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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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2/28
이월의 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  
● 20130202


흐린 겨울 토요일 오전입니다.

예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축복합니다."로 매일 만나는 우리 우리 C할머니께 오늘은 "I love you."하니 "I love you."하십니다.
기분과 컨디션이 좋으시다는 거지요.
어떤 날은 "How are you?" 해도 "몰라" 하십니다.
그런 날은 꽝이지요.
대꾸도 하기 싫은 마음, 귀찮고 짜증나는 그런 마음의 표현입니다.
그렇게 오늘 내 마음의 상태도 그렇게 돌아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 그 틈새를 알아차리고 그 여유에서 배려를 합니다.

오늘 날씨는 을씨년스럽습니다.
흐린 겨울 토요일 오전이네요.
새로 일을 시작한 슬아양이 국수를 삶고 있습니다.ㅎㅎ
남이 해주는 건 다 맛있습니다.
배가 고프네요.
전 오전 내 빨래를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발톱을 깎아 드렸습니다.
똑깍똑깍...
마음에 흡족하신지 제가 너무 이쁘고 잘 생겼답니다.
세상에 양로원 들어와서 자꾸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정말 그런가보다 세뇌가 되고 있답니다.ㅋ
누가 좀 말려주세요~~~ ㅎㅎㅎ
용의 꼬리가 뱀의 머리가 되고 있답니다.

^_____^

● 20130202
어느새 매주 보내는 376번째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토론토에 와 예가를 시작하며 보내는 메일이 그러한데 그 전에도 개인 홈페이지 산물넷(http://sanmul.net/) 메일까지 하면 더할 수 있겠지만 횟수를 맞추어 보낸 편지가 그러합니다.

여기까지만도 고마움과 대견함이 가득합니다. 이제 1000통의 편지를 쓰고 지구별을 떠날 수 있을려나 모르겠어요. 1000통의 편지를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하고 그려볼까요? 앞으로 15년? ㅎㅎ 그렇게 여기니 하루 하루가 소중함으로 다가옵니다.

더 정성을 드리고 시간을 아끼고 아껴야겠어요. 그럴 수 있다면 큰 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그 때까지 할 말이 있다는 것이, 그 때까지 내 안에서 생수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이기에 그러합니다. 나에게는 한 주를 보내는 리추얼, 의식이 되어 있네요. 나만의 작품이 되고 있습니다. 더 愛쓰겠습니다.

● 20130203

밝았습니다.
아름다운 주일 아침입니다.
하늘이 예뻐 마음까지 환해집니다.
화창한 하늘, 내 가슴이 뛰고 설레게 하는 그 빛깔입니다.

Good Morning!

● 20130204
사람되는 걸음, 사람이 되기 위해 걷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니 걷습니다. 자기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일, 내가 쓸고 닦는만큼 지구가 깨끗해집니다. 자기 주변도 쓸고 닦지 못한다면 그 마음은 어떠할까요? 우리 양로원 주방일을 든든히 맡아주는 슬아양이 있어 이제 빨래와 청소, 주변 정리 정돈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그리 길을 걸으니 마음은 깨끗하고 몸은 시원합니다. 아하~

● 20130204

족욕(?)을 시작해 봅니다. ㅋ 내 몸이 성전인데 몸을 소홀히 해왔어요. 내 몸 챙기는 건 사치라는 핑계, 시간이 없다는 핑계, 이제 양로원 숙직하며 자기 전 30분이라도 발 닦고 마사지 하고 크림 발라주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간 양로원 이틀 숙직을 하는 3일동안 양말도 한번 벗지 않고 발을 혹사했다는... ㅠㅠ 각질과 무좀에 고생하면서도 잘 견디어 주어 고마워요. 45년만에 나를 사랑해주는 시작입니다.ㅎㅎ

