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그래서 포기한다면... (n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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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3/3/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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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포기한다면...

가나안에 도착해서 아브람이 만난 것은 심한 기근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는대로 약속을 따라 왔는데 말입니다.
오늘 약속을 따라 나의 일과 사명을 이루면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봅니다.
대가를 기대하는 이상 약속을 맞을 수 없습니다.
그저 나는 나의 일에 정성을 다하고 신의 일에는 순종할 뿐입니다.
나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가라고 해서 왔는데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가 아니라 기근입니다.
산 너머 산입니다.
깨달아도 아프고 죽습니다.
예수 믿어도 사고를 당합니다.
양로원을 잘하고 교회를 잘하고 직장생활에 충실해도 욕을 먹어요.
그런데 믿음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이지요.
그게 삶입니다.

그래서 그 길을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브람은 그 기근이 너무 심해서 이집트에 몸 붙여 살려고 내려옵니다.
거기서 사단이 납니다.
기근을 피해서 이집트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런 잠시의 시련 때문에 하나님이 약속을 벗어난 거예요.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통해서 가나안에서 큰 민족을 이루어주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기근으로 이집트로 가면서 아브람은 죽음이 두려워 아내를 파라오에게 팔아넘겨 그 약속이 이루어질 길이 막히게 됩니다.

그렇게 아브람은 이집트 왕에게 아내를 내어 주어 큰 부자가 됩니다.
또 사래는 한갓 나그네의 아내에서 파라오의 후궁이 되어 당대에 누릴 수 있는 부귀와 영화를 다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절호의 찬스를 맞이합니다.
이런 남편, 이런 아내 어떻습니까?
물론 한 남자의 아내가 이집트 왕 파라오의 후궁이 될 수도 있지요.
당시의 문화적인 습관에서는 그럴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래서 아브람과 사래를 통해 이루어질 약속에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큰 일입니다.
믿음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 내 생각과 판단이 들어와서 맞게 되는 위기입니다.
또 아브람은 자기가 살려고 아내를 팔아넘긴 비겁한 남편이 된 것입니다.

이는 우리 생에서, 우리가 가는 길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선택의 순간입니다.
내가 약속을 따라 와서 만나는 고난과 역경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브람과 사래에게는 자식을 낳는 일인데, 오늘 나의 일, 나의 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는 길에서는 이렇게 아내를 팔아 버리는 위기를 맞이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내 일인데, 다른 이유들 때문에 그림 그리는 일을 그래서 포기한다면 어떻게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내가 목회를 하는 목사인데, 다른 이유들 때문에 목사의 일을 하기를 포기한다면 좋은 목사, 착한 목사가 되겠다는 꿈은 어떻게 될까요?
죽음이 두려워 아내를 누이라고 하고 그래서 대접을 받고 목숨을 부지하겠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또 여기서 거짓말을 하고 실수를 한 것은 아브람과 사래인데 무서운 재앙을 받는 것은 이집트 왕가입니다.
아브람과 사래 때문에 엉뚱한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말을 거시지요.
그렇게 우리 일에 방관하지 않고 일을 해결하시고 당신의 뜻과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아브람이 얻는 약속과 성공은 아브람의 것이 아닌 것이 됩니다.
그가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도리어 방해를 하였지요.
이미 완전합니다.
이렇게 되어진 일이니 자랑할 것도 두려울 것도 망설일 것도 없습니다.
사실로 내 일이, 내 꿈이, 내 삶이 그러할 것입니다.

자, 이렇게 하나님의 사람, 선택된 이들이 따로 있을까요?
내가 노아이고 내가 아브람이고 내가 사라입니다.
그래서 지금 나와 관계하시는 하나님, 나의 창조이 이야기, 창세기입니다.
노자가 그랬다고 했지요.
우울한 사람은 과거를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를 살고 평안한 사람은 지금 이 순간을 산다구요.
과거를 떠나고 미래에 기대지 않고 지금을 사는 거지요.
그게 평화를 얻는 길, 그게 구원의 길이라는 말씀입니다.
누군가 최고의 예술은 지나간 과거를 내려놓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늘 새로운 생각과 방식으로 새로운 붓질 하나를 하는 것이 가슴 뛰는 일이고 창조가 되는 것입니다.

삶이란 늘 새로우니 끊임없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그래서 길을 떠나는 믿음의 조상 아브람의 이야기는 출애굽, 종살이에서 가나안의 주인으로 가는 길의 이정표입니다.
약속을 이루어가는 길에 내 생각과 불안과 순간의 욕구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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