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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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2/12/2(일)
십일월의 토론토 예가 은혜 양로원 이야기  
● 20121101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홍수가 난다.
비가 내리는 동안 그 비가 홍수인 것을 아는 마음은 어떨까?
비가 내리는 동안 그 비가 홍수가 되는 것을 보는 마음은 어떨까?
비가 내리는 동안 그 비를 내리는 마음은 어떨까?
비가 내린다.

잠시 내리는 비는 괜찮다.
잠시 내리지 않고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도 괜찮다.
잠시 내리는 비도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도 다 사랑이다.
차라리 그치지 말라.
아니, 잠시만 내려라.
비가 내려 다 물에 잠기고 다 떠다니고 다 쓸려가 깨끗이 그래서 다시 사는 것이니,
내가 만들었다고 하는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져야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착각에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난다.
비가 내려 깨끗한 도화지 위에 또 그림을 그려가리라.
나는 멈추지 않고 그려가리라.
이미 가득 차 있는 곳에는 아무 것도 그릴 수가 없으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홍수가 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의 징조,
후회하고 탄식하고 절망하고 좌절하고 후회하는 비 바람,
이대로는 아니되겠기에 비가 내려 이렇게 눈물로 흐르고 식은 땀으로 흐른다.
사랑해서 그러하다.
고맙게도 이제도 멈추지 않고 또 잠시 비가 내린다.
메말라 갈라져 눈물 한방울 흘릴 수 없는 가슴에 비가 내려 새 길이 열리니,
비가 내려 새싹이 움튼다.
잠시 내리는 비는 괜찮다.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도 좋다.
그렇게 바람이 불어 오고 바람이 불어 간다.
그런 비로, 숨으로 신이 오고 바람으로 신이 난다.
다 나다.
우숨이다.



● 20121101

종교적 실존의 표현은 그야말로 계시요 상징이다. 그속에는 아무런 관념적 내용이 없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고 부활했다고 해서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는게 아니다. 하나님의 생명이 계시된 것뿐이다. 종교적 실존의 세계는 관념이 아니다. 실재다. 거기는 힘이 있고 빛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재의 세계가 관념으로 해석될 때 상징이 변하여 의미가 된다.(김흥호)



● 20121103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알. 내일 걱정은 내일이 맡아서 할 것이다. 한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은 것으로 족하다.(마6:34)"

공중의 새를 보라고 하셨습니다. 본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관 -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지요. 새는 걱정을 하지 않고 오늘 하루를 삽니다. 스스로 그러함, 자연 그대로입니다.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는 것은 저절로 그러합니다. 내가 어떻게 해서가 아니라 되어 있는 삶을 삽니다. 비와 바람을 맞고 땅에 뿌리를 내려 자고 깨는 동안 자랍니다. 걱정하고 염려한다고 자라거나 자라지 않지 않지요. 그렇게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볼(see) 수 있을 때 봄(spring)이 오겠지요.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아니 내일은 없습니다. 내일은 오늘이고 오늘, 지금을 살면 내일이 오늘이니 그렇게 지금 하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합니다. 내일(tomorrow)은 내일(my job)이 아니지요.



● 20121103

이렇게 종교적 상징이 절대화하여 교의가 되고 종교적 입장이 없어지고 문화적 입장이 유일한 입장이 되어 문화적 관념성이 의미와 내용이 된다. 인간이 직관을 잃고 근원적 사유와 행위가 말살될 때 상징은 상징이 되지 못하고 다만 전달된 종교적 관념만이 절대화가 된다. 그 때 거기에는 무서운 독단과 어리석은 우상숭배만이 신앙이라 생각되게 된다. 교리가 절대화 되어 관념으로부터 관념으로의 새로운 죄악이 되풀이 되고 그 모순과 갈등은 종교 없는 세계보다 다 더럽게 된다. 종교는 종교적 실존을 회복해야만 종교가 되게 마련이다.(김흥호)



● 20121105

하루 내내 몸, 마음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몸살기가 도는듯,
불편한 것은 신호지요.
무슨 신호일까?
시방 느낌을 알아차리고 그 느낌이 오는 생각을 보려합니다.
잘 안됩니다.
위축되고 자꾸만 동굴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에니어그램 8번인 저는 수축되면 5번의 낮은 차원으로 가 숨어버리지요.
알아차리고 몸을 움직이려고 해봅니다.
2번으로 가서 돕는 역할을 하면 의식이 고양되고 신이 나는 것을 아니까요.

다행히 양로원에서 해야할 일이 수축을 막아줍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랑을 나누고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이 있음, 그런 일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내가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도움을 받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살고 있네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예가로 돌아와 가만히 있어 봅니다.
명상 시간이 되었는데도 이제 토론토에서 일주일 남은 북극성님은 바깥 나들이를 가 돌아오지 않고 정윤이도 소식도 없이 집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결이와 대표님과 셋이서 명상으로 둘러 앉습니다.
뽀족한 사춘기 한결이는 사람들이 없다고 명상을 하지 않겠다 투덜거리지만 그래도 둘러 앉습니다.
내일은 제가 양로원 숙직이라 예가에 없다지요.
그렇게 둘러 앉아야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루의 스토리, 살아온 일들이 정리 정돈이 되지요.
고마운 것을 나누어 봅니다.
숨이 깊이 내려와 있는 제가 울컥합니다.
하루의 고마움이 가만히 찾아오지요.
양로원에 어르신들이 10분은 계셔야 운영이 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6분이 계십니다.
오늘 수입 지출을 계산해 보니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일하는 인건비는 고사하고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가 적자입니다.
수입도 없이 예가도 운영해야하니 한달에 5000불은 고스란히 더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를 더 버틸 수 있을까?
답답함이 찾아오지요.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예가 아침을 준비하고 50km를 운전해 양로원에 가서 어르신들 씻겨 드리고 옷을 입혀 드리고 아침진지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나면 9시, 10시에 간식을 챙겨 드리고 나면 12시 점심을 준비해야하고, 점심 설거지를 하고 나면 2시 간식 준비, 간식을 하고 나면 4시에 저녁 진지, 그리고 청소도 해야하고 중간 중간에 약도 챙겨 드리고 놀아 드리고 잠자리를 봐 드리고 장을 보고 돌아오면 7시, 8시... 또 예가 일을 하고 나면 꽉찬 하루입니다.
7일 내내, 주말 휴일이 있을 수 없지요.
그래도 지금 양로원의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이 내가 해야할 일로, 기쁨과 감사로 찾아오니 참 고맙습니다.
덕분에 삽니다.
누가 시켜서 계산하고 따져서 대가를 바라고 하려고 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삶은 그렇게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위태 위태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살 수 있음이 고맙습니다.
이런 저의 하루와 마음을 나누니 대표님도 자기가 캐나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삼 숙연해집니다.
흩어졌던 몸과 마음이 모아집니다.
고마움이 찾아옵니다.
사실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지요.
다 하게 해주시는 은혜입니다.
한결이도 자기가 누리는 것이 얼마나 복에 겨운지, 거저 받고 있는지를 알아차립니다.
그런 삶에 책임을 지고 충분히 지금을 누리고 정성을 다하기로 합니다.
양로원 일을 시작한지 두달, 예가에 돌아와 있노라면 예가를 하며 웃고 울던 그 시간이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집니다.
그도 그리움으로 찾아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이지요.