● 20130207

멈출 수 없는 국물 맛 감자탕, 오븐에 구은 오겹살, 감자 허브 구이.. ㅇㅎㅎㅎ

● 20130208

넉다운....ㅠㅠ
오전 내내 치운 눈, 돌아서면 쌓여 있고...
파일이 어느새 내 키를 넘었습니다.
앞으로 30센티는 더 오신다는데...ㅠㅠ
입춘 지나 봄 맞이 선물인가 봅니다.ㅎㅎ
설설설....ㅋㅋ

● 20130208


이제 핫초코 한잔 앞에 두고 한 숨 돌립니다. 휴~~~
이제 밤 일곱시인데 오늘 출근해서 첨으로 컴을 여니 페북 알림이 67개...ㅋ
오늘은 종일 눈을 치웠습니다.
학교들이 휴교할 정도로 엄청난 눈님이 오셨다지요.
워낙 큰 양로원 드라이브 웨이, 이쪽을 치우고 나면 저쪽에 그만큼 쌓여 있다는.... ㅎㅎ
그런데 치우지 않으면 결국은 눈이 다 녹을 때까지 손을 댈 수가 없어서 종일 눈사람이 되어 눈님과 함께 춤을 추었답니다. ^^*
이제 숨이 차고, 허리는 뻐근하고, 허벅지에는 열이 오르고, 마디 마디는 저리고 손과 발은 얼음이 박힌듯 곱습니다.
그래도 시방 느낌은 개운하고 상쾌하답니다.
그런 거 있지요?
한계까지 가 본 그 희열, 그리고 그 절정에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고 하나가 되고 낯선 것이나 어색함이 다 사라지는 거....
다 친해지고 다 받아들여지고 고맙고 미안하고... ㅎㅎ

평소 블랙 커피만 고집하고 핫초코는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핫초코가 땡겨서 앞에 둡니다.
단게 필요가 봅니다.
지금....

좋은 밤입니다.
한국은 설연휴가 시작되겠네요.
해피해피 뉴 이어~~~~

● 20130208

그리고 다음날, 모든 것은 그대로다.^^
해피 설날~~~

● 20130209

오늘 하루가 저무는 석양입니다.
이곳은 그렇게 설 전야를 맞이하고 한국은 설 명절, 사랑으로 가득하겠습니다.
전 오늘도 아침부터 눈을 치우고 맞이한 석양과 함께 화장실 변기를 교체했습니다.
이제 배관공까지 되었답니다.^^
찾아온 일과 함께 맞이하는 늘 새롭게 설레이는 설날입니다.
나도 애썼지만 그렇게 내가 일하는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어 편안하게 일에 몰두하게 해준 동무 슬아양에게 참 고맙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크게 선물해야겠네요.^^
모두 모두 해피~~~

● 20130211


코트에 왔습니다.ㅠㅠ
지난 30일, 그 머피의 법칙, 아니 머피의 반칙으로 스피드 티켓을 받고, 또 창문으로 스피드 티켓을 날려 버리고 황망했단 그 일... ㅋ
그런데 코트에 왔더니 그냥 새 티켓을 주네요.
쉽습니다.
생각으로만 어려울뿐, 긴장이 플리네요.ㅎㅎ
오늘 아침도 그렇습니다.
양로원 일 어렵게 맡기고 나왔는데, 아침에 한결이 학교 태워주려고 차문을 여는데, 손님이 다녀가셨어요.ㅠㅠ
차 안이 난장판, 하필이면... ㅎㅎ
어쩌겠너요.
차가 그대로 있는게 감사하죠.
차를 지하철 가까이 파킹하고 지하철을 타어 길을 건너는데, 폭설로 생긴 물 웅덩이에 퐁당, 발목까지 잠겼네요.ㅠㅠ
그리고 지금입니다.
이제 돌아가는 길에 생일을 맞으신 우리 할머니 케이크를 사들고 올라가면 다시 일상입니다.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
좋은 하루입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에 가득한 젊은 사람들과 부딪히니 신비롭습니다.ㅎㅎ

● 20130211
있는 자는 받을 것이요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고 하였지요. 참 그렇습니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면 더 받고 더 받아가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있는 것도 빼앗기고 몸도 마음도 다 털려 돌아가고 맙니다. 지금 나도 받을 준비를 합니다.

