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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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1/31
일월의 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  
● 20130101


2013년,
늘 깨어 있기를,
머물러 서지 않고 늘 움직여 떠나고 비워 가기를,
그래서 맑은물,
내 안에서 솟아나는 샘 하나 잘 길러내기를,
비우고 퍼낼수록 맑아지고 마르지 않은 그 샘물처럼,

● 20130102
떠난다는 거, 이곳에서 저곳으로 장소를 옮기는 것이 떠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불편과 위험을 감수했다는 건 떠나 본 것이 아니다. 아니 그런 건 사실로 한발자욱도 떼지 않은 거다. 떠난다는 것은 감수할 불편도 위험도 없는 거다. 다 버리고 없이 하여 깨끗해서 감수해야할 그 무엇도 없는 거, 그게 떠난 것이다. 텅 비어 고요하다.

● 20130104
여기 계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옷을 하루에 한번씩 갈아입으셔야 합니다.
아니 한번 갈아입으시면 다행이지요.ㅎㅎ
자고 나면 기저귀를 하고 계셔도 이부자리가 젖도록 일을 보십니다.
양로원에 오신지 이제 열흘되신 C할머니, 아침에 옷을 갈아입혀드리고 아침진지를 보아 드린 후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연신 "목사님! 목사님!"하면서 나를 부르십니다.
"예!"하고 뛰어가고 싶지만 이미 시작한 설거지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다른 스텝에게 가보라 부탁을 합니다.
그랬더니 아침에 입혀드린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갈아입어야겠다고 소동을 일으키신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찾아간 스텝에게 당신들이 옷을 이따위로 빨아서 웃 색깔이 다 바래서 입을 수가 없다고 컴플레인을 하셨답니다.ㅠㅠ

이야기를 전해 듣자 마자 올라오는 생각들...
하지만 자극과 응답 사이의 공간, 틈새, 그 사이...
잠시 시간을 두고 찾아온 자극과 나의 응답의 간격을 두어 봅니다.
그러니 호흡이 내려오고 가슴이 잔잔해집니다.
설거지 하는 손놀림, 그릇의 모양, 물소리 주의깊게 듣고 알아차리며 설거지를 마치고 C할머니께 갑니다.
그랬더니 날 보고 또 한바탕 하십니다.
그래서 가만히 말씀을 드립니다.
"아니, 얼마나 고마워요. 아침에 나도 맡기 싫은 찌릉내 나는 빨래감을 군소리 없이 가져다 빨아주는데 얼마나 고마워요. 그것도 병균들지 말라고 소독하느라 표백제를 써서 색이 조금 바랜 것을 당신들이 옷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고 하시면 어떻게요?"
조용 조용 말씀드렸더니 아주 정치력이 있으신 우리 C할머니는 금방 표정과 말투가 바뀌십니다.
그렇지!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와서 한 일이 없는데 이렇게 살고 있잖아요?
한 일이 없는데 해가 지고, 한 일이 없는데 해가 뜨고, 숨이 코로 들어와 숨이 쉬어지고, 먹을 밥이 차려지고, 마실 물이 있는데 얼마나 고마워요?
우리가 감사해서 얻는 것이 불평해서 얻는 것보다 훨씬 많은데 그걸 모르고 사니 참 우리는 바보 같아요....
그렇게 말씀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권사님!(저는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권사님'이라고 조금 격식 차려진 존칭을 씁니다.)
세상에 아기가 태어날 때 울지요?
왜 울까요?
C할머니는 멀뚱하시며 생각을 하시다 같은 방을 쓰시는 K할머니께 화살을 돌립니다.
저 아줌마에게 물어봐 하시지요.ㅎㅎ
K할머니도 그냥 웃고만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나오면서 "으앙!"하고 우는데 아이를 맞이하는 가족들은 박수를 치며 웃어요.
그건 또 왜 그럴까요?
아기는 자기가 온 곳이 어딘지 몰라서 울고, 가족들은 아이가 온 곳이 어딘지 알아서 웃는대요.
그렇게 태어난 아기가 80년, 90년을 산 후에 돌아가야할 때가 됩니다.
그런데 돌아갈 때는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웃고 어떤 사람이 울까요?
조금 호기심이 오시는 모양입니다.
집중하고 몰입을 하기 시작하십니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은 웃구요.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은 운데요.
그러니 우리 웃으면서 가려면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성경에 보면 하늘나라, 천국으로 가는 열쇠는 두가지래요.
하나는 '감사'이고, 하나는 '찬송'이랍니다.
감사와 찬송으로 그 궁전에 들어간다고 시편에 노래하지요.
원망과 불평으로는 천국에 갈 수가 없어요.
지옥을 살지요.
찬송하지 않고 다투고 싸우기만 해서는 지옥이예요.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우리 감사하며 천국을 살아야지요.
그러면 우리가 가는 곳도 천국일거예요.
우리가 세상에서 지옥을 사는데 가는 곳이 어딜까요?
감사하고 찬송하며 살면 웃음이 오고 웃으면 가는 곳이 천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또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구요.
그런 믿음으로 살아요. 우리....

이렇게 또 하루가 시작됩니다.
고맙습니다.

● 20130104


아들이 뽑아준 2013년 아버지를 위한 말씀 :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기를 건축하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기를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

1. 나는 사랑을 받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2. 나는 나만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이 있다.
3. 그 믿음 위에 자기를 건축하라.
4. 성령으로 기도하라.
5.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기를 지키라.
6.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

1. 사랑하고 사랑해야지. 온 맘과 정성을 다해서....
2. 나만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 거룩은 피로 씻을 때만 거룩해진다. 피는 생명, 생명을 다해 지켜야할 것, 죽을 각오로 지켜가는 것, 지금 나의 믿음은 떨어져서 보는 것이다. watching! 그렇게 볼 때 사랑할 수 있다. 나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보는 것이 믿음이다. 나를 그렇게 보는 것이다.
3. 그런 나를 건축해야지. 나를 지켜야지. 나를 세워야지. 나를 만나야지. 나의 집을 지어야지. 나의 방주를 만들어야지.
4. 성령으로 기도해야지.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을 내 안에 모시고 그를 의지하고 그를 만나고 그와 함께 살아야지. 그런 나는 외롭지 않음은 사실이야. 고요와 평화...
5. 하나님의 사랑 안에 살아가고 있으니 그 나를 지키는 것!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밖에...
6. 2013년, 조급하지 말고 긍휼을 기다리자. 영생에 이르도록, 영생, 無生, 삶도 죽음도 없는 그것에 이르도록... 충분하다!

