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상이몽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이 날이 아마도 제자들의 생에 가장 신났던 때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물론 동상이몽이지만 예수의 입성이 그들의 출세,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해줄 수 있는 기회로 보기도 했겠지요. 어쨌든 온 세상의 환영을 다 받는 것 같은 그와 함께 예루살렘에 의기양양하게 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에는 긍지와 자부심, 보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내 인생에서 그런 시기와 그런 때가 언제였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언제였나요? 그렇게 신이 나서 훨훨 뛰어다녔던 겁 없던 시절, 그런 패기와 세상을 다 집어 삼킬듯한 열정이 솟던 시절 말입니다. 과연 그런 때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언제 그런 순간이 찾아올까요? 이 일을 하고 나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았고 책 한권을 읽고 나면 세상을 다 알 것 같은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때가 부럽고 그립기도 하지만 나의 평생이 그래왔다고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양 날개를 다 잘라가셨을 때 한없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시련과 아픔과 절망으로 인해 오늘이 있지요. 그렇지 않았으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두려울 뿐입니다. 그런 나의 모습이 훤하게 그려지니 말입니다. 비록 사회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었고 내 정치적인 견해와 가치는 실현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껍데기를 둘러쓰고 그것이 변하지 않는 전부인줄 알고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도 살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것을 지금의 나와 바꾸지 않겠습니다.(#깊은산에서오는편지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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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깊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