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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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8/4(일)
칠월의 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  
● 20130702

우리 양로원 간식 시간, 춤추는 파도님이 오시고는 간식 시간이 다양해지고 건강(?)해졌습니다.ㅎㅎ
그간의 간식은 과자나 떡, 빵, 쥬스나 차 등을 내어왔지요.
저 혼자 다 하다 보니 아쉽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과일도 갈아서 쉐이크가 나오고, 미수가루도 나오고, 때에 맞게 전도 부쳐서 나오고, 과일 화채도 나오고, 직접 베이킹도 해서 마음과 정성이 담긴 간식이 나옵니다.
함박웃음입니다. ^___________^
어떻게 보면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기도 한 생활이니, 물론 금방 드시고도 금방 먹은 것도 잊어버리시지만 하루 세번 나오는 진지와 사이 사이의 간식이 그렇게 기다려지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거실에 나와 있으면 춤추는 파도님이 간식을 내와도 할머니들이 자꾸 안드실려고 하는 겁니다.
가만히 보니 왜 목사님은 안주냐고, 쌀이 떨어졌냐고, 목사님부터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ㅋㅋ
저는 간식을 잘 하지 않습니다.
물론 밥은 가리지 않고 많이 먹지요.
특히 라면은 사양하지 않습니다.ㅋㅋ
커피 외에는 간식을 잘 하지 않다보니 제 간식은 준비하지 말라고 말씀드렸지요.
그간은 제가 준비했으니 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 누가 저를 위해 간식이나 뭘 따로 준비하는게 또 여간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조금 더 들여다 보니 미안한 마음에 대접받기에 익숙하지 않은 그 무엇, 더 나아가 대접받는게 불편하고 옳지 않다는 생각까지 있는 듯합니다. ㅠㅠ

어쨌든 이제 제 몫이 없으면 같이 먹어야 한다고 그 좋아하는 간식도 양보하시려는 통에 요즘은 간식을 하게 된답니다.
투닥 투닥 다투다가도 먹을 땐 같이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안먹으면 먹으라 하고, 하나 있으면 반으로라도 잘라 주는 마음이 뭉클하고 따뜻한 오늘입니다.

그래서 요즘 제 다이어트는 물 건너가 버렸어요. ㅋㅎㅎㅎ

● 201307




그믈달이 찍고 싶어 하였더니 매일 일찍 눈이 떠지네요. 며칠 구름이 많아 달님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더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아니 늘 제가 자는 지하방 창문 앞에 우리 백구 롤라가 자는데 이상하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지요. 어두워서 보지 못했는데 늑대 같은 짐승 서넛이 롤라 주위에 왔다 갔다.... ㅠㅠ

그래서 급히 나가 보니 멧돼지 같기도... ㅋㅋ 여하든 덕분에 나가 하늘을 보니 새벽 하늘에 그믐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지요. 또 예감이 일출을 볼 수 있을 것같아 잠시 눈을 붙이고 나왔더니 역시나! 망원렌즈를 가지고 지붕 위로 올라갔답니다. 목숨 걸고... 아름다운 날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졸리네요. ㅠ.ㅠ;;

● 20130704


요즘 대전 치르느라 바쁘신 네살의 롤라 (사진: 8장)
우리 백구 롤라는 2010년 2월 생이예요. 한결이 엄마가 먼저 하늘로 가고 한결이에게 또 다른 가족으로 온 롤라, 근데 한결이도 좋아하는 마음뿐, 잘 놀아주지 못했는데 롤라가 양로원 올라와서 호강합니다. 12에이커가 되는 땅을 제집처럼...ㅎ 대신 집 밖으로는 나가지 않네요. 똑똑한 놈 아니, 여사님... ㅋㅋ 지난번 6.25를 기념해서 고슴도치와 대전을 치르고 엇그제는 멧돼지인지 늑대인지와 한바탕... 새가 날라다니면 새를 잡으려고 아둥바둥, 그러고 삽니다. 언능 늦기 전에 강아지들 한번 더 봐야 할텐데... ^^

● 20130705


깊은산표 포크 맆입니다.
케냐에서 이동관 박형란 목사님 부부가 토론토까지 찾아 오셨지요.
98년에 신대원을 졸업하고는 못 본듯 하니 15년만인가요?

