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2004/8/13(금) 01:11 (MSIE6.0,WindowsNT5.1,.NETCLR1.1.4322) 164.124.248.56 1280x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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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는 나의 어머니 그러시군요.
그래요.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 교회의 모습, 사람살이가 다 그럴 수 있습니다.
님의 말씀에서 저는 님의 교회에 대한 깊은 사랑과 안타까움, 그리고 힘이 느껴져서 함께 흐느끼고 있습니다.
제게 감동이 되었던 교회에 대한 고백이 있습니다.
나의 어머니가 창녀이더라도 나는 그녀가 내 어머니이기에 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교회가 없었으면 어떻게 내가 나되는 이 길을 알았고, 교회가 없었으면 십자가와 부활의 그 신비가 나에게 전해졌을까?
그런 말씀하시면서 오늘 교회에 대해 깊은 사랑을 담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어머니와 같은 교회입니다.
싫음이 있음은 사랑이 있음이겠지요.
정도의 차이가 있을까요?
저도 교회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습니다.
목사의 일이 지겹고 싱겁고 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해야하니까 이 일밖에 할 일, 배운게 없으니까 그저 그렇게 살아가나 보다 그렇게 핑계하며 살아가야할 그 때였지요.
정말 재미가 없는 살이었습니다.
물론, 더 젊은 시절 혈기를 가지고 전통과 교회에 대해 비판하면서 교회가 있어야할 자리, 교회의 본질에 대해 열변을 토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위기였습니다.
저의 경우, 하비람을 경험하면서 다시 사랑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기 싫었던 목사의 일이 신이났고, 행복했습니다.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를 배웠고 만났습니다.
저도 돌아보면 열심히 뛰었지요.
모태신앙으로 자라서 교회와 학교밖에 모르고 살았으니까요?
그리고 대학시절은 또 어떠했겠습니까?
그리고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었으니 그런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틀에 대한 반항과 조직과 기관, 사람에 대한 신물남은 '목사'보다 더 잘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마도 교회 안에 없을테지요.
그래서 님의 말씀을 더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그렇습니다.
목사로 살아가는 것, 교회를 나의 터전으로 삼아가는 것은 억지로, 당위로라기 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있습니다.
내가 나의 부모와 가족을 떠날 수 없듯이, 그들을 내 삶의 터전과 고향으로 여기듯이 그렇게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내가 나되었고, 십자가와 부활의 도를 만났고, 사랑으로 사람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지요.
복음이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 나의 교회가 그렇게 창녀로 있더라도 나는 그 안에서 내 일을 할 것이고요.
내 예배를 드리렵니다.
그렇게 성도를 만나고 말씀을 전하고 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내 주님을 내가 만나고 내가 모시고 살아갑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장로님이 목사님이 성도들이 나를 괴롭히고 몰려드는 일이 나를 괴롭혀도 나는 그렇게 내가 행복하게 일하고 있지요.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해도 나는 내 교회를 사랑하고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목사가 되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도록 기도하고 있답니다.
그게 내 삶의 터전이고, 사랑의 자리입니다.
한스 큉이라는 신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는 가톨릭신학자로 교황청에서 파문을 받은 신학자이지요.
교회의 파문의 위협 앞에서도 그는 말했습니다.
"나는 교회를 사랑하므로 어머니된 교회를 비판한다....."
젊은 시절의 저는 한스 큉의 그 말 앞에 무너졌습니다.
사랑함으로 그렇게 처절하게 하는 비판과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던 거지요.
이제는 한스 큉의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제 이야기만 길었네요.
니의 이야기, 고백 앞에서 저의 모습을 그대로 보아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이 들었습니다.
교회의 목사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죄송하고 안타깝고요.
성경의 문제는 아니지요.
원래 사람이 사는 교회는 그런 모습이니까요.
깨어난 삶이 자유를 갈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마음 잘 살피시고, 사랑인지, 미움인지, 허망함인지....
사랑이라면 몸만 왔다 갔다하기보다는 처음 마음, 주님의 사랑을 회복할 곳을 다시 찾아보시던지, 조금 더 쉬어보시던지....
하여튼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데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를, 나의 고향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리스도 완전 충만 일체 은혜 감사.
아, 숨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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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