● 20130211
지금 나에게 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마침에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있어 안정적이어 좋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또 똑같이 살지 않고 늘 다르게 살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해서 좋습니다.
성경을 마음껏 보고 듣고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가 보화를 캘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명상과 호흡으로 나를 보고 소중한 너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어 좋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눌 수 있는 틈을 가질 수 있어 좋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손과 발이 되고 입과 귀가 되니 가슴이 열려서 좋습니다.
내 마음의 자리와 반응과 공감에 따라 관계와 만남이 달라지는 것을 살필 수 있어 좋습니다.

또 다르게 보면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없고 외롭고 시간 낭비라는 원망과 불평의 꼬리표를 달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보면 나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자리와 시간이 없습니다.
그런 시간을 만나가고 그것이 주는 선물과 은혜를 충분히 누리고 있어 나에게 이보다 좋을 수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_()_

● 20130213

잡채 한그릇 하시죠?ㅎㅎ
마음이 어수선해 초점이 잡히지 않고 몸이 찌뿌등할 땐 요리가 최고!ㅋㅋ
설날이 한참 지났지만 오랜만에 토론토 내려와 불쌍(?)한 아들을 위해 뚝딱 잡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할라피뇨 고추를 넣어 아주 매콤해 정신이 반짝요.^^

● 20130214


해피 발렌타인 데이!

그냥 지나갈뻔했어요.
참 고마운 아하님~ 늘 산에는 꽃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던 그 분...
깊은산의 꽃 담당이십니다.^^
어제도 밤늦게 찾아와 굳이 꽃을 놓고 가셨습니다.
그러네요.
기억하는 만큼입니다.
기념하는 만큼이 삶이고 사랑입니다.

이 꽃으로 우리 양로원도 활짝 피었어요.
아무 것도 아닌듯하지만 꽃 한송이씩을 안고 행복해하시고 들떠하시는 모습, 많이 미안했답니다.
아름다운 꽃의 색만큼, 향기만큼 우리가 밝아집니다.

해피 해피 발렌타인입니다.
성 발렌타인이 첨으로 고맙습니다.
늘 첨~입니다. ㅎㅎ

● 20130214

ㅎㅎ
발렌타인 꽃을 드렸다니 품에서 놓지를 않으시네요.^^
그 모습이 더 이쁘고 향기롭습니다.ㅎㅎ

● 20130215

펄펄 눈이 옵니다.~~~
나는 이제 봄 맞으러 가야지!

● 20130215
노자가 그랬다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사는 것이고, 평안한 사람은 이 순간에 사는 것이라고... 시방 나는?

● 20130215

눈을 감아도 그리운 지리, 그 지리산 남부 능선이랍니다. 오늘 밤은 그렇게 그리움에 있어 봅니다. 마음을 긁어 그리움이고, 그래서 그림이고 글이랍니다. 지금 여기로 가는 길목입니다.

● 20130216

오늘 우리 양로원 런치는 감자, 만두 칼국수...^^ 슬아양 작품입니다. 술술 넘어가요. ㅎㅎ

● 20130216

진한 커피 한잔 ^^
한국산 커피 믹스를 두 봉지 넣었어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슬아양과 둘이서 성경을 읽습니다.
이제 이곳에 온지 이십여일, 심성이 곱고 일에도 재치 있어 어느덧 양로원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슬아양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함께 성경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주는 일이라 여기며 시작합니다.
한 시간여 욕심이 많은 내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어서 혹시 소화가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난 오랜만에 마음껏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또 들어줄 수 있는 벗이 있어 참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선물이 되었기를, 그리고 이곳에 얼마 동안 나와 함께 있을지 모르지만 삶의 한 터닝 포인트가 되어서 진한 여운을 남기기를 빌어 봅니다.
그렇게 마주한 진한 커피 한잔 몸과 마음이 녹아듭니다. ^*^
고맙습니다.

