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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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11/5
모르는게 약이다? ㅎ  
모르는 게 약이다?
목마른 놈이 우물판다?
과유불급이다?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오늘 오후부터 지금 열두시가 다된 지금까지 내내 겪었네요. ㅋㅋ
이곳은 보통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여섯시, 일곱시부터는 홀로의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자리를 봐드리고 늦게까지 계시는 분들만 가끔 들여다 보면 되지요.
그런데 요즘같이 해가 짧아진 겨울은 다들 일찍 들어가신답니다.
그러니 하루의 절반은 충분히 홀로의 시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신선이 따로 없지요.
수도생활입니다. ㅎ
그 시간에 글쓰고 책읽고 기도하고 명상하고 깊이 들어가기만 하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답니다.
그런 일상이 지금의 나에게는 황금 같은 선물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양로원도 오래된 하우스라 이것 고치면 또 저것 고쳐야 하고 계속 손을 봐야할 것들이 생깁니다.
다 내 손으로 처리해야지요.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팝니다.”
요즘은 고마운 'Lola Run! 롤라네 집' 식구들이 자주 들러서 잔디도 깎아 주시고 청소도 해주시고 월동준비도 마무리해주셔서 바깥 일이 많이 줄었는데 지하실 펌프가 계속 말썽인게 신경이 쓰여 왔고 주방 싱크가 자꾸 새는 것도 마음에 걸려 있었습니다.
오늘은 일과를 마치고 그간 펌프 파이프가 낡아서 새면 전기 테이프로 꽁꽁 싸매고 또 싸매고 하던 것을 새 파이프로 교체하기로 마음 먹고 싱크도 고쳐보자 으싸 힘내서 홈디포를 다녀왔습니다.
지하실 펌프는 생각대로 새 파이프로 가니 지하실을 온통 물투성이로 만들던 물길이 딱 잡혀 속이 시원합니다.

이번에는 싱크... 대략 감으로 부품을 사와 다짜고짜 싱크를 뜯습니다.
웬걸? 싱크가 너무 낡아서 악을 써도 분리가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싱크 받침이 플라스틱이어서 공구함을 뒤져서 나무 톱을 가져다가 썰어내고 벤치로 뜯어내 분리에 성공합니다.
여기서 땀을 쫌 뺍니다.
“모르는게 약입니다.”ㅠㅠ
그래도 뜯어 내었다는 환희(?) 속에 부품을 열어보니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연결이 될 것같습니다.
생각대로 착착 되어가는 것 같아 신이 납니다.
일사천리,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물이 새지 않게 단단히 조이자고 온힘을 다주는데 그만 제일 중요한 부품이 두동강이 나버립니다.
악~ “과유불급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 사온 싱크 부품이 플라스틱이 아니고 스텐과 동파이프라 나무톱으로 썰다가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일은 공구가 다 하는데....ㅠㅠ
시계를 보니 아홉시가 넘어갑니다.
부랴 부랴 홈디포 홈페이지에서 영업시간을 보니 이곳 홈디포도 열시까지 랍니다.
부품을 다시 사오면서 쇠톱까지 사오지요.
여분으로 톱날을 더 사야하지 않을까 망설이다가 그냥 옵니다.
쇠톱으로 파이프를 자르는데 아뿔싸 엉뚱한 곳을 잘라 분리가 되지 않습니다.
나서 윗부분을 잘랐어야 하는데...ㅠㅠ
그런데 이미 쇠톱의 날이 다 상해 있습니다.
톱날을 더 사왔어야 하는데...
그래도 어쩝니까 우격다짐으로 다시 이 겨울에 땀이 범벅이 되도록 힘을 주어 잘라내고 분리를 하지요.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합니다.”ㅠㅠ

그리고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지요.
새부품을 연결하고 조심조심 아이 다루듯이 나사를 조이고 망가진 이전 부품에서 여분의 패킹까지 써서 마무리를 했답니다.
그렇게 몇시간 몰입을 하고 나서 긴장이 풀리니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애고 삭신이야.
정말 “모르는게 약입니다.”
할줄 몰랐으면 이 고생은 안하는데.... ㅋ

이렇게 오늘은 배관공으로 나타나 하루를 보냈네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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