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인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되느냐는 유대인들의 물음에 예수께서는 모세가 이혼장을 써주라는 것은 너희가 악하기 때문이지 이혼하려는 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모세 당시에는 이혼장도 받지 못하고 버림을 받는 여자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이혼장도 없이 길거리로 내 쫓으면 재혼을 할 수 없을뿐더러 과부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었지요. 모세는 율법의 정신과 본질을 선언한 것입니다. 원래 율법은 약자 보호법이었습니다. 당대 사회의 통념과 일반법에 대항해 고아와 과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편에 서신 하나님의 원리와 정신이 율법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이혼장이라도 써주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혁명적인 선언이었던 것입니다. 이미 이 대화는 혼인과 이혼이라는 일반적인 주제와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이 물음은 정말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하는 아내의 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기득권의 유지와 삶의 수단, 재산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이미 일탈된 인간관계의 문제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있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원래 둘이 하나이고, 셋이 하나이시지요. 그런 하나님의 형상을 세상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되어 둘이 하나되는 신비로 이루는 것이 남편과 아내, 혼인의 비밀입니다. 남자는 여자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부족한 것을 채워갑니다. 여자는 남자를 통해서 자기를 다듬어 완성시켜 가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이룰 수 없기에 둘이서 한 몸이 되어서 만들어가는 신비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인이 무어냐고 하면 ‘수련장’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관계하는 관계에서 가장 정직할 수밖에 없는 만남, 벌거벗을 수밖에 없는 사이가 남편과 아내이지요. 껍데기를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의 거울을 보는 사이, 그 둘이 한 몸이 되어 하나님처럼 되는 것이지요. 선물입니다.(#깊은산에서오는편지 201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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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깊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