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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와 함께 길을 가는 묵상의 오솔길 * 예전 묵상의 향기 바로 가기 *
이름: 깊은산
2020/9/13(일)
그대로 합니다.  
제자들이 묻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번 유월절이 마지막이라고 하셨는데, 지금 저희들은 마땅히 있을 곳도 없고, 대제사장과 관원들은 선생님을 쫓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월절에 선생님이 드실 음식을 준비해야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참 하기 어려운 물음입니다. 그렇게 물어온 제자들을 예수께서 성 안으로 보내십니다. 성 안으로 가다니요? 성 안에는 대제사장과 율법학자들이 붙잡아 죽일까 궁리하고 있는데 어쩌려고 하시는 것이지 더 답답해집니다. 그것도 다른 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을 따라가라고 하시니요. 성 안에 물동이를 메고 오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도대체 누구를 따라 가야할지 막막합니다. 또 그렇게 만난 사람을 따라가서 막무가내로 ‘내 사랑방’을 내놓으라고 하랍니다. 어의가 없지요. 유월절을 이렇게 준비하라는 예수의 말씀 앞에 그래서 어떻게 일이 되겠냐고 항변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대로 합니다. 예루살렘성에 들어올 때 나귀를 그저 빌려 탔던 것처럼 이때도 그렇게 준비가 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 이미 준비되어져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한 발을 움직이지 않아서 못하는 것입니다. 체면과 격식을 따지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내 사랑방이 없고 내 잔치상이 없다고 한탄하고 핑계하면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다 나의 것으로, 나의 때로 준비되어져 있습니다. 그렇게 사실을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게 되어져 있는 것입니다. 내가 준비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내가 준비한 것이 아닙니다. 다 되어져 있고 준비된 것입니다. 거기에서 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의 마지막 유월절 잔치는 준비되고 있습니다.(#깊은산에서오는편지 20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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