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 : 마가복음 1장 1절~3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이러하다.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기록하기를, 보아라 내가 내 심부름꾼을 너보다 앞서 보낸다. 그가 네 길을 닦을 것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예비하고, 그의 길을 곧게 하여라.

· 나의 시작은?
· 앞서 보내셨는데?
· 나의 길은 이미 닦여 있다?
· 나의 할 일은?

· 프롤로그 :
· 나는 누구인가?
· 인사 : 이름, 일, 가족, 기대
· 경청하기
             - 자세            : 바라보기, 태도
             - 시선            : 어디로 향해 있나?
             - 표정            : 부드럽고, 온화하게
             - 반응            : 관심있게 들어주기, 표현하기

· 스토리쎄라피 방법
1. 이야기 쓰기 : 사실과 느낌을 분리해서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실력을 쌓아갑니다. 내 이야기를 그대로 바라보고 알아가는 작업입니다.
2. 이야기 하기 : 자기가 만난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 봅니다.
3. 이야기 듣기 : 다른 이가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잘 들어봅니다. 믿음은 그렇게 듣는 데서 일어납니다.
4. 이야기에 반응하기 : 들은 이야기에서 만난 느낌을 전하고 선물합니다. 격려와 지지, 사랑과 얼싸안음의 시간입니다.

· 이야기할 주제
- 첫 기억
- 놀란 기억
- 8살 때 겨울 풍경
- 내가 있는 이야기 -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이야기
- 어린시절 이야기
- 10대 이야기 - 사춘기
- 어머니
- 첫사랑
- 20대 이야기
스토리쎄라피는 기억을 만나는 작업, 수련, 나눔, 치유, 회복입니다.
‘기억’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있는 것을 기억하지요.
알아 달라고, 살려 달라고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주고 만나주는 것이 이야기를 하는데서 시작됩니다.
그런 이야기가 우리 안에 많아져 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를 써보겠습니다.

스토리쎄라피 참고 게시판 => http://sanmul.net/technote/main.cgi?board=story

* 이야기하기

(1) 이야기
느낌이나, 해석이나, 생각이 배제된 사실,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2) 내 이야기와의 만남
그리고, 이야기를 쓴 나와 읽는 나의 만남을 통해 느낌과, 통찰과, 성서적 조명을 풀어냅니다.

(3) 기도
그것은 바로 자신의 기도로 이어지지요.

(4) 과정경험
이것을 모두 마치면 그것을 해 본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쓸 때, 또 자기 이야기와 만날 때, 조명과 통찰을 한 후... 가졌던 모든 생각과 느낌을 투명하게 이야기해 봅니다.

* 피드백 : 댓글 달기

그리고 다음은 이야기를 잘 보고 잘 듣고 있던 님들이 피드백을 합니다.
그 이야기와 나의 만남, 자신과 결부되어 떠오르는 단상들, 들은 소감들, 또 이루어진 접촉들을 과장없이 진솔하게 ‘선물’합니다.
이때 자신의 새로운 이야기로 이미 이야기를 한 님의 이야기가 퇴색되거나 감춰지지 않도록 서로 배려합니다.
설교나 조언이나 충고는 하지 않습니다.
격려와 위로와 공감으로 이야기한 사람을 도와주는 시간입니다.
이야기한 사람이 치유되도록 우리가 치유자가 되어 그 자리에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면 이 피드백, 댓글을 본 이야기자가 피드백 후의 소감, 피드백에 대한 감상들을 댓글로 달 수도 있습니다.