제가 하는 일을 보시고 지금 하는 일이 저의 디자이어냐고 물어주었던 친구 목사님의 물음이 떠오롭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저를 염려해서 물어주셨지요.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알아 저도 잠시 멈칫합니다.
이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
아니면 해야할 상황에 몰려서 그냥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그러면서 알아집니다.
이것도 제대로 못해내고 다른 것은 하겠다는 것은 비겁한 거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다 핑계지요.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하지 않으먼서 다른 것을 하면 잘 할 거라고 기웃거리는 것은 도피라 여겨집니다.
이거 하나 제대로 하고 나면 다른 일은 자연히 풀리리라는 믿음이 있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렇게 살고 싶음이 저의 디자이어입니다.
그렇게 나의 일을 맞이할 수 있으니 참 고맙습니다.
이 일이 있어 고맙습니다.
다시 고요가 찾아옵니다.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님, 이제 참 숨을 주셔서 나의 생명을 일으켜 주시고, 나의 숨을 내어 바람과 꿈을 세상에 가득하게 하옵소서.
아니, 하나님께서 내게 숨을 주시고 바람을 주셔서 내가 살고 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내 숨으로 이웃과 세상에 바람이 불고 희망과 사랑이 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하소서.
내 숨과 바람이 가득하게 하옵소서.

자, 이제 다시 정지, 주방으로 가 다들 좋아하는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 놓아야겠습니다.
이틀 먹을 먹거리를 준비해 놓고 자야지요.^^



● 20121106

K할머니는 1922년생이시니 올해로 90세이십니다.
연세가 많으시고 몸에 만성질환이 있으셔서 매 끼니 복용하시는 약이 한봉지, 과외로 늘 진통제를 드셔야만 합니다.
그래도 진통이 찾아올 때면 혼자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셔서 속이 상하지요.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옆에 가 시중을 들어드리고 친절하게 해드리면 얼굴에 찾아오는 미소와 부끄러움은 소녀같으십니다.
나는 그런 미소가 참좋습니다.
근데 이분이 또 젊으셨을 때 한 성격하신 것이 그대로 옆의 할머니들에게 입바른 소리를 참지 못하시고 걸걸한 욕이 막 쏟아져 나오실 때면 드러나신답니다. ㅠㅠ
텃새도 심해 처음 오는 어르신들이나 일하는 이들도 한번쯤은 걸려 넘어지지요.
그런 K할머니가 문득 조용해지시고 순한 양처럼 지내시는 것을 보면 우리끼리 하는 말은 어디가
많이 편찮으신가 보다 어떻게 하지? 입니다.
그러다 K할머니가 또 말이 요란스럽게 많아지시고 투정이 시작되면 인상이 찌프려지다가도 저 할머니께서 오늘을 살만하신갑다. 다행이다 그럽니다.
기운 좋을 때도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가 절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면 그 얼굴 빛이 달라지지요.
우리 안에 어떤 말로 어떤 우물과 생수를 길러내느냐가 우리 삶의 질과 수준을 좌우합니다.

오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양로원 숙직이라 할머니들과 TV 앞에 앉아 '마이 프린세스'라는 지나간 드라마를 잠시 보았습니다.
제가 좀 눈썰미가 없어서 배우들 이름과 얼굴을 잘 매치 시키지 못한 답니다.ㅋ
아, 심은아는 잘 압니다.ㅎㅎ
마이 프린세스에 나오는 배우가 아마 송승헌과 김태희인가요?
거기서 어느 장면에 송승헌에게 김태희가 볼에 뽀뽀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의 K할머니가 대뜸 큰소리로 "얼씨구"합니다. ㅍㅎㅎㅎ
함께 있던 저와 평온님이 박장대소를 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송승헌이 김태의의 입술에 키스를 하네요.ㅋ
그랬더니 우리 할머니.... "지랄하네." ㅇㅎㅎㅎㅎ
앤돌핀이 막 도는 저녁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드라마에 몰입하셔서 내내 배우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간섭을 하시는데 웃겨 죽는줄 알았답니다.
또 하나,
제가 같이 드라마를 보면서 J할머니께서 잘 걷지 못해 붙잡고 운동을 시켜드리니 K할머니가 질투가 나시나 봅니다.
뭔대 자꾸 왔다 갔다 하냐고 짜증을 버럭내시지요.
제가 운동하시는 거예요 라고 했더니, 저보고 목사님 그러지 말고 요기 와 같이 (Tv를 같이) 구경해요 랍니다.
자기 옆에 앉으라는 거지요.ㅎㅎ
또 J할머니가 걷다가 지쳐 쇼파에 앉으셔서 제가 다리를 주물러 드리니, K할머니는 목사님 그만 좀 힘들게 하라고 또 버럭입니다.ㅋ
그래서 제가 K할머니께 권사님도 주물러 드릴까요? 했더니 눈을 못마주치면서 싫다고 절래 절래 고개를 흔드십니다.
넘 재미있고 귀엽지요.
이렇게 정신이 있으신 할머니 할어버지들이 조금 더 계셔서 이런 밤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다 더 깊이 있는 삶의 지혜도 배우고, 제 이야기도 함께 해드리고 그렇게 오손도손 길어져가는 겨울 밤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지금도 좋습니다.
지금은 그럴 때, 그래서 여유를 만끽할 때입니다.
아, 점점 깊어져가는 겨울밤의 고즈넉함이 가득한데 이런 여유와 자유를 만끽하다 문득 지혜로운 아내의 재치있는 말솜씨와 잔소리, 수다가 그리워지네요. :ㅇ
아직 8시도 아니된 초저녁인데 이곳은 아주 깊고 깊은 밤이랍니다.
저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번역을 마무리하고 책도 좀 더 읽어야겠습니다.
토론토로 퇴근하지 않고 양로원에 있으니 이런 여유가 또 있어 좋으네요.^^

행복한 밤, 좋은 하루되시길....



