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홈페이지: http://artoflifecommunity.net 2009/12/20(일) | |
 엘가나와 한나의 성탄  이스라엘의 지도자 사무엘이 탄생하는 이야기 중에 엘가나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해줍니다. 아이를 낳지 못해 슬퍼하는 한나를 위로하는 엘가나는 열 아들 보다 더 아내를 사랑해주는 남편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못내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이 뭉클하게 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 보면 엘가나는 착한 남편은 될지 모르지만 좋은 남편은 아닌 듯합니다. 왜 그럴까요? 엘가나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한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교회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감을 들어보니 대부분의 여자 교우님들은 그런 엘가나가 더 야속하답니다.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구요. 아이가 없어도 괜찮은 것은 남편이지 아내는 아닌 것입니다. 엘가나는 아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주지 못하는 남편이었습니다. 또한 고의가 아니더라도 아내가 원하는 길을 열어주기보다는 자기 위로로 안심시키고 거기에 머물러 있게 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제가 그러하였습니다. 아내가 힘들어할 때, 하고 싶은 것이 있어 고민할 때 고작 해준 것은 진정한 공감이나 아내의 필요를 알아주는 것이 아닌 엘가나같은 의미없는 위로뿐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꿈을 알아주지 않는한 진정한 위로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와 그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네요. 한나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엘가나가 많이 야속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들은 그것을 모르고 살지요. 지금 한나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아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말로만의 위로나 이해가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주는 만남을 갖는 서로가 되어야하겠습니다. 아이가 없고 라이벌이 속상하게 할 때 한나의 선택은 울기만 하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멈추니 고난이 고통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한나는 어느날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더 이상 울지 않고 먹고 마신 뒤에 일어난 것입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데 울기만 하고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슬퍼하고만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렇게 일어난 한나는 먼저 하나님 앞에 나갑니다. 그리고 울면서 기도하고, 서원하며 결단하고 아뢰고 있습니다. 자기 자리를 확인하고 거기서 일단 일어나는 것, 그것이 시작입니다. 그렇게 꿈을 구체화시키고 보물지도를 그려 보면 그 다음이 보여지는 것입니다. 사무엘은 그렇게 "일어난 한나"를 통해 세상에 오는 것입니다. 서원하고 결단하는 한나에게 하나님은 제사장 엘리를 통해 다가오셨습니다. 물론 엘리는 제사장으로서 한나의 마음을 알아주지도 읽을 수도 없었습니다. 슬퍼하며 기도하는 한나에게 도리어 술 취해 있다고 나무라고 있지요. 제사장 엘리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니 여기서는 지나가겠습니다. 마음을 쏟아 붓는 한나를 향하신 하나님은 엘리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대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주실 것이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위해 일어나 행동으로 옮길 때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평화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간구하는 것을 이루어주시는 은혜입니다. 한나는 그 말씀 앞에 그 길로 가서 음식을 먹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띄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일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꿈은 거기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한나처럼 나는 내 일을 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어야겠습니다. 그저 누구나 갖는 것 같은 아들, 꿈, 하고 싶은 일, 그러나 이런 관계와 과정을 통해 펼쳐지는 삶의 예술입니다. 사무엘은 브닌나의 질투와 괴롭힘, 한나의 울음과 그것을 뚫고 일어나는 기도와 결단을 통해 찾아온 선물인 것입니다. 우리 삶에는 신호가 찾아옵니다. 혹여 힘들고 어렵고 억울할 순간이 찾아오면 그것을 '신호'로 받아들이십시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이정표로 만날 수 있어야겠습니다. 울며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 그 자리를 떠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아뢰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가서 나는 내 할 일을 하며 하나님이 이루어주심을 기다리는 오늘의 한나가 다 되어 오늘 나의 성탄을 맞이해야하겠습니다. 그런 나로 태어나는 2009년절을 축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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