처음 이야기를 떼기가 어렵지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내 안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는지 미쳐 헤아리지 못했음이 죄송하게 됩니다.
스토리쎄라피를 통해서 행복하게 님들을 가슴으로 만나고, 또 다른 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숙연해졌고 뭉클해지는 시간들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런 사랑이 있었구나.
이것이 나를 살게 하구나.
이렇게 미안했고, 이렇게 죄송했구나.
아, 이제 이렇게 살고 싶다.
그런 만남, 그런 치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과 함께 있었고,
하나님이 곧 이야기이시다.. (요한의 이야기1,1)
그래서 이야기는 언제나 즐겁다..^^*

1. 이야기와 인간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각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태어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둘러싸여 산다.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통해서 가장 잘 이해하게 된다. 하나님 역시 인간을 사건 속에서, 이야기 속에서 만나고 계신다. 아니, 그렇게 일하신다. 인생은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간다지만 보이지 않는 단 한가지, 이야기만은 가지고 왔다가 가지고 간다. 지구 여행을 마치고 우리가 내놓을 것은 바로 자기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 때문에 주님은 우리를 안다고도 하시고 나는 너를 모른다고도 하신다.
그래서 생은 이야기다. 살아 있다는 것은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삶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은 곧 자기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 관심은 서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사랑으로 나타나게 된다. 사랑이 없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고는 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1) 너와 나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또 들어야 하는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는 함께 산다는 의미가 달라지는가?
아픈 상처를 덮어두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려고 하나?
이야기를 한다는 것과 덮어두고 산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즐겁지만 그 친구의 골치 아픈 이야기는 어떤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결국 네 이웃의 이야기를 들으라가 아니겠는가?
이야기는 우리를 성숙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너와 나의 이야기

나는
너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너의 이야기를 사랑함은
그 이야기를 살아온
너를
사랑한다

나를 슬프게도 하고
분노케도 하며
때로는 놀라게도 하고
가끔은
행복하게 해주는
너의 이야기들은
무딘 귀와 가슴의
할례(찢기는 열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성스러움이
깔려 있다.

나는
그런
너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산다
너의 이야기는
나의 현실
도피할 수 없는데
그 현실은
나의 포옹을
기다린다
나의 이야기도
너를 만날 때가 있으니
만남은
운명이요
인연이요
축복이다

만남은
관심의 시작이며
그래서
만남 후에
기도가 있다
그 기도 있어
나
자라고
너와 나
함께
완전한 분을
닮아가자

너와 나
이야기 속에서
자랄 때
우리들의 이야기도
더불어 자란다

(2) 성서이야기와 우리이야기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성서는 우리가 알다시피 대부분이 이야기로 엮어졌다. 성경책 속에서 이야기를 모두 빼 버리면 남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이야기를 다 빼버린다면 생은 빈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하나님은 이야기 속에서 말씀하시고 또 이야기 전체를 통해서 말씀하신다. 그 성경 말씀(곧 이야기)을 이해하기 위해 성경공부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성서의 이야기와 우리 삶의 이야기의 긴밀한 연결점을 찾는 것이 이 두 이야기를 잘 해석할 수 있는 열쇠이다. 즉 성서의 빛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우리 삶의 경험에서 성서를 읽을 때 자기에게 주시는 말씀(이야기)으로 이해하게 되는 통찰력이 생긴다.
성서 속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현실에서 가능한 모든 삶의 양상과 인간형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즉 그들은 우리 앞서 산 전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의 삶은 성서 이야기의 계속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성서적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돕는 것이 스토리쎄라피이다.  우리가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실제로 우리 삶 속에 비밀스럽게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비극 속에서는 하나님의 부재를, 행복 속에서는 하나님의 임재를 더욱 느끼며 말할 뿐이다.
우리들의 삶 속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들이 이야기 하는 행위 속에도 성령으로 역사하신다. 우리의 삶을 믿음의 눈으로 보면 거기 하나님께서 함께 사셨음을 본다. 그러므로 나의 이야기는 곧 내 삶 속에 함께 하신 나의 하나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맥락이 바로 성서 속에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 간에 엮어 가는 구원의 드라마의 맥락이다. 이 구원의 드라마의 맥을 우리는 우리 시대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음을 믿음을 통해 인식하게 된다.

2. 왜 이야기하는가?