● 20121108

말를 초월해야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철학에서는 이런 경험을 진리를 깨달았다고도 하고 자기를 알았다고도 한다. 집에 있는 사람이 집을 알았다고 할 때에는 한번 집을 나가야 한다. 집을 나가서 집을 보는 것처럼 사람은 한번 자기를 떠나서 자기를 보기 때문에 탈혼과 같은 황홀을 느끼게 된다. 자기이면서 자기가 아닌 느낌, 의식이 있기는 하지만 의식이 없는 것같은 이런 의식을 초의식이라고 한다. 자기이면서 자기가 아닌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인간은 자기를 극복하게 되며 자기를 넘어서 자기를 지배할 수 있는 자유인이 된다. 이런 자유인이 될 때 지적으로는 자기가 끝까지 문제시 되던 말들이 풀리게 된다. 이런 말들이 풀릴 때 모든 말이 풀리게 된다. 자기에게 끝까지 풀리지 않던 말들, 이런 말을 근본어라고 한다.(김흥호)



● 20121108



얼마만의 햇살인지...^^
허리케인 샌디 이후로 근 두어주만인듯... 햇살이 좋아 해바라기하고 있답니다.ㅎㅎ
청초롬하고..
바람은 상큼시원하고...
살갗에 닿는 찬공기는 참 맑고...
햇살은 향기롭고....
맑은기운입니다.ㅎㅎㅎ



● 20121109



여기서는 TGI Friday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불금이라고도 하는데...
그런 리추얼이 없이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이 생각보다는 몸과 마음도 메마르게 하는듯 합니다.ㅠㅜ
안식일,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라~ 참 깊은 의미,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오늘 나의 날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을...^^

웃어야지요.
몸살기가 올라오고 이런 저런 생각으로 그렇게 몸도 마음도 지쳐오는데 일단 정지하고 영차 기운내 집안일을 시작했습니다.
멸치 다시마 국물 내 돼지고기 푸짐히 넣고 김치국도 시언하게 큰 냄비로 끓이고, 이렇게 또 닭 볶음탕 + 제육볶음으로 맛을 내 봅니다.
그렇게 우당탕 일을 하고 나니 몸도 마음도 시원합니다.
양로원 일로 돌아볼 여가가 없는데, 예가 식구들 이렇게 넉넉한 주말을 보내게 할 생각을 하니 뿌듯하네요. ㅎㅎ
지금은 이런 때, 이런 날.... ^^Y



● 20121110

자기를 넘어서 자기를 지배할 수 있는 자유인이 될 때 인생이라든가 세계라든가 우주라든가 이런 구채적인 말들이 풀리게 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고 아무리 애써야 전혀 감이 잡힐 리가 없다. 그런데 생각하고 생각하는 끝에 자기가 인생을 빠져나가 인생을 보는 때가 있다. 이 때 사람은 인생관이란 말을 쓴다. 인생을 넘어서 인생에 내재하는 것이다. 인생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꿰뚫어 보든 넘어서 보든 인생을 초월하고 인생을 지배하게 된 것은 마찬가지다. 인생뿐만 아니라 세계도 우주도 꿰뚫어 보게 된다. 세계관 우주관이 나오게 된다. 이 때에 이런 말들을 근원이라고 한다.(김흥호)



● 20121111



이것이 무엇이라요?^^
거대한 랍스타랍니다.
우리 북극성님, 토론토 일정을 마치고 내일 새벽에 뉴욕을 들러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어쩔 길이 없어 양로원에서 돌아 오는 길에 5lb가 넘는 큰 랍스터를 사와 찜통에 찌고 있답니다.
그리고 깊은산표 립요리도 함께하고 있답니다.
금방 지나가겠지만 또 이랗게 그리움을 달래 보아요.
곧 멋진 요리를 함께 맛보도록 올려 드리죠.ㅋㅋ



뚝딱 2시간만에 요리를 마친 5lb짜리 대형 랍스타와 립요리입니다. ^^
내일 새벽 비행기로 토론토를 떠나는 북극성님 환송 파티... 그래도 손수 잔치를 마련해 주고 싶어서... 애를 써보았답니다.
다들 행복해 해서 다행이었답니다.
고맙습니다.^^
북극성님 그간 애썼습니다.
그리울거예요.ㅠㅜ



● 20121111

신이라든가 영생이라든가 자유라고 해도 좋다. 무엇이든지 자기의 궁극적 관심사다. 마지막까지 풀리지 않아서 애쓰던 말들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너무도 크고 너무도 보편적이어서 허공을 잡는 것같아 막연하기도 하다. 그래서 "무(nothing)"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무를 깨친다는 것은 결국 자기를 깨치는 것이다. 제일 애매하고 막연하고 허무한 것이 무다.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알아지게 되는 것이다. 마치 집안에 있는 사람은 집이 어떻게 생겼는가고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것은 애매한 것뿐이고 막연한 것뿐이다.(김흥호)



● 20121112



한국의 살림마을 레버린스에 안장된 아내 깊은물의 묘소 아닌 묘소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인 그녀, 남긴 몸이라도 땅에 묻고 싶지 않아 묘소를 만들지 않았는데 살림마을에 계신 선생님께서 곁에 두고 싶다 하셔서 그리하였지요.
그리고 저는 늘 곁에서 돌보지 못해 아쉽고 미안함이 가득한데, 멋진 벗들이 늘 기억하고 찾아주니 참 따뜻합니다.
아내가 노란색 꽃을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노란 가을 국화가 한가득입니다.


오늘 북극성님을 보내고 양로원 일과를 마치고 예가로 돌아와 명상을 하며 하루를 모양으로 표현해 보자고 했지요.
한결이는 동그라미, 정윤이는 물결, 대표님은 부채 모양이라고 했고 저는 반달이라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이유가 많이 궁금했지만 묻지 않기로 합니다.
언어 이전의 무엇이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면 그 의미가 오히려 퇴색이 되곤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주기로 합니다.
하루 하루, 순간 순간을 보내며 자기 느낌과 마음 상태에 깨어 있어 봅니다.
그렇게 표현한 나의 모양을 하루의 선물로 받아 가만히 들여다 보기로 하고 명상에 들어갑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만나다 보면 참 신비하게도 말이나 생각이 아닌 그대로 만나지는 것이 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븍극성님을 보내고 그녀의 카톡에 쓸쓸하다고 표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또 지금 우리 들소리님으로부터 이 사진을 전해 받습니다.
아, 그러네요.
반달이 된 내 마음,
그래서 반달이었구나 알아집니다.
이런 날이네요.
그런 반달 가슴에 국화꽃 화분이 배달이 되었습니다.

아, 사랑하는 들소리님, 고맙습니다.
꾸벅---



● 20121113

우주가 어떻게 생겼을까? 세계가 어떻게 생겼을까? 인생이 어떻게 생겼을까? 내가 어떻게 생겼을까? 아무리 상상해 보아도 그것은 막연한 것뿐이다. 학문의 세계란 언제나 애매하고 막연하다. 진리가 무엇인가할 때에 진리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생명도 마찬가지다. 나도 마찬가지다. 모를 때는 아무리해도 모른다. 애매하다. 그것은 돌이 무엇인가? 물이 무엇인가? 불이 무엇인가? 허공이 무엇인가? 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이 어떻게 생겼나 할 때는 알기 쉽지만 무엇인가 할 때는 결국 모른다. 그곳은 내가 물 밖에 나가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집 밖에 나간다. 내가 탈자아가 되고 초의식이 되는 것이다. 얼이 빠지는 것이다. 그렇게 나가 나를 보기 전에는 나는 내가 될 수 없다. 내가 나를 뻐져나가는 경험, 그것을 근본 경험이라 한다. 일단 내가 빠져 나가면 그 때는 집 밖에서 집을 보듯이 확실히 안다. 그 때는 구체적으로 안다.(김흥호)