● 20130105
토요일 오후다.
어느새 토요일, 일주일이 정말 빠르다.
이제는 세월을 내가 알아차리고 내가 잡지 않으면 그냥 물흐르듯이 흘러가 버린다.
지금 하는 양로원 일이 혼자서 7일, 똑같은 일상을 사는 일이니 위험천만이다.
이리 시간을 흘려 보내든지, 그 시간의 주인이 되어 똑바로 서든지...
김흥호 선생님은 시간을 애끼고 애끼라 하셨다.
시간을 아끼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거라 하셨단다.
맛갈난 야채죽으로 낮진지를 하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앉아 손톱을 깎으며 하는 생각이 이렇다.ㅎㅎ
언제 손톱을 깎았던가?
이리 자라있다.
하나님 나라도 그렇다 했다.
밤낮 자고 일어고 하는 사이에 하나님 나라는 저절로 자라나 있다고...
그러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손톱은? 문득 떠올라 한바퀴 휘돌아 일곱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손톱까지 다 깎아 드리고 왔다.
아니 여섯분, 한분은 이미 다 잡수셨다.ㅋㅋ
발톱은 캐어해주는 쇼셜 워커가 주기적으로 방문하니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 손톱도 내 손톱 마냥 자라 있었다.
손톱깍는 소리, 잘려나간 자리의 정갈한 모양, 그리고 연신 고마워하고 시원해 하는 어르신들의 마음까지 들리고 보인다.
이런 순간이 참 좋다.
무릎꿇고 정갈히 명상하는 기운으로 마음으로 손톱깎기를 움직인다.
내외가 심하시고 화를 제어하는 기능이 약하신 L할머니는 내가 처음 손톱을 깎아드리려 하니 "남자가!!!!!"라며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내가 손톱깎기를 들고 나타나면 두손을 예쁘게 내미신다.
살살 천사처럼 웃으면서...ㅎㅎㅎ
그리고는 누구보다 경쾌하고 수줍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아~" ㅋㅋ
나른한 토요일 오후, 이렇게 그냥 하염없이 앉아 있고 싶다.
근데 저녁진지는? ㅠㅠ
한 숨 돌리고 나면 또 저녁진지를 올려 드려야지.
오늘은 그냥 떡국으로 가자.
만두도 있으니, 표고버섯 국물에 멸치 다시마 육수를 내서 떡만두국...
그리고 사이 사이 내일 주일 예배 준비로 몸과 마음을 조율해야지.
이렇게 하루를 산다.
하루뿐이다.
지금.

● 20130105
지구별에 와서 할 일을 다하고 이제 돌아갈 길에 마지막을 보내시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내가 드리고 싶은 선물 중에 하나는 이 고백입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예!"
치매로 생각이 자유롭지 못하신 우리 J할머니께 먼저 계속 말을 건네드리지요.
처음에는,
"미안합니다."하면 뭐가 미안한데, 내가 미안하지.
"고맙습니다."하면 그런 말 하지 마.
"사랑합니다."하면 에이~ 저기(TV를 가리키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와. ㅎㅎ
"축복합니다."하면 못 알아들으십니다.
그런데 How are you? 하면 싱긋 웃으시면서 Find thank you! 그러셨답니다. ㅋㅋ
오늘은,
"미안합니다."고 하니 미안해 그러십니다.
"고맙습니다."고 하니 고마워 그러시구요.
"사랑합니다."고 하니 사랑해 그러셨답니다. ㅎㅎ ㅎㅎ ㅎㅎ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말들, 세상을 환하게 하고 우리 마음을 맑히는 이런 말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삶에 "예!"하는 쉬운 길의 비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20130106
예수께서 우리 양로원에 가까이 오셨을 때에 일어난 일입니다.
예수께서 오셨는데도 나는 길 가에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오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왜?
눈이 멀어서 그랬습니다.
눈이 멀어 있으니 나에게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구걸만 합니다.
구걸하고 구걸해도 눈이 멀어 있으니 계속 부족하고 모자란 것밖에 없었습니다.
눈이 떠 볼 수 있으면 구걸하지 않지요.
눈을 뜨면 이미 다 되어 있으니 되어 있는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눈이 멀어 가라고 있는 길에서 주저 앉아 구걸만 하고 있습니다.
길가에 풀 한번, 하늘의 구름 한번, 지나가는 바람 한번 보지 못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때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궁금합니다.
궁금한데도 그간은 귀찮고 묘한 자존심 땜에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참지 못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달라집니다.
물으니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예수께서 지나가고 계시다구요.
기회입니다.
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지금 비록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지만 나도 알지요.
내 눈이 멀어서 이렇게 세월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요.
눈만 뜨면 저 사람들 틈에서 어께를 나란히 걷고 달리고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앞서 가던 사람들은 그런 나를 무시하며 그만 좀 조용히 하라고 꾸짖습니다.
그냥 그렇게 살라구요.
나도 눈치가 보이고 챙피했지만 지지 않고 더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부르셨습니다.
늘 지나가시던 분께서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멈추어 서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가까이 가니 예수께서는 물어주셨습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나는 "보기를 원합니다."고 바로 대답했지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보는 거였습니다.
평생 한이었습니다.
아니 평생의 기도요, 소원이었습니다.
한번만이라도 눈을 떠 볼 수만 있다면....
자나 깨나 내가 붙들고 놓지 않았던 나에게 있는 한가지 소원입니다.
보기만 하면 되는 거지요.
그래서 예수께 나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냥 눈을 뜨라고 하셨습니다.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는 거라구요.
눈을 뜨고 싶다는 내 기도, 항상 기도하고 있어 물어 주실 때 즉시로 대답할 수 있었던 믿음이 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네요.
간절히 원하는 그것을 이루어주셨습니다.
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내가 이제 일어나 예수의 뒤를 따랐고 사람들은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 기도하는 사람은 바늘로 톡 건드려도 그 기도가 나오지요. 예수께서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실 때 '보기를 원합니다.'고 말할 수 있었던 눈먼 사람의 믿음, 꿈 속에서도 가질 수 있는 한 소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예수께서 우리 양로원으로 오셔서 양로원에 있는 나에게 내가 네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느냐고 물으면 난, 우리 은혜 양로원 어르신들 환하고 밝게 모시고 가실 때는 맑은 눈 뜨고 가게 해주시고 우리 은혜 양로원이 삶의 수련장이 되어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눈을 뜨고 가게 해 주십사 대답하겠습니다. 그것 하나면 지금 나의 믿음이 다 들어 있습니다. 나의 삶의 초점이고 나의 몰두, 나의 일치입니다.

● 201301


모냐구요?
오늘 우리 양로원 C할머니께서 하두 맑은물을 부어주셔서 넘쳐버렸나 봅니다.ㅠㅠ
갑자기 이틀 숙직을 하게 되어서 면도도 못하고 형상이 말이 아니죠.
근데 C할머니께서는 면도 안해도 이쁘도 잘생겼다고...ㅋㅋ
근데 왜 장가 못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ㅇㅎㅎㅎ
신청서 넣고 줄 서야할텐데... ㅋㅎㅎㅎ

그래서 말씀 드렸죠.
다 좋은데 하나 틀렸다구요.
못 가는게 아니라 안 가는 가라구...ㅋㅋ
내참, 살다 살다 이쁘고 참하고 잘 생겼다는 소리는 첨임다. ^^

나도 점점 정신을 놓아가나 봅니다. ㅋ
그래도 행복~~~

● 20130108
어떻게 지내냐구요?ㅎㅎ
오늘 아침 무지하게 바쁩니다.
앉아 있을 틈이 없네요.
어제 할머니 한분이 새로 오셨는데, 늘 새 사람이 오시면 일이 두배는 많아 지는 것같습니다.
오늘 따라 사방에서 불러대셔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ㅎㅎ
나만 찾지? ㅋㅋ
행복한 비명입니다.
굿 모닝!
그리고 굿 나잇~! 입니다.

