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 2016년 토론토 예가 여름캠프 이야기, 셋 (n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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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6/8/1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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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토론토 예가 여름캠프 이야기, 셋

#2016여름캠프 (17)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집에 갈 수 있을까?

이제 주말 양로원 일을 마치고 내려오면 어떤 리추얼을 하는 느낌입니다.
무슨 통로를 빠져나오는 것 같다고 할까요?
나만의 예배, Service입니다.
그리고 그 예배는 나의 일상을 새롭게 하고 깨어있게 하는 힘과 격려가 되지요.

토론토에 내려오니 우리 캠퍼들 책상 앞에들 앉아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대견스러워 How are you? 인사를 하니 다들 밝은 얼굴과 큰 소리로 공부하고 있다고 대답을 합니다.
옆에 지나가시던 사모님, 웃으시면서 얼척이 없다고 하십니다.^^
책상에 앉은지 얼마나 되었다고요.
대충 상황 파악이 됩니다.ㅋ
그렇게 하루만에 만나 반가이 해우를 하고 사모님이 준비해주신 스테이크 정식으로 행복하게 진지를 했습니다.
안식, 쉼이 있습니다.
쉼은 노는 것이 아니지요.
다 이루었을 때 진정한 쉼이 있습니다.
하루만에 다시 만나니 반갑다고 마음을 나누자 여기저기서 공감하며 자기 생각과 느낌을 나누기에 바쁩니다.

왁자지껄 하루 마음 나누기를 하면서 새로운 물음을 묻습니다.
언제 집에 갈 수 있을까?
소헌이가 손을 번쩍 들고 15일 후에요! 합니다.
계산에 빠른 소헌이의 대답에 반응하지 않고 옆의 현서에게 똑같이 묻습니다.
언제 집에 갈 수 있을까?
현서는 멈칫하지요.
그렇게 다 묻고 나서 선재에게 이르자 선재의 눈빛이 반짝이며 이거 뭐하는 거예요? 그럽니다.
뭔가 있는 거를 눈치 채지요.
그렇습니다.
15일 후에 집에 가느냐를 묻는 물음이 아니라 다른 뭔가를 꺼내고 싶어 묻지 않고 있던 물음을 묻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현서도 승부욕이 발동하는지 씩 웃으며 재밋고 흥미롭다고 합니다.
조금씩 대답이 바뀌지요.
내가 가고 싶을 때 가요.
캠프가 끝나야 가요.
마운틴이 해야 할 이야기를 다해야 가요.
이렇게 열다섯 밤을 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가야할 보물을 찾는 자세를 새롭게 찾아갑니다.

누가 갑자기 지금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가라! 고했더니 또 누가 돈을 냈으니 아까워 갈 수 없다고 끼어듭니다.
그러자 나는 화 에너지를 동원해 벼락을 내립니다.
돈 이야기한 거 누구냐!고요.
아버지가 왜 일하시냐? 물어줍니다.
돈 벌려고 일하는 사람이 있고 일이 좋아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적 잘 받으려고 공부하는 사람이 있고 실력을 키우려고 공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 때문에 캠프를 하다니요.
그렇게 손해 보는 장사가 없습니다.
그건 저절로 오는 것이니까요.
하나님을 믿으니 복을 받는거지, 복을 받으려고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이쯤에서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이야기를 해줍니다.
크로노스는 연대기적 시간으로 상대적 시간이고 카이로스는 절대적인 시간 개념이지요.
성경에 천년이 하루같고 하루가 천년 같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갸우뚱입니다.
연애할 때 남자 친구와 함께 있는 한 시간은 일 분 같고 헤어져 있는 한 시간은 하루 같지 않냐고 하니 아! 합니다.
하루를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내가 무엇을 배우고 누리고 얻느냐가 중요하지요.
물론 정답이 없는 물음입니다.
물음이 사람을 깨웁니다.
이제 어느새 절반에 이른 캠프, 물어줍니다.
언제 나는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정답은 없습니다.
내일 하루 더 물어보자고 숙제로 남깁니다.

