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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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명절이어도 해보면  유다가 예수를 넘겨줄 적당한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유월절을 맞이합니다. 무교절과 유월절은 유대인들에게 큰 명절, 잔치의 날입니다. 애굽의 노예살이에서 해방되는 날에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하셔서 도우신 것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명절이지요. 열번째 재앙으로 애굽의 장자들이 죽었던 날,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히브리인들의 집에는 아무런 변고도 없었습니다. 죽음의 사자가 어린양의 피가 묻은 집은 유월, 넘어서 갔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들은 자신들이 살아난 것은 자신들이 잘나고 의로워서가 아니라 순전한 은혜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 이들은 빵 반죽을 발효할 시간도 없이 짐을 챙겨야했기에 발효되지 않은 빵, 딱딱한 무교병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명절이 되면 일부러 무교병을 먹어서 그날의 촉박했던 긴장감과 감격을 되새기는 것입니다. 잔치, 명절은 그렇게 의미를 기억하고 지켜가는 날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명절은 어떻습니까? 혹시 그렇게 귀한 명절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생일..... 다 그러합니다. 기념하고 기억하는 것, 그것이 명절과 절기가 주는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명절은 일상을 위한 윤활제 같은 것이지요. 명절이 명절 자체로만 끝난다면 사실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행복하고 다정하게 잘 살다가 명절이 되면 다투는 집안이 있습니다. 캐나다에 오니 그 느낌이 덜하기는 한데 한국에 있을 때 생각하면 설날과 추석이 되면 긴장되기 시작합니다. 집안의 여자 분들은 더했을 겁니다. 명절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어떻게 잘 넘길까가 근심이 됩니다. 명절이 주는 의미와 뜻을 새기기 보다는 겉치례와 형식에 매여서 그렇습니다. 늘 있는 것 같은 유월절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일생에 80번 맞이하기 어려운 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소중하고 한번 한번이 의미 있고 새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유월절을 맞이하는 예수와 제자들의 마음은 색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예수께서는 그의 마지막 날에 대해 계속 알리셨고, 그가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달려야할 것을 예고하신 그 명절이니 무겁고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맞이했을 것입니다. 잔치집이 아닌 초상집 분위기였겠지요. 아,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험을 하신적이 있나요? 아니면 혹시 지금이 그렇게 위축된 순간이 아닌지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순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그래도 그들은 가서 명절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명절은 명절입니다. 힘들다고 명절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지요. 피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두려움을 넘어서는 길은 직면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면서 잔치 준비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어느 순간에도 내가 할 일을 해야 합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른 이유는 내 할 일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루고 핑계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내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공부가 죽어도 하기 싫어도 책상에 앉아서 시작하면 됩니다. 설교 준비가 두려워도 해보면 그 일이 내 일인 것을 알게 됩니다. 식사 준비가 하기 싫어도 시작하면 콧노래가 나옵니다. 나가서 일하기 싫어도 나가보아야 그 다음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순간을 바꾸어가고 헤쳐 나갈 수가 없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명절이고 마지막 날이어도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그렇게 예수의 마지막 명절도 준비되어지고 있었습니다. (마가복음 14장)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 그래서 “선생님이 어디에 계십니까?”라는 물음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여기가 어딘지를 묻는 물음과 같습니다. 그 길이 하늘로 통하는 문이고 ‘지금 여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께서는 ‘와서 보라’고 초대하셨습니다. 찾는 것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가서 보아야 합니다. 따라가서 보지 않으면서 선생님이 어디에 계신지 생각만 한다고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공사를 빨리 진행하고 싶으면 가서 일하면 됩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오늘 밤을 새서 공부를 하면 되구요. 설교를 잘하고 싶으면 그만큼 기도하고 궁리하고 힘을 다하면 됩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고 싶으면 가만히 있지 말고 끝까지 가보면 됩니다. 그런데 하지 않으니 늘 제자리인 것입니다. 