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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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켜보겠습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백부장은 그가 숨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는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백부장은 예수가 큰 소리를 지르고서 숨을 거두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큰소리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외침이었지요. 예수는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큰소리로 부르짖으셨습니다.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라 고백한 것입니다. 원망도 할 수 있고, 부인도 할 수 있고, 다투기도 할 수 있을텐데 예수는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홀로 있지 않고 하나님과 함께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아들이셨지요. 나는 그런 순간에 하나님을 찾습니다. 또한 그는 잊지 않았습니다. '왜'라는 물음을 말입니다. 그가 왜 십자가에 달렸는지, 하나님의 버림을 받아야 하는지를 물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순간에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잊지 않고 찾아가는 '물음'입니다. 그런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셨다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는 그런 백부장과 더불어 예수를 멀찍이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자들이었습니다. 마가복음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숨을 거두는 것을 지켜본 제자들은 모두 여자들이었습니다. 예수를 드러나게 따르던 남자 제자들은 모두 달아났고 심지어 유다는 돈을 받고 예수를 팔았고 베드로는 저주까지 할 지경이었지요.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의 고난에 함께 있었던 이들은 여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마지막까지 지르신 큰소리를 증언하는 특권은 이방인 백부장과 여인들 몫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켜보던 여인들’의 마음이 되어 봅니다. 어느 시인은 어머니 마리아가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가장 큰 ‘사랑’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그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하는 것을 사랑이라 했던 것이지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대신해주고 싶지만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 있는 거지요. 내가 대신하면 차라리 더 쉬울텐데 그저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순간과 처지를 맞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지금 어쩌면 생의 가장 큰 희망이 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고, 어쩌면 예수가 받는 십자가를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있었을 것이고 그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가 가는 길을 다 받아 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삶의 한가운데라는 말씀이지요. 죽어가는 아들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 하나님은 거기에 계시고 그 자리에 기적이 싹트고 있습니다. 사랑입니다. 시련은 셀프입니다. 감당해야 몫이 있고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바라보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지켜볼 수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이고 사랑입니다. 두렵다고 피하지 않고 부끄럽다고 외면하지 않고 미안하다고 고개숙이지 않고 지켜보겠습니다.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 낫고 싶으냐는 예수의 물음에 그 환자는 물이 움직일 때 나를 들어서 못에다가 넣어 주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합니다. 자기가 가는 동안에, 남들이 나보다 먼저 못으로 들어간다는 거지요. 섬뜩합니다. 예수께서 낫고 싶으냐고 물어주셨는데 이 사람에게 남아 있었던 것은 병 낫기를 바라는 소원 대신 그를 사로잡고 있는 남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이었습니다. 내 병이 낫지 않는 것은 나를 못에 넣어줄 사람이 없고 그래서 나보다 먼저 못에 들어가는 사람 때문에 나는 병을 앓고 있다는 생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게 진짜 병이고 고통입니다. 그러니 정말 하고 싶은 본래의 마음을 보아야 합니다. 정말은 사랑하고 싶은데 체면과 원망으로 미움 안에 살고 있지 않은지요? 천국과 지옥은 그 안에 있습니다. (#깊은산 20150301) * 세월호 참사 320일 - 또한 세월호 참사는 대통령을 포함한 국가 행정기관과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에 얼마나 무능력하고 심지어 무책임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의 무책임한 공직수행 태도가 참사를 키우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부패한 또 측면과 그 본질을그대로 드러나게 해주었지요. 자기의 불행이 남 때문이라는 생각은 행복의 근원을 자기 아닌 남에게서 찾으려는 것과 같은 착각입니다. 