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1] 여름캠프(12) 새로운 시작 (support)

2012/8/4(토)

여름캠프(12) 새로운 시작

오늘 우리 캠프에서 영어로 성경을 읽고 나누는 마지막 아침을 맞았더랬습니다.
어느새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3주가 지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이제 겨우 며칠인듯한데 오늘 학교를 마치고 졸업장(?)까지 받고 학교에서 소감 발표까지 했답니다.
학교가 너무 그립고 아쉽다고 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예수님의 옆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12년간 혈루병으로 아팠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자기의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고 있었지요.
세상은 그런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감언이설로 꼬이고 돈을 가져갔지만 해준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다 잃어버리고 예수의 옷에 손을 댑니다.
그녀의 마지막 희망이었지요.
아침에 성경을 읽으면서 이 여인에게도 행복이 있다면 무엇일까 찾아봅니다.
'살아 있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요.
그렇게 많습니다.
그가운데 이 여인은 12년간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것이 가장 행복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렇게 애써 찾았고 그래서 오늘 예수를 만날 수 있었을 거구요.
캠프를 시작할 때 캠프에서 뭐하고 싶고 뭘 얻고 싶은지 물었던 이유도 그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면 행복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수는 그런 그녀의 믿음을 보시고 Go in peace and be freed from your suffering! 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예수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밀치고 부딪혀서 그 옷에 손을 대었지만 이 여인만이 나음을 입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을 이룰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손을 대었습니다.
3주간 학교를 다니며 캐나다를 경험하며 또 깊은산의 안내에 따라 삶을 만나는 캠프에 함께 했지요.
그 가운데 하고 싶은 것이 진실로 있었던 우리 캠퍼들은 나음을 입고 그것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우리 캠퍼들 이제 안심하고 가서 건강하게 살아가길 같은 마음으로 빌어줍니다.

마지막이라니 다들 아쉬웠는지, 아침마다 20개씩 보는 단어 시험에 이르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태민이와 연호, 예원이는 늘 만점에 가까운 실력을 발휘해 기특하지요.
그런데 영현이도 그 반열에 들어 놀라게 하고 스스로도 환호성을 올립니다.
하면 되는데 하지 않았지요. 뭐...ㅠㅠ
20개 가운데 반타작도 하지 못하던 단어 시험에서 19개를 맞는 기염을 토합니다.
내일 마지막 시험은 만점을 맞겠다고 의욕이 살아납니다.
우리 막내 주헌이도 빵점에서 시작해서 하나, 둘... 이러다가 6개를 맞아서 형님 누나들의 환호를 받습니다.
예현이도 요령껏 단어 시험에 대응해서 점수가 올라갑니다.
예현이는 예가에서 하는 단어시험, 일기, 독서 보다는 학교 숙제와 과정에 집중해서 학교에서 칭찬을 맍이 받는 실속을 또 챙겼답니다.
세현이는 워낙 영어 실력이 탄탄한데 얼렁뚱땅이 있어서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그래도 알아듣고 말하는 것은 최고여서 기특하지요.
동현이는 학교 싶은 것은 기가막히게 잘하고 재치도 있는데 영 노력을 하지 않아 자주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을 끄는 힘과 예민한 직관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단어를 몇개 더 외우고 시험 성적이 어떤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하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고 태도가 잡혀졌기를 기대합니다.
책을 읽고 발표하는 것, 아침마다 정해진 영어성경을 읽고 나누는 것 또한 제가 캠퍼들을 만나는 통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제 토요일 온타리오 민속촌인 블랙크릭과 월요일 아프리칸 라이온 사파리, 화요일부터 토버모리 캠핑을 통해 더 깊이 교감하는 만남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만나 서로가 맺어온 만남,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가길 축복합니다.

매일 매일의 나눔과 일상의 대화와 일정들 속에 오고간 주옥과 같은 대화와 알아차림들을 일일이 다 전해드리지 못해서 많이 아쉽습니다.
제가 잠을 줄이고 혼자서 틈틈히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다보니 캠퍼들과 가족들의 매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부분, 미안함과 아쉬움을 전합니다.
대신 아이들과 더 깊이 만나고 안내하고 있었다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모님들과 가족들도 캠퍼들을 떠나 보내고 많이 성장하시고 알아차리셨으리라 믿습니다.
가까이 있을 때 보지 못했던 부분들, 안에 가지고 있던 본래의 마음, 소중함으로 다시 만나는 아이들은 이전의 그 아이들이 아닐 것입니다.
행복과 감사에 겨운 캠프를 이어가면서도 우리 캠퍼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오는 편지를 기다리고 기다렸답니다.
부모님 역시 살아오면서 아이들과 이렇게 글로, 편지로 마음을 다해 소통한 적이 그리 많지 않았으리라 여깁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함께 캠프를 만들어주셔서 행복하고 따듯합니다.
다 덕분입니다.

이제 또 새로운 시작입니다.

ps.
참, 오늘 주헌이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다들 염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덕분에 뼈가 아주 잘 붙었답니다.
곧 비행기를 타야해서 기부스를 다시 하지는 않았습니다.
압력의 문제 때문에 오히려 단단한 기부스가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지금 반기부스가 오히려 더 좋다고 합니다.
잘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현희: 주헌이를 보내기위해 봄부터 지금까지 지나온 것을 돌아볼 때 이렇듯 가슴 터질 듯 숨막히는 경험 ~~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주헌이를 나를 많이 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지금이 참 고맙습니다 -[08/06-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