● 20130108


바벨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애굽에서 노예로 살고 있다.
또 나의 삶에 불의가 있고 억압이 있고 고통이 있을까 묻고 묻는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래 이제 종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사는 가나안으로 가자고 묻고 묻는다.

그렇지!
노아에게 홍수는 다시 깨끗하게 살리시려는 축복이었고
흑암과 혼돈과 공허는 창조의 징조이었지.
바벨은 멈추어 주저 앉아 하늘까지 닿는 탑을 쌓고 있는 이들을 섞고 온 땅으로 흩어 그 지경을 넓히시는 은혜라.
자기만 옳다고
자기만 살겠다고
자기만 잘났다고 하는 그 생각을 깨뜨리셨다.
그 때 참 억울하고 아팠겠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내렸겠지.
어떻게 세우고 세운 탑인데,
내가 다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 그냥 두면 같은 말을 쓰는 우리가 못할 일이 없는데 왜 뒤섞으실까 원망에 원망을 했다.

그런데,
가만히 바라보니 잘 나서가 아니라 두려워서 탑을 쌓고 있었다.
그나마 가진 것이라도 지키고 싶어
도시를 세우고
탑을 쌓자 하였다.
철학자는 철학의 상아탑으로,
그림 그리는 화가는 기교의 아성으로,
성직자는 높디 높은 교회당의 첨탑으로,
정치가는 어떻게든 권력만 잡아야만 이름을 날리고 흩어짐을 면할 줄 아는 거다.
그게 나를 지키는 길이고 그것만 세우면 못할 일이 없다 믿었다.

그러나,
그렇게 못할 일이 없는 사람들,
그대로 두면 자기 생각의 함정에 빠져들고 빠져들어
왜 여기까지 왔는지조차 잃어버리고 그 생각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거다.
말이 뒤섞이니 이제 다양한 말이 나오지.
생각이 뒤섞이니 다양한 길이 보여지지.
인종이 뒤섞이니 하얀 아름다움, 가만 미소, 노란 웃음이 넘실 거린다.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으니 사랑이 싹이 튼다.
진보가 있고 보수가 있으니 부패하지 않는다.
다양한 생각
다양한 신념
다양한 기술
다양한 삶
그래서 인생은, 지구는 풍요로와지는 거다.
탑을 세우면 못할 일이 없지만 그 좁다란 울타리에 숨막혀 죽는지도 모를거다.
그런데도 가던 길 멈추고 주저앉아 탑을 세우니 애굽의 노예가 아닌가?

그 때 시날의 도시에서 갇혀 하늘에 닿는 탑을 세우고 그 이름을 날려 흩어지지 않았으면 어쩔뻔 하였으랴?
서로 섞이고 흩어져야 산다.
교회는 모여 한 말만 하고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라고 있다.
철학은 ‘정’만으로는 되지 않고 ‘반’이 있어야 ‘합’으로 간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어야지, 빛만 있으면 그것은 빛이 아닌거다.
변화되지 않으면 죽는다.

바벨, 뒤섞어 흩어주신 은혜와 사랑이다.
노예에서 주인으로 출애굽의 길이다.

● 20130108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열심과 정성으로 살아내는 너의 삶이 내 마음에 기쁨과 위로를 준다. 지금처럼 행복하게... 너를 지켜보는... 너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삶과 사랑을 나누는 새 한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고마운 마음의 편지를 받습니다. 예! 지금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길이 내가 사는 길이고 또 그래서 내 주변을 조금이나마 밝힐 수 있다면 그 길 기꺼이 가려 합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알 수 있겠지요. 어떤 길인지 어디로 가야할지... 돌아보면 발걸음마다 은총이라 하였듯이 가보지도 않고 돌아볼 수는 없겠지요.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는 길이 되도록 매일 매일이 나에겐 수련이고 기도입니다. 그런 길이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기쁨과 위로가 된다면 더 없이 행복하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길을 가는 이들이 있음을, 그래서 더 깊이 삶과 사랑을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30109
오늘 아주 긴 하루였네요.
휴~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고 아침부터 지금까지 숨돌릴틈 없이... ㅠㅠ 그래도 숨을 아래로 내리고 돌아볼 여유와 틈새가 있어 고맙습니다.
이제 토론토로 내려가며 코스트코와 한인마트에서 시장으로 보고 또 토론토의 예가 하우스 정리를 위해 밤까지 애써야하겠습니다.
그래도 숨놓치지 않고 입꼬리를 살짝 올려 내 얼굴의 미소를 바라보고 여유를 누립니다.
이렇게 잠시 자리에 앉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 저로서는 기도의 시간이네요.
사뿐히 걷고 주의깊게 듣고 다정하게 바라보고 공손하게 어루만집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20130110
내가 늘 갈망했던 2%가 있다. 책상 앞에서 읽는 성경, 기도가 아닌 삶과 일상에서 눈과 마음과 몸으로 만나는 성경과 기도를 올리고 싶었다. 신학교 시절부터 마음으로 간절했던 기도와 소원, 20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살고 있네. 소름이 끼친다.

● 20130110
J할머니께 '힘들어요. 오늘'하니 할머니는 멀끄럼히 어제와 같은 눈으로 보시며 '힘든게 어딧어 말하지마.' 그러십니다.
그래도 '힘들어요.'라고 했더니 '말하면 뭐해?' 그러십니다.
그래서 '오늘 나, 예뻐요?' 그랬더니 똑같은 눈으로 쳐다 보시며 '예쁜 게 어딧어?' 그러십니다.
장난기가 동해 '할머니는 예쁘잖아요?'라고 했더니 '나, 이쁘지 않아.' 빙긋 하십니다.
치매를 만나고 계신 할머니지만 이렇게 일손을 놓는 틈틈히 찾아가 손 잡고 눈동자를 마주치고 물어보고 나면 내 가슴이 후련해지네요.
오히려 위로를 받습니다.
그쵸.
힘든 거 없지요.
이쁜 거도 없구요.
말하면 뭐하겠어요.
그냥 그렇게 바라보아주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을요. ^^

다음 주에 양로원 살림을 맡으러 오기로 하셨던 분이 사정이 생겨 올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평온님도 1월 말이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흰구름님도 다음 주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구요.
업친데 덮치고 맞은데 또 맞았습니다. ㅎㅎ
그런데 그냥 웃음만 나옵니다.
이제 진짜로 혼자서 해야하나? ㅎㅎ
아니 더 좋은 길이겠지, 그 길도 가보면 또 열려지겠지.
이렇게 자라갑니다.

