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김장 담그기 (suppo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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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물 (jisook0220@paran.com)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04/10/31(일) 21:03 (MSIE6.0,WindowsNT5.1,SV1,.NETCLR1.1.4322) 207.112.87.70 1280x800

김장 담그기

토론토로 오면서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식생활입니다.
이곳에 오니까 전에 없이 많은 김치를 먹습니다. (라면도)
한국에서는 김치통에 한개 받으면 2-3달을 먹었지요.(라면도 한달에 한번)
여기서는 얼마나 김치가 맛나고 입맛 당기는지 모릅니다.
각설하고,,,,,
그렇게 많이 먹는 김치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한부류는 거의 사먹습니다.
이곳 욕실과 주방 구조상 김치 담그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게다가 부부가 함께 컨비년스나, 세탁소, 음식점을 하는 경우 거의 하루종일 일을 하시기 때문에 김치 담글 시간이 없으시더군요.
또 한부류는 남편이 일을 할 경우 거의가 부인은 주부로만 남게 됩니다.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던 이들도 이 곳에 오면 자신이 원하는 페이나, 직종을 쉽게 구하기 어렵고, 아이들 맡기는 돈이 너무 비싸서 주부로 있는 것이 돈버는 거라고들 하더군요.
이런 경우는 김치를 직접 담궈 먹습니다.
이곳에서 어떻게 배추, 파, 마늘..,,, 기타를 구하느냐구요?
천만의 말씀...
한국 상점에 전화 한통화면 절여서 3번 씻어놓은 배추가 한 상자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한 상자에 작은 것은 9-10포기, 큰 것은 6-7포기 들어있는데
절여준 값까지 몽땅해서 우리돈으로 17000원정도합니다. 싸지요
물론 우리나라 야채들이 좀 비싸서 갓, 미나리, 파, 마늘, 생강, 무까지 하면 배추까지 몽땅해서 4만원 정도 듭니다.
그 돈으로 우리 가족같은 경우 두세달 정도 먹는 답니다.
그러니 한 열흘 간신히 먹는 사먹는 김치 1통이 17,000원이나 하니 어디 사먹을 수 있겠습니까?

처음 와서는 한번도 김치라곤 안담궈본 한국 젊은 주부들이 여기와서는 거의 김치담구기 선수가 됩니다.
저도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김치를 담궜습니다.
물론 이민 3년차 된 부부의 도움으로요.(이 자리를 빌어 세진이, 유진이 어머니와 아버지께 많이 많이 감사드립니다.^^*)
시장부터 같이 보고(우리가 차가 없어서리...)
함께 야채 다듬고, 씻고 채썰고, 양념 만들고, 풀쑤고,
한 일년먹으려고 가져온 고추가루를 몽땅 부었습니다. 하하
4사람이 두집것을 하느라고 한 스므포기도 넘게 하니 거의 김장이었지요.
얼마나 허리가 아프고, 손은 화끈거리고, 나중엔 머리도 좀 아팠습니다.
눈도 떼꿍들어가고 함께 담구던 선수부부 세진엄마도 중간부터는 몸이 팍 가라앉더군요.
처음 하는 김치를 너무 많이 시작했나봅니다.
어쨌든 그렇게 담근 김치가 바로.....
짜잔!!

김장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계속해서 "이것 대단한 일이네.. 김치 담그는 사람들 존경받아야해,..."를 연발했습니다.
신랑의 도움도 없이 주부혼자서 통배추 사서 절이는 것부터 하는 주부들이 존경스러워지더군요.
그간 시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궈주셨고
홍광교회에서는 권사님들이 교회 김치하시면서 저희 목사들 김치도 함께 담궈주셨습니다.
늘 싱싱한 새 김치를 먹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담군것인데.,....
우리야 20포기지만 보통 우리 3배도 더 담그실텐데....
그렇게 어렵게 담군 김치를 주시다니....
(여기서는 김치 나눠주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워낙 담그기가 어려우니까....)
감사가 올라옵니다.
우리 시어머니, 권사님들께 전화라도 한통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겨우 김치받아서는
"마침 떨어졌는데 참 잘되었네,,,, "
"김치 담궈주니 너무 좋다"
"에이, 이번엔 좀 짜네...."
"에게, 조금 왔네."
그런 반응이었습니다.
참,, 반성이 됩니다.
이자리를 빌려 그간 저에게 김치를 먹게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
식당주인들께도 감사(그렇게 어려운 김치를 공짜로 주다니...)