● 20121113

"너희는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마6:1)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하라셨습니다. 무슨 일이든 그렇습니다. 악한 일을 남에게 보이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터이지만 그것도 마찬가지겠지요. 남에게 보이려고 무엇을 하게 되면 자율적인 순수성을 잃게 되고 남이 보아주는 것에 의존하는 타율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자기 할 일을 못하고 남을 의식하고 눈치를 보게 됩니다. 가인과 아벨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배를 받고 받지 않고는 받는 이의 일이고 예배를 드리는 것은 드리는 이의 몫이지요. 그런데 예배를 드리는 이가 예배가 받아들여지는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게 되면
살인이 일어납니다. 이미 본질을 놓친 잘못된 예배, 삶을 사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조건의 사랑을 베풀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에게 요구를 하고 무언가를 바라기 시작하면서 불행이 시작됩니다. 내가 하는 일은 누가 시켜서나 누구에게 보이려고 하지 않아야 '내 일'이 됩니다. 그런 '내 일'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상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발성, 거기에 가장 큰 힘이 있습니다. 내 의식을 높이고 구원의 문에 들어가는 첫 열쇠가 바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친절하기, 사랑하기, 나의 일을 하기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20121115



오늘 런치..^^
하루 세번 진지, 아니 간식까지 다섯번... 여간 고민이 아니지요.
그래도 20명 살림 5년 경험에 양로원 살림이 손에 익으니 어느 정도는 뚝딱입니다.
오늘은 국수를 삶는데, 찬물에 헹구지 않고 그냥 국물에 끓여 보았답니다.
끈쩍한 것이 색다른 맛!!!ㅎㅎ
야밤에 깨어 계신분들은 고문이시겠고, 점심 진지를 아직 못하신 분들은...ㅋㅋ



● 20121115



저녁 7시 반에 은혜 양로원에서 토론토 예가로 퇴근해서 밤 10시까지 한 일이랍니다.(낙엽 등 yard waste 를 모으는 종이 봉투 들....)ㅠㅠ
중간에 대표님이 와 도와 주지 않았으면 자정을 넘겼을 일....ㅋㅋ
아름다운 가을, 낙엽을 누리는 대가를 톡톡히 치르지요.^^
아직 멀었습니다. ㅠㅜ
그래도 좋아요.
이런 날,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이 감사입니다.

이제 눈이 오면 눈님과의 전투....
두 살림하느라 그런 아름다움을 누리는 것을 잃지 말아야죠.
아자~~~ ^_______^

오늘은 명상은 이렇게 낙엽을 쓰는 일명상으로 대신합니다.
하나뿐인 아들 한결이는 내일이 PA 데이라고 친구집으로 가버리고 대표님과 둘이서 낙엽 내음을 온몸으로 맡으며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보았습니다.
오히려 이러함으로 기운이 돌아 상쾌해지고 찌뿌둥했던 몸도 마음도 제 길을 찾습니다.
일이 기도가 되게 하고, 기도가 일이 되게 하고, 그 틈과 관계를 하나로 만들어 갑니다.

고맙습니다.



● 20121116



아, 오늘은 이제야 한 숨을 돌립니다.
영하로 내려간 아침엔 서리가 고와서 한컷, 한낮이 되어 햇살이 넘 좋아 또 한컷, 그렇게 보는만큼 자기 삶이지요.
지금은 늘 지금이니 어제도 지금이요 내일도 지금이요 오늘도 지금입니다.
그래서 천년이 하루고 하루가 천년입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어 하나로 사는 세계, 영으로 사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죽음도 삶도 따로 없고 사랑도 미움도 그렇게 있겠지요.

떨어져 보면, 나와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이렇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만 있으니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DSLR에게 미안한 마음이...ㅠㅠ
DSLR을 손에 잡은지 10년이 다 되니 무감해지기도 하지만, 이 스마트 폰의 편리함 땜에...ㅋㅋ
와이파이 되는 새 DSLR로 가야할까 보아요.

사뿐히 걷기 좋은 날~~



● 20121116

진리는 인간이 겸손하게 존재 앞에 머리를 숙이고 마음을 열 때 주어지는 것이다. 진리의 본질이 어디에 있나? 마음의 열림에 있다. 마음의 열림의 특징은 해방이다. 해방은 모든 구속적인 기준에 대하여 자기를 해방하는 것이다. 그것을 자유라 한다. 진리의 본질은 풀어줌이고 자유케 하는 것이다. 진리의 본질은 자유이고 이것이 정의를 가능케 하는 근거다. 진리란 깨닫는 것이다. 겸손하게 존재의 소리를 듣고 어둡던 세상이 밝아지고 갇혔던 자아가 풀려 나와 자유자재하는 존재가 된다. 존재자의 존재 이것이 진리다. 계란이 병아리가 되는 것이 진리다. 풀어줌이요. 놓어줌이요. 살펴줌이다. 그것이 옳은 것이요. 바른 것이요. 정의다. 옳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유요.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진리요. 진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열림이다. 열림이 존재의 계시, 진리를 열어 보여주는 것이다. 존재의 현상 이것이 진리다.(김흥호)



● 20121117



오늘 런치는 카레 스파게티!! ^^
어제 저녁 닭가슴살 카레 라이스에서 카레를 넉넉히 해서 오늘 런치는 스파게티 면을 삶아 카레에 볶아 보았답니다.
괴안아요.^^

밤참으로도요. ㅋㅎㅎㅎ



● 20121117

오늘 깊은산 굴욕의 날...ㅠㅠ

오늘 한달에 한번 양로원을 방문하시는 '등대 봉사회'가 오셨다 가셨습니다.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시골에 있어서 적적하고 고요하고 그래서 가라앉기 쉬운 양로원에 이렇게 찾아와 두어시간 말벗도 되어 주시고 공연도 하고 노래도 같이 불러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양로원에 노래방 기계까지 설치해 주시고 찾아와 양로원의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재롱도 부리고 섬겨주시는데 감동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로 저는 세번째로 만나뵙습니다.
이제야 얼굴을 익히고 토론토 거리에서 마주쳐도 서로 알아보고 인사를 나눌 정도로 익숙해졌답니다.
그런데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지요. 흑~~
고마운 분들이 찾아와 어르신들과 게임도 하고 체조도 하고 간식도 나누고 노래도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제가
자리를 지키지 않을 수가 없지요.
어르신들도 혹시나 돌보아 드려야 하구요.
그러면서 내내 마음에 걸리는거 언젠가는 나에게 노래를 시키겠구나하는 불안감입니다.ㅋ
지난 두번은 서로 낯갈이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 드디어 이 아주머니들이 저를 지목하고 노래를 하라는 겁니다.
듣고 있지만 마시고 목사님이 꼭하셔야 한다고... 이건 규칙이라고... ㅠㅠ
먼저 맞는 매가 낫다지만 이궁...
제가 노래 부르는 걸 들어보신 분들은 아십니다.
분위기 킬러라고...
깊은물은 저보고 분위기 킬러라고, 아무리 고조되어 있는 분위기도 단 1분만에 망가뜨려 파장으로 몰고 가는 말 솜씨와 노래의 소질과 재능이 있고 음치가 갖출 모든 조건을 다 갖추었답니다. ㅠㅠ
1. 노래를 하면서 조바꿈을 너무나 잘한다.
2. 노래를 한번 시작하면 누가 뭐래도 큰 소리로 끝까지 4절까지 다한다.
3. 노래를 부르면 세곡은 불러야 직성이 풀린다.

