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 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가 (n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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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3/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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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가

새해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니 몸도 마음도 다릅니다.
아침에 맞이하는 공기와 저녁에 느끼는 기운이 새롭습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그렇게 알고 느끼고 누리는 것이지, 그것 말고 무엇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런 순간, 순간을 만나고 깨닫고 감사하며 살아야지요.
할 일이 없이 사는 사람을 한심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한심한 사람으로 살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을 가장 잘 하며 살아가는 것이 순간을 만나고 깨닫고 감사하는 삶입니다.
귀찮고 하찮다는 것, 다 내가 정한 생각이지요.
지극히 작은 일에, 지극히 작은 자를 받아들이고 살려내며 살아갈 뿐입니다.
지금 이 일,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오늘 후회 없이 살아야지요.
나를 따라가려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해야 한다 하셨습니다.
내가 살아서는 나를 찾아갈 수가 없습니다.
내가 죽지 않아서 문제라는 말씀이지요.
남의 일에 참견하고 할 수도 없는 일에 매달려서 그 일에 붙잡혀 살아가지 않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그 일을 하는 것이 나의 십자가를 지고 그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말씀, 하나님이 주신 나를 부끄럽게 여긴다면 그 날에 아버지께서도 나를 부끄러워하실 것이라 하셨습니다.

또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와 있는 것을 볼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언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천국은 언제 가는 것일까요?
절대적인 시간, 카이로스로 볼 때 그것은 ‘하나’이지만 상대적인 시간, 크로노스로 볼 때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천국에 가는 때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아니 천국은 오는 것이지요.
사람마다 천국은 다르게 올 것입니다.
각자의 믿음의 분량에 따라 그것을 누리고 살아가거나 그렇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2000년 전 유대 땅에서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그들도 어떤 이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보았고, 어떤 이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종말을 살았던 초대교인들은 이 말씀을 그대로 믿으며 부활하여 승천하신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재림을 바라면서 고난을 이기고 로마의 박해를 피해 카타콤, 지하 동굴에서 평생을 살았지요.
그런데 그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지구의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믿음은 헛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들의 믿음은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일상 속에 하찮게 여기고 귀찮게 여기는 그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지 못하니 누리지 못하고 살아갈 뿐입니다.
그래서 ‘한심한 삶’입니다.
예수의 첫 설교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였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회개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갑니다.
회개하지 않고 돌이키지 않아서 그것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은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사실을 알고, 그것을 보여주셨지요.
그를 보고 믿으면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연히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철학’과 ‘현상학’을 접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다시 대하는 철학 이론인데 다시 보니 경험되는 세계가 있어서 저에게 확~ 들어왔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하이데거는 사람을 ‘현존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현존재가 있기 위해서 원래 ‘존재’가 있고, 그 존재로 인해서 피조물인 ‘존재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원래 있었던 존재는 현존재인 사람에 의해서 드러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창세기의 창조론과 인간론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는데 창조하신 이유는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당신의 형상인 사람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셨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대신해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더욱 책임적인 존재로 땅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창조의 이유이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자,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와 있는 것을 보는 것, 모든 믿음의 사람들의 꿈이자 소망입니다.
사람으로 살면서 먹고 마시다가만 죽어야 되겠습니까?
먹지 않고 마시지 않아도 기쁨과 감사로 살아나는 정신 세계, 깨달음과 도를 만나야지요.
그게 진짜 사는 것입니다.
전세계 물질문명의 최첨단을 구가하는 미국보다, 문명 최후진국이라고 하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산다고 하지 않습니까?
행복은 그런 조건과 물질의 풍요, 무엇을 이루었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예수께서는 천국은 가는 ‘곳’이 아니라, 오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알고 있지요.
천국은 시간과 공간에 규정되어 있는 육적인 3차원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런 공간이나 시간은 천국과 영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굳이 그런 시공의 제한 속에서 내 생각의 투사로 설명하고자 하니 끊임없는 오해를 낳고 있습니다.
천국 가기 위해 예수 믿는 것, 혹은 구원받기 위해 종교생활을 하는 것의 한계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참 믿음의 자리, 진리와 생명을 만나고 알면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오는’ 것입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삶도 죽음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지입니다.
죽기 전에 이미 하나님의 나라를 보게 되면 그렇습니다.
깨어나 보면 이미 가까이 와 있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의 고백과 같이 주 예수와 동행하면 그 어디나 하늘나라입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있어도 죽음조차 감미롭지요.
그것을 위해서는 다 내어 줄 수 있습니다.
그것만 얻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런 권능을 떨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권능을 떨치며 이미 와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이며 영향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죽기 전에 그것을 보아야 웃으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을 볼 수 있다면 죽음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다고 하였습니다.
알지 못하니까 두려움으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알게 되면 두려움이 없습니다.
다 사랑이고 합력해서 선을 이루어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세계를 만나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염려하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를 살아도 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깨어 있을 때 그렇습니다.

(마가복음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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