하여튼 5시부터 장보기로 시작된 김장이 모두 마치니 9시가 다 됩니다.
세진이네 부부가 그 힘든 중에 또 삼겹살까지 구워서 함께 배추에 싸먹었습니다.
환상입니다.
물론 다녀와서 다음날 까지 파김치가 되었지만
아, 가슴 한가득 행복이 올라옵니다.
감사가 그득합니다.
시집가서 애를 낳아 키워봐야 부모맘을 안다고...
해봐야 압니다.
김치....
참 고마운 것입니다.
많은 이의 손이 있습니다.
2-3달동안 김치 먹을때마다 행복할 것 같습니다.
사먹을 때 못느끼던 새로움입니다.
그래서 삶은 사는 것입니다.

냉장고를 가득채운 김치입니다.
뿌듯합니다.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아니, 부자입니다.

드디어 김치계에 입문한
물이어요.

happy: 20년 동안 해 온 김치지만 전 지금도 김치 담그고 나면 그 행복 느낀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주로 사먹고 가끔 담그고 있으니..정말 수고 하셨네요. 그 김치 맛을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맛있게 아껴서 잘 드셔요~ ^^ -[11/01-10:42]-

happy: 먹음직스럽네요! -[11/01-15:48]-

깊은산: 햐... 간을 제가 받거든요. 근데 너무 짜데요. 소금을 자꾸 넣으라고 그래서,,,, 전 아까워서 오래 오래 먹으라고 소금을 많이 넣으란데,,, 그래도 맛있어요. 생전 첨으로 목살 사다가 그것도 덩어리로,,, 생강에 양파에 된장 넣고 푹 삶아서 생김치에 싸서,,, 아삭!!! 기가 막혔답니다..... ㅎㅎㅎㅎ -[11/01-21:58]-

홍성은: 최지숙 목사님~~잘지내시죠? 오늘은 목사님이 보고싶어서 함 들려봐요~~ -[11/07-20:42]-

여유: 그러다 좀 지나면 예사롭게 김치 사 먹어요.. 물론 가끔 '회개'하고 다시 담그지만..^^* -[11/09-04:53]-

깊은물: 보고싶은 성은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하여튼 여기서나마 글로 보니 반갑다. 여유님도 반갑구요. 저희도 계속 담궈먹기야 하겠습니 -[11/09-22:55]-

깊은물: 까??? 머리털 나고 처음 담근 김치라 많은 생각이 들어서 그렇지요. 사먹는 김치맛에 대한 글도 한번 올릴까요?^^ 하하. 먼 이국땅에서 사먹을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신비지요. 하여튼 사먹든, 담궈먹든 정말 맛있는 음식입니다. 김치가 너무 쑥쑥 줄어서 무섭습니다. 성은이 여유님 자주 뵈요... -[11/09-22:59]-

김수영: 언니, 유학생활 적응하느라 고생이 많죠? 김치담궜다는 얘기 들으니 저도 미국에 첨 와서 온갖가지 김치 담궜던 생각 나네요. 그때는 못담그는 김치가 없었다니까요... 가족이 함께 있으니 어디를 가도 두려울 것이 있겠나 싶어요. 하나둘씩 타향살이에 익숙해지고 공부도 시작해서 좋은 성과 있길 바래요. 종종 들릴께요. 참, 한결이 얼굴과 언니 얼굴이 참 비슷하네요 ^*^ -[11/11-03:45]-

깊은물: 김수영님! 하도 오랜만이라 어찌 불러얄지..... 하하, 소식 고맙고, 외국생활은 아직까진 아주 재밌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록 신비할 뿐... 신분, 재정, 일, 가정 모든 부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할 무렵에 박차고 떠나온 길이라서... 더 재밌네 그려... 못담그는 김치가 없었다니 나도 다른 것도 해봐야 겠군요. 크고 작은 많은 소식 주고 받읍시다. -[11/11-05:18]-

깊은산: 한결이는 아빠를 무지 닮았습니다... 닮았다니까요!!! 씩...씩... -[11/11-12:34]-

깊은산: 한결이 한테... 물어봐요..... -[11/11-12:34]-

번호	제 목		이름	작성일	조회

14	캐나다 Remembrance Day	2	깊은산	2004/11/09	2518

13	할로윈(Halloween)		깊은산	2004/11/02	274

12	김장 담그기	16	깊은물	2004/10/31	2435

11	헨리 나우웬의 데이브레이크		깊은산	2004/10/28	6132

10	ESL	15	깊은산	2004/10/26	2194

9	예수촌 교회		깊은산	2004/10/23	4515

8	배달의 민족 대한민국!!!!	6	깊은물	2004/10/23	2343

7	추수감사절 - 주신 것을 감사할 줄 아는 행복	6	깊은산	2004/10/10	2279

6	캐나다 정착기 3편 - 다음 걸음은 어디에?-	2	깊은물	2004/10/08	2107

5	오늘의 무용담	7	깊은산	2004/09/28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