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5/8/2(일) | |
 2015여름캠프(15) : 마음밭,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아침에 마음 밭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를 영어로 읽습니다. 굳이 영어로 읽는 이유는 경험해 보게 해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붙이고 싶구요. 문제는 얼마나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지만요.^^ 팦레스타인의 농경법은 우리 농경법과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는 미리 밭을 만들고 논을 갈아서 씨를 뿌리는데 팔레스타인은 씨를 뿌린 후에 밭을 간답니다. 이야기를 듣던 성준이가 아하~ 합니다. 그럼 밭을 갈아야겠네요 하지요. 그러니까 뿌린 씨앗이 싹이 나고 열매를 맺는 것은 어떤 밭을 가꾸느냐에 달렸다는 거지요. 하루도 나의 밭을 경작하고 돌아봅니다. 길가처럼 딱딱하면 쟁기로 갈아야겠고 돌밭이면 돌을 드러내야겠고 가시밭이면 가시덤불을 치워야하겠지요. 우리 캠퍼들, 캠프로 맞이하는 자극, 그 씨앗의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나에게 달여 있음을 일러줍니다. 내가 받는 모든 삶의 경험이 그러하지요. 그렇게 아침을 열고 학교갈 준비를 해서 나오는데 오늘, 금요일은 Water day라 물놀이를 학교에서 합니다. 그런데 희연이만 준비를 해서 나오고 성준이와 준모는 그냥 나오는 겁니다. 나오기 전에도 워터 데이니까 여분의 옷을 준비하고 수건도 가지고 나오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왜 그냥 나오냐고 물으니 오늘은 물놀이를 하지 않겠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런데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이 워터 데이로 노는데 거기에 어울리지 않으면 학교에서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캠프의 중심에 들어가고, 실수를 많이 하고, 경험을 많이 하자는 것이 우리 캠프 안내의 핵심인데 벌써부터 편안하고 익숙해졌다고 주변에서 짬을 보고 맴을 도는 겁니다. 벼락이 떨어져도 크게 떨어져야할 판이죠.ㅠ “성준이는 그럴려면 한국 돌아가라. 지금 짐싸 공항으로 가자. 준모도 차에서 내려라. 뭐하러 학교 가냐?” 딱 이 타이밍입니다. ㅎ 캠프 마다 압력이 다르기는 하지만 다른 캠프에서도 한번씩은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진짜로 짐을 싸게 해서 크게 작업을 하는 테마지요. 그런데 차 안에서 잠시 분위기를 잡는 것만으로도 성준이와 준모와 희연이의 기가 팍. 꺾기는 것이 느껴져서 더 나가지는 않습니다. 참 순하고 기름진 밭입니다. 안내만 잘하고 씨를 잘 받으면 스펀지 같습니다. ^^ 시방 느낌을 물으니, 성준이는 기분이 안좋은 것 같다고 하고 준모는 멍~ 한데, 희연이가 쫄아들어요... 그럽니다.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요.ㅋ 희연이가 쫄다니...ㅎㅎ 시방 느낌이 어떤지에 따라 응답할 수가 있는데 시방 느낌을 잡지 못하니 생각을 바꾸고 행동할 수가 없습니다. 좋다, 나쁘다 말고 수많은 생각에서 나오는 느낌들이 있지요. 그래서 다시 안내합니다. 느낌을 찾으라구 말이죠. 미안한 느낌도 있을 거구 속상하기도 할거구 억울하기도 할거구 화가 나기도 할 거구... 그 많은 느낌이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준모가 그 틈에도 활짝 하며, 아. 맞다. 미안해요. 합니다. 성준이도 생각을 잘못해서 안타깝다고 합니다. 그래야죠. 거기서 다시 시작합니다. 들어가서 워터 데이 준비를 다시 해서 출발하고 저는 휴~ 하지요. 이렇게 말로 끝내지 말고 진짜 짐을 싸게 해서 울고불고 진하게 경험하게 해야 하는데... 쩝... 나이가 들었나?ㅎ 학교 가는 길에 또 하나 테마에 들어갑니다. “성준아,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아뇨. 싫어요.” “준모아,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네? 네. 한국이 좋아요.” “희연아,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네. 남을 수 있어요. 근데 어떻게요?” 이렇게 시작해서 계속 묻고 물어주니 대답이 달라져 가지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그럴 수 없다고 여긴 것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정말 그러한 것인지 찾아보고 스스로 넘어가 보는 작업입니다. “성준아,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아뇨. 남을 수 없어요.” “왜 남을 수 없어? 남을 수 없다고 어디에 되어 있는데?” “캐나다에서 공부하면 더 넓은 환경에 더 좋은 기회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전 한국이 좋아요.” “잘 들어라. 캐나다에 남을 수 없다고 어디에 되어 있니?” “......” “안 듣잖아. 내가 묻는 물음을 잘 들어야 한다. 성준아,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니?” “남을 수 없어요.” “남을 수 없다고 어디에 되어 있는데?” “제 생각에요. 제가 결정했어요.” “그래? 그런데 그 생각, 믿을만해? 그 생각이 진리일까? 네 결정이 옳아?” “....”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준모는 친구가 좋아서 캐나다에 남을 수 없다고 하다가 묻고 물어주니 캐나다에 남을 수 있답니다. 어떻게 남을 수 있느냐니까 돈이 없답니다. ㅋ 옆에서 희연이가 돈은 부모님께 보내달라고 하면 되지, 하다가 학비가 얼마냐고 묻고 13000불이라고 하니까, 악! 그러면 안되겠다. 그럽니다.^^ 이제 계속 물어주고 있습니다. 물음으로 만나가는 세계, 나는 무한인데 유한한 생각과 경험이 전부인줄 알고 거기에 갇혀서 살아가는 틀을 한번쯤은 깨고 나와야 스스로 더 큰 생각을 선택하고 삶을 경험할 수 있겠지요. 잘 되었습니다. 록키의 열덟 밤을 새가며 물어주어야겠습니다. ㅋ 록키에는 모기가 없으니 내가 물어줍니다. 그리고 학교에 다녀와 친구들과 물놀이가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활짝입니다. 물론 대가가 없는 것이 없으니 몸이 힘들기는 했겠지요. 든든히 참치 파스타로 간식을 하고 ROM, 로얄 온타리오 뮤지엄을 탐방하고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관람해도 아쉬운 곳이어 시간이 짧을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두어 시간을 넘기지 못하네요.ㅎ 힘들어 힘들어 해서 문을 닫기 전에 돌아와 준비된 떡갈비 스테이크로 저녁 진지를 하고 일주일을 마감합니다. 고마울 뿐입니다. 이렇게 열음을 열어가다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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