사양하다 못해 마이크를 잡았지만 노래시킨 것을 후회하실 거라고 복선을 깔고 엄포를 놓는 것을 잊지 않았지요.
그래도 내심 내심 얼마나 불안한지, 그리고 기대도 되고....
듣는 사람이 어쩌건 말건 노래를 시언하게 부르고 나면 가슴이 트이고 삶에 활력이 솟고 위로가 찾아오고 그러지요.
그런데 노래 한번 망하면 안부른만 못한 그 어색함과 절망감과 좌절감과...ㅠㅜ
역시나, 가뜩이나 음정을 못잡는데 노래방 마이크와 반주에 더더욱 익숙하지 못해서 그나마 분위기 맞추어 자주 부르던 '솔개'를 부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음정을 못잡고 말았답니다.
굴욕....
그래도 2절까지 기 안죽고 큰 소리로 다했습니다. ㅋ
할 말도 다했습니다.
철판도 이런 철판이 없다지요.
그런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목사님이 노래한다니 너무 좋아하는 겁니다. 흑~
또 아주머니들은 제가 노래가 안되니 자기들도 가시방석이면서도 좋아 죽습니다. ㅠ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열등감이 없는 사람입니다.
뭐든지 하면 된다 배짱입니다.
그런데 살면서 딱 두가지 열등감을 만납니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을 보면 열등감이 오구요.
말 잘하는 사람을 보면 또 열등감이 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두가지가 다 목사에게는 아킬레스 건이지요.
설교를 하는데 저는 원고가 외워지지 않아 원고가 없이는 설교를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마이크만 잡으면 달변이 쏟아지는 사람들이 있지요.
깊은물이 그런 사람이었다는 건 세상이 다 압니다.
결혼하고 토요일에 같이 설교를 준비하며 저는 작성한 원고를 열번 스무번 읽으면서 외우는데 깊은물은 한번 보고는 룰루랄라 딴짓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근엄하게 물었죠.
설교 준비 않하냐고?ㅋ
그랬더니 다 했답니다.
자기는 원고를 한번만 보면 토씨까지 다 외운다고.... ㅎ
정말 그런 사람이 있지요.
그리고는 저는 말 잘하는거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열등감이 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ㅠㅠ
노래를 잘하는 사람, 부목사 시절 대형교회에서 목회를 하면 부목사가 예배 인도를 합니다.
예배 인도자는 마이크로 순서 안내뿐 아니라 찬송가를 불러주어야 하지요.
근데 전 이게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토요일이면 주일 주보를 받아들고는 온갖 스트레스 속에서 불안감을 안고 예배 찬송을 밤새도록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될 때까지 불러야 했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알아지는 거, 아 노래 잘하는 다른 목사님들이야 예배전에 한번 보고는 쉽게 은혜롭게 찬양 인도를 한다지만 내 예배는 그렇게 일요일 아침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구나.
그래서 고맙다.ㅎㅎ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있다지만 속으로 찾아오는 아쉬움은 있답니다.
노래는 삶인데, 노래는 분위기인데, 내 얼마나 노래 없이 흥겨움 없이 분위기 없이 살았는지 알아차려지는 거지요.
참 삭막하지요.
그러니 연애도 못하는 거겠지만... ㅠㅠ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망쳐서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내가 노래와 가까이 익숙하게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지금 내 삶이 얼마나 메말라 있고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렇게 알아차려지니 쥐구멍에로 들어가고 싶다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몸으로....
몸을 자유롭게 춤을 추고 가슴이 목소리로 터져 나오게 노래를 불러주고 흥겨워 신이 올라오는 그 삶으로 가야 하는데... ㅠㅠ
언제쯤.....

그나저나, 이제 등대봉사회 아줌마들이 저 노래 안시키면 어쩌지요?ㅠㅠ
노래 잘 하고 싶은데, 노래 부르고 싶은데.... ^^V



● 20121117




바람이 분다.
무슨 바람일까?
바람이 불어 네가 길을 떠난다.
내 방주 안에 찾아들어 비 바람 피해 여물어 또 이렇게 바람을 따라 떠나가네.
바람이 불어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물이 빠지기 시작하니

그런 바람 맞아야지.
그래서 땅 속의 깊은 샘도,
하늘의 홍수 문도,
내리던 비도 이제 그친다.
내가 바람을 막아 비를 그치게 하겠다고 어이 애를 쓰고 있을까?
그래서 절망하고 좌절하고,
그런데 바람을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인내하면 홍수가 그친다.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인내하는
사랑이다.
지금 생각만 바꾸어 바람을 맞이하면,
나에게서 떨어져 보고
그 생각에서 나와 여기에 있어보면
또 홍수는 없고 사랑만이 있다.
이렇게 내 손으로 만든 방주의 창을 열고
바람을 따라
까마귀 비둘기를 떠나 보낸다.
가면 보내주고
오면 또 받아들이고....
운명,
순명,
바람!
안녕~



● 20121119

"여러분이 무엇인가를 달리 생각하면 하나님께서는 그것도 여러분에게 드러내실 것입니다.(빌립보서3장)"
우리가 달리보면 하나님은 그것을 달리 드러내어 주시겠지. 아름다운 세상! 주말 내내 두통에 시달리다 명상도 힘겹게 해 예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늦잠이 들어 버렸다.ㅠㅠ 알람을 커놓고 잔 것! 예가 아침 준비는 고사하고 세면도 못하고 뛰어 나왔다. :( 그래도 첫 단추를 어긋지지 않게 했고 덕분에 두통과 몸살이 놀라서 다 달아나 버렸다. ㅎㅎ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하나님은 그렇게 드러내 주신다. 생각을 바꾸어야지. 그래서 꿈과 비전이 나에게는 기도다. 좋은 아침! 좋은 밤!!! ♥



● 20121119



오늘 런치는 야채죽...
향긋한 야채와 고소한 참기름 내음이 환상이라는^^
우리 할머니들 잘 드셔요. :D
여러분들도... (y)



● 20121120

전체 속에서 자기를 발견하는 것을 견성이라고 한다. 깨치기 전의 인간은 깊은 잠에 빠진다. 깨치기 이전의 상태는 불안하다. 마치 어린아이를 낳으려는 어머니의 불안함과 마찬가지다. 불안은 하나의 전체적인 기운이다. 무엇에 대한 공포에 비하여 불안은 자기도 모르게 불안한 것이다. 불안이라기 보다도 괴롭다고 하는 것이 좋다. 세상에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깊은 절망에 빠진 상태다. 깊은 잠이란 절망이란 말이다. 이런 절망 속에서 사람은 무를 만나게 된다. 불안이 무를 드러내는 것이다. 불안의 근본 기운울 거쳐서 현존재로 견성되는 것이다. 견성성불, 구원이다.(김흥호)