(1) 우리는 기억하기 때문에 이야기한다. 기억이 인류를 구할 것이다.
인간은 기억 없이는 못 산다. 기억이 없으면 기능을 못한다. 좋았던 기억이든 나빴던 기억이든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기억은 스토리쎄라피에서 중심이다. 기억 없이는 이야기가 있을 수 없다. 기억이 없다면 이야기를 할 이유도 없다. 기억은 이야기의 내용이면서 또한 이야기 해야할 이유이다. 우리는 기억하기 때문에 이야기한다. 기억한다는 사실에는 책임도 따른다. 이러한 인간의 기억은 기계적이 아니고 선택적이다. 이 선택은 일종의 신비이며 누구도 명령이나 통제할 수 없는 것이 특성이고 컴퓨터의 메모리 기능과 다른 점이다. ‘왜 당신은 좋았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슬펐던 것만 기억해?!’라고 원망하고 한탄 해봐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인간의 기억방식이다. 자신이 기억을 선택할 수 있다면야 우리는 현재의  기억 중에서 잊고 싶은 것들을 잊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간직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상처의 기억을 더 많이 간직한 사람도 있다. 이 상처의 기억을 치유하려는 것이 스토리쎄라피를 하는 이유이다.
건강한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상처의 기억으로부터 치유받아야 한다. 해방되어야 한다. 기억에서 해방되고 치유된다는 말은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고 어떤 기억에 얽매어 사는 사람을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케 한다는 뜻이다. 이 자유는 도피가 아닌 적극적으로부터 자유케 한다는 뜻이다. 이 자유는 도피가 아닌 적극적 대결을 의미한다. 적극적으로 과거의 기억과 마주서서 화해할 때 진정으로 자유케 되고 평화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악몽의 유대인 대학살 기억에서 해방되기 위해 그들은 오히려 적극적인 기억을 역사적 사명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나치 캠프를 인류가 기억해야할 사건으로 기억하도록 전력을 기울여 교육하고 있다. 잊고 싶은 기억이겠지만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기념박물관들을 만들고 책에 그 이야기를 쓰고 계속해서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일에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문학적으로 공헌한 비젤은 1986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기억이 인류를 구할 것이다. 나는 기억하기 때문에 절망한다. 나는 기억하기 때문에 절망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 악에 대한 기억이 악을 막는 방패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억은 희망과 연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비셀은 인류의 비극 속의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절망을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악의 실체를 만난 사람으로서 악으로부터의 구원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그는 절망과 악의 경험 속에서 희망을 말한다. 그는 절망이 다른 인간에게서 올 수 있는 것과 꼭 같이 희망 또한 다른 인간에 의해서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인류가 기억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평화는 하나님이 그의 피조물들에게 주신 선물이 아니다. : 평화는 서로에게 주는 우리의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하나님을 믿는 그가 희망과 평화가 인간 자신들이 가진,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임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선물은 기억하므로 가능하고 이야기하므로 성취될 수 있다. 그는 그 당시 비극을 관망하며 침묵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아직도 그의 가슴에 쓰디쓴 고통이 남아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비셀은 이 세대가 직면해야할 긴급한 역설적 질문을 하고 있다. : “우리는 기억에 대한 중대한 의무와 또 한편 생 가운데서 잊어야 하는 필요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2) 이야기하는 것은 삶을 정리하는 기회요, 새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기회이다.
살다보면 세월의 흐름 따라 시대의 물결 따라 수동적으로 살아버린 때가 있고 또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삶을 창조해 가며 살 때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뜻 없이 의식 없이 살아버린 삶이요 다른 사람 위주로 나의 생을 살아준 경우도 많다. 여자의 일생이 이렇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낭비의 세월’ 또는 ‘잃어버린 청춘’이라는 말이 이러한 수동적 삶 속에 흘러가버린 세월을 한탄하는 표현이라고 본다. 어쩌면 빼앗긴 느낌마저 드는 그 세월을 도로 찾는 길은 그 이야기를 하는데서 가능하다. 이야기를 함으로 ‘그때’와 ‘자기’를 이해하면서 다시 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한다. 흘러간 삶의 의미를 찾는다. 아직 의미를 찾지 못한 삶은 미완성이다. 카빈은 인간의 비극은 비극 자체가 아니고 그 비극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극의 의미를 알았을 때 더 이상 비극 속의 주인공으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새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새 이야기’로 그 후회스러움과 화해할 수 있고 상실감에서 치유 받을 수 있다. 한편 능동적으로 성공적으로 잘 살아온 삶도 자기 성찰을 통해 진솔한 이야기로 정리해 낼 때 그 삶의 완성을 맛보며 그 이야기를 한 후에 다음 차원의 세계로 옮겨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스토리쎄라피’에 참여해 본 사람들의 대부분이 첫 번 이야기를 해 본 후에 바로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자서전이나 교회역사 등을 정리해 내는 것도 개인이다 공동체의 이러한 필요를 인식하는 차원이라 볼 수 있다. 정리되지 않은 과거는 항상 발목을 붙잡는다. 여기서 살아온 삶을 정리한다는 것은 자서전적으로 연대순으로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건 중심으로 경험 위주로 정리해 볼 것이다.

