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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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말  종말의 참 의미보다는 그 날이 언제인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호기심일뿐입니다. 그런 이들은 잠깐의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얄팍한 술수로 종말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1999년 10월에 예수가 재림하니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시온으로 모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천 몇 년에 우주의 별들이 대충돌하니 그 때가 멸망의 날이라고, 말세라고 위협합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종말 메시지의 중요한 핵심이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미 예수께서는 오실 때부터 선언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아니 이미 너희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있다고 하셨지요. ‘종말’은 늘 우리 안에 있습니다. 또 ‘시작’도 늘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 영이 아닌 육의 안목으로 사는 사람들은 그게 언제인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공자에게도 제자들이 와서 물었다지요 죽은 후에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습니까? 공자께서는 뭐라고 하시지요?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떻게 아냐고 했답니다. 석가모니와 소크라테스에게도 비슷한 우화가 있습니다. 예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게 언제인지, 종말이 언제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조건에 이러 저리 맞추고 살려는 잔꾀, 속임수입니다. 종말이 언제인지 알아서 무엇을 할까요? 그리고 지금이 그 때가 아니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영으로,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그런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여일하게 사는 것입니다. 예배당에서만 예배하는 것이 아니고, 주일 날 그 시간만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삶으로 드리는 예배를 살아가는 것이지요. 참 종말은 돌과 건물이 정말 ‘있지’ 않고 나타나 있는 것임을, 그것은 ‘허상’이며 ‘생각’이고, 진짜는 하나님이 거하시는 우리가, 우리 삶이 성전임을 아는 순간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 예수께서는 지금 올리브 산에서 성전을 마주보고 계십니다.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마주보고 계십니까? 건물들을 보고 있는 한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질 것입니다. 무너지지 않는 그것을 보아야 합니다. 언제까지 건물을 보고 계시겠습니까? 그렇게 때와 징조를 묻는 제자들에게 주시는 예수의 말씀입니다. “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속지 마십시오. 자기가 신이라고, 자기를 믿으라고, 자기가 최고라고, 내가 너희를 인도하겠다고 하는 것은 우상입니다. 그리스도는 그렇게 오지 않습니다. 진리는 강변하지 않습니다. 진리는 진리라고 주장하는 순간 진리가 아닙니다. 도를 도라고 말하는 순간 더 이상 도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진리는 그저 그렇게 조용히, 고요히 알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때가 언제니 이제 준비하라고 협박하고 유혹해도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종말인데 뭘 그렇게 열심히 살고 계획하고 일구려하느냐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세상은 끝이니 내세나 추구하면서 살라는 염세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언제나 지금처럼 여일하게 살아가는 것이 영생입니다. 마지막을 사는 참 지혜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는 것입니다. 나에게 오늘이 마지막이니 그만큼 소중하게 정성껏 살라는 것이 종말의 의미입니다. 기근과 지진, 지구는 지구의 일을 합니다. 자연과 우주는 그 일을 합니다. 지구가 멸망하던 우주가 폭발하든 그것은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나는 내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전쟁의 소식과 소문이 있어도 놀랄 것 없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일어나니까 일입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기근이 들어도 그것은 언제나 일어나는 자연입니다. 자연은 자연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있었던 일, 그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일은 시작입니다. 전쟁이 있고, 지진과 해일과 태풍이 있다고 말세라고, 무슨 하늘의 저주라고 합니다. 자연은 자연의 일을 하는 것이지 저주를 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때에 맞게 나타나서 자기 몫의 삶을 살다가 가는 것입니다. 징조에 속지 말고, 조건에 속지 말아야겠습니다. 늘 그런 마지막, 그런 종말, 내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지금을 살면 됩니다. 그런 후회 없는 날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그것이 영생이고, 그것이 삶을 예술로 가꾸는 길입니다. 