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 여름캠프(6) 독서 프리젠테이션 (suppo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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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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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21(토)

여름캠프(6) 독서 프리젠테이션

어느새 캠프 한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주를 마무리 하는 금요일, 지난 월요일에 도서관에서 스스로 찾아 정한 책을 한 주간 읽고 그 내용과 소감을 발표하는 독서 프리젠테이션을 합니다.
영어 책을 읽는 것도 생소한데 그것을 영어로 발표하라니욧!
당황하고 어색하고 도망갈 법도 한데 우리 캠퍼들 당당하게 잘 해냅니다.
기특하기만 하지요.
그렇게 해본 처음 프리젠테이션 다음 주와 그 다음 주는 또 달라지겠지요.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을 보는 재미와 맛이 기가 막히답니다.
발표하는 이나 듣는 이나 뭔 말인지 모르기는 매한가지, 그래도 동병상련이라고 서로 기운을 북돋아주고 힘을 더해줍니다.^^

학교를 다녀와 미리 구워 놓은 피자와 아이스 티로 간식을 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다같이 모여 저녁 진지 전에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근처에 있는 멋진 실내 수영장을 다녀오기로 했지요.
근데 프리젠테이션을 하러 모여서 일이 터졌습니다.
아직은 비디오를 찍는 것은 서로가 부담스러워 사진만이라도 찍자고 하니 연호가 버럭합니다.
그것도 저에게 뭐라고 정식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아이들 보고 '사진? 왜 사진을 찍는다니? 헐~'이라고 인상을 쓰며 말하는 것이 딱 걸렸습니다.
사실 그간 연호의 태도가 캠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삐걱거리고 있어 제 에너지가 다 그리로 모여 있어 마음이 쓰이고 속이 상하고 있는 터였습니다.
그래도 그럴 때려니 하며 한주간 기다려주고 있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내일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와서는 크게 작업을 하려고 마음 먹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조금 일찍 터졌습니다.
너 뭐라고 했니?
그런데 연호는 얼굴도 쳐다 보지 않고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다시 사진을 왜 찍을까 묻습니다.
너희들을 보내고 부모님과 가족들이 얼마나 기대하고 기다리고 계신줄 아니?
네가 여기 있는 거 너 혼자 있는 거 아니다.
그런 작은 보답으로 사진을 찍고 같이 마음을 나누는 거지.
너 한 주간을 같이 지냈는데 우리 예가 캠프가 뭐하는 건지 아직 모르겠니?
영어 공부하고 여행하고 문화체험시키려고 내가 여기서 너희들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렇게 비지니스 하려고 하면 이렇게 하지 않는다.
몇십명씩 모집해서 버스 돌리며 캠프를 할 꺼야.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잖아.
너도 보겠지만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같이 성경읽고, 같이 체조하고, 같이 밥먹고, 학교 보내고, 돌아와서는 토론토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시키고, 하루를 마감하며 마음 나누기를 하고 명상을 하고 있잖아.
나 여기서 너희에게 주고 싶고 나누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런거야.
그렇게 안내하는대로 따라와 주면 네가 얻어갈 것이 있어.
나 그거 하려고 너하고 이러고 있는 거다.
근데 나 많이 속이 상해.
연호 때문에 캠프가 더 깊이 나가지 않고 있어.
다른 일곱명에게 내가 너무 미안해서 쥐구멍을 찾고 싶을 심정이다.
지금까지.
그래도 같이 가려고 기다려 왔는데 네 태도가 어떤지 돌아봐라.
성경 읽는거?
종교를 전하고 강요하는 거 아니야.
삶을 말하는 거지.
너의 거울을 만나는 거야.
아니 그런 것 떠나서 성경의 영어 문장과 단어는 완벽해.
그것을 함께 읽으며 나누는 것만으로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인데 뭐하고 있니 지금?
아침에 일어나 다들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세상 다 산 것처럼 인상을 쓰고 있고, 정성껏 알아차리며 몸을 세우는 체조를 하자고 하면 또 혼자 멍하니 서 있고, 진지하는 시간에도 깊은산하고 얼굴을 마주하는게 보기 싫다고 고개도 들지 않고, 하루를 마감하는 마음 나누기와 명상에도 안내하는 하나 하나 다 못마땅해서 인상을 연신 쓰고 있고.....
근데 너 웃을 때는 너무 이쁜 거 아니?
동생들 자상하게 챙기고 이리 저리 이야기해주는 것 참 보기 좋다.
그런데 저 꼬마들도 안되는 영어를 단어라도 나열하며 영어로 말하려고 하는데 너는 개야 짓어라 하며 한국말만 하고 있어.
그래.
어색하고 쑥스러운 거 하고 싶지 않고 쪽팔리는 사춘기라는 거 알지.
그래서 기다려 온 거야.
이만큼.
나 첫날 되고 싶은 것 이야기할 때 네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연호가 하고 싶은게 있구나.
하고 싶은게 있으면 거기서 시작하면 되지.
그런데 그런 꿈이 있으면서 그 꿈을 이루려는 태도와 자세,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는 것이 하나도 되어 있지 않으니 이 일을 어쩌냐....
나 너랑 만나고 싶고 그런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그거 다 하는데 한달이 너무 짧고 나는 순간 순간이 아쉬워 안달을 하고 있단다.
.
.
.
그렇게 그간 연호를 돌아보고 한 주 캠프에서 안내한 이야기를을 나누니 연호도 눈물을 글썽이고 몰랐다고, 그런 건지 몰랐다고 합니다.
다 알아듣게 안내했는데 그렇게 못들으니 우리가 사는 모습이 이 안에 다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쉽습니다.
아,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면 아주 쉽고 명료해집니다.
일단정지, 거기서 시작하면 되는데 연호는 그게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알아들으면서도 연호는 계속 마음을 닫고 버팅기고 있습니다.
그게 아쉽고 제가 미안합니다.

