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물 (jisook0220@paran.com)
2004/10/23(토)
추천:
천천히.... 충분히....  
엄마가 백수가 되니까 좋은 일도 많습니다. 게다가 아빠까지....
가족이 온통 지하방에서 오글오글 지냅니다.
아마도 한결이가 태어난 이래로 요즘처럼 엄마, 아빠와 찰...떡! 붙어있기는 처음 있는 일일겝니다.
그덕에....
평생 안하던 일을 합니다.

요즘 한결이가 매일매일 학습지도 하고(그것도 5쪽씩)
엄마, 아빠와 함께 요가도 하고
티비는 거의 안봅니다. 아침에 식사하면서 영어교육용 "도라도라"만 봅니다. 한국에서도 즐겨보던건데...
매일매일 예배도 드리고
비타민 씨도 먹고
홍삼도 먹고
아빠와 샤워도 같이하고
전에는 아빠가 바쁘고 엄마와는 함께 목욕하지 못하니 수영장에가서 혼자 샤워하는 것에 만족했지요.
주말이면 뒷마당에서 아빠와 축구도 하고(잔디구장이지요. 하하)
며칠째 이를 뽑는다면서 아빠가 실을 들고 설치는데 아직도 못뽑았지요.
학교 급식을 먹다가 엄마가 매일 밥을 볶아줍니다.
정성껏 과일이나, 과자, 음료도 싸주지요.
진짜 호강합니다.
남에게 맡기고 일나가기 일수인데
이젠 나갈 일도 없고 있어도 함께 가야 하지요.
평생에 다시 없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래서 행복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온가족이 둘러 앉아서 빙고게임을 했습니다.
백지에 숫자를 쓰고 하나씩 부르며 좋아하고, 실망하고....
참 재밌었지요.
꿈같은 시간입니다.
날이 갈수록 점점더 정이 새록새록듭니다.
늘 빨리 하라고 소리질렀는데
요즘은 하고픈대로 하게 기다려주지요. 딱히 바쁜일도 없으니..
15개월도 되기전에 혼자서 양말 신고, 젓가락질 하고, 옷 정리하고
그렇게 뭐든지 혼자서 그것도 엄마, 아빠 속도에 맞추어 빨리 했는데
요즘은 그래서 인지 안하던 어리광도 늘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지금 이순간을 충분히 누려봅니다.
나날이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 좋습니다.
어떤 때에는 한결이 발음을 못알아듣기도 합니다.
간혹 엄마 발음을 고쳐주기도 합니다.
신비입니다.
사랑입니다.
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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