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 다 내어 놓으면 (n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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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삶의 예술 공동체 편지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3/8/10(토)

IMG_0320.jpg (192KB, DN:53)

다 내어 놓으면

나는 사실로 무엇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가졌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나는 다만 이미 되어진 일을 하고 있을 뿐,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제한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내 힘으로 산다고 하니 나의 한계를 넘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죽고 나 대신에 하나님이 살아간다면, 육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영으로 산다면, 어둠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산다면, 미움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내가 가진 것에 의지하고 매여 있을 때는 불가능한 일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다 맡기고 살아갈 때 다르지요.
나(ego)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I AM, Self)은 할 수 있습니다.
내(ego)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I AM, Self) 만나야, 내(ego) 안에 하나님(I AM, Self)이 계셔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할 수 없다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이 됩니다.
나는 나의 근원인 하나님과 통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가야 행복합니다.

그런 세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아들 한결이가 아무리 돈을 많이 모았어도 그것을 가지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아버지 주머니에 있는 돈을 자기 것이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결이를 위해서는 아버지가 한결이의 한계를 넘어서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할 수 없어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는 말이지요.
가진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버린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갑니다.
똑같은 세상이지만 전혀 다른 눈으로, 가슴으로, 사랑으로 다시 만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는 내 고집과 내 생각과 내 소유로 보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틈새와 여유,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여짜와 가로되 보소서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및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막10:28~30)

예수께서 ‘나와 복음을 위해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라고 하였습니다.
버린다는 말은 소유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아니, 더 정확하게는 원래 자기 것이 아닌데 버릴 수도 없습니다.
버릴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듭니까?
그것이 또 내 마음대로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다 내어 놓으면 일어나는 일입니다.
신기하지요.
버렸으니 이제 없어야 하는데 금세에 백배나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내 생각과 주장을 버리고 하나님 안에 있는 서로를 만나기에 이전의 나와 그것들은 간 곳이 없고 전혀 다른 눈과 가슴과 사랑으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백배나 받습니다.
그것은 지나가는 것이 아닌 영생입니다.

물론 핍박도 겸하여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에게는 핍박은 더 이상 핍박이 아니지요.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내세에 금세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금세에서 내세에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금세에 살아가는 대로 내세를 살게 되어 있다는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가난한 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가깝다고 하셨는데,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땅에서 의지할 것이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버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땅에서 가진 것이 없음을 사실로 경험하기에 하나님을 바라고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의 용감함, 자유로움입니다.
부자는 가진 사람, 지켜야할 재산이 있기에, 그것을 의지하고 집착하기에 하늘나라에 가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입니다.
부자 청년처럼 재산을 지키려고 자기 세월을 다보내고 근심하며 떠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그 모든 것을 내가 가질 수 없는 하나님의 것임을 알고 내어 놓을 때에 구원받습니다.
그런 사람은 백 배나 더 받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내 모습의 거울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왔지만, 내 일 앞에 있지만, 내게 주어진 목적과 길 앞에 있지만 여전히 그것을 내 것으로 소유하려하는 한 그 은혜를 입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늘 결핍하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나는 할 수 있습니다.
다 내어 놓으면 하나님이 그렇게 하십니다.
그러니 하나님 한분으로 나는 충분합니다.

(마가복음 10장)

깊은산에서 오는 편지(20130801~20130810)

말과 생각이 하나인 사람은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그것이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든 삶으로 향한 길이든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어떤 마음을 먹고 살고 있는지 잘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주는 내 생각을 드러나게 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돕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자 하는 일은 정말 그대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생각을 잘해야 합니다.
(깊은산20130801)

만일 세상에 언어가 하나였다면 이렇게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우리가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하나였다면 우물 안이 개구리가 되어 하늘에 이르는 탑을 쌓고 있었을 것입니다.
다른 언어를 구사할줄 아는 사람은 그 언어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세계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만큼 다양한 세계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바벨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어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습니다.
(깊은산20130802)

사실은 하나고 생각은 둘입니다.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생각들이 있고 그 생각들은 사실이 아니니 고를 수 있습니다.
긍정과 부정은 동전의 양면이고 종이 한장 차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이 문제의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깊은산20130803)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부딪히고 다툽니다.
내 생각과 다르면 틀린 것이라는 획일화에서 폭력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내 생각이 옳으니 그것을 지켜려고 사는 것은 두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옳고 그르다는 것도 생각이지만 만일에 옳다면 내가 굳이 지키려 애쓰지 않아도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내 생각과 다른 생각들이 내 생각을 더 빛나고 깊어지게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깊은산20130804)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같기만 하다면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심심할까요?
모두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바벨탑을 쌓는 일입니다.
고인물은 썩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입장이 있어야 활기차고 풍성하고 건강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줄 아는 것이 사랑입니다.
(깊은산20130805)

내가 공들여 쌓던 탑을 무너뜨리고 말을 뒤섞어 흩으시는 하나님의 간섭이 사랑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생각과 더 많은 가능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하나이고 말이 하나이면 거기까지입니다.
생각이 많아야 그만큼 다양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연은 없습니다.
모든 일은 필연이고 필요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믿음입니다.
(깊은산20130806)

사람에게 자식은 대를 이어 세상에 또 다른 나를 남기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듯이 자식은 나의 형상입니다.
자식을 통해 내가 그대로 남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자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식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가 사는 만큼 자식이 살고,
내가 자식을 믿는만큼 내가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깊은산20130807)

사람에게 자식은 내가 이루어가는 가치이며 자아의 실현입니다.
그래서 자식은 나의 소질과 재능이고 나의 일이고 열매이며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식이 없다는 것은 내 인생에 의미와 목표가 없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오늘 그렇게 우울하고 불안해 있는 나에게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의 근원이 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해야할 일은 지금 살고 있는 땅과 태어난 곳, 익숙하고 편안함에서 떠나는 일입니다.
지금 이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믿음의 시작은 있는 자리에서 떠나보는 것입니다.
(깊은산20130808)

믿음의 역사는 자식이 많이 있었던 이들을 통해 쓰여지지 않고 자식이 없었던 아브라함과 사라를 통해 쓰여졌습니다.
당연히 자식이 있었던 이들과 자식이 없어 보았던 이들에게 자식은 그 의미가 같지 않습니다.
박노해 시인은 고난은 싸워 이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고 역경은 딛고 일어서라고 있는 것이 아니고 좌절은 뛰어넘으라고 오는 것이 아니라 맑은 눈을 뜨라고 있다 했습니다.
믿음은 그런 눈을 뜨는 것입니다.
믿음은 안되는 일을 통해 시작되고 장애물에서 은혜를 발견합니다.
그래서 삶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기적과 신비이고 감사와 감동입니다.
(깊은산20130809)

아브라함의 믿음은 말씀하신대로 길을 떠난 것입니다.
그렇게 믿음은 신의 일에는 순종하는 것이고, 남의 일에는 인정하는 것이고, 나의 일에는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떠날 수 있다는 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고 믿음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깊은산 20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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