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 2015여름캠프(11) : 저녁 맞이하기, 늙은이와 젊은이 (suppo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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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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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9(수)

2015여름캠프(11) : 저녁 맞이하기, 늙은이와 젊은이

오늘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배운 것을 나누어 보자고 했습니다.
캠프 첫날 생활 안내를 하며 하루를 맞이하고 마치는 비결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지요.
이 또한 예가 생활 안내의 중요한 테마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떻게 맞이하고 마무리 하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니 말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의식 수준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아침을 맞이할 때는 웃으면서 오늘은 내 생애에 처음 있는 날, 최고의 날이고 오늘은 오늘 뿐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오늘이 내게 일어났다는 기적과 감사, 놀라움을 담아 미소와 활기로 시작하지요.
저녁을 맞이할 때는 오늘은 참 고마운 날이고 내가 배우고 Service(예배, 봉사)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합니다.
돌아보지 않으면 자꾸 잊어버립니다.
수많은 보화를 선물로 받았는데 다 놓쳐버리고 나니 얼마나 아까운지 모릅니다.
그래서 구원은 기억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배운 것이 무엇일까?
막내 인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ㅎ
그리고는 수영 가서 자유형을 배우고 캠프 가서 기타를 배웠다네요.^^
그러니 준모는 그리스 신화에 대해 배웠다고 하고 희연이는 버스는 지나가면 탈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고 하고 가만히 듣던 성준이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예. 아주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그 배운 것을 잊지 않기로 합니다.
30도를 넘은 토론토에서 흔하지 않은 더운 날씨에 예정에 없이 도서관 가기 전에 수영장을 다녀왔었지요.
성준이는 거기서 또 ‘그저 그래요.’ ‘내 기준에 그러니 그런 거예요.’라고 하다가 벼락을 맞았거든요.
그리고 나서 성준이가 생각하게 된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참 다행이고 성준이를 생각해서 작업을 하긴 했는데 화 에너지를 동원한 제 마음은 불편합니다.
미안하구요.
사실 인원이 10명 가까이 되면 압력도 주고 작업도 하고 역동이 일어나는데 3명이서 캠프를 하다 보니 너무 친밀해져서 압력과 작업을 주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이번 캠프는 이번 캠프대로 아기자기하고 세밀하게 가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나누고 이어지는 맑은물 붓기는 오늘은 준모 순서였습니다.
준모에게 맑은물을 붓자고 하니 가뜩이나 초롱초롱한 준모의 눈이 쉬렉의 고양이 눈이 되어 반짝입니다.ㅋㅋ
준모는 착하고 잘생겼고 친절하고 말을 잘 들어주고 마음을 잘 받아주고 목소리가 좋고... 맑은물이 들어가니 준모의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는 게 보입니다. ㅎ
그리고 장난기도 섞여 맑은물을 붓기도 하지만 맑은물을 부어주는 이들의 가슴도 달라지지요.
조금 더 사람을 살피고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품이 넉넉해져 갑니다.

맑은물로 훈훈해진 분위기에서 편지를 나누어주고 명상으로 이어집니다.
이제 명상하러 모이면 아이들은 편지가 와 있는지 얼마나 있는지부터 기웃거리네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던 시간, 하루 이틀 지나면 편안해지고 기다려지고 이어져가는 느낌을 만나는 거지요.
그렇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희연이에게만 편지가 와 있어서 강창구 목사님께 문자를 보내 아들 인이에게 편지를 보내라고 SOS를 쳤습니다.
그동안 형들이 편지를 받는 동안 막내 인이는 쳐다만 보고 있었거든요.
인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인이는 우리 캠프에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인이는 늦둥이랍니다.
위의 형이 12학년이고 인이가 2학년이니 10년 터울... 그동안 집에서 귀염을 독차지하긴 했지만 어울리고 놀아주고 상대해주는 가족들이 사실은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 캠프로 그래도 또래의 형들이 와서 같이 있으니 신이 나서 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리지만 네이티브로 영어와 불어를 구사하고 있으니 캠퍼들의 영어 선생 노릇까지 해주고 있답니다.^^

편지를 전해주고 소감을 듣는 시간, 드디어 성준이가 서운하다는 느낌을 꺼내 놓습니다.ㅋ
그동안은 소감을 물으면 편지를 받고도 ‘그저 그래요.’ 편지를 안받아도 ‘뭐 괜찮아요...’ 그러고 있었거든요.
표정은 하나도 안 괜찮으면서 말이죠.ㅎ
준모는 한술 더 떠서 복수하겠답니다.
편지를 받지 못한 날만큼 날짜를 세어서 돌아가서 복수를 하겠다고요.^^
그런데 이렇게 표현하고 알리고 주장할 수 있으니 저는 뿌듯합니다.
아주 건강한 거구, 거기서부터 사랑이 시작되지요.

오늘 명상은 생각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끌려 다니지 않기를 안내했습니다.
생각이 나인줄 알고 삽니다.
내 기준과 조항대로 살아야 하는 줄 아는데 그것은 내 생각의 종노릇을 하는 거지요.
우상숭배입니다.
그런데 그런 줄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투고 싸우고 전쟁을 하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내게 일어나는 생각이 얼마나 상대적인 줄 알게 되면 그 생각에 끌려 다니는 것은 참 나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생각을 바라봅니다.
생각이 내가 아닌데 생각에 끌려 다니니 참 억울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헌 부대에 부으면 새 포도주가 발효하며 부풀어 헌 부대를 찢어 포도주와 부대를 다 못쓰게 만들어 버리지요.
새로운 삶을 살고 싶으면 옛 습관과 태도, 체력으로는 안됩니다.
거기에다 새로운 꿈과 이상을 심으면 둘 다 쓸모가 없게 되고 맙니다.
운동을 잘하고 싶으면 게으름을 털고 훈련을 하고 연습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꿈이 있으면 그 꿈을 이룰 꿈틀을 만들어야지요.
꿈틀 거려야 합니다.

늙은이는 늘 그렇게 살아 늙은이지요.
젊은이는 절 드려서, 나를 다 바쳐서 살아 젊은이입니다.
오늘 늘 그렇지 않고 다해서 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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