● 20121121



Good Morning!
오늘은 이곳 날씨가 화창할 듯합니다.
양로원에서 숙직하고 맞은 새벽,
안개가 짙게 내려 그림같은 분위기네요.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낮기온이 영상 11도랍니다.
향긋한 커피 내음이 가득한 봄날같이 포근한 아침입니다.^^



● 20121121

인생이 허무를 느낄 때 무를 만나게 된다. 허무를 느낀다는 것을 무의 무화라고 한다. 무가 찾아 올 때 일체는 무의 영향을 받아 무화가 된다. 세상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허무해지는 것이다. 어둠이 아침을 드러내듯이 무화가 무의 가까움을 지시한다. 불안의 무의 밝은 밤에 비로소 존재 사물의 근원적인 밝음이 드러난다. 무에 부딪친 현존재에 눈뜬 각자만이 존재자를 드러낼 수 있다. 현존재는 무 안에 있고 무 안에 있으면서 전체 사물을 초월해 있다. 무에 부딪침, 무의 근원적 현시성 없이는 자기 존재도 없고 자유도 없다. 무의 무화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깨어남이다. 숨겨진 불안의 근거에 의하여 현존재가 무 안에 보존되어 있는 것은 전체에 있어서 존재 사물을 초월하는 일이다.(김흥호)



● 20121122



오늘 점심은 짜장면입니다.
자장면이라고 해야 하는줄 알지만 그럼 영 맛이 살지 않는다는...ㅋㅋ
짜장면 한그릇 배달요!!! (y)
진짜 맛있음... =D =D



● 20121122




오늘 하루 제가 만든 요리(?)랍니다.ㅎㅎ
이제 양로원 아침으로는 핫시리얼로 오트밀과 콘밀, 각종 죽 등을 제법 끓이구요.
오늘 점심으로 유명한 깊은산표 짜장면, 양로원 저녁으로 두부국과 오뎅 볶음, 예가에 와서 이틀치 먹거리로 미역국과 버섯 불고기를 했답니다.^^
이제 일주일의 절반은 양로원에서 지내느라 토론토로 내려오지 않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답니다.
그러고 나니 참 뿌듯합니다.
도리어 이렇게 일할 수 있는게 감사하고
신이 나요.
신이 이렇게 찾아온답니다.ㅎㅎ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명상으로 둘러 앉으니 고요가 찾아오지요.
이제 예가 식구들도 제가 없는 빈자리에 익숙해 있고 그것이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함께 있는 동안이라도 잘 만나주어야 하는데, 제일 아쉬운건 매주 함께하던 영성의 오솔길을 같이 못하는 거네요.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먹여주고 재워주고 생활 안내하는 것보다 사실은 그것인데...
아니, 이번주부터라도 꼭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ㅎ

명상으로 모여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를 찾아 봅니다.
그렇게 몸 마음을 가다듬고 함께 서로의 가슴으로 들어갈 수 있음이 참 신비스럽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인 것이...
그간 함께 조율된 기운이겠지요.^^
어디서 이런 만남을 또 할 수 있을까요?
.
.
.

저는 그만 양로원에 노트북을 두고 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밤은 푹 쉴 수 있겠네요.
그게 오늘 저의 고마운 일이랍니다.ㅋㅋ

이제 스마트폰도 끄고 쉬어야겠네요.
잠자~라~
그래야 자라지요.
몸도 마음도....
잠은 의식을 너머 나도 모르는 내 안으로 들어가 쉬고 돌아오는 길이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지....

모두들 굿나잇, 그리고 굿데이! ~~~



● 20121122

밤새 꿈을 꾼 것같다.
뒤숭숭하지는 않은데 꿈 속에서도 이건 꿈인데 내가 이렇게 막 큰 소리로 잠꼬대를 하고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그러면서 이래도 되나? 그랬다.ㅎㅎ
꿈이 다 그렇듯이 그렇게 생생하다가도 깨고 나면 썰물처럼 희미해졌는데 하나 기억에 남은 것, 누군가에게 막 흥분해서 기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장면과 그 느낌이다.
왜 그랬을까?
머리 속으로는 일이 기도요, 기도가 일이라 하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뭔가 허전하거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무의식 속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요즘 양로원 예배에서 나누고 있는 마태복음 6장, 예수께서 기도에 대해 가르치시는 말씀이 꿈 속에서까지도 남아 있어서인가?
후자라면 난 진짜 목사가 맞는 것같다.
꿈 속에서도 설교를 하고 예배를 드리
니 말이다. ㅋㅋ
예수께서 가르치신 기도의 핵심은,
1.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지 말라. -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하려니와 나에게도 그렇지 않을까? 내 그 어떤 만족이나 의도를 가지고 기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2. 골방에 들어가 숨어서 기도하라. - 하나님은 숨어서 보신다. 그러니 자선행위도 일도 드러내어 자랑하지 말고 숨겨 두어라. 숨겨두면 그만큼 가치가 있다. 진짜 보화와 비밀은 드러나지 않는다.
3.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말라. - 하나님은 구하기 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계신다.

요즘 나에게 기도는 무엇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찾아오는 고요와 평화다.
그 고요와 평화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고 내가 실재에 부딪히고 본질에 잇다아 근원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사람에게 보일 수도 자랑할 수도 없는 거다.
보이거나 자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가짜다.
그러니 하나님은 숨어서 보신다고 하셨지 않을까?
하나님과 나만이 아는 비밀이다.
그 비밀은 말로 하면 이미 비밀이 아니고 가식이 되어 버린다.
그 하나님을 만난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고 간구가 필요할까?
이미 그대로가 다 선물인 것을....
기도는 그렇게 몸과 마음이, 이상과 현실, 생각과 실천이, 일과 사랑이 하나가 되는 것이리라.
그래서 어떤 이는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것이 깨달음을 향해가는 기도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나가서 뛰어 달리는 것이 깨달음을 향해가는 기도가 된다.

근원과 잇닿아 순간 순간에 깨어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기도가 되고 또 그 기도가 나의 일이 되게 하자.



