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 여름캠프(9) : 나의 이야기 (support)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1/7/28(목)

여름캠프(9) : 나의 이야기

예수님이 준비된 작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오자 무덤 사이에 있던 귀신 들린 사람이 예수님 앞에 나왔습니다.
그 사람은 그간 무던 사이에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를 쇠사슬로 묶고 쇠고랑을 채워도 그것을 끊어 버리고 돌로 자기 몸에 상채기를 내며 살아왔다고 하지요.
무덤 사이에 있으니 점점 더 악화가 될 뿐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함께 보며 오늘 우리가 있는 무덤은 무엇일까를 돌아보았습니다.
두려움, 미움, 다툼, 염려, 근심, 게으름... TV, 컴퓨터, 게임, 친구들... 그렇게 내 길을 막고, 내가 해야할 일을 못하게 하는 나의 무덤들을 봅니다.
그게 귀신들려 사는 거지요.
그런 무덤 사이에 있으면 거기까지입니다.
그런데 그 무덤에서 나오면 예수님을 만나지요.
예수님은 우리가 넘어야할 산입니다.
내가 가야할 길이고, 생명이고, 내 꿈이고, 사명이라고 하였지요.
우리 캠퍼들, 무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있던 자리에서 떠나본 거지요.
한국 땅을 보려면 비행기를 타는 수밖에 없습니다.
떠나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 있구요.
그렇게 나와보면 아무 것도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게 가장 큰 배움이지요.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입니다.
이제 내일과 모레, 이틀이면 정든 학교도 그만 다녀야 하네요.
학교 선생님들도 저에게 몇번을 묻습니다.
정말 이번주가 마지막이냐고...ㅠㅠ
선생님들도 우리 아이들이 좋은가 봅니다.
친절하고 정이 많은 이들입니다.
오늘은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코스트코를 들려서 기념품과 선물도 사고, 코스트코 레스토랑에서 캐네디언식으로 저녁진지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예가에서는 늘 한식으로 진지를 해서 가끔씩 하는 외식이 여기 음식의 맛을 보는 시간이죠.
그런데... 잘 못먹습니다. :))
예가의 맛깔스런(!) 한식에 길들여져 있지요.
그게 미안하면서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그간 가르쳐 주었던 선생님께 마음이 담긴 롤링 페이퍼를 썼습니다.
다들 자기가 먼저 쓰겠다고 야단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영이가 데코레이션을 해서 금요일에 선생님께 드릴거예요.
그런 고마움을 아는 캠퍼들이 대견합니다.
내일은 다운타운 탐방으로 바탸슈 박물관(신발 박물관)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어떻게든 많이 경험하고 보게 하려구요.
참, 지난 토요일 카사로마와 토론토 대학 방문 때 영상을 공부하신 나은님이 함께해서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간 사진으로만 대하던 아이들, 영상으로 보시니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멋지지요?^^
이제 저도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자리를 옮겨야 할까봐요.ㅋㅋ
사진에 발을 들여놓았듯이 동영상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또 쉽게 가리라 생각합니다.
가보지 않으니 못가는 것 뿐이겠지요.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은 일과나눔, 스토리텔링을 해 보았습니다.
서로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 부끄러운 이야기,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 등등을 어떻게 하면 조리있게 지루하지 않게 핵심을 전달할 수 있을까?
물론 타고난 말꾼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연습으로 갈고 닦을 수 있는 길이랍니다.
그것도 해 보아야지요.
막내 호탁이가 손을 번떡 들고는 자기 이야기를 꺼냅니다.
학교 쉬는 시간에 뛰어놀고 들어오다가 무의식 중에 공사중인 아스팔트를 밟았는데 너무 뜨거워서 혼이 났다구요.ㅠㅠ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니 제어할 틈도 없이... 자기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옵니다.
신이 났습니다.
이제는 Never Ending story입니다. ^^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지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것이 함께 사는 맛이지요.
자기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고, 또 반응하고 맞장구치고, 그러면서 자기 이야기도 자연스레 흘러 나오고....
저도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초등학교 시절 오토바이에 치인 이야기까지 가 버렸답니다. ㅎㅎ
그리고 또 맑은물 붓기...
이제는 정신 없이 쏟아지는 맑은물들, 그리고 받는 소감도 기가 막힙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이야기를 들으며 부끄럽고 감동을 받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잘 간직하고 기억하겠다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꺼내어 그런 나를 보고 사랑하고 사랑받겠다 다짐하지요.
고마울 뿐입니다.

올 캠프는 유독 빨리 지나갑니다.
다음은 떠 빠르겠지요. ㅠㅠ
그렇게 다들 어제 같은데 어느새... 라고 합니다.
덕분에 여름을 삽니다.
이 일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찾아와 주는 이들이 없었으면 어찌 살까 고마움을 다시 한번 새깁니다.
찾아온 이들은 예가가 있어서, 깊은산이 있어서 이런 기회와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없었으면 저 역시 아무 것도 하지 못하지요.
덕분입니다.
만족해 하고 좋아하는 학교 생활도 고맙지만, 내 꿈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시방 느낌이 어떻고, 마음을 어떻게 나누고, 맑은 물을 어떻게 부을지 몰랐던 아이들이 능숙하게 함께 사는 역할과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저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잠시도 앉아 있지 못하던 아이들이 명상의 맛을 보아가는 것이 고맙구요.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써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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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캠프를 마치고 돌아와 들려줄 주빈이의 '나의 이야기' ...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어떤 이야기든 주빈이만의 이야기이기에 그것만으로도 멋질 이야기,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주빈이가 대견하고, 그 길에 함께 해주신 깊은산님과 다른 캠퍼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07/28-21:56]-

성현지: 감동이 밀려들어 잠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이들이 크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감사합니다. -[07/28-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