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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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4/4/28(월)
"알면 좀 갈춰주라. 묻지만 말고..."  
"알면 좀 갈춰주라. 묻지만 말고..." ㅋㅋ

지난 주 우리 양로원에서 4개월 여동안 24시간 7데이 일해 온 소망이님이 일주일 여행을 위해 토론토에 내려와 함께 있었습니다.
퀘백 여행도 2박3일 다녀오고 토론토 다운타운 탐방도 하며 여가를 보내고 주말에 함께 양로원에 올라왔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여행을 하고 토론토에서 쉬면서도 기운이 없어 보이던 소망이님이 양로원에 돌아오니 생기가 납니다.
나 역시 지난 열흘간 시차로 헤매면서 세월호로 울고 화내고 가슴 앓이를 하면서 지쳐가고 있었는데 양로원에 올라 오니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에 시름이 싹~가십니다.

지난 1년반 동안 함께 먹고 잔 정 때문만은 아닌듯 어찌나 반가워하시는지 모릅니다.
300여의 생명을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떠나 보내며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의식이 사랑의 기운으로 살아납니다.
그렇지, 이렇게 살았지 합니다.
그런 덕분에 윤택하게 사나 봅니다.
언능 풀어야할 것은 풀고 묶어야 할 것은 묶고 오손도손한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온 뒤에 밝아오는 푸른 하늘처럼 시름 놓고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들과 주일 예배를 드리기 전에 기지개도 켜보고 손바닥을 문질러 눈과 귀와 입과 목을 어루만지며 사랑과 정성을 심어도 봅니다.
그리고 "햇빛보다 더 밝은 곳....."으로 함께 찬양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 얻네 예수 믿어 예수 믿으시오~"
그렇게 찬양하고 나서 할머니들께 묻습니다.
'구원을 받고 천국을 가려면 어떻게 한다구요?'
"잘 믿어야지."
'어떻게 하는게 잘 믿는 건데요?'
"알면 좀 갈춰주라. 묻지만 말고..."
'꽈당~ ㅋ'

그리고 말씀을 나눕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 예수님 말씀을 듣는 거예요.
예수님이 지금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듣는 거지요.
그래야 믿음이 나와요.
들어서 그 말씀과 그냥 통째로 하나가 되는게 믿음이예요.
의심도 말고 걱정도 말구요.
지금 예수님이 뭐라고 하시는지 잘 들어보세요.
예수님은 오늘 아침을 주시면서, 바람 소리를 통해서, 파란 하늘과 구름 햇살을 통해서 말씀하고 있어요.

"그래. 하늘이 참 이뻐. 오늘..."(어느 할머니가 끼어 드십니다.ㅋ)
그래요.
그렇게 들을 수 있는게 구원이구 천국이예요.
안들으면 그렇게 살 수가 없답니다.
우리 그렇게 살아요.
세상이 험해도 나이가 들어 기운이 없고 아프지 않은데가 없어도 그렇게 사는 거예요.
저는 이렇게 나누며 가슴 한켠이 찡해 옵니다.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하구요.
내 안에 놓치고 살던 그 무엇이 자리를 찾아가는 뭉클함이 있습니다.

마가복음 말씀을 나누면서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바다를 건너 게네사렛 땅에 이르러 배에서 내리는 장면을 봅니다.
우리도 30년, 40년, 또 80년, 90년 동안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왔지요.
교통사고도 당하기도 하고 아내도 잃고 자식도 잃고 몸도 아프면서 그래도 건너와 있어요.
돌아보니 이렇게 건너온 것 자체가 은혜잖아요?
나 혼자라면 어떻게 살았을까요?
자, 그렇게 건너오니 사람들이 알아보아 줍니다.

나도 그래요.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 사람들이 알아보고 말을 건네 주니 나를 알게 됩니다.
양로원에 오니 할머니들이 알아보아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그렇게 반겨주고 기다려주니 사랑입니다.
그러니 기운이 솟는게 아닐까요?
인도에 갔다 왔는데 인도 사람들 인사말이 '나마스테'래요.
"네 안에 있는 신성에게 절한다."라는 뜻이니 그게 사랑이예요.
우리 함께 그렇게 서로 서로 인사를 나누어 보아요.
목사 안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거 알아보는 겁니다.
그렇게 맑은물을 부어주고 사랑해주는 거예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절 너무 사랑해주니 양로원에만 오면 기운이 펄펄이랍니다. ㅎ

그렇게 예수님께서 어디를 가든지 예수님을 알아본 사람들은 온 지방을 뛰어다니면서 병자들을 데리고 오고 병자들은 예수의 옷술에라도 손을 대면 나음을 입었다고 성경에 나옵니다.
믿고 간청해서 그렇게 되는 거지요.
생각만하고 기도만 한 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고 행동을 하는 거지요.
그런 믿음이 병에서 나음을 입게 하는 겁니다.
침묵하고 다 안다고 주저 앉아 있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믿음에 힘이 있지 병에 힘는 것이 아니지요.
병은 나으면 또 걸리게 되고 걸리면 나으면 되지만 믿음이 있으면 병이나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병이 걸려도 좋고 건강해도 좋습니다.
그런 사람이 구원받은 거지요.
자, 그렇게 우리 무엇을 하든지 뛰어다니며 신나게, 신명나게 살도록 해요.
저도 그렇게 할께요.

이렇게 함께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나누고 나니 세월호로 잔뜩 움추린 어께와 굳은 얼굴 근육이 부드러워진 하루였습니다.
이렇게라도 위로해주시고 쉼을 주시는 주님의 위로에 힘입어 멀리 있지만 어떻게든 마음 하나 보태어 침몰하는 대한민국에 힘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대충대충 살고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탓에 내가 무관심한 탓에 내가 냉담한 탓에 저들이 아직까지도 바닷속에 있습니다.
나의 무능함이고 나의 비겁함 때문입니다.
손을 내밀어 옷술이라도 만져야지요.
미안하고 아픕니다.
책임질 자 책임을 지고 바꿀 것은 바꾸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그런 사랑입니다.
다만 사랑으로 합니다.
마음 하나, 말 한마디도 알아차리면서 하고, 화를 내면서도 에너지로 사용하고 사랑으로 품어갑니다.
그렇게 합니다.

토론토로 내려오니 또 메시지가 옵니다.
무엇을 해도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보아도 들어도 숨이 막힌다구요.
어찌해야 하냐고, 아파서 죽겠다고 엉엉 웁니다.
그래서 나도 힘들다고 같이 징징대고 엉엉 울었습니다.
그랬더니 좀 나아집니다.
그렇게 힘들면 힘드는데로 화나면 화나는대로 울고싶으면 울고...
그렇게 망가져서 지냈더니 뭐가 좀 보이는 것같습니다.
알아주는게 사랑입니다.
내 마음도 알아주고 고난 당하는 이웃의 아픔도 알아주면서 그렇게 사는 거지요.

오늘 밤, 주저리 주저리 글이 또 너무 길어지네요.
쫌 짧게 하라는 눈총이 따갑습니다. ㅋ
말로 하라고 하면 할말도 못하면서 글로는 이렇게 푼수처럼 길어집니다.ㅎ
읽기는 다 읽으셨으라나?
읽으셨음 댓글요? ㅋㅋ

사랑하는 님들, 그럼에도 굿데이 하시고 굿나잇 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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