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 2016여름캠프 (11) 마음이 붉어요. (suppo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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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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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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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여름캠프 (11) 마음이 붉어요.

#2016여름캠프 (11) 마음이 붉어요.

밤새 큰 비가 내리고도 오전 내내 빗발과 더불어 후덕지근하더니만 오후에 다시 햇살이 쨍하면서 30도를 훌쩍 웃도는 한낮입니다.
햇살이 좋아 아름다운 석양이 기대가 되어 저녁 진지 후에 근교 선셋 비치로 나들이를 다녀올 계획을 세웁니다.
어느 해에는 우리 캠퍼들 사이에 최고의 방문지로 꼽혔던 곳이기도 하지요.
해질녘의 풍광이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도서관에 가는 대신 오늘도 수영장에 가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꺼내 보았더니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들이 간절함이 옅보입니다. ㅎㅎ
그래서 쉬었다가 선셋 비치 산책으로 오늘 일정을 잡습니다.

그런데 학교 다녀와 옥수수로 간식하고 숙제하며 룰루랄라 잘 쉬다가 저녁 진지하는 중에 일이 터졌습니다.
맛깔스런 생선가스로 사모님께서 솜씨를 내어 저녁 진지를 마련하시고 생선가스와 함께 버섯, 피망 등 야채가 곁들여 나왔지요.
아이들이 이걸 가리는 겁니다.
열흘 가까이 캠프 생활 안내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 진지 알아차리기였지요.
식사가 아니라 진지, 우리는 참을 알아차리는 시간이라 했는데 아직도 편식을 하는 겁니다.
야채라는 선입견에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묶여서 인상이 구겨지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 소헌이가 또 딱 걸렸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나마 잘 지나가고 눈치가 있는데 소헌이는 뚝심이 쎈건지, 순진한 건지 표시가 너무 납니다.
이 때쯤 또 한번의 강수가 필요하다 싶어 화 에너지를 최대한 동원했습니다.
소헌이와 일대일 작업을 하고 얼음이 되어 있는 아이들을 다 불러 모아 내가 캠프를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안내합니다.
어디 소헌이 뿐이겠어요.
다들 그러지요.

이제쯤 알게 됩니다.
예가 캠프가 이런 것인지 모르고 왔다구요.
그냥 여행하고 영어공부하고 외국생활 체험이려니 하고 왔는데 우리 캠프에는 뭔가가 있습니다.
준모와 희연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이번 캠프는 마운틴이 너무 많이 참는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무지하게 박살나고 어떤 때는 왜 마운틴이 화내는지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다 이유가 있고 화낼 타이밍으로 보이는대도 화를 내지 않다는다는 거지요.
이제 그만큼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를 처음 만나는 캠퍼들은 보지 못하는 걸 희연이와 준모는 보고 있습니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거지요.
니들은 더했다.ㅎㅎ

편식을 한다는 것은 일면입니다.
음식을 가려 먹으면 사람을 가리게 되고 일을 가리게 됩니다.
나에게 없어서는 아니될 밥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거부하는 것은 자기를 거부하는 것하고 같습니다.
그런데 소헌이는 자기가 어떤 태도로 밥을 먹는지를 모릅니다.
먹고 싶다는 생각에 맞으면 아주 밝고 환하게 먹지만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계속 핑계를 대고 따지다가 벼락을 맞은 거지요.
해보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으면 생각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안내합니다.
내가 캠프를 하는 이유는 안내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그 안내를 받아 보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짐을 싸라고 이제 캠프 문을 닫겠다구요.
예년 같았으면 정말 짐을 쌌을텐데 이번에는 가다가 멈추었습니다.
내가 힘이 딸리는 건지 측은지심이 생긴건지 이제 세월이 달라진 것을 직감한 건지 모르겠어요.ㅎ
우리 캠프에 짐을 싸는 테마가 있습니다.
위기극복이지요.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충격요법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이번에는 이 정도로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다시 소헌이의 마음을 풀어주어야지요.
압력을 넣었다 뺐다 능수능란이요.^^

그리고 나서 만난 선셋비치의 석양, 돌아와 명상으로 만나 하루를 색으로 표현해 보자고 하니 빨강과 주황의 석양빛이 단연 우세입니다.
희연이는 다양한 하루인 무지개빛, 준모는 정열의 빨강, 인이는 화가 나서 빨강, 현빈이는 힘들어서 우중충한 빨강, 소헌이와 현서는 석양의 주홍빛, 선재와 희령이는 그냥 석양 빛 그대로 만난 하루였습니다.
마음이 그렇게들 붉어졌습니다.
이쁩니다.
그런데 저 깊은산은 검정색입니다.
속이 시커멓게 탔네요.
이제 화 에너지를 동원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
한바탕 작업을 하고 나면 그 후유증이 오래가요.
댑니다.
그래도 해야지요.
온대로 돌아간다면 내 자존심이 상합니다.

예수께서 호수가로 나가시니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예수는 그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세관에 앉아 있던 세리 레위는 예수께서 따라오라고 부르시자 곧 그를 따랐습니다.
그는 언제든지 자기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오늘 나는 어떤지 돌아봅니다.
나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아야지요.
그리고 그들을 맞으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어야지요.
예수께서는 찾아오는 이들을 가르치셨는데 나는 오늘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내가 줄 수 있는 그것을 찾습니다.
그리고 내 친절을, 내 정성을 나누고 내 지지와 응원으로 내 곁에 있는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내게 찾아오다니 기적 중에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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