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 고자질의 이유 (n

2013/5/19(일)

고자질의 이유

길을 가면서 다투던 제자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다투지 않으려면 영접하라고 하셨지요.
받아들이지 못하니 다투는 것이지 딴 이유가 없습니다.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는 것입니다.
삶의 지혜가 있다면 그것입니다.
영접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종교의 원리, 하나님을 섬기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영접하는데 누구를, 무엇을 영접하라고 하셨는지 기억하시나요?
어린아이를 영접하라고 하셨습니다.
내 삶에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그것을 외면하고 살면 내가 행복할 리가 없습니다.
아니 그렇게 살면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실 수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린아이를 영접하는 것이 당신을 영접하는 것이고, 그러면 그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를 보내신 분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기쁘게 받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하지요.
"신은 우주를 상대로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무슨 말입니까?
우주에 일어나는 일, 내가 지금 만나는 사건, 내 감정... 다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이유와 뜻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고 만나는 것이 지혜이고, 믿음이지요.

자, 그런데 예수께서 영접하라고 말씀하셨는데도 계속해서 다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길에서 제자들끼리 누가 크냐고 다투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다투고 있습니다.
그들과도 똑같은 이유로 다투고 있습니다.
소위 누가 정통이고, 누가 주류냐는 다툼, 결국 누가 크냐는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예수는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 다툼은 제자들끼리 하고 있었습니다.
큰 사람은 다투지 않습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습니다.
다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초월이라고도 하고, 여유라고도 하고, 틈새라고도 합니다.

가만히 내가 다투지 않을 때가 어떤 때인지 한번 생각해 봅니다.
어떤 때인가요?
내 마음이 편할 때, 내가 여유 있을 때입니다.
그러니 다투지 않으려면 먼저 나를 살펴야지요.
‘나’를 보아야 참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아집과 틀 속에서 그것이 사랑인줄 착각하고 살아갈 뿐이고, 그렇게 영향을 미치고 살게 됩니다.
혹시 ‘굴뚝에서 나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제 기억에는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굴뚝을 청소하고 나온 사람 중에 한 사람은 검정 때가 얼굴에 가득 묻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얼굴을 씻으러 갈까요?
관계에서 내가 거울이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행복해야 이웃이 행복하고 내가 편안해야 세계가 편안해 집니다.
사실은 그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자 요한이 예수께 와 말을 하는데 고자질을 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요한으로서는 돌아보기 창피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도 그가 한 걸음 다가와 물었기에 예수는 또 필요한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실 수 있으셨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해야 경험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삶에 실패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을 통해 배움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모든 일은 위기가 되기도 하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내가 그렇게 만날 때 그렇습니다.

요한이 하는 고자질은 자신들과 같이 다니지 않는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을 도용해서 귀신을 내쫒고 있는 것이 보았고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요한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우쭐대기도 하고 화가 나는 것처럼 선생님께 일러바치는 요한의 모습이 있습니다.
또 선생님께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고 싶기도 했을 겁니다.
이 요한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누가 내 그림을 베껴서 상을 받았다고, 내 아이디어를 가로챘다고, 저기 밖에 우리 모임과 같은 프로그램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진짜고 너희는 가짜니까 하지 말하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로 말하자면 우리 교회에서 하는 것을 흉내 내는 교회가 있어서 못하게 했다고 할까요?

선생님의 이름으로 귀신이 쫒겨나가는 것을 보는 제자는 신나고 놀라워하면서 그 사람을 칭찬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적어도 귀신에 붙잡혀서 고통을 겪는 이들을 내가 돕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구해주니 다행이라는 마음이 있어야겠지요.
그런데 지금 요한은 예수를 못살게 구는 유대인처럼 되어 버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할 수 없습니다.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내가 언제 그렇게 될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
요한은 지금 일을 막는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일을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막는 사람, 이 요한의 밑마음은 자기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도 못하게 하는 어리석음이 가득합니다.

만일 요한이 나서서 선생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쫒아내었다면 이런 마음이 들 틈이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 일을 하면 됩니다.
일을 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을 탓하고 괴롭히고 사는 것입니다.
고자질의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못하게 막는 사람은 자기가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 일에 참견하는 사람은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자기 일을 제대로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어떤지 상관할 겨를이 없지요.
자기 일을 잘 하기에도 짧은게 생입니다.
학교에서 시험보고 나서 복도에 서서 안절부절하며 시험지 답안을 서로 맞추는 친구들이 있지요.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 공부 못하는 학생들입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그 때 뭐하나요?
다음 시간 시험 공부를 합니다.
그 차이입니다.

(마가복음 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