고맙습니다.

● 20130111


오늘도 우리 J할머니께서 내 손이 왜 이렇게 보드랍냐고 놓치지를 않으시네요.ㅋㅋ
나는 오늘 그냥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기운이 다운되고 우울이 찾아오고 숨을 자꾸 놓칩니다.
이렇게 불어 온 바람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낼까?

헨리 나우웬이 그랬답니다.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지고 하루에 두시간씩 기도하라구요.

정말 원하는 것을 해야지요.
오늘은 오늘뿐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아야지요.

● 20130112
시방 느낌은?
하루 종일 바깥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는 것처럼 망가져 있다.
알아 차렸으면 이대로 살 건지 돌아갈 건지는 이제 내가 선택해야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 20130112
오늘은 기분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똑똑한 페북 상태 박스가요.ㅋㅋ
그렇게 물어주니 고맙네요.
아침, 여유가 찾아오고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밤의 어두움은 곧 지나가고 기온도 오늘 낮이 영상 11도랍니다. ㅎ

갑자기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다 겹쳐 와 과부하가 걸렸나 봅니다.
페북 덕에 다 들켜 버렸습니다.
아니 그렇게 표현하고 알리고 그래서 넘어서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엎친데 덮치고, 맞은데 또 맞고.... ㅎㅎㅎ
아, 이럴 때인가 보다 하고 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앓으면 알게되고 앓으면 아름다워진다고 하지요.
이렇 때는 왜? 라고 자꾸 왜? 라고 원망이 올라옵니다.
의식 수준이 낮아져서 그렇습니다.
이젠 그렇게 바라 볼 수는 있으니 다행이고 그런 밤을 맞이하면 아침을 기다리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이런 마음, 이런 상태가 찾아와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바람이 부는 거겠지요.
이곳 저곳에서 함께하고 싶은 소식들을 보내어주셔서 저의 펌프의 마중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네요.
이 문제의 좋은 점입니다.
이렇게 해서 또 새로운 만남들과 변화를 경험하지요.
그냥 두면 그저 꼼짝 안하고 바벨탑을 쌓아가고 있을테니 어떻게서든 움직이게 하는 바람입니다.
다 내 탓입니다.
그 바람에 Hope와 Desire와 Dream을 다시 실어 보냅니다.

자기 일처럼 만나주시고 보내주신 격려와 지지, 담대한 기도들을 잊지 않고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30112


고맙고 고맙습니다.
그래서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습니다.
아니 밤도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해서 아침까지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잘하고 있습니다.

● 20130113
얼마전에 여기서는 제7일 예수 재림교회라고 하는 교인 할머니 한분이 우리 양로원에 오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안식교, 혹은 이상구 박사의 뉴스타트로 알려져 있지요.
안식일 교회 목사님 사모님이셨는데 연세가 90세가 되셨는데도 참 정정하셔서 혼자서 화장실 가시고 샤워하시고 식사도 조절하시고 꼿꼿하십니다.
나는 안식교인들의 그런 생태적인 생활태도와 믿음생활을 평소 존경하고 있지요.
늘 조용히 기도하시고 혼자 책을 보시는 것으로 소일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참 깨끗하고 정갈해서 참 좋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에게 오셔서 제가 쓴 책이 성경을 기준으로 쓴 것인지 내 생각을 쓴 것인지를 물으시면서 지구 종말과 마지막 때의 예언에 대해 말씀하시는 겁니다.
아마 오늘 예배를 같이 드리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곧 지구가 멸망할 것이고 예수님이 재림하셔서 지구가 흔들리고 돌이 무너져 내리면서 표를 받은 성도들이 무덤에서 일어나 예수님을 맞이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 때를 준비해야한다구요.
사람의 몸과 영혼은 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예수님 안에서 죽지 않으면 모두가 없어지는 것이라십니다.

가만히 들으면서 내 안에 답답함이 올라옵니다.
당신의 믿음과 그 믿음으로 보고 경험한 세계가 사실이면 스스로 그 믿음 안에서 자유하고 행복하시면 좋을텐데 그 열심이 너무 넘쳐서 전하지 않으시고는 견디지 못하시는 겁니다.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함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주저하다가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는 그런 부활이나 승천이나 재림에 관심이 없다구요.
나는 부활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고 영생해도 좋고 영생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시간의 길고 짧음이 영생이 아니고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옮기는 것이 구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또 이곳도 저곳도 아닌 여기 지금, 삶도 죽음도 문제가 되지 않는 그 하루가 영원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재림이나 부활이나 승천이나 영생이나 그것은 오늘 나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분이 하실 일이고 나는 그저 찾아온 삶에 "예!"할 뿐입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고 내게 찾아온 삶에 정성을 다하고 웃으며 사랑하며 하루를 사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리고 때가 되어 불러주시면 부르시는 곳으로 갈 뿐입니다.
그러니 안달 복달하지 않습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든 모래 지구의 종말이 오든 그것은 나의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종말은 2000년 전에도 종말이었고, 1000년 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합니다.
종말은 늘 마지막처럼 정성을 다해서 사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깨어 사는 것이 종말을 참으로 사는 삶입니다.
나는 오늘 하루를 살 뿐입니다.

그래도 90세 되신 할머님의 맑은 얼굴과 확신에 찬 말투를 대하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참 도전이 되어집니다.
오늘은 할머니의 말씀을 또 다른 내 생각으로 가로막았지만 이제 그냥 잘 들어드려야겠습니다.
참 아름다운 삶입니다.

● 20130115
사람이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이 맞다.
그 중에 하나가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다.
정신이 있으신 우리 C할머니, 오늘은 많이 서운해서 삐지셨다.
양말이 없으셔서 양로원에 많이 있는 수면 양말을 신으라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는 거다.
양말을 빨고 또 다른 양말을 가져다 드렸더니 입이 함박이다.
그러기를 몇번, 이제 빨래를 하고 나면 당신이 신었던 그 양말들을 다 찾아 놓으라고 성화시다.
자기 거라는 거다.
아무리 할머니 양말이 아니라 신으시라고 드린 거라고 해도 막무가내시다.
왜 자기에게 줬다가 뺐냐고 나쁘다고 집에 가겠다고 있는 화를 다 내신다.
이궁...
가만히 그 마음을 들여다 보면서 사랑받고 싶어 투정하는 마음이 보이고
그렇게 빈 손으로 와서 잠시 행복하고 편안하게 빌려 썼던 것을 자기 것이라고 떼를 쓰다가 상처입고 아프고 괴로워하는 인생이 다 보인다.
도움을 받지 않으면 침대에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고 뒤도 못닦아 쩔쩔매면서도 그 하나의 집착을 벗지 못하고 화를 내고 토라지고 불편해 한다.
지구별에 올 때 우리 모두 빈손으로 왔다가 갈 때도 빈손으로 가게 된다.
심지어 이 몸뚱아리마저도 내것으로 가져가지 못하는데 그러고 사는 모습,
내가 지금 그러고 있겠지?
나만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나를 대우해주지 않는다고,
내 사랑이 떠났다고,
내 재능이 없다고,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다고,
그러고 살고 있다.
가질 수 없는 게 사실인데 가질 수 없다고 절망하고 있다.