그 사이 딸 넷의 엄마 아빠가 되고 선교사가 되어 자기 길을 가고 있는 벗, 이렇게 찾아오니 일상에 힘이 되고 따뜻함이 흐릅니다.
양로원 일을 마치고 토론토로 가 저녁진지를 준비하고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잠을 못자 눈꺼플이 무겁고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마음은 다시 20년은 젊어진듯...^^

저도 오랜만에 돼지 등갈비와 감자 허브 구이, 아끼고 아껴둔 산마늘 장아찌와 할라피뇨 무 절임으로 손님을 맞았지요.
그 맛, 어디 안 갔더라구요.ㅋㅎㅎㅎ

● 20130705


20130704~05 설레임과 힐링.... (사진: 23장)
같은 곳, 같은 꽃, 같은 풍경이라도 시간과 바람과 햇살과 빗방울과 함께라면 이렇게 다른, 아니 새로움으로 찾아옵니다. 삶의 가장 큰 기술, 잘 보는 것입니다.

● 20130707


7월, 새벽녁에만 만날 수 있는 그믐달이 보고싶었는데 구름이 계속 있어 그믐달의 그리움과 나의 그리움이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새벽 눈을 떴는데 짙은 구름 사이로 일출의 기미가 보여 카메라를 들고 지붕위로 기어 올랐다. 그리고 맞이한 아침햇살, 잠시 얼굴만 보여주고 다시 구름 뒤로 숨으셨지만 이 순간에만 맞이할 수 있는 향기에 젖었다.

● 20130708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아니 하루 하루를 산다는 것이 일을 만나는 것이네요.
지난 금요일 어쩐 일로 상감마마 아드님 하나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무슨 일이지?
반가움 반, 염려 반으로 전화를 받는데 천정에서 물이 샌답니다.
그것도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알려주었다고... ㅠㅠ

일요일이나 되어야 집에 가는데 어떻하지?
지붕이 새나?
뭐지?
마음에 염려와 부담이 가득합니다.
그래 보았자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서 그렇게 지옥을 삽니다.
인생 사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지요.
궁리하고 궁리하는데 짚히는 것은 더워서 에어컨을 켠 것, 아마도 에어컨 물이 샌 것같다고 나름 견적(?)을 내어 봅니다.ㅋㅋ
지붕이 새면 적어도 몇천불이 들터이고, 에어컨이 새는 거면 그나마 안심이고... 내 손으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제발... ㅎ

오늘 일요일, 양로원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손전등을 들고 천정부터 올라가 봅니다.
예상대로 지붕에서 물이 샌 흔적은 없고 천정에 부착된 에어컨 물받이에서 펌프가 작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휴~
일요일에 일곱시가 넘은 시간, 대부분의 하드웨어 매장이 문을 닫았을텐데 생각해 보니 Homedepot은 일요일에도 늦게까지 문을 연듯합니다.
예전에 예가 운영할 때 껌처럼 붙어 있던 제가 잠시 사라지면 깊은물은 애인 만나러 갔다고 식구들에게 떠들었다지요. ㅠㅠ
하우스를 관리하느라 Homedopt라는 공사 공구와 재료 파는 곳에 가면 정신을 잃고 세월아 내월아 하고 있었으니까요.
정말 별거 벌거가 다 있답니다. 거기는....
그래서 백화점 가면 시간 가는줄 모르는 여성분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ㅋㅋ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8시까지 문을 엽니다.
가까운 Homedepot로 직행해서 펌프와 페인트를 사서 와서 아울렛도 없는 천정의 전기 작업을 하고 배선을 하고 배관을 하고 펌프를 연결합니다.
아, 메뉴얼도 없이 감각으로 했는데 작동을 합니다.
역쉬~ 난 맥가이버, 천재야.ㅎㅎ

그런데 시간을 보니 토론토에서 성경공부를 해야할 시간, 부랴부랴 슬아씨와 아하님 집으로 달려가 뜨겁게(?) 영성의 오솔길을 걷고 돌아오니 열두시가 넘습니다.
이렇게라고 내가 가장 잘 하는 일, 성경을 읽고 마음을 들여다 보고 길을 찾는 내 일을 할 수 있어 참 고맙고 행복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천정으로 올라가 작동을 확인하고 내려와 정리하고 씻고 나니 새벽 한십니다.
이궁...
6시 전에 일어나야 양로원에 출근을 할 시간...

문제가 있고, 문제를 바라보는 눈이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순발력이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로 보는 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거기서 출발합니다.

