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 가을과 명절을 잘 맞이했습니다. (suppo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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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09/10/5(월)

가을과 명절을 잘 맞이했습니다.

어제, 토요일은 그리운 고국의 추석이었지요.
이곳은 추수감사절 전 주간이어서 별다른 분위기가 없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다음 주, 10월 둘째주가 되면 이곳의 겨울 명절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지요.
추수감사절이 시작되고, 곧 이어지는 할로윈과 또 성탄절, 새해맞이... 어느새 올해도 그렇게 되어가네요.
모두들 그렇게 자기 일을 하는데 나는 어떤 열매를 맺어가는지 가만히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대학생이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유딩(유치원생)이라고 부르는 정윤이는 그제부터 추석을 소리 높여 외치더니 드디어 식혜에 도전을 해 예가의 명절 분위기를 깨워주었답니다.
작년에는 제가 식혜를 만들어 깊은물을 비롯한 식구들이 다들 감동했었는데, 올해는 정윤이가 첫 작품으로 공을 들여 식혜를 완성했네요.
또 그 맛이란 바로 그 맛! 음식은 정성이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답니다.
꿀꺽~~~
토요일은 비님이 왔다 갔다 하는 중에도 알곤퀸 공원으로 가을을 맞이하러 떠났습니다.
추석 송편대신 아쉽지만 맛난 웨버 햄버거와 프랜치 프라이를 기대하며 또 찾아온 단풍을 찾아 떠났지요.
한결이는 2004년부터 무스코카와 알곤퀸을 다녀서인지, 이제는 사춘기, 친구가 더 좋아서인지 이번 여행에는 같이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친구들과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답니다.
경덕이는 올해로 세번째 알곤퀸의 가을을 맞이하는데, 가을이 참 예뻤다고 행복해합니다.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으면서도 같이 가고 싶었던 알곤퀸이어서 더 의미가 있고 감동적이었을 겁니다.
라일락님은 보석과 같은 낙엽과 단풍을 보면서 황홀하게 정신을 놓고 하루를 보냈다고 하구요.
어진이는 웨버... 가 너무 좋았다고 말을 잊지 못합니다.
정윤이는 혼자 일찍 일어나 김밥까지 싸서 여행 분위기를 띄우는데 일조했답니다.
작년과 같은 가을을 맞이하는데, 올해는 어찌 그리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달라지니 분위기가 달라지는 정윤이, 이제 얼은이 되는 것같습니다.
저도 어떤 마음일지 궁금해하며 떠났는데, 불타는 숲과 길을 만나며 생각이 멈추어지고 탄성이 되었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오전에 예배를 드리고 돌아와서 온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서 하루 종일 동그랑땡을 만들어 배불리 부쳐 먹었네요.
명절은 뭐니 뭐니해도... 음식... ^*^
저는 만나야할 사람들이 있어서 잠시 외출하고 오는 동안, 한결이가 두부를 다 짜고, 라일락님과 정윤이가 저울까지 동원해서 재료를 준비하고, 어진이가 동그랑땡 모양을 만들고, 또 라일락님과 정윤이가 한껏 신이나 엉덩이를 들썩이며 음악을 들으며 전을 부쳐내고 있네요.
흥겨운 시간, 마음을 이렇게 누릴 수 있으니 명절입니다.

그리고는 명상... 그렇게 맞이한 가을과 명절을 잘 정리 정돈하고 또 다른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일단 정지, 멈추어 앉아 있으니 처음 마음이 올라오고, 고요해지고, 편안해지고 신기합니다.
또 한주 행복하게 시작하겠습니다.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요?
뇌과학자들의 말을 빌려서 선생님은 서로 돕는 일을 할 때,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애기를 목욕시키고 젖을 먹이며 그 아이의 얼굴을 보는 어머니가 가장 행복하고, 죽어가는 환자를 시술하는 의사와 마음을 고치는 심리치료사가 가장 행복하다는 임상자료에 근거한 말씀입니다.
그렇게 돌아보니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사회의 낮은 곳을 찾아 그들과 함께하는 사회 운동할 때, 연애하고 사랑할 때,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성경공부를 안내하고 설교할 때, 수련회를 안내할 때....
대가없이 친절하게 진정으로 다른 이들을 도울 때 올라오는 것이 행복입니다.
그렇게 가장 행복한 때와 삶을 만나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마운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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