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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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와 함께 길을 가는 묵상의 오솔길 * 예전 묵상의 향기 바로 가기 *
이름: 깊은산
2018/4/17(화)
증인  
신명기 8장 18절, “당신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2장 32절, “우리는 모두 이 일의 증인입니다.”(#깊은산 20180416)

#세월호 참사 1462일째 :

창조주이시며 전능자라고 불리는 당신께
기도드리는 거, 쉽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살려달라는 마지막 기도를
외면했었으니까요.
당신께 등 돌리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를 가든 당신이 계시더군요.

더 이상 울 힘 조차 없어
그저 멍하니 앉아 바다만 바라보던 팽목항에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하늘을 보며 잠을 청해야 했던 국회에도,
내리 쬐는 땡볕을 피할
그늘 하나 찾기 어려웠던 광화문에도,
하수구냄새에 시달려야 했던 청운동시무소에도
침몰지점이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동거차도에도,
그리고 병든 몸을 이끌고
세월호가 누워 있는 목포신항에도,
당신은 계셨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몰랐던 분들이
눈물가득 고인 눈으로 다가와서 안아주시며
같이 울어주시는 따뜻함에서 당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당신께 기도할 때
그 기도 좀 들어 주시지,
왜 우리 아이들이 없어진 지금
모르는 사람들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시나요?

고난주간이면
우리 죄를 대신해서 당신의 아들을 내어 주신
그 사랑에 감격하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묵상하고
죄 짓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그 고통에 가 닿으려고 노력했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없어진 이후엔
그런 노력, 하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이 고난주간이고
십자가와 세월호는 동일시되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짊어지신 십지가와,
수학여행가던 단원고 아이들을 태우고 가다가
침몰당한 세월호를 동일하게 여기는 것이
불경스러우신가요?

2천년 전 오늘,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세 시간 동안 어둠이 덮치고,
성소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지고,
땅이 진동하고, 바위가 터졌다는 기록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아픔을 느끼게 해줍니다.
같은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분이 하나님 당신이셔서,
다시 당신께로 향합니다.

십자가에 달리셨으면서도
자신을 못 박은 사람들이 몰라서 저지른 일이라며
저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시는
예수님 모습을 닮기란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렇게 기도하신 예수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가장 잘 섬긴다는 큰 교회들은
자식을 읽고 울부짖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기보다는
애써 외면하거나 오히려 비난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처럼
모르고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쌓아 올린 바벨탑이
너무 높고 견고해서
밖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저들을 어찌해야 할까요?
저들을 불쌍히 여기실 분은
하나님 당신 밖에 없습니다.
저들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예수님이 짊어지셔야 했던 십자가의 고난이,
십자가의 용서가 저들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세요.

낮은 곳으로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당신의 임재와 사랑을 기다립니다.
팽목항에서,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청운동사무소에서,
동거차도에서, 목포신항에서 만났던
당신을 닮은 사람들이 오늘 이 곳에 가득합니다.
부디 이들에게 청결한 마음을 주셔서
당신을 보게 하시고
세미한 당신의 음성이 들려지게 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세월호 희생자 창현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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