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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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12/24(화)
nIMG_6382.jpg (232KB, DN:26)
첫 번 크리스마스, 오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성탄, 거룩한 탄생입니다. 첫 번 크리스마스는 약혼한 처녀 마리아에게서 시작됩니다. 그녀에게 찾아온 천사는 주님께서 너와 함께하시니 기뻐하라고 하며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 합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가 아들을 낳을 거라는 것은 자기의 인생의 모든 계획을 포기하는 청천벽력이었고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마리아에게 천사는 성령이 임하고 더 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감싸면 아기가 태어나고 그는 세상을 구원할 예수,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의 생각보다 큰 생각을 맞이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위험한 길을 받아들인 마리아의 순종으로 첫 번 크리스마스가 이 땅에 옵니다. 크리스마스는 자기 생각과 가치를 비운 동정녀를 통해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신비입니다. 성탄은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낳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마리아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은혜입니다.

사람이 자녀를 갖고 기른다는 것은 삶의 의미와 목적, 자기 일을 의미합니다. 자기 일이 없다는 것은 자기를 실현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일을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첫 번 크리스마스를 통해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던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고 그를 통해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십니다.

오늘 주님의 천사는 무기력하게 그저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와서 기뻐하라고 합니다. 나는 하나님과 함께 있는 존재임을 알려줍니다. 나이가 들어 기력이 쇠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양로원에 오신 하나님은 그들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 하십니다. 백살이 된 남자와 경수가 끊어진 여자에게 아들을 낳을 것이라 하신 하나님이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녀에게 아들을 낳을 것이라 하신 것과 같습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고 원하지도 않는 일입니다. 오늘 크리스마스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오늘 나에게 성령이 임하시고 더 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감싸면 내 아기가 태어날 것입니다. 내 생각과 계획을 포기하고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길예 "예!"하는 성탄은 거룩한 탄생이고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죽기 위해서 살게 합니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할 일이 있어 사는 생이 되는 것입니다. 목적이 있어 사니 생명을 바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삶과 죽음이 하나입니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나도 하게 되는 것이 내 안에 그리스도가 태어나 하나님의 아들로 살아가는 복음, 성탄입니다. 성령이 임하고 지극히 높은 의식으로 살아가게 될 때에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고 사람들 사이에게 기쁨입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만삭의 아내 마리아를 나귀에 태워 호적을 하기 위해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온 요셉은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몰려 여관에 방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가축들이 자는 우리에서, 짐승의 밥그릇인 구유에 아기를 낳게 됩니다. 첫 번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왔습니다. 만삭인 약혼자를 나귀에 태워 호적을 하러가는 남자, 낯선 객지에서 해산할 날을 맞이하는 여자, 화려하고 포근한 요람대신 포대기에 싸여서 구유에 누운 아기가 바로 첫 번 크리스마스의 모습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성탄절이면 이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서 많이 공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때 남학생들은 서로 요셉이 되려고 하고, 여학생들은 마리아가 되려고 경쟁을 했었습니다. 그런 성극 대본 가운데 하나인 '빈 방 있습니까?'는 1977년 12월호 가이드 포스트에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유명합니다.

주인공은 마음이 무척 여리고 말을 더듬었던 한 어린이였습니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성탄절에 연극을 하는데, 말을 잘하지 못하니 대사가 없는 여관방 주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대사는 요셉이 방을 구하려 찾아왔을 때 문을 열고 ‘빈 방 없습니다.’만 하면 되었답니다. 그런데 정작 성탄절 전야에 연극에 몰입한 이 어린이는 만삭의 여인과 남편이 초라한 몸짓으로 방을 구하는데 빈방이 없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더듬는 말로 "제 방 있습니다."라고 하며 애원하고 맙니다. 방이 있으니까 제발 가지 말고 제 방에 들어와 하루 지내시라고 매달렸다는 거지요. 연극 대본대로라면 요셉은 가야하는데 여관 주인에게 붙잡혀 오도 가도 못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그 날 연극은 망쳤지만 그 교회는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극 대본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용서해 주세요. 내가 연극 망쳐 놨어요. 그치만 어떻게 고짓말을 해요... 우 우리 집엔 빈 바이 있걸랑요. 아주 좋은 방은 아니지만 요. 그건 하나님도 아시잖아요. 근데 어떻게 예수님을 마구간에서 나라구 그래요. 난 정말 예수님이 우리 집에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예수님이 내 방에서 태어나신다니! 얼마나 신나요! 그럼요, 난 내 방도 쓸구요, 걸레 빨아 갖구 방두 닦구요, 내 방 비워 놨을 거예요”