정말 언제 집에 갈 수 있을까요?
내가 정말 떠날 수 있을 때는 행복한 순간입니다.
힘들어서 떠나는 것은 도망가는 거지요.
물론 사람은 힘든 순간에 잠시 위로와 치유, 물러섬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떠남이긴 하지요.
그러나 내가 정말 떠날 수 있을 때는, 그리고 떠나야할 때는 가장 행복하고 만족한 순간입니다.
그러면 어디에 가서도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여기를 사는 것입니다.
삶의 자리는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지 결국 내가 아무 조건 없이 행복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훈련의 장입니다.
그러니 우리 캠퍼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는 이제 이곳이 좋아 가고 싶지 않은 순간입니다.
여기서 가장 행복한 그 절정에 나는 정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한국에 가서도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으니까요.

인생이 본향으로 돌아갈 때도 그렇습니다.
세상에 와서 할 일을 하고 돌아갑니다.
그러니 다 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길을 찾는 요령은 하나입니다.
내 일을 다 하는 것입니다.

#2016여름캠프 (18) 나는 토론토에 남을 수 있을까?

캐나다 Civic Holiday로 하루를 더 쉬는 월요일입니다.
아이들이 원더랜드를 기대하고 노래를 하여서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휴일이라 사람이 너무 많을 것같다고 평일에 가자고 하고 날씨도 대기가 불안해 소나기와 바람과 햇볕이 오고 가 또 하루 푹 쉬었습니다.
원더랜드는 주중에 날씨를 보아서 가기로 하구요.
오늘은 인이네 이모가 사는 콘도의 수영장을 전세(!)내어 다녀오고 걸들은 좋아하는 쇼핑을, 보이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온 영어 DVD로 영어공부(!)에 열중하였답니다. ㅎ

그리고 다시 마음을 정리 정돈하는 마음나누기와 명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지요.
그런데 마음을 나누는데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이 많이 나옵니다.
며칠 쉬고 캠퍼들끼리 있는 것이 편하니 또 다른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렵고 귀찮아지고 어색해지는 거지요.
용기 내어 실수하고 경험해 보자는 첫 마음이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벌써 레임덕인가 싶은데 어느새 캠프 마지막 주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이렇게 지내서는 그렇지 않아도 쏜살같은 한 주인데 어영부영 지나가기 쉽습니다.
이번 세네카 학교가 예년과는 달리 큰 아이들보다는 작은 아이들이 많아 큰 아이들이 많은 우리 캠퍼들에게 맞지 않은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주기가 더 어렵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이 문제의 좋은 점을 물어주는 것이 나의 일입니다.
행복과 만족은 조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든지 거기서부터 문제 해결이 되어야 하니 말입니다.
힘들고 싫어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 힘듬과 싫음을 좋음과 감사로 만드는 것이 삶을 예술로 가꾸는 비결이지요.
힘듬과 싫음은 오십보 백보, 어디나 있는 일이니 도망간다고 해결될 수 없답니다.
그것을 보고 느끼는 내가 바뀌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찾아가는 물음이 캐나다에 남은 수 있는지, 집에 언제 갈 수 있는지였습니다.
집에 돌아갈 수 있을 때는 내가 행복하고 기쁠 때이지요.
그래야 돌아가서도 행복하고 기쁠 수 있습니다.
다하고 사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남을 수 없다는 것도 생각이고 남을 수 있다는 것도 생각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사는 한 그 생각의 종으로 살 수밖에 없지요.
그 생각을 빠져 나오면 나는 그 무엇도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남을 수 있느냐는 물음을 물어주면 아이들이 걸려 있는 조항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친구들 때문에, 돈이 없어서 등등으로 드러납니다.
그런 것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다니요!
그런 한계를 넘어서야 잘 살 수 있습니다.
그 즈음에 전화를 왜 받는지도 물어줍니다.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는다고 합니다.
전화가 와도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화는 내가 받는 나의 선택이지요.
캐나다에 온 것도 부모님이 보내서 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내가 온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끌어당긴 것이지 그렇지 않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고 그것을 원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잘되었습니다.
싫은 것, 걸리는 거기에서 출발하고 배우는 것이 있으니 말이지요.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주신 말씀이 있지요.
너 있는 곳에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길이와 너비로 걸어보라!
그렇게 너 있는 곳에서 시작합니다.

