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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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3/10/5(토)
IMG_5010.jpg (209KB, DN:43)
겉옷을 벗어 던지고  



여리고 길가에 앉아 있던 소경 바디매오는 예수께서 부르신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의 '겉옷'을 벗어 던집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로 왔습니다.
거추장스러운 겉옷을 벗어 던져야 합니다.
껍데기를 둘러쓰고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겉옷은 잘 때는 담요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겉옷은 사막의 밤의 추위를 견디게 하는 필수품이었습니다.
그러니 구걸하는 거지에게는 목숨과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바디매오처럼 때가 되면, 일을 할 순간이 오면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 온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날 수 있어야겠습니다.
오늘 내가 벗어 던져야할 '겉옷'은 무엇입니까?
그래야 눈을 뜰 수 있습니다.
믿음입니다.
맡기는 것입니다.
내어 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다가온 바디매오에게 예수께서는 물음을 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
예수의 물음입니다.
하나님은 아시지요.
지금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있어야할지....
부모가 자녀의 필요를 알지만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아무리 원해도 있지 말아야할 것은 주지 않지만 그것은 부모만이 아는 사랑입니다.
자, 겉옷을 벗어 던진 그에게 예수께서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십니다.
뭐라고 대답할까요?
그러면 그대로 될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입니다.
소망하여 사랑하는 길입니다.

(마가복음 10장)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

씨앗이 사라져야 나무가 나타나니 나무는 내가 없이 내가 있습니다.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는 하늘을 가르키며 두 팔을 벌려 즐겁고 잎새는 햇살에 반짝이며 언제나 기쁩니다.
나는 나무가 되어 언제나 기쁘고 언제나 즐기고 언제나 든든합니다.
내가 사라지고 또 자라서 하늘을 향하는 나무가 됩니다.
(깊은산20130929)

나무는 씨앗을 보지만 씨앗은 나무를 보지 못합니다.
씨앗이 나무가 되는 것이 믿음입니다.
씨앗은 싹을 결코 볼 수 없지만 싹이 되는 믿음으로 자기가 죽습니다.
씨앗이 없어지니 싹이 나 나무가 됩니다.
씨앗이 그대로 있어서는 나무는 없습니다.
내가 없어 나.무.입니다.
(깊은산20130930)

나무가 되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곧게 서 있습니다.
눈을 떠 즐거운 봄을 되고 몸과 마음을 다 열어 신이 나는 뜨거운 열음을 맞고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고귀한 가을을 지나 겹겹이 둘렀던 옷을 훌훌 벗고 올곧은 인격으로 단단히 서는 무서운 겨울을 보내는 나무(我無) 사람(四覽)입니다.
(깊은산20131001)

내 안에서 그분을, 네 안에서 무한을 발견하는 기쁨과 감사, 그 때 일어나는 탄성과 놀라움이 사랑입니다.
그 때 얼굴은 빛나고 눈빛은 살아있고 가슴은 뛰고 근육에는 힘이 붙습니다.
잠자지 않아도 졸리지 않고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습니다.
그렇게 매일 놀라며 살아가니 살맛이 나는 하루가 아닐까 돌아봅니다.
그럴 때 우주를 보살피고 세상을 감싸 안아 우주보다 크고 세계보다 큰 나를 만납니다.
그 무엇이 나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나를 돌보며 아끼며 사랑하며 살아야지요.
지금 여기에서 내가 아버지와 하나이듯이 그도 아버지와 하나입니다.
(깊은산20131002)

예수께서는 있는 자는 더 받을 것이고 없는 자는 있는 것까지도 빼앗긴다 하였습니다.
참 그렇습니다.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면 더 받고 더 받아 가는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있는 것도 빼앗기고 몸도 마음도 다 털려 돌아가고 맙니다.
사랑하면 사랑을 더 받는데 사랑하지 않으면 있는 사랑도 없어집니다.
다 내가 원하는 만큼입니다.
(깊은산20131003)

청소하기를 사람되는 걸음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되기 위해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청소를 합니다.
자기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일, 내가 쓸고 닦는 만큼 지구가 깨끗해지는 것이지요.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자기 주변도 쓸고 닦지 못한다면 그 마음은 어떠할까요?
나는 오늘도 양로원에서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며 주변을 정리 정돈하고 있습니다.
그리 걸음을 걸으니 마음은 깨끗하고 몸은 시원합니다.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깊은산20131004)

비난하고 헐뜯고 몰아대는 세상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기 것을 지키느라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도 큰 나라 큰 힘을 만나지 못한 우리 모습에 속이 상합니다.
아직도 네가 크네 내가 크네 다투는 한 작습니다.
싸움과 대결로 평화를 이루려하고 그래서 원망과 저주와 시기와 복수가 일어나니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합니다.
져 주며 사는 힘 있는 이들이 많아질 때 정말 산다는 것이 손뼉을 치듯 너무 기쁜 그 순간에 목놓아 울고 싶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을 만나는 그 순간에 목놓아 울고 싶습니다.
(깊은산20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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