그들은 따라가서 예수께서 묵고 계시는 곳을 보고 그 날을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가보고 해보면 다릅니다. 그렇게 해 본 사람이 진실에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합니다. 와 보면 됩니다. (#깊은산 20140921) * 세월호 참사 159일 -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못하겠다는 것은 진상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법의학자들과 변호사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이미 밝혔는데 대통령이 헌법보다 위에 있다는 말이가? 와서 보라는 초청에 따라 그들은 예수께서 묵고 계시는 곳에 와서 보고 그 날을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그 때가 오후 네 시쯤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느낌과 분위기였을까요? 거기서 그들이 예수와 함께 무엇을 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생에 가장 큰 기쁨과 보람과 설렘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 때가 오후 네 시입니다. 매일 있는 오후 네 시는 아닐 것입니다. 이들에게 이날 오후 네 시는 평생 기억하는 순간입니다. 그런 오후 네 시를 맞이해야 인생이 아닐까요? 지켜보는 이들은 그 때가 오전 열 시든지 밤 열 시든지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나에게는 다릅니다. 오늘도 그런 오후 네 시, 지금 여기를 만나 충만한 삶을 살아갑니다. (#깊은산 20140922) * 세월호 참사 160일 - 대통령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 보다 나은 삶인데 대통령의 직무에 대한 비판을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하면서 자기가 무슨 왕족 쯤이나 되는 줄 아는 사람은 이제 그 고결한 임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 도가 넘었다. 세례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찾아왔던 두 제자 중에서 한 사람은 안드레이고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한 사람은 복음서의 저자인 사도 요한이라고 전해집니다. 이런 중요한 대목에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삶에 대한 그의 태도를 봅니다. 아주 중요한 사건의 현장에 자신이 있었다면 그 사실을 자랑하고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요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흥하고 나는 망해도 좋다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잘되는 것이 나의 기쁨이고 자식이 커가는 것이 부모의 보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곳에 자신이 있었던 것은 숨기면서도 그때가 언제였던가는 밝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때를 알아차리고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오후 네 시, 나만이 기억하는 그 때를 갖고 살지 못하는 것은 아주 불행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주님을 따르고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는 주님의 물음에 “주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라고 물을 수 있을 때 나는 주님의 초청을 받아 나만의 오후 네 시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오후 네 시는 잘 듣고 찾고(보고) 묻고(소리내어 알리고) 사는 삶입니다. 나는 지금 오후 네 시에 서 있습니다. (#깊은산 20140923) * 세월호 참사 161일 - 국민이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무릎을 꿇어야 정상이고 그런 대통령이 큰 대통령, 존경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아닌가? 인생의 오후 네 시를 경험한 이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말하고 또 전할 수밖에요. 자기가 만난 행복과 기쁨과 감격을 말입니다. 내가 먼저 누리니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알고 그 안에 충분히 거할 때 차고 넘쳐 전도는 저절로 되어지는 것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자기가 만나고 누린 것을 전하고 알릴 때 행복합니다. 안드레는 형에게 메시야를 만나 자기가 보고 경험한 사실을 전합니다. 그리고 안드레에 의해 인도된 시몬에게 예수께서는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로구나. 앞으로는 너를 게바라고 부르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게바라는 말은 반석이라는 뜻이니 너를 반석과 같이 튼튼한 존재로 성장시키겠다는 말씀이지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예수께서는 시몬을 미리 알아 보셨다는 사실입니다. 그 앞에서는 굳이 나를 알아달라고 소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나와 내 형편을 이미 다 알고 계시니 다만 그 앞에 나오면 나를 반석이라고 불러 주실 것입니다. 그는 나를 알아보아 주시는 사랑입니다. 나도 너를 알아보아 줍니다. (#깊은산 20140924) * 세월호 참사 162일 - 이역만리 땅에서 교민 4명이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만나달라고 서 있는데 뭐가 무서워 그리도 피해 다니는가? 국민의 안전과 행복, 보다 나은 삶에 관심이 없는 박근혜는 물러나라! 