숨긴 것은 밝혀지게 되고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되어 있지요.
토요일은 한글 성경을 읽고 일요일은 쉬었더니 월요일 아침에 캠퍼들 영어 성경 읽는 게 영 아닙니다.
긴장이 풀린 거지요.
지금 뭐하고 사는지 들통이 납니다.
그렇게 나를 비추는 거울을 보고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있는 자는 더 얻고 없는 자는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하셨네요.
나는 이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아 오래 방황했는데 우리 캠퍼들은 단숨에 알아차립니다.
내 마음이 원하면 더 누리고 내 마음이 원하지 않으면 있는 것도 모른다구요.
아! 청출어람인가요?ㅋ
그렇지요.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을 더 받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있는 사랑도 사라지구요.
내가 하루를 소중히 살면 내가 소중해지지만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나도 소중해질 수 없습니다.
오늘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2016여름캠프 (19) 원더랜드, 20160802

오늘 원더랜드를 간다고 흥분하고 신난 아이들이 아침을 깨웁니다.
사실 그동안은 한국에서도 갈 수 있는 놀이동산이라서 우리 캠프에서는 가지 않는 걸로 해왔습니다.
사람 많고 복잡한 것은 내가 싫어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지난 캠프부터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원더랜드가 들어왔습니다.
그 장본인인 희연이가 이번에도 함께하고 인이와 사모님이 밀으셔서 이번에는 저도 동행하게 되었답니다.^^
학교 가는 주중이라 오전 수업만 하고 데리러가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아이들이 자꾸 학교 안가고 바로 원더랜드 가면 안되겠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어제 학교에 대한 처음 마음과 이 문제의 좋은 점을 점검한 것이지요.
학교 한번 빠질 수도 있지만 빠지는 마음과 자세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침에 모여 한번 더 물어주었습니다.
현서는 착한 학생이니?
멍합니다. ㅎ
선재는 착한 딸인가?
준모는 작한 제자야?
소헌이는 착한 친구야?
현빈이는 착한 교인인가?
도대체 착한게 뭘까 물으니 눈치 빠른 희령이는 또 뭘 물으냐고 저러실까 하는 표정으로 난감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착한 것은 착, 달라붙는 거지요.
가까이 가는 것이 착한 것입니다.
착한 학생은 선생님께 가까이 가고 착한 딸은 엄마 아빠에게 가까이 갑니다.
그래서 잘 듣고 잘 보고 소리내어 알리며 사는 것이 착한 삶입니다.
착한 것은 미쳤다고 합니다.
어느 것에 도달해 있는 것, 미쳐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보이고 들립니다.
오늘도 착한 학생으로 착한 아들과 딸로 살아 보자고 합니다.
원더랜드에서는 착한 손님이 되어 놀이기구에 바짝 붙여야 남는 장사지요.^^

예수와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는데 사나운 바람이 몰아쳐 제자들은 물에 빠져 죽을까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 때 예수는 선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지요.
그들이 예수를 깨우자 예수는 바람과 파도를 꾸짖어 잠잠하게 하고는 아직도 믿음이 없어 두려워하느냐며 제자들을 나무라셨습니다.
두려움은 내 안의 예수를 깨우지 못해서 생깁니다.
늘 빛 가운데, 은혜와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 그렇지요.
오늘 내가 건너는 인생의 바다에 사나운 비바람이 불어올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돌아보기로 합니다.

원더랜드에 오후에 도착한 탓에 보이들은 밤 10시 폐장할 때까지 줄기차게 놀이기구를 타고 돌아와 24시간 감자탕집 부엉이에서 야식까지 하고 나니 멍! 합니다.
걸들은 사모님과 8시에 나와서 중국식 요리집인 콘지에서 거한 디너를 하고 오이 팩까지 붙이고 잤다는 후문입니다.
11시가 넘어 들어오고 걸들은 자고 있어 명상은 스킵했네요.
진짜 원더랜드를 누비고 뛰어 다녔던 희연이는 누워서 롤러 코스트 후유증이라고 엄살입니다.
몸이 붕 떠다닌답니다. ㅋ
아, 이런 날도 있습니다.

