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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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예가와 은혜 양로원 이야기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1/2/16(수)
나를 상심하게 한 일들....  
어느새 2월 중순이 지나갑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눈 속에 꽃망울을 연 한국의 동백꽃을 보았는데, 또 폭설이 내려 많이들 고생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저립니다.
그렇게 다 연결되어 있는데 놓치고 잊고 살아서는 아니되겠지요.
이제 받은 사랑과 은혜를 다 돌려드리며 사람답게 살아야겠다는 마음, 그래야 행복하겠다는 물음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야지요.
다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이 없다는데 요즘은 가지도 많지 않은데 바람 잘 날이 없어요.ㅠㅠ
얼마전에는 이사를 얼마 앞두지 않고 식기 세척기가 고장이 나더니 어제는 컴이 먹통이 되어 또 꼬박 밤을 새고 말았답니다.
결국 갖은 수를 다 쓰다가 한달여 작업해온 데이타를 다 날리고 포맷으로 마무리를 했답니다.ㅋ
저같은 사람에게 컴은 삶의 소통의 수단인데 말이지요.
아, 이 문제의 좋은 점은?
아이고..
늘 처음처럼 살라는 거지요. 과거의 기록이 나도 아니고, 미래의 계획이 나도 아닙니다.
지금 여기뿐... ㅎㅎ
지금 여기...
지금 하는 일, 지금 하는 사랑에 어떠한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나의 일이 가장 큰 보상이지요.
지금 내가 하는 사랑 그 자체가 나를 살리는 은혜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때도 그러합니다.
기도 그 자체, 기도하는 상태가 가장 큰 은혜요 선물인데, 어느 순간 기도조차도 기도의 결과를 추구하고 있지 않는지 물어 봅니다.

이사를 앞두고, 또 일년여 동거동락을 같이 했던 다문님과 민들레님을 떠나 보내고 조용히 호흡을가다듬고 있는 예가, 폭풍 전야, 태풍의 눈 한 가운데 있습니다.
정성껏 산 하루를 마무리 하며 명상으로 모입니다.
오늘은 하루동안 나를 상심하게 한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알아차리고 나누어 봅니다.
그렇게 돌아보지 않으면 허겁지겁 무엇을 했는지 모르고 지나가기 쉬운 일상이지요.
이렇게 함께 있으니 돌아보고 나누어 보고 가다듬어 봅니다.
함께 사는 가장 큰 선물이지요.

우리 막내 지훈이는 학교에서 다같이 눈싸움을 했는데, 자기만 걸려서 선생님께 혼나 상심했다고.ㅋ 다른 아이들은 어쨌냐니 다 도망갔답니다.
다인이는 발렌타인데인데 엄마가 초콜렛을 못먹게 해서 상심했고, 한결이는 작년에는 초콜렛을 서른 세개 받았는데 올해는 스물 두개 받았다고 상심... ㅠㅠ(난 한개도 못받았는데...쩝..)
기명이는 체육시간에 짖굳은 남자 아이가 닷지볼(피구)를 하는데 자기만 맞추어서 상심했고, 의인이는 비자 문제에 걸려서 학교에 가지 못해서 상심합니다. 아....
나우님은 딸 다인이의 성적표와 학교 생활태도에 걸려서 상심하고, FS님은 오랜만에 다운타운에 갔다가 길을 찾지 못해서 상심해 봅니다.
그러네요.
돌아보니 그런 하루입니다.
자, 이번에는 누가, 무엇이 나를 상심하게 하고 상처주었는지 알아차려 봅니다.
그러니 다들 잠시 긴장, 숙연해지지요.
정말 그런 일들이, 그것들이 나를 상심하게 할 수 있을까요?
.
.
.
물어보며 알아차려 봅니다.
아니지요.
내가 그렇게 받고,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내가 만든 내 모습일 뿐입니다.
일상에서 물어보지 않은 물음들로 다시 만나보니 정말 그러하다고 무릅을 칩니다.
그리고 바꾸어 보지요.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 상심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과 홀로 대면할 수 있어서 고마웠지요.
엄마가 내 몸을 생각해서 초콜렛을 먹지 못하게 한 것이니 고맙고, 초콜렛을 적게 받았지만 그렇게 마음을 전해준 친구들이 소중하고, 체육시간에 좀 더 집중해서 공을 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 그 짖굳은 남자 아이가 고압고(아니지요. 그 아이가 기명이에게 관심이...ㅋ),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어 학교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내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차릴 수 있으니 돈을주고도 못살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오늘입니다.
내가 나를 작품합니다.
고맙습니다.
.
.
.
길이 끝나면 거기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한쪽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쪽 문이 열린다
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봄이 걸어 나온다
내가 무너지면 거기 더큰 내가 일어선다
최선의 끝이 참된 시작이다
절망의 끝이 희망의 시작이다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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