● 20121123


오븐에 구은 캘리포니아 고구마예요. 오늘 오전 우리 할머니들 간식입니다.ㅎㅎ
우유랑 같이 드시면 궁합이....^^



● 20121123

모든 존재 사물 속에서 인간만이 존재의 소리에 끌리어 모든 경이 속에 경이를 경험하는 것이다. 둘이 있다는 것, 내가 살아 있다는 것, 이 이상의 더 신비는 없다. 깬 사람에게는 일체가 신비다. 존재는 사고의 소산이 아니다. 서로가 존재의 소산이다. 존재의 사고는 언어를 지키고 말씀을 찾고 말씀을 다듬는다. 집을 지으려는 사람처럼 말씀을 다듬어 집을 짓고 그 속에 존재를 모신다. 존재의 진리는 만물의 운명을 이미 결정해 놓았다. 존재에 있어서 존재 사물의 운명은 벌써 태초에 성취 되었다.(김흥호)



● 20121123




산마늘(명이나믈) 김치입니다.
그것도 자연산...ㅎㅎ
지난 봄에 캐어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간장 장아치를 담그고 김치도 담그어 두었답니다.
이거 넘 맛있게 익었는데 아무도 안 먹습니다.ㅠㅠ
예가 식구들은 다들 아직 어려서 그렇다 치고, 양로원에서도 맛을 모르십니다.ㅠㅠ
다른 집에서들 알면 난리 납니다. 쉿~~ ㅋ

완전 보약인데, 저 혼자 몸보신 하고 있습니다. 8)

내년 봄에는 산마늘 캐러 나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몇년 째 봄맞이 의식이었는데... ^^

이곳 겨울 밤이 깊고 깁니다.
양로원의 밤은 더...
라면이라도 끓여 먹어야 할려나?
참아야 한다!!!!

근데 신라면에 산마늘 김치가 너무 땡긴다....ㅠㅠ



● 20121124

PROSOCHE :
관건은 명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스어로는 '프로소케prosoche라고 한다. 어떤 대상을 늘 염두에 두고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기본적인 요령이다. 그것은 내면세계에 주의를 기울이고, 더 나아가 외부 세계에도 주의를 기울이라는 요구이다. 눈물을 흘리면 시야가 흐려지는 것처럼,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현실이 흐릿하게 보인다. 세네카는 말하였다. "시야를 깨끗이 유지하고 세상을 현실 그대로 인식하고 사는 사람은 인생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 말의 Prosoche는 단순히 “조심하라”는 말은 아니다. 현대 그리스어에서는 이를 철로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주의하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은 중심이나 초점에 집중하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의미로서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눌 때 신경을 곤두세워 열심히 듣는 자세를 뜻한다. 즉, “차렷”하는 구령에 맞추어 정신을 차리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수 기도에 있어서 Prosoche는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그분께 마음을 드리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 용어는 능동적이다. 이를 이렇게 풀어 말할 수도 있겠다. “나는 악을 거슬러 대항하고 그리스도에 열중하여 그분께 나를 열어 보인다. 나는 악에서 떠나 그리스도께 나아가 내 마음속에 그분을 받아들인다.” 가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누군가가 “잠시 조용히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면 일반적으로 중대한 발표가 있다는 뜻이다.

다시 Prosoche를 정리하면,
- 정신을 위로 들어올리는 일,
- 위를 향해 긴장,
- 주의 기울임,
- 지성과 마음이 깨어 이면에 무엇을 보는 것,
- 예배와 성서를 읽을 때에 마음의 주의, 영적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 분심하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지각하는 것,

파울로 코넬료는 이렇게 표현한다.

낙타몰이꾼이 산티아고에게 말했다.
난 음식을 먹는 동안엔 먹는 일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소.
걸어야할 땐 걷는 것, 그게 다지.
만일 내가 싸워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남들처럼 싸우다 미련 없이 죽을 거요.
난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니까.
내겐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꺼요.(연금술사, 파울로 코넬료)



● 20121124



눈눈눈눈눈눈첫눈이왔어요드디어!!!



Prosoche!
오늘 일과를 마무리하고 이제껏 눈을 치우고 들어왔답니다. 허리는 아프고 손은 시렵고 팔은 떨리고 얼굴에서는 열이나고... 그런데 시방 느낌은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Prosoche! 현순간에 집중하기... 지금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기, 오늘 나의 기도로 삼습니다.
요즘 금토일 주말 등 일주일의 반은 양로원에서 퇴근하지 않고 숙직을 하고 지냅니다. 토론토에 있는 식구들이 염려도 되고 미안도 하지만 우선은 이곳에 마음을 두고 삶의 뿌리를 내려 보려구요.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은 정신 없이 돌아가지만 할머니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어 남은 12시간은 고요합니다. 긴 밤을 나의 Prosoche로,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돌아보는 정화의 시간으로 삼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 20121125



출출하셔요?
두부 김치 어떠신지요?
ㅎㅎㅎ
사흘만에 돌아와 예가 저녁진지상을 차립니다.
행복해 죽겠대요.
아니 살겠대요.ㅋㅋ



● 20121126

존재의 의미란 무요, 존재의 진리란 깨침인데 그것은 자기를 떠난 밝은 세계로 올라가는 것이다. 현재는 존재의 출현이다. 시간은 언제나 존재를 드러내는데 여기서 시간은 계속되는 시간이 아니라 영원에 의해서 단절된 시간 지금이다. 이 단절, 무에 의해서 존재의 빛이 드러난다. 이 존재의 빛 속에 사는 사람을 실존이라 한다. 실존의 세가지 성격은 존재의 명확성 속에 사는 것, 이 내재를 가지고 참고 견디는 것, 끝까지 견디고 이기는 것이다. 진리를 깨닫고 신앙을 지키고 죽음을 이기는 것이다. 자기의 책임을 깨닫고 자기의 책임을 지키고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어른의 세계, 그것이 실존이다. 실존은 인간뿐이다. 신도 천사도 동물도 식물도 실존은 아니다. 실존만이 자기의 천명을 깨닫고 사명을 다하고 운명을 개척해 가는 것이다. 인간은 계속 자기를 벗어 나가는 존재다. 일신우일신, 매일 매일 새로워지는 것이 실존이다.(김흥호)



● 20121126



또 눈님, 함박 눈님이 오시네요.^^
어제 밤 하얀 들판에 내리던 달빛의 고요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런치는 순진(!)한 잔치 국수예요.^^
멸치 다시마 국물에, 무 파 마늘 양파 표고 버섯까지....
내 입에 싱거운데 덜 짜게 먹기로 했답니다.^^



● 20121127



오늘 우리 양로원 런치는 어죽...^^
할머니 할아버지들 영양식이랍니다. ㅎㅎ
냉동고에 가득 있는 이름 모를 생선들...ㅠㅠ 그런데 알이 가득차 무지하게 맛있어 보이는데 요리가 안되는 거 있죠?ㅠㅠ
그래서 어찌할까 고민 고민 중에 한국 가신 북극성님은 튀김을 만들어 보았는데 실패작...
저는 무 썰어서 된장에 조림을 해 보았는데, 역시나 뼈 때문에 할머니들 진지로 실패....ㅠㅠ

그래서 생선 조림을 믹서에 갈아 보았습니다.
뼈째, 머리째... ㅎㅎ
그리고 야채를 볶다가 이렇게 어죽을 만들어 보았어요.
근데 근데 근데....
너무 맛있다는, 알이 톡톡 씹히고 고속하고 향긋하고...
와우~~~

(이제 미안해서 음식 사진은 안올리려고 마음 먹는데 잘 안되어요.ㅋ)