3. 이야기와의 만남

모든 이야기는 세상으로 태어난 순간 그 지점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 자신을 먼저 만나게 되고 그 외에 듣는 이 모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와 만나는 이 사람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인간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야기를 하면서 사는 동물이라고 했다. 이제 한 가지 더, 사람은 이야기를 들으면 반응하도록 창조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 따라 느낌이 동행하는 것을 안다. 이렇게 생각과 느낌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자연적인 것이어서 인위적으로 누를 수 없다. 이것을 자유롭고 책임있게 표현해 보도록 주어진 대목이 곧 ‘이야기와의 만남’이다.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방법과 차원은 매우 다양하며 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어떻게 듣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충격, 도전, 위로, 분노, 좌절, 해방, 치유 등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만남에서의 반응 속에는 듣는 이의 인생관, 가치관, 신앙관과 그가 자라온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함께 담겨져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희망과 사랑까지도 담겨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 얼마나 귀중한 주고 받음인가?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깊은 만남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깊은 만남은 만난 이들을 변화시킨다. 그 이야기를 듣기 전 상태나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다. 자기 세계가 더 깊어지고 넓어져서 한치 더 자랐다고나 할까? 여기서 만남이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의 만남을 의미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객관적 입장에서 만나보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경우의 만남의 차이가 있다면 자기 이야기의 경우에는 자신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듣는 사람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은 만큼 또 한 만큼 성숙한 사람이 되어 반응을 하게 된다. 이야기를 하고 듣는다는 것은 서로를 키워주는 일이다. 이같이 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해 준 일이 없고 상관도 없으며 함께 자라갈 기회를 갖지 못한 사이이다. 자기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지 못하는 공동체는 그것이 가정이든 교회이든 내면적으로 깊은 인간 관계 속에서 자라지는 못한다. 이야기 속에서만 영혼의 교제가 가능하다. 삶의 이야기란 실제로 인간경험의 이야기이고 종교적 심리적 관점에서 볼 때는 영혼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영혼의 교제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교회를 코이노니아 공동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야기를 만나지 않고는 진정으로 사람을 만났다고 할 수 없다. 이야기를 듣는 이와 하는 이를 현실 속에서만 만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상상 속에서도 만나게 해 주므로 우리에게 현실을 초월하고 극복할 수 있는 통찰과 지혜를 선사한다. ‘이야기와의 만남’에서 우리는 창의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격려도 받고 보장도 받는다. 자기가 아는 어떤 형식의 언어로든지 반응해 보라. 이 만남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치유와 해방과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만난 이야기들은 우리를 기도하도록 부른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때나 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이 처해 있는 현실의 상황을 위해서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남 후에는 반드시 기도가 따른다. 기도를 위한 기도를 하기보다는 현실변화를 위하여 기도할 때 기독교인들이 보다 관심있게 세상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삶을 살게 되리라 믿는다. 또 세상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죄를 고백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공동체로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책임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목은 중보의 기도와 자기 고백이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 기도가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토리쎄라피는 이웃 사랑의 실천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스토리쎄라피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성령과 함께 이 고민을 하도록 초대한다.

(김영 목사님의 '입을 떼니 마음이 열리고', 깊은산 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