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Old 산물넷 : 게시판 : 사진방 : 산(mountain)페이스북블러그깊은물 추모Art of Life Community

처 음 | 하루 살이 | 예가○양로원 이야기 | 묵상의 오솔길 | 편지 | 이야기 앨범 | 설 교 | SPIRIT


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4/7/15(화)
사랑 이야기  


젊으나 늙으나 다들 좋아하는 건 사랑 이야깁니다.ㅎ
오늘도 예배 전에 할머니들과 ‘햇빛보다 더 밝은 집...’ 찬양을 하다가 예수님께서 우리를 기억해 주시고 우리 소리를 들어주신다는 가사에 꽂혀서 할머니들에게 묻습니다.
왜 예수님이 우리를 기억해주시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실까요?
눈치 백단인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랑하시까!” 그러십니다.
2년 같이 예배를 드린 보람이 있습니다. ㅋ

좀 더 나가서 ‘그럼 사랑이 뭐예요?’라고 물어 드립니다.
그랬더니 예배 시간만 되면 화색이 도시는 H할머니께서 얼굴이 발그레해지시면서 입이 귀에 걸리십니다.
그래서 H할머니께 ‘사랑이 뭐예요?’ 다시 물어 드리니 “사랑? 말 못해!”하면서 부끄러워 어쩔줄을 모릅니다.
앤돌핀이 막도는게 느껴지지요.
사랑. 생각만 해도 좋은가 봅니다.
내친김에 마이크를 다 돌려 봅니다.
옆에 앉으신 왕언니 Y할머니께서는 그냥 퉁명스럽게 ‘사랑이 사랑이지 뭐야’ 그러시면서도 실실 웃으시고, 그 옆에 왕년에 교사를 하셨던 C할머니, ‘사랑, 난 그런거 몰라.’ 하시면서 다 안다는 듯이 눈짓을 하십니다.
요즘 우리 C할머니가 정신이 오히려 좋아지셔서 농담도 잘하시네요.
정신이 있으니 S할아버지께서는 무게를 잡으시면서 ‘난 사랑은 믿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십니다. ㅎ
그리고 옆에 안식일 교회에서 장로님이셨던 P할아버지께서는 막 성경을 읊으시면서 “사랑은 하나님”이라고 하시는 대목에 제가 나서봅니다.

그래요.
하나님은 사랑이시니 사랑은 또 하나님이시네요.
성경을 기록하신 사도 요한께서는 하나님을 만나고 어떻게 표현할줄 몰라 하시다가 사랑이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시다구요.
그러니 하나님을 믿는 거는 사랑하는 거지요.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부족한 세상인데 서로 미워하고 다투며 살아서야 되겠어요?
그럴 시간이 없어요.
하나님을 믿는 거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내가 사랑하며 사는 걸 아는 거지요.
사랑은 믿음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하고 어느 산에 올라갔어요.
산에 올라갔던 예수님께서 변해서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시고 옷은 희게 빛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깜짝 놀라고 너무 좋아서 거기서 그냥 초막 셋을 짓고 살자고 예수님께 말씀을 드리지요.
그러나 그 때 구름이 덮이고 그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는 음성이 들리고 예수께서는 산을 내려옵니다.
그렇게 나의 산에 올라 하나님의 아들로 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데서 참 삶의 변화와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들은 산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산에서 변화의 경험으로 산 아래의 일을 하는 것이지 산 위에 있으려면 뭐하러 세상에 왔겠어요.
우리는 그렇게 이십년, 사십년, 팔십년, 백년을 산 아래에서 살아왔습니다.
그들이 그 산에서 내려올 때 예수께서는 아무에게도 본 것을 말하지 말라고 하셨지요.
산 아래에서는 말 없이 변화산의 기적을 품고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눈을 뜨면 엘리야는 이미 왔고 천국은 이미 임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지해서 그를 함부로 대합니다.
오늘 나는 어떠한지 돌아봅니다.
이미 와 있는 은혜와 사랑을 함부로 대하고 있지 않는지 오늘 하루, 다음 한 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산 아래의 삶을, 늙고 병들고 아프고 외로운 삶이지만 소중하게 살자 함께 다짐하고 기도했습니다.