● 20130217
[20130217, 은혜 양로원 주일 예배 기도]

하나님, 밝은 햇살을 선물로 주셔서 이렇게 환한 하루를 맞이합니다.
오늘 일주일의 하루를 구별하여 예배를 드리며 한 주간의 생각과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오니 저희들의 예배를 받아주시고 높으신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 하나님과 함께 있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여기 계시니 저희들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희들이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감동이 있게 하시고, 찬송할 때 기쁨이 넘치게 하시고, 말씀을 전하고 들을 때 위로하여 주옵소서.

L할머니, 지금 가슴에 통증이 있으십니다. 하나님이 어루만져 낫게 하시고 항상 드리는 기도 속에 강건하게 하옵소서.
K할머니, 허리에 있는 돌멩이로 인해 늘 아픔 속에 있습니다. 그 아픔으로 감사를 누리게 하시고 평안히 잠들고 환하게 일어나게 하옵소서.
S할아버지, 오래전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신경이 원활하지 못하여 걸음이 둔하고 허리가 아프고 소변과 대변이 막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되어진 삶을 사랑하게 하시고, 늘 환하고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이웃과 관계하는 그가 되게 하옵소서.
Ch할머니, 넘어져 놀란 허리와 다리로 움직임이 둔하고 늘 누워 있습니다. 그럼에도 밝은 목소리로 주변과 소통하고 돌아보는 모습이 아름답고 위로가 됩니다. 그의 가슴에 사랑과 감사가 넘치게 하옵소서.
Kim할머니, 세 번에 걸친 스트로크로 왼편 팔과 다리가 마비가 되어 불편한 가운데 있습니다. 그의 삶이 지루하지 않게 하시고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 늘 새로운 감동으로 가득차 살아가게 하옵소서.
정기옥 할머니, 치매로 고령으로 어린 아이가 되어 사십니다. 주께서 보호자가 되어 주시고 연약해진 그녀의 몸이지만 그녀의 속사람은 하나님 안에 더 강건하게 하옵소서.
C할머니, 치매로 정신이 흐려 있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늘 순수함과 밝음으로 남은 생이 주변을 사랑으로 채워가게 하옵소서.
Lee할머니, 지금까지 하나님과 동행하는 한 생을 살아오셨고 이제도 기도와 묵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사오니 주님 앞에 갈 때까지 그의 마음에 평화를 주시고 그의 몸을 강건하게 하옵소서.

이렇게 남은 여생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항상 감사로 기도하며 찬송하게 하시고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 더 가까이 나아가는 나날 되게 하옵소서.
함께 이 일에 동역하는 이슬아 자매에게 은혜를 더하시고 이곳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동안 이 일과 연애하게 하시고 관계하는 법을 배워서 이제 꽃피워가는 슬아 자매의 생에 큰 밑거름이 되게 하옵소서.
부족한 종과 함께하셔서 가슴에 샘물 하나 두어 맑은 생수를 길어내게 하시고 서 있는 자리, 가야할 길을 잃지 않도록 굳게 세워 주옵소서.

이 모든 말 생각까지 주님께 맡겨 드리며 주님 뜻대로 이루어주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20130218


영하 20도, 체감 온도 영하 30도..ㅇㅎㅎㅎ
이런 날 하늘은 이렇게 파랗습니다.^^

"이구 고맙습니다. ㅎㅎ"
어쩌지 못해 하는 수 없이 입을 떼는듯하지만 그 뒤에 안도하는 웃음이 엿보이지요.
요즘 할머니들하고 자주 신경전을 하고 있습니다.ㅠㅠ
우선은 내 마음에 찾아온 불안이 주변까지 흐트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정말 다 한끝 차이, 종이 한장 차이입니다.
삶은...
간밤에 음습함이 아침햇살과 파란 하늘로 눈 녹듯히 씻겨 나가듯이 말입니다.

