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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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11/19(화)
우린 망부석  


우린 망부석 ㅋ

우리 양로원의 새내기 P할머니... ^^
(초상권 땜에 여쭈어 보았더니 괜찮다고 하셔서 큰 맘 먹고 사진을 올려 봅니다. 내리게 될 수도 있어요.ㅠㅠ)
아침 점심 저녁을 드시고 나면 방문 앞 현관이 보이는 계단에 늘 앉아 길을 내다 보고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뭐하세요?"라고 물으니 혹시나 영감님이 오시지 않을까 기다리시는 거랍니다. ㅋ

"영감님이 계세요?"
'그럼 있지! 돌아간지 한 십년 되었나?...'
ㅎㅎ
아, 18살에 시집 오신 우리 P할머니께서 아흔이 넘으셨으니 여든까지 같이 사셨다고 해도 60년은 넘게 해로 하셨네요.

"돌아가신 영감님이 여기서 기다리면 오셔요?"
'그래도 혹시나 앉아 있으면 오려나 하구...'
"그래요? 난 기다려도 않오던데?"
그러면서 같이 계단에 쭈그리고 앉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으로 그리면서 잘 기다리면 와. 잘 못 기다려서 안오는 거지...' 그러십니다.
"그렇구나!"
말 장단이 붙어서 "영감님 멋있었어요?"라고 물으니 얼굴이 활짝 피셔서 손으로 얼굴을 감싸시면서 '그럼 진짜 훤칠하게 잘생긴 미남이었지.' 그러십니다.
진짜 할아버지께서 할머니에게 찾아오신 것같습니다. ㅎㅎ
그래서 "그렇게 잘 생겼음 여자들도 많았겠네요?" 그건 아니랍니다.
당신이 너무 미인이라서 딴 여자 생각도 못하고 살았다나요? ㅋㅋ

오늘 오후는 이렇게 그를 기다리는 망부석이 되어 앉아 있어 봅니다.
기다리다 돌이 되어버린... ㅋㅎㅎ
우린 오늘도 누구를,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걸까요?
내가 기다리는 삶을, 아니 나에게 찾아온 삶을 만나야지요.
마음으로 잘 그리며 기다리면 그렇게 나타나지는 삶인가 봅니다.
계단에 앉아 영감님을 맞이하는 할머니의 밝은 얼굴에서 그 삶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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