● 20121127




그러므로 내가 더 큰 침묵으로부터 돌아오리라는 것을 잊지 말라.
들판에 이슬만 남겨두고 새벽을 떠도는 안개도 마침내 떠올라 구름으로 모여 비가 되어 내려오니
나도 그 안개와 다르지 않으리라.
밤의 고요 속에서 나는 너의 거리를 걸었고 나의 영혼은 너의 집으로 들어갔으니
너의 심장은 내 심장 속에서 박동했고 너의 숨결은 내 얼굴 앞에 있어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알았다.
그래,

나는 너의 기쁨과 고통을 알았고 너의 잠 속의 꿈은 나의 꿈이었다.
그리고 때로 나는 산 속의 호수처럼 네 가운데 있었으니
나는 네 안에 있는 산꼭대기와 구부러진 비탈길을, 그리고 심지어는 무리지어 지나가는 너의 욕망과 생각까지도 비추었다.
그리고 나의 고요함 안으로 너의 웃음이 시냇물처럼 흘러들었고
너의 갈망도 강물로 잦아들으니
내 깊은 곳에 다다랐을 때도 그 시냇물과 강물은 노래하기를 멈추지 않았다.(칼릴 지브란, 오동성역)





은혜 양로원 저녁 밥상 메뉴 : 쌀밥, 닭다리 구이, 감자구이, 참나물 볶음, 배추 김치, 산마늘 김치 ^^

● 20121127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것은 쌀이 밥이 된다는 말이다.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이 된다는 말이다.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여 먹겠다고만 하는 생각은 아직도 어린아이의 생각이다. 먹느냐 먹히느냐, 먹으면 미숙이요, 먹히면 성숙이다. 그것이 하나님이요 아가페요 사랑이다.(김흥호)



● 20121128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해 주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남을 용서해 주지 않으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지 않으실 것이다."(마6:14,15)

우리 양로원 할머니들께 물었더랬습니다.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면 제일 이득 보는 건 누굴까요?
제일 이득 보는 건 나라고 쉽게 답이 나옵니다.
고민 없이 뜸들이지 않고 대답하시는 것을 보면 그만큼 살아오신 연륜이 있고 경험이 있으시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우리 할머니들 사는 모습은 정반대랍니다.ㅠㅠ
제 앞에서는 다들 요조숙녀처럼 조심스럽다가도 제가 뒤만 돌아서면 서로들 눈을 치켜들고 손가락질 해대고 고함을 지르며 싸우시지요.
오늘은 방석을 집어 던지고 난리가 나셨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아이가 되어가는 것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다시 나타나면 눈빛과 표정이 달라지시니 그나마 다행이라지요. ㅋ
가만히 바라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고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는 것과 사는게 참 많이 다릅니다.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어서 가장 수지 맞는 건 바로 나입니다.
남이 아니지요.
정말 조건 없이 용서해 버리고 '탁~' 놓아버리면 얼마나 편안한지 모릅니다.
자유가 따로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바로 탓하고 원망하고 미워하는 일입니다.
지옥도 그런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이미 대가를 지불하고 형벌을 받고 있는 거지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내가 용서해주면 하늘 아버지께서도 용서해주시는 거지요.
내가 용서함으로 용서받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내가 풀면 하늘에서 풀어주시지만 내가 풀지 않으면 하늘에서도 풀어주시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다 나에게 달린 나의 선택입니다.
용서!
그런데 또, 가만히, 더, 생각해보면 내가 용서할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용서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 용서할 수 없다고,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길이 길이 난리를 치고 사니 참 희안한 세상입니다.
내가 용서할 수 있는 것도, 내가 미워할 수 있는 것도,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그렇게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삶을 사는 거지요.
다만 용서할 수 있다면 제일 먼저 나를 용서하며 살고 싶습니다.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렇게 힘이 듭니다.
내가 나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 아버지께서도 나를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제일 쉬운 삶입니다.
그 멍에가 편하고 그 짐이 가볍습니다.



● 20121129

예수는 십자가에 달려 살을 드러내고 피를 흘리셨다. 이 십자가를 기념하여 성만찬이 거행되고 예수의 살과 피로 말미암아 생명을 얻게 된다. 이리하여 예수의 살과 피는 성도들의 밥이 되었고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밥이 된 것이다. 밀을 먹는 사람은 밀철학을 가진다. 밀알 한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싹이 터 백배 천배가 되고 한알 그대로 있으면 생명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것이 예수의 십자가요 밀알찰학이다. 인도 사람은 보리를 먹기 때문에 보리철학이 굉장하다. 그리고 우리들은 쌀을 먹기 때문에 쌀철학을 가지고 밥을 영성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빵이든 떡이든 밥이든 좋다.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떡이요 결국 밥이 되어 일생을 사신 분이다. 밥이 무엇이냐? 과학적으로는 물질이요 형이상학으로는 실체요 인식론으로는 본질이요 종교적으로는 영체요 신이다. 밥은 한 마디로 신이다.(김흥호)



● 20121130

Substance는 본래 라틴어에서 유래하여 sub-밑에, stand-섰다는 말이다. 이는 물질이라는 뜻도 있고 실체란 뜻도 있고 본질이라는 뜻도 있고 신이라는 뜻도 있다. 모든 만물의 밑에 서 있는 것, 영원히 변치 않는 것, 주어는 될 수 있고 술어는 될 수 없는 절대자를 신이라 한 것이다. 나는 종교적으로 밥을 신이라 생각한다. 예수가 자기를 밥이라 하는 이유는 자기가 하나님이라 말씀한 것이다. 밥은 존재요, 신이다. 하이데거의 시간과 존재는 결국 끼니 때와 밥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니 세계의 모든 사상 가운데 일체의 존재론과 형이상학은 한마디로 밥철학이다.(김흥호)



● 20121130




누구 손일까요?
.
.
.
아흔 셋되신 우리 양로원 왕언니 J할머니, 낮 시간 내내 주무시다 저녁 진지 마치고 주무실 시간이 되니 반짝이십니다.^^
그래서 옆에 앉아 드렸더니 자꾸 제 손을 만지십니다.

거의 스킨쉽 수준....ㅋㅋ
그러더니 저더러 이것 쫌 빌려줘 이것 쫌 빌려줘.... 그러십니다.
어디에 쓰려구요?
그냥 막무가내로 손을 잡고 빌려 달랩니다. 히히
어찌할까요?

또 우리 K할머니는 드디어 오늘 제가 혼자 산다는 걸 아셨네요.
요즘 집에 내려가지 않고 양로원에서 자는 날이 많아지자 꼬치꼬치..ㅋㅋ
그리고 애고 어째, 애고 어째..... 볼 때마다 그러십니다.ㅎ
꼼쳐 두셨던 떡이며 빵이며 이리저리 꺼내 아들 갖다 주라고... ㅇㅎㅎ
또 당신이 중신을 서겠대요?
장가가야 한다고. ㅋㅎㅎㅎ

이제 이 할머니들 없이 어찌 살까 몰라요?
아니지, 내일 일 걱정 말고 지나가고 후회 말고 지금을 누려야죠.
하하!!!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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