참 가슴이 아픕니다.
예배 전에 제게 참 소중했던 분이 저에게 남들에게 조심하라고만 하지마시고 남들 얼굴 표정이 왜 변하는지 지적만 하지 마시고 당신도 먼저 조심해 주시고 먼저 얼굴 표정도 살펴주시고 먼저 말씀도 조심스레 하라고 그러셨습니다.
또 영성은 이루었다 생각하는 순간 사라지는 거라고 알려주시기까지 하시면서 깊은산님 영성이 깊으신 줄이야 모두가 알겠지만 자기 틀에서 좀 나오셔서 있는 그대로 잘보고 잘 들으시고 잘 나누셨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로서는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거지요.
내가 언제 내 영성이 깊다고 무슨 자랑하고 다녔나요?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야 하는지 속이 상하고 위축이 되어서 오늘은 도저히 예배를 드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서로 행복하고 좋은 일 하자고 하는 것이 어느 순간 원망과 시비로만 왜소하게 남아 버리네요. ㅠㅠ
때마침 일주일에 한 번씩 오시는 중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명치 위를 눌러주시는데 칼로 댄 듯이 아픕니다.
거기가 심장이라고 속이 상한다고 할 때 심장이 상하는 거기라십니다.
또 제 얼굴을 보고 오히려 걱정을 하시면서 불교에서는 몸 상하지 않게 돌보는 것이 가장 큰 도라고 말한다고 일러주시기까지 하시네요.
미안하고 부끄러워 혼났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되어 예배를 드리는데 오히려 내가 아픈 마음을 내어놓았습니다.
이미 양로원에 올라와 예배를 드리면서는 내가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하고 무엇을 한다는 생각은 다 내려 놓았더랬습니다.
그런 준비를 아무리해도 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들과 제대로 예배를 드릴 수가 없지요.
그냥 편하게 어르신들 눈 마주치고 마음 알아주고 보듬어 주면서 예배를 드리면 내가 기대하지 못했던 감동과 사랑을 주셔서 오히려 내가 위로받고 감동되고 힘을 얻는 시간이 되어 왔습니다.
어르신들의 삶과 접촉이 되는 거지요.
오늘도 그랬네요.
그렇게 상한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에 주께서 나에게 다시 사랑을 일러주시고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시고 함부로 대하지 말고 살라셨습니다.
그리 살아야겠네요.
내 산에 올라가 나의 변화된 모습을 안고 다시 산 아래 내려와 삶을 살면서 떠벌리며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입 다물고 나에게 찾아온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며 한 걸음씩 걸어가 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한 주입니다.
모두가 내가 아프고 속상한 만큼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주일 예배는 나에게 없어서는 아니되는 큰 리추얼입니다.

덕분에 삽니다._()_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번호제 목짧은댓글이름작성일조회
655   새로운 일요일   깊은산 2014/08/31  754
654   견딜 수 없는 푸른 하늘의 유혹   깊은산 2014/08/12  727
653   사랑 이야기   깊은산 2014/07/15  880
652   의심한 만큼 믿음   깊은산 2014/06/06  736
651   깊은물 최지숙 목사 추모 동영상   깊은산 2014/05/27  835
650   나쁜 자격지심 ㅠㅠ   깊은산 2014/05/20  947
649   "알면 좀 갈춰주라. 묻지만 말고..."   깊은산 2014/04/28  1053
648   미안합니다.   깊은산 2014/02/26  784
647   2014년 토론토 예가 여름 캠퍼 모집   깊은산 2014/02/20  1206
646   익숙해지는 일상   깊은산 2014/02/12  1081

 
처음 이전 다음       목록 홈 알림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