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5/7/23(목) | |
 2015여름캠프(5) : 나의 갈릴리와 그물, 시원한 물놀이  태풍에 장마까지 겹치고 습도까지 높아 후덕지근한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한국 소식을 듣습니다. 이곳은 높고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어느새 가을이 온 듯하네요. 이렇게 거저 누리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이곳에만 사는 사람들이 그런 걸 모르겠지요. 한국을 아니까 또 그만큼 이곳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한번 산에 올라가 보아야 하는데 산에 올라가지 않으면 전체를 볼 수가 없다는 김흥호 선생님 말씀처럼 산에 올라가 보아서 전체를 보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기 위해 떠나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발 딛고 있는 땅은 비행기를 타든지 어떻게든 떠나 봐야 보이지 가만히 있어서는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아침 체조를 마치고 갈릴리로 가시는 예수의 이야기를 캠퍼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갈릴리는 당시 밖으로는 로마와 안으로는 지배 계급에 의해 착취와 수탈을 당하던 땅이었지요. 그래서 거기 사는 사람들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더랬습니다. 예수께서는 거기로 가서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는 그렇게 갈릴리로 갔는데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내가 가야할 갈릴리가 있습니다. 또 그 갈릴리에서 예수를 만난 사람들이 있지요. 그 때 그들은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있었고 배에서 그물을 손보고 있었습니다.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예수를 만난다는 것입니다. 어부였던 그들이 그물을 던지고 있지 않았으면 예수를 만날 도리가 없습니다. 학생은 공부를 하고 주부는 살림을 하고 일군은 일을 해야지요. 오늘 캐나다에 와서 캠프를 하며 어떤 그물을 던지고 무엇을 낚을까 생각해 봅니다. 소심하게 물러나 있지 않고 어울려 보는 그물을 던집니다. 영어를 못한다고 우물쭈물하지 않고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말을 거는 그물을 던집니다. 실수를 하는 그물을 던지기로 합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 나의 갈릴리 바닷가에서 나의 그물을 던져 그를 만나는 거지요. 그런데 문득 체조를 하고 성경을 읽는 아침에 이게 웬 호강인가 싶습니다. 그동안 캠프는 아내 깊은물이 함께했던 2006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는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었거든요. 이른 새벽에 일어나 아침 준비를 다 마치고 아이들 깨워 체조시키고 성경 읽고 아이들 씻는 동안 진지상을 차리고 또 단어시험보고 학교 데려다 주고 돌아와 설거지하고 저녁 준비를 하고 그렇게 캠프를 했었습니다. 정말 어떻게 했나 싶흡니다. 그런데 이번 캠프는 진지 준비를 맡아주시고 아이들 세심히 챙겨주는 강창구 목사님 사모님이 계시니 거저 하는 것 같습니다. 남의 손을 빌리는 것 같아서 미안함까지 있고 너무 편한 거가 아닌지 불안하기까지 하지만 도움을 받으며 내가 잘 하는 일을 이렇게 할 수 있다니 참 고맙습니다. 그렇게 가벼운 걸음으로 환상적이 하늘과 햇살을 받으며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이틀째인데 꼭 몇 달은 다닌 듯 편안함이 있네요. 나만 그런가 싶은데 아이들도 그런 분위기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갈릴리, 학교에서 어떤 그물을 던질 것인지 물음을 주고 나니 더 세심히 살펴보게 됩니다. 얼마나 알아들었는지 모르지만 실수도 많이 하고 해보지 않은 것도 의식적으로 해보고 즐기고 기쁘게 하는 그물을 던지겠다 마음을 먹으니 시작이 반이라고 다 온 것 같기까지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더 왁자지껄합니다. 성준이가 오늘 “실수도 했어요.”라고 하니 준모가 깜짝 놀라면서 “키스도 했어?”라고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실수’를 ‘키스’로 잘 못 들은 거지요. 도대체 뭔 일이 있는 건지, 원...ㅎㅎ 그래도 하루 만에 소감이 모두 Good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 일단은 다행이다 싶습니다. 바람이 선선한데도 햇살이 쨍해 바깥 활동을 많이 한 아이들이 땀을 많이 흘리고 더운 것같습니다. CN타워를 갈지, 영화관을 갈지, 수영장을 갈지 망설이는데 이구동성으로 수영장을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집으로 와 사모님이 준비해주신 떡꼬치를 맛있게 먹고 수영장에 가 파란 하늘 흰구름 아래 물살을 가르며 신나게 놀았답니다. 하루 일과 나눔을 하고 행복한 편지차를 나누고 명상을 하고 다섯째날을 마쳤습니다. 명상 시간에 나눈 이야기들이 한보따리인데 아이들과 같이 수영을 하고 나니 온 몸이 노곤거리고 정신까지 혼미해집니다.ㅋㅋ 그 이야기 보따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편지차를 받으며 바뀌는 분위기만 전하겠습니다. 남자 아이들 셋하고 캠프를 하려니 아이들이 천사같이 착해도 좀 팍팍하기는 합니다. 물기가 없는 거 있지요.ㅎㅎ 편지차를 받고도 표현하는 것이 약하고 장난기까지 가득하다보니 의도하는 분위기가 살지 않는 것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편지를 받는 분위기와 태도가 달라집니다. 이제는 그저그래요 하던 성준이도 좋아요!로 바뀌고, 늘 바람을 일으키는 희연이도 편지를 받아 고맙다라고 표현하고, 새침한 준모도 감동적이로 눈시울을 붉힙니다. 그렇게 만나지는 거지요. 이제 다와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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