예수께서 물으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그 많은 욕구 가운데 마스터키가 있습니다. “예수”이고, 또 그것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은혜, 복음,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일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은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형상이니 그 형상이 하는 일이 복음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인줄 아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는한 오늘 우리 삶에 천국이 있을 도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식, 나에게 주신 상황과 처지, 지금 내가 만나는 일들, 내 생각에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그것을 영접하는 것이 복음이고 믿음인 것입니다.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주께서 어디에 계신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지금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예수께서 어디에 계신지 물었던 이들처럼 삶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어 우리 곁에 지극히 작은이들의 굶주림 속, 목마름 속, 헐벗음 속, 감옥 속으로 따라 가서 함께할 때 ‘오후 네 시’의 감격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 감격에 떨며 그 감격을 통해 새로운 감격을 잉태해 가는 오늘 ‘하루’입니다. (#깊은산 20140925) * 세월호 참사 163일 - 해외동포들이 하는 시위가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품위를 손상시키니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배후가 있다면 진실을 알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호소를 듣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니 유일한 재발방지대책은 세월호의 진상규명이다. 안드레와 요한, 베드로를 만나신 예수께서는 갈릴리로 떠나시면서 빌립을 보시고 또 ‘나를 따라 오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의 부름을 받은 빌립도 곧장 나다나엘을 만나서 메시아를 만난 소식을 전하며 “와서 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를 따르는 것은 ‘와서 보라’는 내가 받은 소식을 나누고 전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듣기만 하고 따르지 않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전할 수밖에 없고 전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진리의 핵심이지요. ‘전도’는 내가 깨달을 도를 전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우리는 내가 받은 것을 표현하러 세상에 왔습니다. 나를 제대로 표현할 때 가장 행복하고 인생은 가장 살맛이 납니다. 그래서 일할 때에 신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도 이렇게 기도했으면 합니다. “하나님, 내가 먼저 깨닫고 감동하여 일하게 하시고 내가 깨달은 그것을 전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열정이 되게 하옵소서.” 일단 나를 따르고, 와서,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입니다. (#깊은산 20140926) * 세월호 참사 164일 - 미친 운전수가 버스를 폭주하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라고 하며 메시야를 만났다는 빌립의 말을 의심합니다. 나사렛은 갈릴리 지방으로 유대 나라 북쪽에 있는 아주 초라한 동네였습니다. 게다가 사투리가 심하여 같은 민족끼리도 말이 잘 안 통하는 곳이고, 또한 이방 사람들이 사는 마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순수한 유대 문화를 갖지 못한 지방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사람들로부터는 절반만 유대 사람들이라고 무시당하는 실정이었고, 심지어는 자신들도 스스로를 무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곳에서 메시야가 나리라고는 생각하기가 어려운 거죠. 그러나 하나님은 그 아들에게 일부러 가장 천한 모습의 옷을 입히셨습니다. 마굿간에서 미혼모에게 나게 하시고 나사렛에서 자라게 하시는 등 가장 천하고 후진 곳으로 내려오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높은 곳, 화려한 곳, 편안한 곳, 눈에 보이는 것만을 바라보는 것은 하나님의 눈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에서는 섬기는 자가 섬김을 받는 자보다 높고 꼴찌가 되어 보지 않으면 으뜸이 될 수 없다고 하셨지요. 이러한 나다니엘의 의심에 빌립은 그저 “와서 보시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다니엘은 의심을 하면서도 빌립의 권면대로 몸을 움직여 예수께로 갔다는 것입니다. 의심을 한 실수보다 의심하면서도 앞으로 나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의심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의심 때문에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의심 자체로 끝나버리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생각하면서 행동하고, 행동하면서 생각해야 합니다. 믿음이란 들음에서 나오고 순종과 같은 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去去去中知 行行行裏覺((거거거중지 행행행리각)이라고 했습니다. 가고 가고 또 가다보면 가는 중에 알아지고, 하고 하고 또 하다보면 하는 가운데 깨달아 진다는 것이지요. 길이 어딘지 모르면 가보면 되고 뭐가 옳은지 모르면 해 보면 알게 됩니다. 오늘 의심하고 또 의심한 것을 해 봅니다. 나사렛 예수에게로 갑니다. (#깊은산 20140927) * 세월호 참사 165일 - 165일이 지난 오늘도 유가족들은 변함없이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한 책임자 처벌,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 이를 통한 안전한 사회, 단 한 명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있는 국가를 만들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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