사랑을 얻고 나는 오래도록 슬펐다.
사랑을 얻는다는 건
너를 가질 수 있다는게 아니었으므로.
너를 체념하고 보내는 것이었으므로.
너를 얻어도, 혹은 너를 잃어도
사라지지 않는 슬픔 같은 것.
아아 나는 당신이 떠나는 길을 막지 못했네.
미치도록 한 사람을 사랑했고,
그 슬픔에 빠져 나는 세상을 다 살았네.
세상살이 이제 그만 접고 싶었네.
(이정하)

● 20130117


하루 종일 먼가 가라앉아 침체된 기운에서 벗어나고 싶어 토론토로 내려와 요리를 시작합니다.
토론토에서 살림을 놓아 재료도 없습니다.
냉동실에 얼려진 맆을 찾아내고 감자를 예쁘게 잘라 오븐에 구웠습니다.
마늘, 생강, 고기 맛을 살리는 양념들도 없어 된장을 드립다 풀어 삶아 내어 후추 뿌리고 그냥 막...ㅋㅋ
그래도 맛있습니다.
기운이 돌아오네요. ㅎㅎ

중독, 맞습니다. ^^

● 20130118
오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숨돌리는 시간,
TV 앞에서 쉬면서 잠잘 시간을 기다리는 할머니들 사이에 앉아 손을 만져드리는데 가장 씩씩하시고 건강하신 C할머니께서 숨을 가빠하시는 겁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몸도 떨리고 안색도 창백하시고 손은 얼음장, 내 따뜻한 손을 잡고 더 놓지 않으십니다.ㅠㅠ
조금씩 안정되는 것같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는 간호사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응급실로 모시는 것이 나을 것같다시네요.
주저하다 911에 전화해서 앰블란스를 불렀습니다.
C할머니를 그렇게 병원으로 보내드리고 마음이 잡히지 않아 오늘 저녁 공부는 뒤로 미루고 TV 앞에서 한동안 앉아 있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눈이 너무 아픕니다. ㅠㅠ
TV에 몰두해서 너무 오래 보았지요.
중독...ㅋ
그래서 나는 어지간한 일은 시작 안할려고 합니다.
뭐 하나에 빠지면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그리 되었답니다.
SBS 드라마 '추적자' ㅎㅎ
아, 끝을 내기가 정말 어렵더군.
그래서 난 TV를 보아도 종영 드라마가 아니면 보지를 않습니다. ㅋ
끝을 봐야하거든...
오늘 추적자를 보면서 가슴에 남는 대사의 여운이 깁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이건 빨리 지나가라고 늘 그러고 살았는데 돌아보니 그게 다 내 인생이더라...'
뭐 그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긴박하게 흐르는 전체 스토리도 그렇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늘 머무는 곳은 그런 곳입니다.
여기서도 반골 기질이 드러나나 보아요.ㅎㅎ
그렇지요.
지금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이건 아니라는 순간, 느낌, 생각....
그런데 그것 말고 나의 삶이 어디에 또 있겠어요.
그것까지도 환대하고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 선물로, 사랑으로, 감사로, 은혜로 만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나의 모든 삶이, 숨쉬고 말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그 모든 것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그의 나라를 사는 거지요.
그의 '나라'는 다 '나'라는 것입니다.
구원 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구원 받은 삶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구원 받은 사람입니다.
나는 사라지고 삶만이 있습니다.
삶, 사람, 사랑입니다.

● 20130119
하나님을 만나고 그 나라가 임하면 누구나 자기 할 일을 알게 된다. 나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다. 아브람과 사래는 아이가 없어서 길을 떠난다. 그래서 이삭을 낳고 자기 일을 한다. 또 그 이삭도 모리아 산에서 버려 홀로 선다. 사람은 아이를 낳아야 하고 또 그 아이마저 버려야 사람이 된다.

● 20130119
SBS 드라마 '추적자'를 결국 다 보고 말았습니다.ㅠㅠ
머리는 아프고 가슴은 뭉클하고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만 정신은 감기 기운과 피로 탓인지 더 몽롱합니다.
아, 오늘 밤은 아무 것도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이 밤도 지나면 아침이 오겠지요?
양로원 일한다고 떨어뜨려 놓은 아들에게 '아들 모하니?'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ㅠㅠ
한달에 문자를 10000통을 보내는 아들인데... ㅎㅎ
또 다르지만 울컥 찾아오는 아내의 빈자리와 미안함, 아버지와 남편의 자리, 사람됨을 지금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늘은 그대의 날 여기 그대를 위해
가난한 내 손으로 빨간 촛불 하나 밝히네.
그대 어느 어둠앞에 서더라도 혼의 빛 잃지 않기를
그대 고운 눈속에 별하나 빤짝이기를
소나기 지나간 들녘에 무지개 다리놓이듯
그대 작은 가슴속에 예쁜꿈 간직하기를
오늘은 그대의 날 여기 그대를 위해
가난한 내손으로 맑은 술 한잔 따르네.
그대 어느 절망앞에 서더라도 혼의 노래 잃지 않기를
그대 고운 눈속에 별하나 반짝이기를
밤이 쓰러진 새벽녘에 종소리 멀리울리듯
그대 깊은 침묵속에 늘 깨어있기를
"

● 20130120


그리고, 아침입니다.
아침햇살의 기운 참 신비합니다.
간밤의 근심, 염려, 어두운 음습함을 다 밀어냅니다.
아니 아침햇살로 비추니 아무 것도 없습니다.
벌떡 일어나 움직이고 땀을 흘리니
마음은 뿌듯하고 얼굴은 환하고 배에서는 힘이 올라옵니다.

굿 모닝! 입니다.

● 20130120
예배 시작 40분 전...
나는 이런 긴장과 이런 기대와 이런 설레임이 참 좋다.
아니 사실은 대형 교회와 일반 교회에서 예배 전의 느낌과 지금은 오묘한 차이가 있기는 하다.
전에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형식과 포장에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지금은 그런 껍데기 없이 저절로 찾아오는 은혜에 대한 기다림이 더 크다.
나에게 지금 예배에 들어서고 예배에서 나오는 그 느낌은 포근한 안식과 은혜다.
이제는 이를 빼앗기고 싶지 않고 놓치고 싶지 않다.
비록 겉으로는 가난하고 초라해 보이더라도 이것이 나만의 서비스이면 족하다.
리추얼, 통과의례라고 할까?
흘러가는 일상에 이런 단절과 기회가 없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고 지루할까 모르겠다.
삶이 예배이고 일이 기도임을 알고 또 그래야 하지만 아직은 상대하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기에 이런 과정 또한 은총이고 선물이다.
정신은 맑고 기운은 고요하다.
어떤 기도를 하고 어떤 찬송을 하고 어떤 설교를 할까 궁리하기 보다는 가만히 이런 기다림 속에 맞이할 그 순간을 바라본다.
좋다.

