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서 2019년 민주화운동 한가운데 있는 홍콩 대학생들의 유서를 보면서 그들의 의지와 절박함이 읽히어 미안하고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그것을 찾고 지키기 위해 다해서 살아내는 젊음이 부럽고 대견하고 든든하기도 했지요. 22살, 24살의 젊은이들이 문득 지금 아들의 나이라는 것과 30여 년 전에 내가 서 있던 똑같은 자리라는 것이 알아차려집니다. 그것이 내 아들의 유서라면 나는 뭐라고 말할까? 그 때 아버지의 마음이 함께 읽어지는 거지요. 나도 그랬습니다. 거리로 나서고 돌맹이와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들면서 나는 나의 믿음대로 살아가는 것이고 예수와 교회와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그대로 살아간다고 감히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그런 아들이 안타까워 말리고 더 큰 사람이 되라고 하셨지요. 수배를 받고 감옥에 가면서 그런 교회와 부모님에 대한 배신감 안에서도 자랑과 긍지가 있었습니다. 그런 젊음이 살아있는 홍콩은 희망이 있습니다. 여리고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가는 사람들이지요. 그들은 예루살렘에 가면 박해를 받고 고문을 당하고 잔혹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더 큰 생명을 보았기에 그 무엇도 그 자유를 앗아갈 수 없습니다. 거기에 부활이 있고 구원이 있습니다.(#깊은산에서오는편지 201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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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깊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