할머니들의 이런 저런 요구들, 그냥 아무 말 없이 해드리면 쉬운데 요즘 내가 조금 튕기고 있습니다.
뭐 틀린 일은 아니지요.
좀 억지스러운 요구들이 많으니까요.
예를 들면 진지를 하자마자 자리에 눕겠다고 이부자리를 펴달라십니다.
그런데 식사를 하고는 조금 이라도 앉아 있어야지 그러면 안되지요.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침 시간이라 제일 쉬운 방법은 못 들은체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귀신 같이 알아요.
자기 말을 무시했다고 삐지십니다. ㅎㅎ
그래도 혼자 못 움직이시니 그냥 앉아 계신데 입은 댓발이 나와 계십니다.
그리면 가서 이리 저리 말을 붙여도 이미 마음이 상해 어만 소리만 하십니다.
저도 불편하지요.
그치만 뽀르퉁해도 말을 붙여주면 싫은 기색 뒤에 있는 안도가 느껴진답니다.
그래서 그냥 아무 말 없이 이부자리를 깔아 드립니다.
그러니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구 고맙습니다. ㅎㅎ"

삶이 그렇습니다.
도저히 뚫고 나올 수 없을 것같은 막막함과 바닥 저 아래 있는듯하지만 생각 바꾸기 하나로 전혀 다른 기운이 솟습니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그 힘!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고, 빛이라고 부르고,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도입니다.

● 20130218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두 빛 고운 숲 속으로
어리고 단 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녘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녘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노 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우르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 20130220

이궁, 오랜만에 길을 나섰다가 눈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슴다.ㅠㅠ
할머니 모시고 병원 다녀오는 길인데...
워런티 회사에 전화해서 winching 신청을 하고 하염 없이 기다리고 있어요.ㅠㅠ
차를 끌어내는 견인을 여기서는 winching이라고 한다는 것도 첨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겪을 일 다 겪었다 했는데 안해 본 일이 또 이렇게 있네요.ㅋㅋ
할머니는 오줌 마렵다고 난리시고, 난 배가 고프고....
동동 거리던 일상이 이런 순간에는 그립지요.^^
혼자 할머니들 점심 진지 차리고 있을 슬아양에게도 미안미안 합니다. 흑흑...

● 20130220


Double borthday... 아내의 생일...
오늘 참 긴하루였습니다.
겪어 보지 않은 일이 이제 없을 거라 생각하였는데, 아직도 이렇게 많은 일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삶은 참 모를 일이지요.
그렇게 감성에 날이 서 있으니 이러저러한 일까지도 날카롭게 반응하게 됨을 보는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속 상하고 미안하기도 하구요.
오늘 마지막으로 장을 보러 한인 마트를 들렀는데, 캐시어가 포인트 카드를 찍다가 생일이네요? 라고 합니다.
그래서 포인트가 2배로 적립된다고...
깜짝?
그러네요.
아내 깊은물의 생일, 2월20일입니다.
까마득히 잊었어요.ㅠㅠ
그럴 수도 있네요.
이제....
아내 명의의 포인트 카드, 그렇게 아내의 생일을 알려주는 장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 내가 기억을 못해도 무의식에 그 날이 남아 하루가 이렇게 길었나 봅니다.
기억하고 돌아보고 느낍니다.

● 20130221


할라피노 장아찌...^^
장아지인지, 짱아치인지, 장아치인지 몰라 사전까지 뒤졌습니다.
장아찌네요.ㅎㅎ

이번에는 할라피뇨로 간장 절임을 만들어 봅니다.
이리 만들어 놓으면 일년은 잘 먹습니다.
간장, 식초, 설탕을 1:1:1로 섞어 팔팔 끓여 식혀서 하루 간격으로 세번 부으면 갈수록 깊어지는 맛이 일품이지요.ㅎㅎ
봄이 오면 산마늘(명이나물)로 장아찌를 담으면 정말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답니다.