● 20130120


산에는 꽃이피네 꽃이 피네..:)
고마운 분이 산에게 전해주려고 일주일 내내 차에 싣고 다녔답니다.
제가 양로원 일을 하느라 받아 보지 못해 사진으로나마 전해주신 마음 잘 받습니다.
맞아요.
산, 꽃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잊지 않고 늘 가까이 기억하고 살겠습니다.
우리에게 꽃이 있고 산이 있고....
고맙습니다.

● 20130120
오랜만에 공항 픽업을 다녀왔습니다.
길 위에서 길을 가겠다고 시작했던 운전 일, 좋은 이웃이 되었는지 아직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ㅎㅎ
그래서 양로원 일을 하면서도 틈틈히 시간이 되면 이리 밤과 새벽에 운전을 하지요.
오랜만에 토론토 밤을 드라이브하며 그 때의 그 느낌이 살아와 좋았습니다.
삶은 그렇지요.
내가 걸어온 만큼입니다.
열한시가 되어 돌아왔는데 아들 컴퓨터가 고장 나 포맷을 하는 중입니다.^^
모르는게 약이지요.ㅋ
아는 게 병입니다.
또 컴퓨터와 씨름하다, 아니 연애하다 잠들겠습니다. ㅎㅎㅎ
긴 하루, 하고 싶은 말, 해야할 말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이리 살 수 있으니...^^

● 20130121
양로원에 출근, 주방정리를 하고 하루을 시작하려는 찰라 블랙 아웃(정전)이 되었습니다.ㅠㅠ
영하 11도, 체감 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겨울 한가운데 정전, 사방이 고요합니다.
지하수를 쓰니 물도 안나오고, 식사도 준비할 수 없고, 씻겨 드릴 수도 없고....
그냥 두 손을 놓고 전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간 편리했던 문명의 또다른 피해라 할까?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할까요? ㅠㅠ
놓치고 살았던 일상의 고마움, 편리함, 덕분에 사는 은혜를 이렇게 자연으로 맞이합니다.
있을 때 감사하며 소중히 살아야지요.
우리는 너무 충분히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내가 이무 것도 하비 읺았는데 코로 들어오는 숨, 바람까지... _( )_

● 20130121
"너희는 '예'할 때는 '예'라는 말만 하고, '아니오'할 때는 '아니오'라는 말만 하여라."(마5:37)

구약의 십계명과 율법에서는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맹세를 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은 참 맹세라는 것도 거짓 맹세와 다르지 않지요.
우리는 어디에 맹세를 할 수 있을까요?
하늘을 두고 맹세를 하지만 하늘을 하나님의 보좌이고, 땅을 두고 맹세를 하지만 땅은 하나님의 발판이고, 머리르 두고 맹세하지만 우리는 머리카락 하나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라 하셨지요.
맹세와 다짐을 하지 말고 그냥 살면 된다는 것입니다.
내일 아침에부터 일찍 일어나 무엇을 하겠다는 다짐은 필요가 없습니다.
어디에다 다짐하겠습니까?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됩니다.
나는 이제 사랑하며 살거라고 각오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각오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살면 됩니다.
그것도 애쓰거나 노력할 것이 아닙니다.
이미 되어져 있는 그 안으로 들어가 맡겨서 힘들이지 않고도 저절로 되어지는 것이 복음입니다.
그러면 쉽습니다.
다 맡기고 '탁' 내려 놓으면 됩니다.
포기나 직무유기와는 다르지요.
'유'가 아닌 '무'입니다.
나를 아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기를 젖이 나오고 사랑이 샘 솟듯이 말입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그런 것이지요.
그런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내가 내 일을 알고 내 사람을 알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면 나는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나를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만났다고 하면서 나를 보았다고 하면서 삶에 사랑과 정성이 우러나지 않으면 그것은 가짜입니다.
맹세하지 말고 각오하지 말고 노력하지 말고 그렇게 살면 됩니다.
사실에 입각하여서 '예'할 때 '예'를 하고 '아니오'할 때 '아니오'하는 것입니다.
그런 순간 순간이, 오늘 하루가 나입니다.
구원받은 사람은 없습니다.
구원받은 삶만이 있습니다.
그런 행동만이 우리를 증거할 것입니다.

● 20130123
아브람과 사래가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따라 가나안으로 길을 떠나 아브라함과 사라가 됩니다. 그들에게 자식이 있었으면 아브람과 사래로 바빌로니아에서 그냥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식을 낳으려면 연애를 해야지요.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는 것입니다.

● 20130125
요즘 생각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생각을 고르면 저만치 마음이 가고 몸이 움직인다.
저 생각을 고르면 요만큼 마음이 가고 몸이 움직인다.

생각은 한끝 차인데 마음과 몸은 하염없이 멀리간다.
미움과 원망을 선택하면 지옥이고,
사랑과 이해, 감사를 선택하면 천국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나를 지켜볼 수 있고,
참 많은 생각이 오고 가고 지옥과 천국을 오고 가니 재미있다. ㅎㅎㅎ

사랑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고,
믿음은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고,
소망은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닐까?

● 20130125


드디어 맨붕입니다. :)
이건 완전 자폭 수준이죠.ㅋㅋ
하루종일 일하고 졸려서 눈이 다 붓고 눈이 다 감겼네요.ㅎㅎ
오늘도 우리 할머니들께서는 나가면 목사님 보고 총각이라죠?
목사님은 잘 먹는데 왜 살이 안쪄?
그럽니다.
맑은물인가요?
구정물인가요?
어디를 봐서 총각 같아요? ㅋㅋ

좋은 밤!
좋은 하루!

