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때가 지나면 어쩔 수 없으니 있을 때 잘해야 합니다. 깨어 있어야지요. 지금 이 순간 내가 누구인지, 무엇 하러 여기에 왔는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게 될 날이 멀지 않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자고 쉬어라. 그 정도면 넉넉하다. 때가 왔다.’ 그 때가 오기 전에 지금 깨어있어야겠습니다. 지금 다니는 학교, 하고 있는 일을 떠나야 할 날이 곧 옵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또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온 곳으로 돌아갈 날, 누구나 가야할 그 길을 곧 맞이할 것입니다. 그 때가 오기 전에 깨어서 우리의 할 일을 하고 함께 있어야할 이웃과 같이 있어야겠습니다. 아내가 많이 아플 때 아내의 고통에 함께하고 같이 깨어 있고 싶었지만 그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키모를 받아 고통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내와 같이 깨어 있기는커녕, 아내가 참다 참다 새벽에 잠을 깨우면 어느 순간 그래서는 안되는데 짜증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얼마나 외로울까 알아차리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고 무슨 말로 대답해야할지 몰라 하면 예수께서 그러셨듯이 아내는 도리어 제 마음을 받아줍니다. “당신 마음과 달리 몸이 많이 힘들고 피곤하지? 그 정도면 넉넉해 때가 왔어.” 그렇게 아내가 이해해주고 안아주면 다시 정신 차려 깨어 살자 다짐했습니다. 자고 쉴 날이 곧 올터이니 지금은 깨어 있어야 합니다.(#깊은산에서오는편지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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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깊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