시방 느낌, 시원하고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이제 언능 자야지요. ㅎㅎㅎ

● 20130710


닭도리탕...^^
누군가 도리탕이 일본말이 아니라 우리 말에 "도리"가 조각내다라는 뜻이 있다해서 그냥 닭도리탕이라 하기로 합니다.

뙤양볕에 풀을 깎다가 들어오니 춤추는 파도님이 재료를 다 준비해 놓으셨네요.
오늘까지만 얼렁뚱땅 레시피로 제가 만들고 담부터는 다 맡겨 드리기로... ㅎㅎ

이열치열~ 한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오늘 저녁 진지는 닭도리탕입니다.^^
이걸로 맛있는 저녁 진지, 멋진 아침 진지들 하세요!ㅋㅋ

● 20130711


해물 잔치국수...^^

오늘 양로원 런치, 춤추는 파도님 작품입니다.
드디어 뚝딱이 가능하게 되셨네요.ㅎ
어느사이 두달이 넘으셨습니다.
처음 국수를 내실 때 양조절을 못하셔서 두끼분의 국수를 삶아내신 전설이....
이제는 딱~ 이시네요.

입맛이 없고 그냥 처지기 쉬운 여름 점심, 할라피뇨 장아찌와 함께 입맛이 돌아옵니다.^^

● 20130712


눈물 짓는 2013년 여름 달맞이꽃, 썬더 스톰이 지나간 후에 빗물을 싱그럽게 머금고 있습니다. 달맞이꽃이라는 이름도 예쁘고 꽃말은 '기다림, 말 없는 사랑'이라니... 나를 참 닮았네요.ㅋㅋ 노란색, 깊은물이 참 좋아하는 색이었답니다.

달맞이꽃에 얽힌 그리스 신화가 있습니다.

옛날에 별을 사랑하는 님프(nymph)들 틈에 유독 홀로 달을 사랑하는 님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님프는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심코 이런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그럼 매일 매일 달을 볼 수 있을텐데...'

곁에 있던 다른 님프들은 제우스에게 곧바로 달려가 이 사실을 고했습니다. 화가 난 제우스는 그만 달 없는 곳으로 그 님프를 쫓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달의 신은 자기를 좋아했던 님프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제우스가 방해를 하는 통에 둘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달을 사랑했던 님프는 너무나 지친 나머지 병들어 죽게 되었고, 님프가 죽은 후에야 찾아 올 수 있었던 달의 신은 눈물을 흘리며 님프를 땅에 묻어 주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든 제우스는 님프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만들어 주었답니다.

오늘날에도 달맞이꽃은 달을 따라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달이 뜨지 않는 어두운 밤에도 달을 기다리며 꽃을 피우는 달맞이꽃의 슬픈 전설...

● 20130712


흐흐 아침부터 허기가 진다고 투덜대더니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춤추는 파도님이 정성껏 만드신 런치 김치 볶음밥에 삼양 소고기 라면을 깻잎 넣어 더 끓여 맛나게 먹고 나니 라면이 더 땡기네요.
헐~

그래서 Kiss면을 하나 더 끓이고야 말았습니다.
깻잎 넣고, 참 깻잎 넣은 라면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세요?
한버 깻잎 라면 드셔 보세요.

그 맛은...
아~~

● 20130712


20130712 또 다른 새로운 만남 (사진: 22장)
올 봄을 맞으며 만나는 새로운 기쁨 가운데 하나는 철을 따라 찾아오는 변화입니다.
꽃도 그러하고 풀도 그러하고 하늘도 그러하고 해와 달도 그러하네요.
그렇게 이미 있는 소중한 선물들을 이렇게 만납니다.
고맙습니다.
만남은 관계이고 그런 관계를 관계하게 하시며 바라보는 관계가 그분이 아니신가 여깁니다.
그 앞에 가만히 있어 봅니다.

● 20130712


어느 사이, 칠월하고도 중순입니다.
또 드디어 초승달이 떴네요.
초승달이 걸릴 도화꽃이 피는 복숭아 나무는 없지만 그리움을 담아 반갑게 맞이해 봅니다.
내년 봄에는 하얀 꽃잎이 흐날리는 도화나무에 걸리는 초승달을 만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운 여름 밤이 깊어갑니다.
숨도 깊어갑니다.
이제 또 숨과 함께 잠으로 들어가 내일을 맞이 해야지요.
굿나잇!
그리고 굿애프터눈!