이럴 때 전 신이 납니다.ㅎㅎㅎ
오늘은 티 없이 맑은 날이네요.
오늘까지 춥고 내일부터는 날이 온화해진답니다.
이곳도...^^

● 20130221

오늘 저녁은 진짜 먹음직한 미역국 한 사발 어때요?
이 또한 멈출 수 없는 국물 맛... 캬~~ ㅎㅎ
뜨끈한 국물이 시원하게 목을 타고 넘어가니 배가 따뜻해지면서 세ㅏㅇ 시름이 다 녹습니다.
이거 살려고 먹는지 먹으려고 사는지... ㅋㅋ

● 20130222

장아찌 삼총사.^^
양파, 할라피뇨 고추, 산마늘...ㅎㅎ
일년간 숙성되어 아주 깊은 맛이네요.
예가에서 묻어두었던 것들, 애들은 그 맛을 모르지요.
양로원으로 가지고 올라왔답니다.^^

● 20130222
오늘은 우리 양로원 J할머니 기분이 별로신가 봅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지만 우리 할머니들 분위기를 보면 젊으셨을 때 어떠셨을까가 그대로 보입니다.

J할머니는 까탈스러우시면서 깔끔하고 뽀족하고 세심한 아가씨의 모습이 보입니다.
오늘 저녁에 잠자리를 봐 드리기 전에 화장실로 모시고 앉아서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하루종일 수면 상태이시다가 저녁에 정신이 나시는지 다짜고짜 '너희들 다 똑같아 말하는 게 똑같으니 행동이 똑같아!' 그러십니다.
그 소리를 듣는 내가 갑자기 정신이 바짝 납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뭔가가 찔려서 덜컥한 거지요.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지 조심스레 맞장구를 치며 들어보려고 애를 씁니다.
단순하게 하시는 말씀이지만 가만히 들으면 내 마음의 거울이 되고 이치를 꿰뚫는 이야기들이 나오지요.
'너 뭐 잘하는게 있어?' 그러십니다.
'잘하는 게 있으면 해봐? 니들은 먹기나 하고 놀기나 하지 뭐해? 내 돈만 갖다 먹는 거뿐이 없어.' 이궁 이 말씀에도 찔립니다.
'사랑할 것도 없고 이뻐할 것도 없어. 다 소용 없어. 너는 너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거야.' 뭔 말씀이지?
'고쳐야지. 왜 못고쳐 남자가? 여자고 남자고 듣기 싫어. 발전이 있어야 돼.'

무엇에 접촉이 되고 계신지 막 이러고 있습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데 옛날과 지금이 왔다 갔다 막 그러시는거지요.
속을 썩이던 남편이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같기도 하고 90평생을 돌아보며 하는 자기 이야기같기도 하고....

그렇게 눈 마주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 던지는 물음으로 받습니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잘 터져 나오지 않는 답답한 가슴이 느껴져 안스럽고 나는 이제 이분들을 어떻게든 남은 생을 밝고 환하게 지내다 가게 해드리고 싶은데 그게 무얼까 찾고 찾습니다.

잠자리를 봐 드리고 돌아와 앉아도 계속 남아 가슴을 두드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너희들 다 똑같아. 사랑할 것도 없고 이뻐할 것도 없어. 사랑만 하면 뭐해 소용 없어.'
그렇게 맺혀 있는 한과 아픔, 이제 나에게 맡겨져 내가 또 다른 그녀의 그가 되고 자식이 되어 있는데 너도 똑같다는 말, 내 돈이나 갖다 니들이 먹기나 하고 놀기나 하지 뭐하냐는 질책을 받지 않도록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기도합니다.

이 밤에... _()_

● 20130224

2월 마지막 주일 아침 하얀 눈!
날마다 새롭다!!