그래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캠프를 계속하겠다니 참 고맙고 다행입니다.
그간의 자기 생각, 습관 다 내려놓고 아침에 일어나고 성경 읽는데도 나오고, 억지로지만 체조도 같이 하고 명상 시간에도 나와주고... 연호는 연호 나름대로 애쓰고 있어 짠하고 기특함도 큽니다.
너무 편안한 순동이들, 스폰지 처럼 안내를 받아들이는 태민, 예원, 동현, 영현, 주헌, 예현, 세현이만 있었으면 이번 캠프가 얼마나 싱거웠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름이 있어서 긴장감이 있고 내 생각을 넘어선 경험을 할 수 있고 기대가 되고 고맙기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고 아쉬움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해야하고 하고 싶은 과정이 있는데 이렇게 있다가 나에게 찾아온 우리 캠퍼들을 그냥 보낼 수가 없지요.

그렇게 또 한바탕 벼락을 맞이하고 시작한 프리젠테이션이었지요.
그래도 이렇게 해주는 우리 캠퍼들이 고맙고 저는 사랑스럽습니다.
오늘 아침을 열며 함께 본 성경, 예수는 며칠이 지나 다시 가버나움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필요합니다.
잠시 물러나야할 때, 잠시 수축되어질 때, 잠시 자신을 돌아보아야할 때, 그런 며칠이 지나면 또 일을 시작합니다.
인내하고 기다려야겠지요.
때를 분별하면서...
다시 예수께서 나타나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습니다.
이 때 침상에 누운 한 중풍병자를 메고 나온 네 사람이 있었지요.
그들은 예수를 만나고 싶었는데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예수를 만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실망하거나 돌아서지 않고 지붕으로 올라가 지붕을 뜯어 내고 병자를 달아내립니다.
예수는 그들을 보면서 '믿음'이라고 하셨습니다.
믿음은 그런 삶입니다.
침상을 메고 오고, 장애를 만나도 또 다른 길을 찾고, 지붕으로 올라가고, 지붕을 뜯어내고, 침상을 달아내리는 것입니다.
오늘 내 앞에 들어갈 틈이 없이 막힌 것들을 다시 바라봅니다.
문으로 들어갈 수 없으면 지붕 위로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지붕이 막혀 있으면 뚫으면 됩니다.
그리고 달아내리겠습니다

내일 하루 종일 나이아가라 폭포와 근처를 돌며 빛을 보여주는 가이드가 또 기대가 됩니다.
잘 만나고 싶습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해주고 싶습니다.
그냥 캐나다에 발을 딛고 외국인을 만나고 외국인 학교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것 말고 평생에 소중한 발판, 밑거름이 되는 무엇과 변화를 경험하게 하고 싶습니다.
예가를 다녀가 예가를 기억하며 이렇게 살며 되더라는 그것을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그런 믿음을 새기며 캠프 첫 주를 보내고 또 한 주를 맞이합니다.

김현범: 글을 읽으며 감동이 몰려오네요. -[07/21-16:41]-

김현범: 연호도 곧 알아차릴 겁니다. 혹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꼭 알아차릴 겁니다. 깊은산님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해주세요. -[07/21-16:42]-

우기숙: 오늘 하루 종일 깊은산님이 수십명의 캠퍼를 버스를 이용해 운영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지 않아 참 다행이고요. 우리 아이들은 참 행운아 입니다. 참 고맙습니다. -[07/22-23:02]-

임현주: 항상 이쁨받는 연호인데, 토론토캠프에서의 캠프생활이 여과없이 게시물에 올라오고 있네. 학교에서는 누구보다 선생님께 이쁨받는 연호인데 아직까지 목사님과는 소통이 안되고 있어 안타까워.. 울 연호 힘내라.화이팅!!! -[07/23-16:47]-

번호	제 목		이름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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