 뭉쿨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이런 다른 느낌, 평소와는 다르게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 하고 나니 시원하다고 하면서 또 아빠와 통화를 못해 아쉽습니다. 희령이도 눈물을 뚝뚝 떨구며 그리움과 아쉬움과 미안함을 담습니다. 시원 시원 쾌활 통쾌하게 통화를 하고 난 준모는 자신감에 찹니다. 내가 할 말을 다해내다니 하며 얼굴이 활짝 피어버렸네요. 정이 많은 현서는 다른 캠퍼들 전화할 때 울먹울먹하더니 통화하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작 말은 못하고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현빈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술술 하는데 옆에 앉은 우리는 그 느낌과 분위기가 슬프고 그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았네요. 뭉클했습니다. 전화를 하고 싶다고 노래 노래를 했던 소헌이는 역시 멋지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엄마를 축복까지 하면서 기쁨이 가득합니다. 우리 오늘 이 느낌과 경험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기로 합니다. 기억하는 것이 구원입니다. 구원은 기억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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