● 20130715


토론토에서 가장 예쁜 가든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워드 가든에 다녀왔습니다.
토론토로 내려가는 일요일 저녁, 에드워드 가든 근처에 사시는 아하님 집에서 창세기로 함께 영성의 오솔길을 걷는데 문득 에드워드 가든을 보고 싶어 카메라를 챙겨 들렀더랬습니다.
한 시간 남짓 멀미를 할 지경이었답니다. ㅎㅎ
같이 봄을 지나 여름을 넘어가는 꽃들을 만나 보시지요.
이름 모를 꽃들이지만 선물입니다.
다음에는 꽃 이름까지 알아볼께요.
벌써부터 가을 꽃들이 기대가 됩니다. ^^

● 20130716


토론토 Food Handler 자격증 시험 보러 왔습니다.
오랜만에 앉아 강의 듣고 시험 보려니 머리가 멍하고 졸립기만요...ㅠㅠ

그래도 기쁘고 행복하게...ㅎㅎ

● 20130716

토론토로 나가 오랫동안 앓던 이빨 같던 'Food Handler 자격증'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양로원의 일상에 익숙히 있다 보니 바깥 나들이에 숨이 찹니다.
오늘 토론토의 한낮 수은주가 37도가 넘어 버렸습니다.
한 여름이네요.
더워서 비오듯이 흐르는 땀방울도 가만히 누려 봅니다.
그러니 의식 없이 찾아오던 짜증이 사라지고 땀방울의 고마움으로 변합니다.

날이 더우니 토론토의 친구 목사님에게 안부 전화가 다 옵니다.
토론토에 있을 때는 같이 운전도 하고 하릴 없이 찾아가 커피도 마시고 라면도 끓여먹고 큰 맘 먹고 외식도 하곤 했었지요.
이곳의 사모님들은 다들 바쁘십니다.
여자들과 아이들 천국이지요.
이곳은... ㅎ
그런데 약방의 감초였던 내가 양로원으로 들어와 수도생활(?)을 하다보니 토론토의 친구 목사님들은 외로워 외로워입니다.^^

여름인데 휴가는 어떻게? 라고 물어주십니다.
휴가?
여름이구나!
그래서 덥구나!
그제사 시간으로 다시 들어옵니다.
가족들이 있으니 여름이니 휴가도 가야겠네요.
나는 그랬습니다.

"일하는 게 쉬는 거지요."

정말 그렇습니다.
숨 알아차리고 정성을 모아 의식으로 돌아오면 여기보다 더한 휴양지가 없습니다.^^

어제부터 나에게 찾아온 손님들이 계십니다.
샤를 드 푸코와 헨리 나우웬입니다.
사하라 사막의 현대판 교부라고 하는 푸코의 고백 하나 하나가 살아서 내 가슴을 움직입니다.
제네시 수도원의 일상을 여과없이 나누어주는 헨리 나우웬의 일기에서 나의 미디안 광야인 은혜 양로원의 일기를 봅니다.
한 여름에 휴가처럼 받아보는 시원하고 뭉클한 편지들입니다.

"내가 내 하나님께 마음을 약간만 열 줄 알면 필경 나는 그분을 세상에 모셔올 수가 있고 또 내 이웃에게서 감사나 선물을 받지 않고도 그들을 사랑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제네시의 일기, 헨리 나우웬)"

영적 생활은 내가 하나님이 거하는 처소가 되는 것이고 하나님의 영광은 내가 있는 이곳에 있지 않으면 그 어디에도 없다는 헨리 나우웬의 고백이나,
내게 찾아오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다 받아들이겠다는 푸코의 고백이 내 길의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그렇게 한 나절의 외유에서 돌아와 보니 할머니들이 어미닭을 기다리는 병아리들처럼(?) 나를 기다리고 계십니다.ㅎㅎ
맘이 짠하면서도 '제가 없으니 잔소리 할 사람 없고 마음대로 하니 좋지요?'라고 어긋장을 놓아 봅니다.
그랬더니 이구동성으로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난립니다.
목사님은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다 잘 하라고 위해서 말하는 거라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ㅋㅋ
같이 있을 때는 뭐 한마디 하면 어린애들처럼 자꾸 엄한 소리를 해서 속을 뒤집어 놓으시더니만 없어 보니 아쉬우신 모양입니다.
뻔히 다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약을 올리셨다는 생각하니 "헐~"입니다.ㅎㅎ

그래도 이렇게 반겨주는 이들 가운데 오니 마음이 편합니다.
눈을 뜨면 내야할 세금과 공과금, 청구서들이 쌓여가 하루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형편이지만 그것까지도 내가 할 수 있는만큼 다해서 하나님의 영광으로 만나가렵니다.

