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이다. (sharing)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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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 사람은 어제를 사는 것도 아니고 오늘을 사는 것도 아니고 내일을 사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오직 하루를 살뿐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4/4/26(토)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날 한국을 떠나와 여지껏 시차로 헤매며 세월호와 함께 울고 목이 매여 아파했습니다.
그리고 나니 이제 조금씩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다시 보입니다.
냉담과 무관심으로 무기력을 대체해 있던 나를 세월호가 다시 깨어주고 있습니다.
나의 20대를 광주가 깨어주었듯이 세월호가 잠자던 나의 40대를 다시 깨워줍니다.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하지 않았던 그 무책임함이 세월호 선원들과 해경들, 무능력한 정부만이 아니라 바로 그렇게 살아온 내 모습이었습니다. ㅠㅠ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나 때문이다.
.
.
.

그리고 '노랑나비 주술설, 구원파 음모설'에 현혹되지 마시길...

문제의 핵심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은 지금 발딛고 서 있는 내 삶의 자리를 외면하는 비겁함의 변명입니다.
이 음모론은 더 큰 음모입니다.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어서는 아니될터 이것으로 뒤에서 만면의 미소를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일까요?
우리가 풀어야 할 것은,

1. 세월호의 침몰의 정황과 이유, 왜 구조 작업을 하지 않았는가? 생명을 볼모로 삼아서까지 그들이 정말 두려워한 것은 무엇인가?
2.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 책임을 물어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며 공의와 정의를 세우고,
3. 이 일이 빙산의 일각이라면 거기서 시작해 사람과 생명이 아닌 돈과 안락에 물든 '나'와 '우리 사회'에 분노하고 저항해 침몰하는 나와 대한민국을 바꾸어내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누구를 용서하지도 용서받지도 못할 것입니다.
누구든 무엇이든 대가는 반드시 치르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월호로 온 국민의 관심이 모이는 사이 오바마가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제2의 을사보호조약인 한미일 군사동맹이 체결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또 다른 열강의 식민지가 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구원파에게 피박을 씌우고 면피하려는 언론 플레이 또한 구조작업을 하지 않으면서 언론을 이용한 것과 다름이 없고 언딘이라는 업체나 해경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또한 도마뱀 꼬리를 자르는 형국일 뿐입니다.

번호	제 목	이름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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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이다.	깊은산	2014/04/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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