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n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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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3/4/28(일)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또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예수께서 집안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예수께서는 물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는 길에 ‘물음’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하거나 가야할 길에서 망설일 때 내가 누구인지, 뭐하는 사람인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공부하는 학생은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것을 알면 지금 뭐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그렇지 않으니 다른 일로 허송세월, 방황합니다.
가족과 친구 사이가 힘들 때에도 물어봅니다.
우리는 어떤 사이여야 하는지 말입니다.
철없는 제자들에게 물으시는 주님께서 오늘 여러분에게도 묻고 계십니다.
“지금 너 뭐하고 있니? 네가 하는 일에, 네가 가는 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니? 그 일이 기쁘니? 그런데 너는 지금 뭐하고 있니?”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물어주시니 가던 길 잠시 멈추어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물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하고 기쁜 일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은 하나님에게서 물음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물으면서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묻고 있는지요?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녀에게, 부모에게 어떤 관심과 사랑으로 묻고 있는지,
오늘 일터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주었는지 말입니다.
그런 관심과 사랑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물어주는 것은 관심이요, 사랑입니다.
지금 누구에게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묻고 있습니까?
또 누가 나에게 물어주고 있습니까?
물어주시는 주님 앞에 가만히 서서 오늘 나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이렇게 나에게 물어주시는 그 분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에게 물어주시는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그것이 사랑입니다.
또 내가 정성을 다해서 묻고 있다면 그것이 내 사랑입니다.
오늘 그런 사랑을 만나고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뭐라고 물으셨나요?
내가 가는 길에서 뭐하고 있는지를 알게 하시는 물음이 여기에 있습니다.
“너희가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그렇게 지금 너는 너의 길을 가고 있는데, 오늘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고 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고난 받고 죽으실 것을 이야기하시고, 그것을 위해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 길을 같이 가면서 누가 크냐고 하는 것으로 다투었습니다.
혹시 요즘 내가 그렇게 다투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 그 때 제자들처럼 논쟁하고 살고 있습니다.
누가 큰지 관심을 가지고 내가 대접받고 커 보이려고 다투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지금 스스로의 것을 다 내려놓고 죽으려고 하시는데, 제자들은 명예와 입신을 위해 다투고 있었던 것입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인데, 이것이 오늘 내 모습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때 제자들을 향한 예수의 음성과 톤은 어땠을까요?
화를 내셨을까?
답답해 하셨을까?
서운해 하셨을까?
그리고 우리 또한 이런 일을 만날 때 나의 태도는 또 어떠한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주님께서 다시 물으십니다.
“그래, 네가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니?”
오늘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무슨 일로 다투고, 무슨 일에 허겁지겁하고, 무슨 일로 속상해 하고, 무슨 일로 힘들어했는지 물어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주님의 마음이 되어 봅니다.
지금 주님과 함께 걸어왔고 걸어가야 할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습니까?
그렇게 주님이 물어주시기 전까지는 내가 다투고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내가 어떤 기운, 어떤 분위기에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눈 감고 귀 멀어 있었습니다.
정작 내가 가는 길에 주인이 되지 못하고 객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디를 지나고 있고,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보지 못하고 다툼만 하고 있습니다.

길에 있으면 얼마나 좋습니까?
길가에는 예쁜 꽃도 있고, 나무도 있고, 풀도 있고, 길을 가다 보면 산도 있고 들도 있고, 바다도 강도 있습니다.
눈을 들면 파란 하늘도 보입니다.
그래서 길가는 여행이 즐거운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누릴 것, 즐길 것이 많은데, 가라는 길은 가지 않고 길에서 다투고 있습니다.
누가 크냐고 다투고 있었습니다.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습니까?
(마가복음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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