해가 지니 선선한 바람이 불고 어여쁜 반달이 떠 오르는 이곳이 천국입니다.

● 20130717


20130717일출 (사진: 9장)
요며칠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입니다.
그래도 해가 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니 숨이 트이지요.
다행히도 지하방에서 두더지 생활(?)을 하는 덕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새벽에 반가운(!) 문자로 잠이 깨어 한참을 들여다 보는데 문득 창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햇살이 눈부셔 뛰쳐 나갔더랬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일출입니다.
이렇게 똑같은 날이 없습니다.
매일 매일 새 날입니다.^ㅁ^

● 20130719


20130719 스톰이 오는 하늘 (사진: 18장)
오늘도 하루 종일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번 여름의 피크가 될듯,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데 문득 부딪혀 오는 시원한 바람소리....
심상치 않아 카메라를 들고 지붕에 오릅니다.
내가 지붕을 오르는지 지붕이 나를 오르는지... ㅋ
지붕에 올라서도 거센 바람에 흔들 흔들, 한 여름에 바람도 실컷 맞았습니다.
아니 피웠습니다. ㅎ
이런 내가 좋습니다다! ㅋㅋ

● 20130721


와우~~~
어제까지 40도가 가까운 기온에 스톰까지 한여름이었는데, 자고 났더니 가을 내음이 물씬입니다.
토론토의 상큼한 가을바람을 보내드립니다.

그런 여름이 있었으니 이런 가을이 반갑습니다.
참 다~ 좋습니다.

굿 모닝입니다.

● 20130721

한국에서 목회할 때 가끔씩 시달리던 악몽이 있습니다.
주일 아침 1부 예배를 인도해야하는데 눈을 떠보니 예배 시간이 지나 있는 꿈입니다.
그럴 땐 하늘이 새하얘지지요.ㅠㅠ
실제로 광장동에 살면서 영등포까지 출퇴근하던 시절, 아침 7시 예배 인도를 해야하는데 눈을 뜨니 6시30분, 아무리 빨리 달려도 30분 안에 도착하지 못합니다.
세수도 못하고 총알같이 뛰어나가 강변북로를 160km 이상을 놓고 달립니다.
카메라는 안중에도 없지요.
고물 프라이드로 160km를 내니 차가 공중부양을 합니다.ㅋ
일요일 아침이니 차가 없어 다행이 10분 전에 도착하고 나서야 식은땀을 닦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양로원에서 예배를 드리면서는 그럴 염려는 없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 일과를 마무리하고 춤추는 파도님이 할머니들을 예배 장소로 이동하는 기분좋은 소리를 들으며 예배 준비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 버립니다.
그런데 화들짝 눈을 뜨니 11시가 5분이나 지나 있는 겁니다.
후다닥 거실로 나가니 할머니들이 찬송가를 펴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ㅠㅠ
미안한 마음도 챙길 여력이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찬송을 부릅니다.
무슨 정신으로 시작 했는지 기억도 나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드리며 정신을 차리니 감사가 찾아옵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일텐데 이렇게 간절한 기다림이 있음을 봅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예배 중에 엉뚱하게 끼어들고 찬송가를 부르면서도 서로 삿대질하고 싸우고 끼어들기 일수이지만 때가 되니 찬송가를 펴고 왜 목사가 오지 않나 기다리며 이 찬송 저 찬송을 따로 따로 부르고 계신 모습이 참 고맙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부르시며 이름을 지어주시는 장면을 함께 읽고 할머니들에게도 이름을 지어드립니다.
이뿐이,
고운이,
기쁜이,
사랑이,
행복이,
착한이,
춤추는이,
.
.
.

그렇게 불러주시는 이름으로 살자합니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그 두려움이 변하여 내 기도 되었고 전날의 한숨 변하여 내 노래 되었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내 주는 자비하셔서 늘 함께 계시고 내 궁핍함을 아시고 늘 채워주시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내 주와 맺은 언약은 영불변하시니 그 나라 가기까지는 늘 보호하시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미리 프린트해 둔 찬송을 또 함께 부르면서 예배를 마치며 휴~ 합니다.
예배 전에 깜빡 든 잠으로 피로가 싹~ 풀리고 함께 예배하며 잠시지만 돌아본 깊은 내면의 만남으로 가슴이 충만해져 있습니다.