오늘도 하나님은 방을 찾아 나를 두드리실 겁니다. 그 때 뭐라고 대답하느냐에 오늘 크리스마스가 달려 있습니다. 귀를 기울이고 잘 들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외운 대사대로 “방 없습니다.”를 되풀이하고 있지 않은지, 너무 복잡하고 시장통 같이 혼란스러운 마음에 여유와 틈이 없어서 찾아오신 하나님을 밖으로 내 몰고 있지는 않은지요? 성탄은 그런 내가 다시 태어나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소원입니다. 나를 비워 하늘을 모시고 거룩한 탄생, 내가 그리스도로 다시 태어나는 날입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나에게 방을 주셨는데 내 방을 잘 못 가꾸어서 병에 걸리고 많이 아프지는 않은지, 쓸고 닦지 못해서 지저분하고 더럽지는 않은지, 지붕이 새고, 바닥은 꺼지지 않았는지, 잡동사니가 가득해서 예수를 모실 자리, 손님을 맞이할 자리와 여유가 없지 않은지를 돌아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좋지만 오늘 크리스마스는 내 빈 방을 잘 준비해서 그리스도를 모시고 내게 찾아온 하나님의 뜻과 소명을 잘 이루어가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크리스마스가 왔을 때 그 지역의 목자들은 밤에 들에서 지내며 양 떼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잠을 자면 천장만이 보이지만 들에서 돌베개를 하고 누우면 하늘이 보이고 별이 보입니다. 삶이지요. 목자들은 앙 떼를 지키는 자기들의 일을 하며 밤에 지붕 없는 들판에서 지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들은 천사가 주님의 영광을 두루 비추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천사는 그들에게 구주로 그리스도가 나셨는데 구주를 알아볼 수 있는 표징은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서 구유에 뉘어있는 것이라 하였고 그 때 더 많은 하늘 군대가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께는 영광이고 땅에는 평화이고 사람들 사이에는 기쁨이라고 노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급히 달려가 아기 예수를 만나 봅니다. 첫 번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렇게 오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사람들도 들에서 일하는 이들입니다.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명을 위해 사는 사람, 할 일이 있어서 사는 사람이어 자기의 생명을 다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몸이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사는 사람에게 그리스도가 임합니다. 성탄, 거룩한 탄생입니다. 이들을 죽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사는 것이 곧 죽는 것이 되는 사람에게는 영원히 죽음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내가 양로원에서 밤을 밝혀 일을 하고 있을 때 천사가 나타나 하늘의 영광을 두루 비추어 줍니다. 때로 그 영광은 두려움으로 엄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큰 기쁨이 될 소식을 전해주는데 구주가 나셨다는 것입니다. 그 구주는 힘이 세고 능력이 있는 어른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갓난아기이고 화려하고 포근한 침대가 아니라 포대기에 싸여 말구유에 뉘여 있습니다. 그것이 오늘 그리스도의 표징입니다. 그리고 그를 만난 증거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는 것이고 땅에는 평화가 임하는 것이고 사람들 사이에는 기쁨이 넘치는 것입니다.

오늘 크리스마스는 내 사명을 알아 거기에 미쳐서 생명을 다해 살아갈 때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구원할 구주는 내 곁에 지극히 작은 한 사람으로, 연약한 갓난아기로 세상이 외면하는 말구유에 뉘여 있습니다. 그를 찾아가 경배할 때 나는 사라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며 평화와 기쁨의 의식을 누리게 되어 내가 거듭나는 오늘 크리스마스가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 내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는 내 안에 기쁨이 있는지, 내 주변에 평화가 있는지, 지극히 높은 곳에 하나님의 영광이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살고 계십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살고 있는 삶은,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갈2:20) 사도 바울이 전하는 이 고백이 오늘 크리스마스, 성탄의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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