#2016여름캠프 (20) 내가 부르는 이름과 바람

어제 저녁 놀이공원을 다녀오느라 자정이 넘어 명상도 못하고 잠이 들었으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이 듭니다.
마음 약하신 사모님이 조금 늦게 깨우면 안될까 사정을 하시지만 인색한 깊은산은 15분만 늦추어 7시에 깨워 체조를 하고 아침을 시작합니다. ㅋ
그래도 졸린 눈을 비비고 벌떡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주니 참 고맙습니다.
물론 나도 머리가 아프고 토할 것 같은 컨디션이지만 이 문제의 좋은 점을 찾고 물어보지요.
머리가 아프고 토하는 것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통로이고 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는 길로 삼아가기로 합니다.

예수께서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건너오자 무덤 사이에 살던 사람이 예수를 보고는 달려와 엎드렸습니다.
그는 밤낮으로 무덤 사이에서 울부짖고 돌로 자기 몸에 상처를 내며 살아가고 있었지요.
그에게 오늘 나의 모습을 봅니다.
나도 나의 무덤에 갇혀 어쩔 수 없이 울부짖고 상처를 내며 살고 있다면 그렇습니다.
무덤은 꿈이 없는 곳입니다.
움직이지 못하고 고여서 썩어가는 곳이 무덤이지요.
홍수는 바람이 불지 않아서 있습니다.
바람이 일어나면 홍수는 지나갑니다.
바람은 내가 하고 싶은 일, 꿈이니 그것을 찾으면 변화와 성장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무덤에서 온 그에게 예수께서는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으셨습니다.
이제 먼저 우리 캠퍼들의 이름을 묻고 바람을 일으켜 보기로 합니다.
하나님은 아담에서 만물의 이름을 지으라하시고 이름을 부르니 그대로 되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내게 찾아오는 모든 것들은 내가 이름하여 부르고 바라는 그대로 되어질 것입니다.
내 이름부터 지어보기로 합니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이 있어 고맙고 소중하지만 또한 내가 나의 이름을 지어 보자했지요.
내가 부르는대로 되어지는 나의 삶입니다.
또 그대로 되고 싶은 기도입니다.

나는 산이 좋아 산처럼 살고 싶어 깊은산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깊은산이라고 부르면 알아차립니다.
내가 깊은산이지, 아무 대가 없이 상처받고 아픈 사람들을 품어주고 부활시켜 돌려보내는 산처럼 살고 싶은 나의 기도와 꿈을 기억합니다.
희연이는 이번에 이름을 세하지로 짓습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지니어스랍니다. ㅎ
준모는 앉아서 책장을 보더니 산티아고 순례기인 ‘노란 화살표’라고 이름을 짓습니다.
그래서 너는 나의 이정표인 노란 화살표라고 맑은물을 부어주었지요.
현빈이는 왓칭(watching)이라고 이름을 짓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기적은 일어나지요.
그런 기적의 주인공이 되는 현빈이, 왓칭입니다.
현서는 통통이입니다.
오동통해서 통통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통통 튀며 살고 싶은 통통이랍니다.
아, 아주 딱입니다.
소헌이는 샛별입니다.
새벽에 떠 있는 샛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별은 처음 뜨는 별이 아니라 제일 끝까지 남아 있는 별이라고 알려주니 더 좋아합니다.
끈기 있게 마지막까지 하늘을 밝히는 샛별이 되고 싶은 소헌이입니다.
선재는 바다입니다.
행복이 좋아 행복이라고 할까 망설이다가 바다처럼 드넓게 살고 싶은 바다가 되어 보기로 합니다.
희령이는 엄마 아빠가 주신 이름이 너무 좋아 그대로 하고 싶다고 고집을 하다가 찾은 이름이 바램입니다.
바람을 가지고 살아가는 바램이, 희령이를 응원합니다.
인이는 작가가 되고 싶고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이름을 책이라고 짓습니다. ㅋ
그렇게 이름을 짓고 나니 다들 뿌듯한 표정입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지요.
이제 되고 싶은 삶을 찾아갑니다.
물론 바꾸어도 좋습니다.
평생 찾아가겠지만 부모님께 가장 큰 효도,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어 이제껏 우리 서로에게 맑은물을 부었는데 오늘은 부모님께 맑은물을 부어보기로 했습니다.
옆에 계시지 않지만 늘 명상과 마음의 그리움으로 함께했던 부모님, 가까이 있을 때는 왜 그 고마움을 몰랐고 더 친절하고 따뜻하게 하지 못했을까 아쉽고 미안함을 다 담아 봅니다.