예수께서는 올리브산에서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고 계신데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지, 또 어떻게 보고 있는지, 속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한게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조금 어렵고 나와 동떨어진 말씀처럼 들릴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당대에는 이것이 가장 큰 이슈였겠지요. 저는 이 말씀을 이렇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종말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단순한 때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의 발로인지, 진짜 종말이 주는 의미를 묻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 때가 내일이고 모레면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요? 오늘이든, 내일이든 지금의 삶에 충실한 것 말고는 길이 없습니다. 종말은 늘 마지막처럼 여기며 살아야하는 것인데, 많은 이들이 종말이라고 해서 염세적으로 방종하거나, 금욕적으로 고행을 하려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은 오늘 하루의 삶인데 말입니다. 그러므로 ‘속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진리는 강변과 협박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소문이나 징조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연과 우주는 그들의 일을 하는 것이고, 오늘 우리는 나의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나의 올리브 산에서 나의 삶이라는 성전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 쉽게 오늘 함께 예배를 드리며 지난 한 주간의 삶과 앞으로 한 주간의 삶을 준비하면서 하나님의 선물인 삶을 가장 정성껏 아름답게 가꾸고 준비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학생은 학생으로 정성껏 공부하는 것이고, 일꾼은 일꾼으로서, 주부는 주부로서 그렇게 사는 것이 참 성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13장)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 첫 사람 아담과 하와의 아들 가인, 어느 날 가인은 제사를 드리는데 주님께서 가인과 그가 바친 제물은 받지 않으시는 것을 보고 몹시 화가 났습니다. 왜 하나님이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으셨을까요? 예배로 드려지는 삶에 있어야할 정성이나 삶의 진정성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고, 또 믿음으로 드리지 않아서 하나님이 받지 않으셨다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그 이야기 앞에 서보면 예배를 받고 안받고는 ‘하나님 마음’입니다. 이유가 없는 거지요. 그것은 사람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인은 이미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쿵저러쿵 하지요. 주어진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있는 꼭 지금의 나처럼 말입니다. 믿음이란 조건이 없는 것입니다.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나는 단지 기꺼이 거저 드릴 뿐인데 받고 안받고 따지고 있으니 거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삶의 꼬라지가 들통이 나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냥 내 할 일만 하면 되는데 대가와 결과, 성과를 따지는 거예요. 그러면 이미 지는 거지요. 오늘 내가 시작하는 하루, 살아온 하루의 자취는 어떠한지 돌아봅니다. (#깊은산 20140629) 가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궁금한 또 한 가지는 가인이 자기 예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가인의 예배를 받지 않으셨다고 이야기를 해주신 것도 아닐 터인데요. 그런데 그런 것은 누가 알려주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린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기를 치르고 나면 경기 결과가 어떠했는지 선수가 더 잘 알지요. 아니 심판관의 채점과 성적보다는 본인의 만족도가 성장에 디딤돌이 되고 그 결과는 판정하는 사람이 아닌 선수의 책임입니다. 자기 문제는 자기가 알고 자기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예배가 받아들여졌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가인의 예배는 출발부터가 잘못되었고 받아들여졌을 리가 없습니다. 예배를 드리며 내 안에 찾아오는 기쁨과 감격, 혹은 답답함과 화가 그것을 알려 주는 것이지요. 오늘 나의 삶도 그렇습니다. 나의 하루는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오늘 행복하기로 선택하고 감사하기로 결정합니다. (#깊은산 20140630) 가인은 주님께서 자기의 제물은 반기지 않으셨다는 생각 때문에 몹시 화가 났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잘못된 생각, 거짓된 생각의 대가를 치르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러이러하신 분이시고 너는 이러저러해야만 한다는 것은 내 생각입니다. 내가 그것을 어찌할 수 없는데 주객이 전도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 대가로 삶이 힘들고 괴롭습니다. 바꿀 수 있는 내 생각은 바꾸지 않고 사실을 바꾸려고 하니 힘이 드는 것이지요. 그게 가인이고 화가 나면 얼굴빛이 달라지는 나입니다. 그런데 또 화는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청신호이기도 합니다. 화가 나서 일하고 화가 나서 공부하고 화가 나서 작품을 합니다. 이 때 화는 강력한 에너지이니 성장의 통로가 되어집니다. 화를 내야 변화를 할 수 있는 거지요. 하나님은 가인에게 화가 나면 화를 잘 다스려 그 지배를 받지 말라고 하십니다 . 화를 잘 다스리면 창조의 에너지가 되고 잘못 사용하면 파괴로 가게 됩니다. 