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0/12/31(금)

사진 찍기   예수님은 빛이 있는 동안에 걸어다니라 했고, 어둠 속에 다니는 사람은 자기가 어디에 가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가 어디에 가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둠 속에 다니는 사람이라는 거지요. 빛이 없는 사람이 그러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빛 가운데 있는 것이랍니다. 그러니 빛 가운데 살아야지요. 빛이 없으면 볼 수가 없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3박4일간 스노보드 캠프를 갔던 아이들이 돌아왔습니다. 밝고 환하게... 조용하던 예가가 활발해지네요. 저는 돼지 목뼈를 사다가 핏물을 빼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내내 삶아 놓았지요. 그리고 멋진 감자탕을 끓여 냈습니다. 김치만 있어도 뚝딱~ 입니다. 이제 밖에서 파는 감자탕은 못 먹습니다. ㅋㅋ 갈수록 식탁이 풍성해지고 맛있어지니 어떡하죠? 요리사 깊은산입니다. ^^* 그렇게 멋진 저녁 진지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한후 명상으로 모여 앉습니다. 오랜만에 꽉찬 자리가 들썩 들썩 합니다. 지난 며칠 동안 캠프를 다녀온 야이들, 예가에 남아 있던 가족들이 가장 인상적이고 소중했던 장면의 사진을 꺼내 보기로 합니다. 어떤 기억, 어떤 장면이 남아 있을까 많이 많이 궁금하지요? 지훈이는 특유의 장난끼로 다~ 좋았다고 하다가 벼락!을 맞습니다. 그리고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곤하게 자던 모습을 기억에 남는 소중한 사진으로 꺼냅니다. 다인이는 오랜만에 다들 모여 게임을 하다가 오빠에게 손목을 맞은 장면이 떠오릅니다. 한결이는 중급자 코스에서 신나게 보드를 타던 스릴넘치는 장면이 있구요. 기명이도 초급자 코스에서 중급자 코스로 올라가 보드를 타면서 행복했습니다. 캠프 가기 전날 두렵고 염려가 되고 긴장이 된다고 했잖냐고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그냥 하니까 되더라고.... ^^* 의인이는 엄마가 마늘을 가는데 옆에서 마늘을 다듬어 주던 장면이 행복하게 떠오릅니다. 다문님은 최근에 읽은 책들로부터 받은 충격이 사진기에 남아 있습니다. 나우님의 사진기에는 까만 동굴이 어둡게 찍혀 있습니다. FS님은 요즘 매일같이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데 오늘은 영어로 이야기가 슬슬 잘 풀려서 환호성을 올리던 장면을 행복하게 전해줍니다. 다들 와우! 궁금해 하지요. 우리 FS님이 누구랑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네요. ㅠㅠ 저 깊은산은 오늘 성공한 감자탕도 인상적인 장면이고, 어제 다들 외출하고 없는 중에 다문님과 조상두 목사님과 함께 만들어 먹었던 아구찜이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매일 매일 순간 순간 그런 사진을 우리는 찍습니다. 어떤 때는 고장난 사진기로, 어그러진 렌즈로, 배터리도 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니 사진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지요. 빛이 없이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점검합니다. 나는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빛'입니다. 있는 그대로 보기에 좋고 아름다운 사진을 함께 찍어가기로 약속하며 명상으로 들어갑니다.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고, 또 내일이 새해라고 합니다. 새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내가 새로워져야 새해를 맞이하는 거지요. 그렇게 새로운 날, 새로운 영혼, 새로운 몸을 맞이하는 그런 새해 되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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