이런 하루가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ㅠㅠ

● 20130721


이번 여름에 만난 노란 엉겅퀴 꽃입니다.
어찌 이런 색이 나올 수 있을까?
보면 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런 감탄의 삶을 살아야지요.
감동이 없는 삶은 죽은 삶입니다.

● 20130722


달님인지 햇님인지... ㅎㅎ
오늘 밤이 full moon이던데, 달님과 설레이는 데이트...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 20130723

누가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인가?

지금 한국에서 어떤 사안이 이슈가 되고 있는지 나는 잘 모른다.
페친들의 포스팅을 보니 사회복지나 사회적 부의 분배에 대한 논란, 북한에 전기, 식량 등을 나누어 주고 공장을 세우는 것에 대한 이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같다.
내 뉴스피드에 올라온 포스팅 가운데 '미국이 망해가는 이유'라 하시면서 미국의 복지 정책으로 세금이 낭비가 되고 그것을 악용하는 사례를 꼬집는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북한을 돕는 일로 연결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해졌다.

사실 캐나다에 살면서 보는 미국은 빈익빈 부익부의 모델이고 사회적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적 갈등과 안전망이 부실한 나라인데도 사회복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그러하니 어느 한 입장에서는 북한을 바라보는 눈이 매우 불편한 것도 사실이겠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정말 다일까?

캐나다에서 아내가 백혈병에 걸렸다.
이민자이긴 하지만 이민 1세대, 사례도 못받는 이민교회 목사의 아내, 동양인 여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캐나다는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정성껏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었다.
심지어 한국의 가족들이 골수검사를 받는 수백만원의 비용까지도 의료보험으로 처리해 주었고, 백혈병에 좋은 줄 알면서 한국에서는 비싸서 먹지 못하는 한 알에 1000불하는 약도 매일 무상으로 제공해 주면서 치료해 주었다.
그 때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우리가 캐나다 사회와 국가에 무슨 득이 된다고 이렇게 보잘 것없는 검은 머리의 동양 여자에게 한달에 수만불의 세금을 쏟아 붓고 있는지를...
물론 그렇게 치료와 골수이식까지 받고도 아내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만일 우리가 한국이나 미국에서 아팠으면 치료 받을 엄두를 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알아갔다.
이 나라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구나.
세금을 적게 내는 이들은 세금을 많이 내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세금을 많이 내는 이들은 자신들이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이들의 시민의식이구나.
그래서 함께 살아가고 서로 나누는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구나.

우리는 이렇게 대우받으며 사람으로 사는 것이 눈물 겹게 고마웠고, 나는 이제 홀로 남았어도 캐나다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서 그 빚을 갚아 가려고 한다.
나는 평생의 빚을 진 것이고, 캐나다는 정말 큰 인재를 얻었다.(ㅋㅋ)

그렇다.
북한, 나는 이제는 정치를 잘 모르는 시골 촌부가 되어 있고, 알고 싶지도 않을만큼 시니컬해져 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건 사람이다.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친절한 것이 사랑이다.
그 때 사람의 의식은 성장하고 삶은 꽃을 피운다.
예수께서 그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자기 몸을 십자가에 달았듯이...

나는 그것이 선교라면 선교가 아닐까 한다.
내가 누리는 것, 미국이 누리는 것, 한국이 누리는 것, 모두가 다 거져 받은 것들이니 거져 주는 것이다.
더더욱 북한은 이 시대에 강도만난 우리 이웃이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할 나의 반쪽이고 나의 배우자이다.

내가 받은 사랑이 크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20130723

그간 쌩쌩 하던 K할머니, 오늘 따라 일찍 기운 없이 쇼파에 누워 계십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부쩍 딴나라에 가 계실 때가 많습니다.ㅠ

그래서 제가, "어디 아파요?"
묻습니다.
"아니 그렇게 아픈데는 없어."
"그런데 왜 이렇게 기운이 없으세요?"
"몰라."
ㅠㅠ

그 때 옆에 앉아 가만히 듣고 있던 100살 되신 왕언니 Y할머니. 왈,
"어떻게 사람이 맨날 기운이 있어? 다 그런거지."
ㅋㅋ

그렇게, "상황 종료."
그렇지요.
어떻게 맨날 똑 같을까요?
매일 다르지요.