● 20130224
지난 주 예가 편지, '믿음이 없어서'를 읽고 자신을 돌아보며 자식을 향한 믿음의 크기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의 크기인 것같고, 나를 믿는 믿음의 크기만큼이 예수님을 믿는 크기같다는 조심스런 메일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런 이야기, 이런 고백과 반향을 듣는 것이 참 고맙고 좋습니다. 나를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어찌 남을 믿을 수 있고 예수님을 믿을 수 있을까요? 또 자식을 향한 믿음... 내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고등학생 아들을 혼자 지내게 두고 떨어져 일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가까이 있더라도 내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염려와 잔소리뿐이니 자식 망가뜨리는 일에 온 에너지를 쏟고 사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격려하고 지지하여 크게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내가 사는만큼 자식도 살아가리라 믿으며 정신 똑바로 차렷하고 부끄럽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되겠지요? 그저...

● 20130224
권사님, 돈 있어요?
예! 있어요!
얼마요?
많이요.
근데 왜 여기 있어요?ㅠㅠ
권사님, 힘 있어요?
혼자 일어서지도 못하잖아요.
권사님, 벼슬 있어요?
없어요.
권사님, 이뻐요?
ㅋㅋ
권사님, 착해요?
그럼 어떻게 하늘나라가지요?
그런데 우린 다행이예요.
돈으로도, 힘으로도, 벼슬로도, 이뻐서도, 착해서도 하늘나라를 못가니 말이예요.
그럼?
믿음으로 갈 수 있대요.
거듭나면 간대요.
어떻게 거듭나지?
다시 태어나는 거지요.
하나님의 아들로, 하나님의 딸로...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면 되어요.
그러면 착하지 않아도 돈이 없어도 힘이 없어도 난 하나님의 딸이니 하나님 나라에 사는 거지요.

ㅎㅎㅎ

오늘 예배를 드리기 전에 '돈으로도 못가요...'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다 나눈 이야깁니다.
할머니들과 이렇게 이야기 나누니 재미있고 실감이 납니다. ^^

● 20130225

닭도리탕, 아니 닭볶음탕이 넘 맛있게 되어서...ㅋㅋ

● 20130226

마음이 분주하고 호흡이 고르지 못함을 감지합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명상이 잘 되지를 않고 숨이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합니다.
잠시 움직였는데 기운이 돌아 생기가 찾아오네요.
마음과 더불어 우리에게는 이랗게 몸이 있습니다.^^

● 20130226


조금전 올해는 삶을 예술로 가꾸는 토론토 예가(깊은산, Toronto Art of Life) 여름캠프를 쉰다는 공지를 예가 홈페이지(http://sanmul.net/art)에 올렸습니다.

행복했던 2012년 토론토 예가 여름 캠프를 떠올려 봅니다.
새침했던 연호, 애교덩어리 영현이, 똑순이 예원이, 개구진 예현이, 멋쟁이 신사 세현이, 귀염둥이 주헌이, 듬직한 태민이, 통통튀는 동현이... 그렇게 함께 했던 시간들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그러니 일곱번을 함께 했던 그간의 캠프들도 하나 하나 새록새록 합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늘 다해서 캠프를 하고 나면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같은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또 캠프를 열고 싶은 마음이 스믈스믈 찾아와 소중한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며 이번에는 어떤 캠퍼들과 어떤 만남이 있을까 설레이던 마음들도 만져집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ㅠㅠ

그런데 올해 2013년은 저 깊은산이 토론토 은혜 양로원 운영을 시작해서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양로원에 집중을 해야할 때이고, 양로원 운영이 어떻게든 안정이 되면 내년, 2014년부터는 다시 삶을 예술로 가꾸는 토론토 예가 여름 캠프를 다시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 일이 제가 할 일이니 이렇게 몸,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고맙습니다.

● 20130228

이런 세상에~~~
이월의 마지막날 눈을 뜨니 세상이 온통 하얀 눈꽃으로 가득합니다.
밤새 찾아온 시름, 근심이 싸악~ 씼은듯이....ㅎㅎ


또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유혹의 바람인지 시험의 바람인지 변화의 바람인지... 마음을 가다듬지 못해 밤새 뒤척이다 맞은 아침, 너무 예뻤습니다. 이래서 삽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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