샛별인 소헌이는 아빠는 돈을 열심히 버시고 글씨체가 좋고 수학을 잘하시고 엄마는 집안일을 잘하시고 손재주가 좋으십니다.
왓칭인 현빈이는 아빠는 뭐든 잘 사주시고 재밋게 놀아주시고 엄마는 친구가 왔을 때 맛있는 음식을 잘해주시고 환자를 잘 돌보시고 집안일을 잘하십니다.
세하지인 희연이는 아빠는 뭘 해도 혼내지 않으시고 엄마는 다 열심히 하시고 누나는 자신의 일에 착실하고 나보고 뭐라 안한다고 합니다.
통통이인 현서는 엄마 아빠는 부지런하고 일을 열심히 하시고 엄마는 맛있는 밥과 보금자리를 구해주시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주시고 아빠는 나와 잘 놀아주고 배려하시고 밤 늦게까지 일을 하십니다.
책이인 인이는 아빠는 잘 놀아주고 엄마는 집안 일을 잘하고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바다인 선재는 엄마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시고 아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찾아내시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하십니다.
노란화살표인 준모는 엄마 아빠는 친절하시고 뭐든지 열심히 잘하시는 분이십니다.
바램이인 희령이는 엄마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시고 아빠는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도 딸이 원하면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세요.

이렇게 사랑하는 아들 딸들의 맑은물을 받으시니 시방 느낌이 어떠신지요? ㅎ
쑥스러운 듯이 맑은물을 붓기 시작하던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맑은물을 붓고 나자 자랑스러움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오글오글하지만 금방 그리움과 고마움과 행복이 되어지지요.
맑은물 붓는 삶, 삶의 기적을 만나는 소중한 경험 중의 경험이랍니다.
말하고 나니 느낌이 색다르고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이 좋은 것을 그동안 알아주지 못하고 살아왔네요.
이렇게 살기로 합니다.