ㅇㅎㅎㅎㅎ


● 20130127
드라마 추적자의 아버지의 캐렉터 중 하나는 안씻는다는 거다.
대한민국은 물부족 국가라고...
안씼는다.ㅎㅎ
그러고 보니 나도 지난 월요일에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는 아직까지 안했다.ㅠㅠ

사실 화,수요일은 숙직이니 목요일에 운동을 가려했는데 아들 컴퓨터가 결국 말썽을 부려서 컴퓨터를 사서 셋업하느라 운동하고 샤워를 못했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운동하고 샤워라리라 미루고 있었는데 급하게 금요일 토요일 숙직을 하게 되어서 결국은 오늘까지도 이러고 있다.ㅋㅋ
캐나다는 물부족 국가가 아닌데 뭐라고 둘러대지?
마누라나 애인이 없으니 이런 건 좋다.ㅎㅎ

아 또 하나, 결혼하고 신대원을 졸업하고 교회에 들어가니 일년도 되지 않아 20kg가 늘어버렸다.
결혼하기 전에는 10년간 거의 매일 운동을 해 50kg초반에 군살이 하나도 없었는데 결혼한 30대 이후로 늘어나는 뱃살이 영 조정이 안되더라는...
뱃살은 결혼 생활과 연관성이 아주 깊은 것같다. ㅎㅎ
그런데 양로원 일을 시작하고는 뱃살이 하루가 다르게 빠지더니 이제는 20대의 몸매를 회복했다.ㅎㅎ
이 문제의 좋은 점. ^_______& (y)

아, 정말 계획과 다짐은 안좋다.
그냥 목요일에 퇴근했을 때 샤워를 했어야 하는건데. 앙~~~~
그래도 내일은 그간 서블렛을 주었던 토론토 예가 하우스 이사하느라 양로원 출근을 하지 않고 모레는 새로 양로원 일을 돕기 위해 오는 '슬아양'을 공항에서 픽업하느라 양로원 출근을 미루었다.

이틀간 내 빈 자리를 채우셔야할 전임 원장이신 진집사님과 평온님께 미안하지만 얼마만의 여가인지... ㅇㅎㅎㅎ

● 20130127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아라." 예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구요?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도 돌려 대고, 속옷을 달라면 겉옷도 줘버리라신다. 그러면 쉽다. 그러지 않으니 지지고 볶고 다투고 지옥을 산다. 그래도 가끔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으니 난 아직 멀었나 보다.

● 20130128
자다 깼는데 머리가 맑습니다. 쉬어야 한다는 압력(?)에 일찍 잠이 들었나? 아님 출근 안한다는 생각에 여유가 만만인가?ㅋㅋ 역시 생각은 한끝 차이, 몸과 마음은 천리 만리...ㅎㅎ

하루 휴가 아닌 휴간데 천년은 얻은듯 합니다요. 뭐 출근 안하니 아들 아침 챙기고 학교 델다 주고 이사해야 하니 일어나는 시간은 똑같지만...ㅠㅠ 삶이 뭐 있어요 마음 생각 가는대로 행복한대로 사는 거지요. ^^

아, 꿈 이야기.... 깨고 났는데도 아주 생생해요. 꿈에 호주로 보이는 곳에 갔어요. 거기에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곳이 있고 아주 유명한 대학에 박사과정으로 간 거예요. 근데 거기 신입생이었는지 교수였는지는 막 헷갈려요. ㅋㅋ 역할이 왔다 갔다 한듯.... 근데 거기서도 공부보다는 공부하는 동기와 공부하는 자세에 대해서 열변했다는....

꿈, 아시는 분들 이건 뭐지요? ㅎㅎ

● 20130128


나는야~~ 맥가이버~~ㅎㅎ
오늘 아침부터 토론토 예가 하우스 서브 리즈를 준 집을 마지막으로 정리했습니다.
이사를 했다는 말...
이제 현관 키를 교체 하고 집 청소만 말끔히 하면 끄읕...
애고 삭신이야..ㅋㅋ

이제 홀로 남아 짐조차 없는 집에서 가만히 있어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곳을 스쳐간 이들, 지난 여름을 불태웠던 캠프... ㅠㅠ
참 많은 추억과 고마움이 가득한 Empress 예가입니다.
또 어디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생각만 하고 있지 않고 가 보면 알겠지요.

토론토 산지 만 9년만에 이사를 9번째 합니다.
20명 넘어 산 살림이라 갈수록 늘어나는 짐, 이제 다 정리해야 하는데 어찌할까...
올 해 또 이사를 해야만 합니다.
이제 양로원으로 아주 들어가야지요.
베낭 하나로 훌쩍 떠나는 삶을 꿈꾸지만 이리 되어 가는 삶입니다.
이제 정말 다 놓고 살아야겠습니다.

처음 하듯이 두번 다시 못할듯이 사람되는 걸음, 청소를 정성껏 하고 이곳에서 마지막 기도, 명상을 하고 떠나야겠습니다.
들리는 소리 다 들으며 보이는 것 다 보며 한 걸음씩,
사뿐히 걷고 주의깊게 듣고 다정하게 바라보고 공손하게 어루만지면서...
휴~~~

● 20130129
아주 긴 하루가 지나고 새벽 두시가 다 되어 갑니다. 자다 깬 거 아니구 아직 잠들지 못했지요. 일이 일이 끝이 없습니다. 아직도 태산.... ㅠㅠ 양로원 일이 아주 먼 꿈 속같아요. 이렇게 여가를 내게 배려해주신 분들께 고맙고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 가득입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어찌 지내실지 한 숨을 돌리고 나니 많이 궁금합니다. 내일도, 아니 오늘도 양로원 출근하지 않는다고 아직 잠자리에 들지도 않고 이리 여유만만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참, 지난 밤 꿈 이야기... 꿈 공부를 하시는 페친께서 그러시더군요. 지구에 온 건 배우고 깨달아가기 위해서인데 그 영적인 마지막 레벨이 대학원이라구요. 지금 제가 그런 영적인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ㅎㅎ 그리고 폭포는 물의 근원인데 꿈에서 폭포를 본 건 지금 제가 그 근원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 거라구요.

꿈보다 해몽이 더 좋지요? ㅎㅎ 저 또한 지금 제가 그런 길 가고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의 간절한 기도요 소망이요 믿음이고 그런 사랑입니다. 우리 그런 길 가고 있지요. 사실로.... 이제 진짜 자야겠어요. 내일도 긴 하루가 될듯합니다.

오늘 다하지 못한 이사 일 마무리하고 공항으로 양로원 일 도우러 오시는 새로운 벗을 맞으러 가서 가능하면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양로원에 들어가면 당분간 고생할터이니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어서요... 물의 근원을 보러 갑니다.^^

● 20130129


오늘의 토론토 예가 저녁 메뉴, 오랜만이지요?ㅋㅋ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 그리고 쫀득쫀득한 오겹살 제육볶음...ㅎㅎ

양로원 일을 하러 한국에서 날아 온 따끈따끈한 이슬아양, 이름도 이쁘죠? ^^
슬기롭고 아름다우라고 부모님께서 '슬아'라고 이름했답니다.
슬아양과 함께 넉넉히 내리는 빗길을 뚫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왔습니다.
근데 폭포에는 구름같은 안개가 자욱~~~
신비스런 광경에 민족하고 돌어왔습니다.
아쉬워 토론토 다운타운 야경이라도 보려 했는데 CN타워 마저 허리가 뚝, 구름 속에 계셨다는...^^

그리고 한 밤 중에 돌아와 이사한 이불 빨래하며 마늘 갈아 얼리며 제육볶음과 청국장 뚝딱!
자, 또 새로운 일상입니다.

