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1/2/4(금)
예가의 1월 이야기  


  • 2월 첫날 명상 전 마음 나누기에서 다들 허전하고 적적하다는 소감이 나옵니다. 1년간 예가 가족이 되어 희노애락을 같이 했던 다문님이 한국으로 돌아가 그렇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좋은 친구, 이웃이 되어 주었던 다문님, 누구나 그러하지만 떠난 빈자리가 큽니다. 이제 한 가족처럼 정이 들어 늘 함께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즈음 그렇게 떠나갑니다. 만났으니 헤어지고, 헤어졌으니 또 만나게 될줄을 알지만 서운하고 그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체조하는 자리에 다문님이 계시지 않고, 학교에서 돌아와 다문님 방문을 열고 인사를 나누면 반갑게 맞아주던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색하답니다. 그러니 있을 때 그 고마움과 소중함을 늘 처음처럼 알아차려야겠지요. 그렇게 난 자리, 또 채워지겠지요. 그래서 다시 조율이 되어 한 가족을 만나가겠지요. 그런 기대와 기다림으로 가만히 있어 봅니다. 이제 곧 민들레님도 1년을 더 채우고 떠나시고, 기명이와 자유소리님의 차례네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이탈리언 뷔페 토마토에서 멋진 외식도 하고, 겨울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아 망중한의 여유도 즐기며 이별 여행, 추억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고마울 뿐입니다.

  • 1월 들어 토론토는 제법 겨울다운 날씨를 맞이했습니다. 예전의 겨울에 비하면 그리 혹독하다 할 수 없지만 포근하다 만나는 겨울 날씨, 하지만 시원한 겨울이라고 생각 바꾸기를 해봅니다. 엄동설한을 지나야 꽃피는 봄을 맞이하지요. 그런 때를 알아차리고 즐기고 맞이하는 법을 배웁니다. 한국의 겨울은 방학이지만 이곳의 겨울은 공부하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공부밖에는 할 일이 없거든요.^^ 그래도 학교를 다닐 수 있어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행복하답니다. 무엇보다 1월의 가장 큰 일은 지난 3년간 정들었던 윌로우데일 예가 하우스를 팔게 된 일이지요. 그동안의 예가의 규모에 딱 맞았던 좋은 하우스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작할 토론토 레드 스쿨과 새로운 계획을 위해서 새로운 터전이 필요한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여력이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던 중, 어느날 부동산 에이전트가 문을 두드리며 팔아주겠다고 제안을 해 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열흘도 되지 않아 오퍼가 들어오고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3달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어 접었었지요. 잘 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집을 구하려고 당분간 렌트해서 지내려고 계획하였는데, 또 마음에 드는 집이 나와서 덜컥 계약을 하게 됩니다. 누가 좀 말려주어야 하는데,^^ 그저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장을 보아야 하는 저 깊은산의 속도감은 지나고 나서 제가 보아도 놀라울 지경이지요. ㅠㅠ 하지만 또 덕분에 일이 되어갑니다. 이왕에 시작된 것, 이제 행복하게 즐길 일만 남았지요. 다른 변수가 없으면 3월 8일에 새 예가 하우스로 이사를 하게 된답니다. 축하해 주세요. ^^