열쇠는 다른 사람의 손이 아니라 바로 내 손에 있다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셨지요. 내 믿음이 나를 구원하는 것이지 남의 믿음이 나를 구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야곱의 우물에서 길은 물은 마셔도 또 목이 마르고 맙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주시는 물은 그 안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라 하셨습니다. 동양의 옛말에도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환경을 바꿈으로 행복을 맛보려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에서 열매를 거두려는 것과 같습니다. 만년필을 바꾸는 것으로 좋은 글을 써 낼 수 없는 법입니다. (#깊은산 20150302) * 세월호 참사 321일 - 제도권의 여당은 그렇다고 해도 야당조차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범국가적 노력을 촉진시키는데 실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기력했고 문제해결의 진정성조차 보여주지 못하였습니다. 제도 언론들이 허위 왜곡보도를 일삼으면서 조기구조를 불가능하게 하였고, 이러한 엄청난 비극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따뜻하게 위로하기는 커녕 도리어 사실 왜곡과 견강부회를 통해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집단과 놀랍게도 이들을 비호하고 옹호하는 세력조차 활개치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사회의 현실이지요. 한국에서 살면서 원망과 불평을 했으면 캐나다에서도 원망과 불평을 합니다. 어느 분이 그러셨다네요. 한국 사람들이 보기 싫어서 이민을 왔는데 이민 와도 꼴 보기 싫은 한국 사람들이 더 많더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없는 산 속에 들어가서 나무하며 산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었답니다. 거기는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이 없냐구요. 그랬더니 거기도 꼴 보기 싫은 사람들 투성이랍니다. 사실은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학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학교를 옮겨도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직장으로 옮겨도 내가 바뀌지 않는 한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남편을 만나도 잘 살 리가 없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지요. 삶은 거기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깊은산 20150303) * 세월호 참사 322일 -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식민 통치와 군부 독재에서 유래한 통제와 억압 일변도의 행정 권력 체계와 신자유주의 재벌 중심 경제 체제가 복합적으로 작동하여 일어난 참사이니 제도와 사람이 공모한 범죄이기도 합니다. 국민이 없는 나라에서는 세월호 참사는 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의 참사의 근원적인 메시지는 식민 잔재 청산과 사람이 주인되는 민주화입니다. 예수께서는 38년간 누워있던 사람에게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가라고 하셨습니다. 원망과 핑계를 대지 말고 기억과 기대로 살지 말고 그냥 네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모든 불행의 탓을 남에게 돌리는 진짜 병으로부터 38년 된 병자를 일으켜 세우신 것입니다. 다른 사람 때문에 나의 병이 낫지 않는다는 생각과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불행하다는 착각으로 사무친 원망 속에서 하릴없이 누워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너 때문에"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남에 대한 원망과 기대를 씻어 버리지 않는 한 나는 지금을 살지 못합니다. 물이 동하여야 내 병이 낫겠다는 기대로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 걸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깊은산 20150304) * 세월호 참사 323일 -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에 의한 총체적 관권부정선거의 진상을 밝히라며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서자, 그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국가정보원이 나서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고 내란음모 정치공작을 감행하였습니다. 이른바 "10상시" 등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과 권력암투 추문이 폭로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른바 ‘종북콘서트’ 논란을 만들고 헌법재판소를 통해 정당해산을 강행하는 등 물타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정치적 다원주의와 복수정당제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이며 스스로 얼마나 허약한 정권인지를 드러내 준 사건입니다. 내 병을 낫게 할 물은 동하지 않습니다. 아니 물이 동해도 거기에 맨 처음 들어간 사람만이 나을 수 있다는 것은 속임수입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그냥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면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한마디로 비열하고 야만스러운 베데스다의 경쟁질서와 원망과 핑계의 속임수를 둘러 엎으셨습니다. 이제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가십시오. 