아자!

● 20130130
또 다시 한번 머피의 법칙..ㅠㅠ

다시 양로원에 출근 오전 일과와 낮진지까지 무사히(?) 마치고 잠시의 휴식입니다.
진짜 휴~
빈자리가 그렇게 드러나니 고마워 해야할지 속상해야할지...
그런데 나도 고향에 돌아온듯 마음도 몸도 편안합니다.
속세(?)가 이젠 넘 복잡하고 번잡하네요. ㅎㅎ

이틀 이사를 하고 새식구를 맞이하느라 양로원에 출근하지 못했었지요.
또 때를 맞추어 공항 픽업 일도 생겨서 그새 몇번 공항을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어제는 갓 토론토에 도착한 슬아양과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오는 길에 새벽 공항 픽업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사하느라 애쓰긴 했지만 잠을 조금 줄이면 되지 하는 생각에 그러기로 했고 시간이 맞아 도와줄 수 있어 다행이라 했지요.
근데, ㅠㅠ

1. 새벽이라 마음 놓고 속도를 내다고 경찰에 딱 걸렸습니다. 60km 존에서 90km가 나왔다면 벌금이 300불 가까이... 그냥 잠을 더 자는 건데 그랬습니다. 흑~

2. 티켓을 받고 기다릴 손님 생각에 또 달리다 창문을 잠깐 열었지요. 근데 티켓이 창밖으로 훅~ 날라가 버립니다. 흑흑~~

어떻게요?
티켓을 받고도 벌금이 문제가 아니라 또 오르게될 보험료가 걱정이고 코트(법정)로 갈 경우 시간을 내야하는 일도 염려가 되기 시작하니 원망과 후회와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티켓까지 날라가 버리고 나니 또 이걸 어떻게 재발급 받지가 겹치면서 의식 수준이 급격하게(ㅋ)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ㅠㅠ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고, 그렇도록 잘 되어 있어 바라보기 연습, 떨어져 있기 연습, 받아들이고 영접을 해봅니다.
생각이 미친 코끼리 같다던 인도 사람들 말처럼 한 순간에 어찌 그리 많은 생각이 오고 가는지...ㅎㅎ

그런데 그 와중에 카톡이 옵니다.
누구지?
슬아양입니다.
양로원 첫출근이 기대도 되고 시차로 새벽에 일찍 깬 모양입니다.
사실 어제 공항에서 일이 좀 있었지요.
캐나다에 비자로 들어오는 것이 요즘 워낙 까다롭고 말썽이 많아 1달짜리 리턴 티켓을 가지고 오라고 했지요.
돌아가는 비행기표는 1년 안에 일정을 바꿀 수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그것을 확인한 이민국에서 한달짜리 비자를 주었다는 겁니다.
이크. 이것을 어떻하지...
한달~
1년을 생각하고, 6개월 양로원에서 일하고 잘 안내해서 남은 6개월은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는데 비자 연장에, 변경에, 산너머 산입니다.
암담하지만 그래도 해봐야지 그랬지요.
다 필요해서 일어난 일이고 우리가 정말 원하는 일이면 길이 열릴 거라 생각했지만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려 있었던 모양입니다.
슬아양도 나도...

그런데 슬아양이 새벽에 여권에 찍힌 도장을 다시 보니 Feb이 아니라 Jun이었다는...ㅎㅎ
그래서 그 새벽에 조금이라도 염려하지 말라고 카톡을 보낸답니다.
이민국에서 언제 돌아가냐는 질문에 당황해서 리턴티켓을 보여주었는데 뭐라고 적으니 2월로 적었을 거라고 미리 짐작했다는 것.
생각이라는 것이 그렇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갑니다.
속도위반 티켓, 그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속도위반 티켓, 날라가면 어떻습니까?
어떻게든 발급 받으면 되지요.
시간이 들고 귀찮아서 그렇지 뭐 큰 문제겠어요.
죽고 사는 문제 아니고, 죽고 사는 문제이면 또 어떻습니까?
이미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ㅎㅎ

한 문제가 풀리고 나니 문제라 여겼던 또 다른 문제가 작아지네요.
아니 문제는 풀리지 않고 사라지는 거 맞습니다.
풀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만 생기는데 그 문제가 아무 것도 아닌 수준과 상태가 되면 그것이 나를 어쩌지 못하지요.

이렇게 생각 바라보기 참 재미있습니다. ㅎㅎ

● 20130130
이슬아

오늘 새벽 길을 달려 양로원으로 오면서 슬아양에게 시방느낌을 물었더랬습니다.
불안에서 점점 안심과 평화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먼길을 홀로 낯선 곳으로 떠나 온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줄 압니다.
그렇게 떠나올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로 큰 용기요 힘입니다.
Change Place!
그래서 만나는 축복이 있습니다.
기회요 선물입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의 아내를 구하며 가졌던 조건은 단 하나였습니다.
아버지 땅을 떠나 가나안으로 올 수 있는 여인이면 된다는 것이었지요.
떠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이 그의 생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고 그것이면 다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토론토로 오는 계획을 세우며 슬아양과 메일로 마음을 나누면서 제가 처음 물었던 것이 캐나다로, 하필이면 양로원으로 오면서 무엇을 기대하고 얻고 싶은 것이 무어냐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염려와 미안함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슬아양은 거꾸로 과연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헤아릴 수 없지만 나중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느끼고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지요.
떠나서 얻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세워두고 간다면 그것이 채워지지 못할 때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있고, 그래서 거기로 가 얻는 것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통해 나의 생각과 삶의 변화를 이루어가도록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는 감동합니다.
그런 첫 마음, 그런 첫 시작...
참 알음답습니다.
스물다섯 슬아양은 스스로 겁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에 대한 도전을 결심하고 있습니다.
나는 원래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는 생각에 갇히고 싶지 않아 기회를 잡아 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꿈을 꾸지만 그것을 이루지 못하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특별한 생각을 하게 하시고 그 생각을 드러나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사도 바울은 말해주었습니다.
그가 만난 하나님이 그러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양로원의 일상을 통해서, 캐나다라는 새로운 땅이 주는 기회의 선물을 통해서 슬아양이 무엇을 얼마나 이루어갈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나를 만났의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다 주고 싶습니다.
그것을 나에게로 온 슬아양이 받아갈 수만 있다면 그것 자체로 나는 이곳에 있는 이유를 다한 것이라 여깁니다.
그 때 내가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할 것입니다.
나는 그 일을 위해서 있습니다.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때 나는 가장 힘이 들고 슬프고 좌절합니다.

이것이 깨어나기고 알아차리기이고 살아가기가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 20130131
밖은 북풍 한설인데 햇살은 환하고, 그런 햇살 모인 창가에 앉은 할머니들 손톱을 똑깍똑깍 깎아 드리니 마음은 더 포근한 햇살, 만가지 근심염려 훌훌 털어지고 멈추어진 시간에 머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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