  • 설이네요. 명절입니다. 우리에게 새해가 두 번이라는 것이 참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첫 한 달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세운 보물지도와 계획을 점검하고 새 출발을 다짐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예가 홈페이지, 가족 나눔방에 예가 가족들의 2011년 보물지도를 올려 두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어떻게 2011년을 맞이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 보시지요.^^ 저 역시 가족들의 보물지도를 맞이하고 올리면서 많이 많이 행복했답니다. 또 설하면... 먹는 것을 빼놓을 수가 없지요. 정윤이가 있을 때는 식혜도 곧잘 했는데, 정윤이가 가고 나니 뜸합니다. 물론 저도 더 잘하지만(^^) 한번 넘긴 일이니 다시 손이 가지 않습니다. ㅠㅠ 설날, 이곳은 휴일이 아니어서 그런 명절 분위기와 느낌을 다 만나지 못하고 자칫 잊고 넘어가기가 싶상입니다. 그러니 기억해야 명절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니, 딱 맞는 일이지요,. 설날 전날에 토론토에 스토 스톰이 내립니다. 급기야 교육청에서 Snow Day를 선포해서 휴교령이 내려지지요. 야호! 아이들은 신이 납니다. 학교 가야 더 재미난 것을 알지만 또 아이들이니 일탈의 즐거움을 놓칠 수가 없나 봅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잘 되었다 싶어. 만두 빗기를 합니다. 늘 설에는 만두를 추석에는 동그랑 때과 전을 부쳤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만두 재료를 사다 속을 만들고, 밀가루를 직접 반죽해서 피를 빗습니다. 물론 만두피를 사다하면 편리하고 쉽겠지만 직접해보는 손맛, 재미를 어디 따를 수 있나요? 올해는 나우님과 FS님, 민들레님까지 집에 있어서 일군이 가득입니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있으니 셋이서 만두피를 빗고, 셋이서 만두를 만들고 또 나머지는 심부름을 하고 빗어진 만두를 찌고 삶습니다. 아, 그래서 만두가 고마운 하루였답니다. 설날 이브였다지요. ㅋ

  • 우리 막내 지훈이 여전히 모든 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예가에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지훈이가 있다고 할 정도랍니다. 어디서 그런 열정과 매력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이 고쳐지기는 했지만 아직 덜렁기가 남아 있어서 학교에서 쪽지 시험을 보고 사인을 받으러 가지고 올 때면 눈치를 본답니다. 어떤 실수를 했고,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알지만 그래도 미안한가 봅니다. 좋은 점수를 받아왔을 때는 의기양양, 자기 생각에도 좋지 않은 성적이면 풀이 죽어 오지요. 그런 모습이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다인이는 요즘 저의 주 관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같이 사는 엄마는 예쁘고 뭐든지 잘하는 딸이지만 생활을 안내하는 저로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다인이에게도 작업을 해야지요. 어떤 일에도 “예!”하는 법을 알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다인이는 이런 저런 핑계가 많지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너무 커서 조금 마음에 걸리는 말을 듣거나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답니다. 어떤 상황과 처지도 만나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랍니다. 한결이는 키도 크고 마음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예가를 하느라 하나 뿐인 아들을 따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극성맞았던(?) 엄마의 치맛바람에 턱도 없이 미치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자기 할 도리와 영역을 채워주어 고맙습니다. 가고 싶은 학교가 있어서 5년여 배운 클라리넷으로 시험도 보았습니다. 일종의 입학시험인데 그 과정을 통과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늘 씩씩한 기명이, 요즘 본색을 드러내며 예가의 바람돌이 역할을 톡특히 하고 있지요. 엄마 겨자씨님의 표현으로는 호들갑이 보통이 아닙니다. 그래도 자기 할 일은 척척, 진중하고 끈기가 있고 성실해서 마음에 딱입니다. 다문님이 가실 때도 기명이가 주동이 되어서 아이들의 라운드 페이퍼를 작성해서 가시는 뒷길을 배웅했다지요. 이제 예가에 없어서는 안될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부모님도 기명이와 같이 있고 싶지만 이왕에 토론토까지 간 것 조금 더 있었으면 하셔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중입니다. 의인이는 고등학생, 시험 기간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를 하지만, 또 시험이 끝나고 맞는 남은 시험기간은 망중한입니다. 시험을 다 보고 남은 며칠 매일 도서관에 다니면서 나름 공부를 하고, 친구도 만나고, 나들이도 다니고 있습니다. 정이 많고 성실해서 이제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싷은지만 알아차린다면 자신의 삶을 최고로 가꿀 줄 아는 비결을 터득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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