내 몸 속에 있는 환한 길을 버려둔 채 세상을 원망하며 이웃을 미워하며 38년이나 누워 있던 그 자리를 말아 들고 걸어가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적입니다. 그렇게 일어난 사람은 곧 나아서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갔고 그날이 바로 안식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참된 안식은 이렇게 찾아옵니다. (#깊은산 20150305) * 세월호 참사 324일 - 박근혜정권이 검찰총장까지 찍어내고 특별수사팀을 공중 분해시키는 만행까지 저지르면서 갖가지 방법으로 수사방해를 자행하였지만, 최근 서울고법은 지난 대선은 국가정보원 등의 조직적 선거개입으로 진행된 관권부정선거였다고 판결하였고,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박근혜정권이 국가 권력을 장악한 이후 2년 동안 추천한 공직 후보자 상당수는 범죄자로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수준이었지요. 이는 박근혜정권은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기본적 능력과 인적 자원도 갖추지 못했음을 스스로 폭로하고 있는 것이며 심지어 국민과 약속을 파기하고 전시 군작전권을 미국에게 영구히 위탁한 것과 다름없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게다가 박근혜정권은 부자의 세금은 줄이고 서민의 세금만 늘리면서 복지공약을 파기하고 국민의 고혈을 짜내고 있습니다. 또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스스로 위협하고 있고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국정교과서 채택과 건국절 논란으로 헌법에 명시된 항일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공공연히 부정하며 독재를 미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나라에서 3.1운동, 4월혁명과 6월항쟁이 만들어낸 민주공화국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불통과 독선의 권력만 남아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고 있습니다. 분명하게 그는 탄핵 대상입니다. 오늘 생일이라고 정한 날이 밝았습니다. 벗들의 과분한 축하와 축복을 받으면서 내가 참 소중하구나, 아니 깊은산도 참 소중하구나 감사와 감동, 뭉클함을 만납니다. 사실 생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늘 생일, 늘 다시 태어나는 날들이니 말입니다. 더 성장하고 더 알음다워져 나타나고 싶습니다. 오늘이 지구별 입장일이라고 누가 말씀해주셨는데 참 마음에 듭니다. 입장하고 퇴장하고... 그렇게 우리 일을 하지요. 오늘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는 이 인사와 마음으로 대신합니다. 절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_()_” (#깊은산 20150306) 이제 또 한 사람의 여행자가 우리 곁에 왔네. 그가 우리와 함께 지내는 날들이 웃음으로 가득하기를. 하늘의 따듯한 바람이 그의 집 위로 부드럽게 불기를. 위대한 정령이 그의 집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기를. 그의 모카신 신발이 여기저기 눈 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체로키 인디언들의 생일 축하 인사) * 세월호 참사 325일 - 오늘 대한민국은 국민총생산 세계 15위, 무역 총액 8위, 수출 7위, 외환보유고 8위, 국방비 12위, 전자정부 1위 등 경제지표 상 세계적으로 성공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담세율, 지니계수, 빈곤율, 공교육 지출, 노조 조직율, 비정규직 비율, 사회갈등지수, 출산율, 자살율, 노인 빈곤율은 최하위, 최악의 수준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는 국민을 보호하는 의지나 능력, 복지와 민주주의 척도는 아주 낮은 나라로 국민을 위한 “국가”는 없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베데스다 연못은 삶의 축소판이었습니다. 그리고 38년 된 병자가 일어나서 걸어가라는 예수의 말씀에 듣고 곧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간 날이 안식일이었습니다. 38년 동안이나 누워만 있던 사람이 일어났으니 이 얼마나 축하할 일인가요? 그런데 이런 본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대사람들은 병 나은 사람을 보고 안식일에는 자리를 들고 걸어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합니다. 기뻐하기는커녕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봅니다. 병이 나은 '사실'을 보지 못하고 안식일에 자리를 들고 걸어간다는 ‘조항’에 걸려 있습니다. 꽃을 보고도 기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는 만큼 말합니다. (#깊은산 20150307) * 세월호 참사 326일 - 그런 국가의 부재에서 다 탈출할 수 있었던 소중한 304명의 생명이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수장 당했습니다. 왜 구조받지 못하고 죽어야 했는지 밝혀질 때까지 일상은 없습니다. 모든 참사의 원인이 밝혀지고 관련 책임자를 처벌할 때 우리 사회는 고통과 자책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재판이 마무리되어 세월호 참사가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유가족이 원하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아니지요. 특별법의 제정과정도 힘겨웠지만, 진실을 재구성하는 길도 시작부터 험난합니다. 진상조사특위 설립에서부터 예산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실종자수습과 진실규명을 위한 인양조차 돈의 논리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우리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 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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