화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화를 잘 조정하는 것이 힘입니다. 화도 내지 못하는 것은 참 바보이거나 힘이 없는 것입니다. 적어도 화가 나는 것은 건강합니다. 그리고 그 화가 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고요가 있습니다. (#깊은산 20140701) 얼굴은 얼이 드러나는 울타리입니다. 그리고 내 얼굴빛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의 책임이지요. 얼굴빛이 달라진 지금 나에게 딱 맞는 물음이 찾아옵니다. 가인은 결과에 연연해 화가 나서 얼굴빛이 달라졌습니다. “어찌하여 네가 화를 내느냐? 얼굴빛이 달라지는 까닭이 무엇이냐?”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 첫 마음을 놓치고 있으면 화가 납니다. 양로원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는 겸허와 감격을 놓치면 짜증이 올라오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일을 하면서도 이렇게라도 함께할 수 있는 고마움을 잊어버리고 이런다고 뭐가 변할까 의심이 찾아오면 얼굴빛이 달라집니다. 남편과 아내와의 만남도, 자식을 만나고 일을 하는 순간도 그러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여 죄가 나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 나를 지배하려고 한다고 하였습니다. 얼굴빛이 달라지는 것은 죄가 나를 지배하려하는 신호입니다. 죄가 나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 있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일은 있는 그대로 사실을 보고 듣지 못하고 내 생각대로 판단하고 분별하여 따지고 사는 것입니다. 얼마나 그리웠는데, 그 그리움으로 지금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합니다. 숨이 돌아오고 얼굴빛이 환해집니다. (#깊은산 20140702) 가인은 죄를 잘 다스리라는 충고를 받고도 화에 끌려 들로 나가서 동생을 돌로 쳐 죽입니다. 첫번째 살인은 예배를 드린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명절에 싸움이 나기 쉽고 결혼 직후에 이혼하기가 쉽습니다. 다 이루었다 싶고 다 왔다 싶을 때가 가장 조심해야할 때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나의 일이 예배이고 삶으로 드리는 예물입니다. 거룩하고 신성해야할 일, 나를 드리는 그 일이 도리어 살인을 불러일으키니 사랑으로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만 못한 거지요. 예수께서는 사람을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나의 일이 그렇지 않을까 조심조심 돌아봅니다. 사람을 잃으면 아무리 대의명분이 있어도 실패한 것이고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꽹과리겠지요. 오늘도 나의 말과 생각과 행동에 조심 조신 조식, 사람과 사랑을 살피며 나아갑니다. (#깊은산 20140703) 살인을 한 가인에게 하나님은 “네 아우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선악과를 먹은 아담에게 물었던 물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담은 그 때 부끄러워 숨었는데 가인은 내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이냐고 오히려 당당합니다. 내가 화가 나서 돌로 쳐 죽인 아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오늘 나에게 아벨이 누구인가 돌아봅니다. 그의 피가 땅에서 울부짖어 하늘에 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밭을 갈아도 열매가 없고 쉬지도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가 되는 거지요. 그런 가인은 자기도 죽을 것을 두려워합니다. 죽여 본 사람에게 찾아오는 똑같은 두려움, 대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주신 것처럼 가인에게도 표를 주셔서 살게 해 주셨습니다. 죄와 사람의 분리,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나누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이 사랑이지요. 가인인 내가 지금 그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그렇게 보셨듯이 나도 너를 그렇게 보며 살아야지요. 이런 사랑을 받고 이런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 기적입니다. (#깊은산 20140704) 창세기는 나의 이야기입니다. 아담은 고유 명사가 아니라 보통 명사인 '사람'이고, 그 사람은 나인 것이지요. 그리고 그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이고 남자와 여자이고 복을 받았다는 것이 출애굽의 교과서인 창조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담의 역사에서 그는 자기의 형상 자기의 모습을 닮은 아이를 낳고 이름을 셋이라 했습니다. 나는 나의 삶을 통해 나의 형상을 닮은 아이를 낳을 것입니다. 그 아이는 배가 아파 낳는 아이일 수도 있고 가슴이 아파 낳고 있는 나의 삶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 가지고 온 소질과 재능으로 관계하고 있는 나의 일이고 바람이지요. 그렇게 지금도 낳고 낳고 있는 나의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음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얼마나 큰 기적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기적 안에 있습니다. 나는 토론토에서 예가와 교회와 양로원의 일을 나의 형상으로 낳아왔습니다.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누구는 노래를 하고 누구는 연극을 하고 누구는 논문을 쓰고 누구는 자식을 낳습니다. 그렇게 그 일을 통해 관계를 하고 만남을 하고 하늘의 바람을 숨으로 맞이하고 내 숨을 바람으로 세상에 내어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나의 역사입니다. (#깊은산 20140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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