^_______^

● 20130723


보름달을 기다렸는데 구름님 덕에 노을을 만났네요.ㅎ
그래도 따끈따끈한 달 노을입니다.
좋은 밤 되시고, 좋은 하루 되시길!

● 20130725


함박~ 스테이크...ㅋㅋ

별안간 동그랑땡이 먹고 싶습니다.
그래서 동그랑땡을 만들고 또 이리 크게 구워서 햄버거 패티로 사용해 낮진지를 합니다.
와우~ 햄버거는 명함도 못 내미는 동그랑땡 버거! ㅎ

● 20130727


코스모스가 피었어요.ㅎ

봄, 텃밭을 가꾸면서 텃밭에 싹이 올라온 코스모스 묘종을 꽃밭으로 옮겨 심은 것이 어제같은데 이리 튼실히 자라서 꽃이 피었습니다.
하늘에서 전해온 편지예요.

이리 기별은 매일 매일 오고 있습니다.

● 20130729


정말 가을 같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햇살이 밝고, 바람은 시원하고, 절로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네요.^^

● 20130730

"에이 18년!"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요즘 기운이 없으신 우리 욕쟁이 K할머니가 오늘의 마감 펀치를 날리십니다.ㅋ
하루 종일 한국 TV가 돌아가는 양로원, 덕분에 드라마 좋아하는 제가 드라마에 빠지기 딱 좋은 환경이지요.
요즘 '내 딸 서영이'를 다시 보고 있는데 예사 드라마가 아니네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드라마 마지막 회에 유독 주인공들이 키스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걸 보고 하시는 말씀이예요.
"에이 18년!"
뭘까요? ㅎ
부럽다는 말인지, 주책이라는 말씀인지...ㅎㅎ

그래도 이제 기운이 나시나 저는 다행이고 좋습니다.
제가 한국을 다녀오느라 양로원을 비운 한달... 약도 끊으시고 밥도 드시지 않아 반쪽이 되셨는데 다행이 제가 오고는 다시 약도 드시고 식사를 시작하시고 거동을 하고 계시지요.
그런데 며칠 사이 정신이 많이 흐려지셔서 딴 세상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ㅠㅠ
요즘 그 장단에 맞추어 드리면서 왔다 갔다 하시는 것 봐드리느라 제가 신경이 곤두 서 있습니다.
그러니 "에이 18년!"에 도리어 안심입니다. ㅋ
어르신들, 이렇게 하루가 다르시네요.

점점 말이 없어지시는 새침떼기 J할머니, 오늘 오랜만에 가족이 오셨는데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시고 눈길도 주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민망해 제가 가서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건넵니다.
평소에 하던대로 영어로 "How are you?"라고 말을 합니다.
한국말로 아무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해도 꿈쩍도 안하시다가 'How are you?'하니 눈이 반짝, "Fine thank you." 그러십니다.
이웃 사촌이라고 이제는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더 익숙하고 친근하신 모양이예요.

그러고 앉아 있으니 멀리서 지켜보던 100살 왕언니 Y할머니께서 저를 부르십니다.
"거기서 게만 가르치지 말고 나도 좀 가르치라우~"
평안도가 고향이신 Y할머니께서 좀 샘이 나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How are you?는 안녕하세요? 하는 거예요."
그랬더니 "아, 그래? 그럼 뭐라해야 되는거야?"
"I am Fine, 아니면 Good, OK. 뭐 그러면 되요."
그 발음을 따라하시면서 그제사 만족하신 모양, 흡족하게 웃으십니다.

이리 저리 생각과는 다르게 마음이 잡히지 않아 심란하던 중 할머니들과 어울려 장단을 맞추니 시름이 가십니다.
이제 8월이 지나면 양로원 일을 한지 1년, 어떻게 재계약을 하고 일을 해야하나 계산을 하고 앞뒤를 재느라 팍팍해 있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나누는 한 마디 한 마디, 마주치는 눈길로 마음이 훈훈해지고 얼굴에 미소가 빙그레 돋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일만 해야하는 모양입니다.
양로원에 있을 때는 딴 생각하지 말고 양로원 일에 몰입하는 것이 행복합니다.ㅎㅎ

● 20130730


하늘 구름 바람 꽃 (사진: 20장)
요즘 하늘이, 구름이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바람 났습니다.
누가 나 좀 말려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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