#2016여름캠프 (21) 대나무 사닥다리 게임

토론토도 수은주가 35도를 웃도는 하루해가 저무는 무렵 뒷마당에서 삼겹살 숯불구이로 아이슬란드 전야제를 합니다.
아무리 더워도 해가 지면 선선해지니 토론토는 살만합니다.
연일 전해지는 한국의 폭염 소식에 죄송한 마음이네요.
그리고 모여 앉은 여름캠프 명상시간, 어느새 3주라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내 안에 보물을 찾아가는 기적같은 하루 하루였습니다.
내게 찾아온 선물같은 아이들을 통해 내 안에 생수를 길어내고 더 맑아지고 깊어질 수 있는 통로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충분합니다.
어디서 이런 하루하루와 이야기들을 나누고 경험할 수 있을까요?
나는 참 고맙습니다.
내게 찾아온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게 마음을 나누니 다들 실감이 나지를 않습니다.
3주가 지나다니요.
처음 캠프를 안내하면서 눈을 깜빡하고 나면 한국 가는 비행기 안에 있을 거라고 했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가 기대가 되고 설레이는 밤입니다.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 이름대로 살기를 축복하며 또 서로의 바람을 물어줍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물어주는 거지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아니, 하나님의 뜻은 없습니다.
부모의 뜻이 없듯이 말입니다.
자녀가 무엇을 하기 원하는 것은 철든 부모라면 어리석은 일임을 압니다.
부모의 뜻이 있다면 자녀가 스스로 원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지요.
하나님도 그러하시겠지요.
지구에 온 이유를 찾고 그 이유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낭창낭창한 대나무 사다리가 있습니다.
사다리를 침대에서 침대로 올려놓고 건너보라고 하지요.
다들 신나게 장난스럽게 건너갑니다.
사다리를 지붕과 지붕 사이에 올려놓고 걸어보라고 합니다.
주저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떨어져도 죽지는 않을테니 건너는데 호기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10층 아파트 옥상에서 걸어보라고 하면 아찔해지기 시작합니다.
왜 걸어가야 하냐구 따집니다. ㅎ
10억을 주면 어떻겠냐고 던지자 혹. 합니다.
이제 CN타워 꼭대기에 올려놓습니다.
10억을 줘도 못한답니다. ㅋ
상상으로 하는 여행입니다.
그럼 여기를 한발한발 내딛어 건너가면 지킬 수 있는 무엇이 있고, 얻을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어쩌겠냐고 물어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무엇인지 종이에다 5가지를 써보게 합니다.
심각해지고 또 장난스럽게 하나씩 써가네요.
가족, 소중한 일, 꿈, 꿈이 이루어질 환경, 캐리비안해의 3대 배들,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1조억원을 준다면.... 다양하게 나옵니다.
여전히 구체적이지 않아 나는 아쉽지만 그대로 보아주지요.
그리고 가만히 바라보고 마지막 한 장이 남을 때까지 하나씩 버려보지요.
무엇을 버릴지 망설입니다.
그리고 아깝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잠시나마 경험을 하지요.
자, 그것을 이루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렇게 계속 물어가렵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그것이 화가 날 일인가?
이 문제의 좋은 점은 무엇인지?
캐나다에 남을 수 있나?
나는 누구인가?
집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아름다운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며 함께 물어 길을 찾아가렵니다.
내 안에 두 마리의 늑대가 살아갑니다.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내가 먹이를 준 놈이 이긴다고 하지요.
빛과 그림자, 모두가 다 나입니다.
사라지지 않고 함께입니다.
그것을 알고 떨어져 보고 내가 선택해서 사용하는 거지요.

예수께서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보러 가는 길에 열두 해 동안 혈루병을 앓은 한 여인이 예수의 옷에 손을 대고 나음을 입었습니다.
이 여인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물어 봅니다.
불쌍하고 아프고 힘들고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예, 그런데 적어도 이 여인은 행복했습니다. 왜냐면 자기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다른 사람들은 아프면서도 아픈지 모르고 힘들면서도 힘든지도 모르고 살아갑니다.
속는 거지요.
그러나 이 여인은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소문에 귀를 기울여 들었고 듣기만 하고 있지 않고 찾아와 손을 대었습니다.
그것이 믿음입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다른 의사들처럼 내가 너를 고쳐주겠다고 하지 않으시고 네 믿음이 너를 고쳤으니 가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라고 축복하셨지요.
나의 구원은 치유는 누가 해줄 수 없는 것입니다.
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의 주위에 있던 그 많은 사람 가운데 이 여인만이 기적을 경험한 것입니다.
오늘 나도 그렇게 길을 가자고 파이팅합니다.

우리는 캠프를 통해 삶을 예술로 가꾸는 길에 지조와 정조와 체조를 세워가자 했습니다.
뜻을 세우기 위해 지력을 기르고 책을 읽습니다.
마음을 세우기 위해 명상과 기도를 합니다.
몸을 세우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나를 지켜가는 통로로 삼아가는 거지요.
균형잡힌 삶입니다.
이제 아이슬란드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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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 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를 발음해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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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 캠프를 마치고 8월5일붵 13일까지 아이슬란드 여행까지 잘 다녀왔습니다. 곧 아이슬란드 소식도 나눌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작성일	조회

529	고통의 이유	깊은산	2016/08/28	744

528	내 신을 벗고	깊은산	2016/08/22	888

527	2016년 토론토 예가 여름캠프 이야기, 셋	깊은산	2016/08/15	798

526	2016년 토론토 예가 여름캠프 이야기, 둘	깊은산	2016/08/01	828

525	2016년 토론토 예가 여름캠프 이야기	깊은산	2016/07/24	954

524	광야의 40년	깊은산	2016/07/11	1062

523	열정과 준비	깊은산	2016/07/03	857

522	사면초가에서	깊은산	2016/06/26	822

521	출애굽	깊은산	2016/06/20	929

520	새로운 시작	깊은산	2016/06/12	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