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 낮예배 : 내가 압니다.
본문 : 요한복음 11장 17절 ~ 27절
제목 : 내가 압니다.
일시 : 2010년 10월 24일, 삶의 예술 교회 주일예배
(설교)
1.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나?
2. 마르다가 예수님께 간구한 것은 무엇인가?
3. 나사로를 잃었다고 상심에 빠진 이들에게 예수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4. 마르다가 알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가 아프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이틀이나 더 지체하시다가 유대지방으로 가셨습니다. 그곳은 예수님을 죽이려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지요. 그렇다고 두려워 그곳에 가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은 걸려 넘어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할 일을 알고 그 길을 가는 것은 낮에 다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낮에 죽은 나사로를 깨우기 위해 그에게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이름을 붙이셨지요. 잘 된 일, 기쁜 일이라고 말입니다. 불행과 고통과 슬픔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그 일을 통해 사람들이 믿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가장 큰 원망과 불행으로 갈 수 있었던 일이 도리어 잘 된 일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처럼 어떤 일이에서든지 기쁨과 감사를 찾을 수 있는 믿음의 길로 나왔던 한 주간이셨으리라 믿습니다.
17절에 예수님께서는 나사로에게로 가서 보셨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가셨지요. 그곳은 방금도 자기를 돌로 치려고 하였던 사람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잠든 친구 나사로를 깨우기 위해서 가셨던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 일, 이 세상에 나로 와서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눈치보고 계산하며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하면 거기까지입니다. 그렇게 가서 보시는 예수님처럼 우리도 한 걸음을 옮겨 가 보아야하겠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가서 보신 것은 나사로가 무덤 속에 있은지 벌써 나흘이나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나흘이란 나사로의 죽음이 완전히 때가 찬 시간을 뜻합니다. 때가 되어야 합니다. 좀 일찍, 미리 오시지 하는 것은 내 생각일 뿐이지요.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내가 하려고 하는 그 모든 것의 한계에 이른 바로 그 때에 예수님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죽어야 다시 살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입니다. 비워야 채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나사로가 무덤에 있었듯이 오늘 우리 인생의 무덤도 그렇습니다. 어디 목숨이 끊어져 몸이 땅에 묻히는 것만이 무덤이겠습니까? 차라리 그런 죽음은 쉬운 일입니다. 도무지 견딜 수 없는 그런 막막함과 고난과 역경과 어두움과 미움과 다툼의 그늘이 인생에게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순간을 기다리시다가 예수님은 그 때에 찾아오십니다. 왜?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믿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주님께서 일하실 차례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우리의 자리를 비우는 것이 믿음입니다.
무덤 속에 있은지가 벌써 나흘이 된 나사로, 오늘 우리도 무덤 속에 있은지 벌써 나흘이 되어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다 살았다고, 이것으로 충분하니 내일은 없다는 생각과 판단으로 무덤을 살고 있습니다. 미움, 원한, 절망과 한숨, 포기, 어두움, 침침함, 우울함, 더 이상 변화의 가능성과 기대가 없는 삶이 그러합니다. 제가 바로 그렇게 살고 있는데 우리 Now님이 그러셨지요. 목사님은 큰 일을 하실 거라구요. 또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일이 많으시다구요. 정말 제가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아주는 눈과 볼 수 있는 마음이 저에게 큰 울림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고맙습니다. 나는 더 이상 변할 수 없다고, 이제 여기까지라고, 이렇게 살다가 갈 거라고, 이렇게 살게 내버려 두라고, 아무도 근접하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무덤에 있은 지가 벌써 나흘이나 되었습니다. Now님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그런 나를 깨워주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 예수님이 와서 보실 때, 여러분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찾아와 보시는 예수님 앞에 여러분의 몸과 마음을 가만히 돌아봅니다. 하나님의 성전인 몸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마시는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영의 양식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을 보고 듣고 있는지 말입니다. 지금 예수님은 무덤 속에 있은지 나흘이나 되는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그곳에는 많은 유대사람이 위로하러 와 있지요. 그러나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같이 있을 뿐입니다. 그 가운데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오늘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이 찾아오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무덤에 있는 나사로에게 찾아오셨는데 오늘 여러분에게 찾아오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서 그 예수님을 알아보시고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어디에 계신가요? 거기에 변화가 있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세상에 뭐하러 왔을까요? 저는 가장 단순하게 믿음을 배우러 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믿으면 구원을 받으니 믿어야 삽니다. 살 수 있는 길은 믿음에 있습니다. 믿지 않으면 무덤 속에서 죽음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자, 내가 남편을 믿을 때 나는 아내가 됩니다. 내가 한 남자를 남편으로 받아들이는 만큼 나는 여성이 되는 거지요. 내가 한 여자를 여성으로 인정하는 만큼 나는 남성이 됩니다. 그렇게 믿는 만큼 되어지는 세상입니다. 성경공부에 오셨던 이슬님이 그러셨지요. 지난 금요일에 일자리가 생겨서 나갔는데 뭔가 깨름칙 하더 랍니다. 그런 기운 속에 있다가 월요일에 출근하려고 준비하니 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지요. 지나와 보니 그렇게 내가 믿는대로 되는 것이 세상인 것 같다고 나누며 모두들 함께 공감했습니다.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내가 어떤 한 사람을 선생님으로 믿고 따르는 것만큼 나는 제자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선생님의 인격이나 실력, 행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 분의 존재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그분을 나의 선생님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하나님을 믿어야 합니다. 그,것은 나에게 일어나는 일체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시니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분께 맡겨드리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그 때 나의 의지는 사라지고 있다면 오직 하늘의 의지, 하나님의 뜻만이 남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호와가 나의 목자시니 그것은 목자의 몫인 것이지요. 목자가 있음으로 나에게 부족함이 없음을 알 그 때에 비로소 나는 양입니다. 양은 목자를 절대 신뢰하고 그분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양인 것을 알고 하나님이 목자인 것을 아는 것, 그래서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이 있을까요? 그렇게 우리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을 통해 믿음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추수감사주일에 그랬지요. 추수감사주일을 준비하고 예배를 시작하는데 우리 예가 식구들 말고는 아무도 없는 겁니다. 순간 찾아오는 절망과 원망과 위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알아차립니다. 가난에도 처할줄 알고, 부에도 처할 줄 알고, 모든 상황에 자족하는 법을 알았다는 바울 선생님의 고백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더욱 풍성한 추수감사주일을 보낼 수가 있었지요. 사실은 부족함이 없습니다.)
20절에 오라버니를 무덤에 두고 슬픔에 잠겨 있던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아마도 소식을 듣지 못해서 집에 앉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29절을 보면 마리아가 예수님이 부르신다는 말을 전해 듣고 급히 일어났다는 것을 보아서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던 것 같지요. 다른 성경을 보면 예수님이 그 집을 방문하셨을 때 마르다는 예수님을 접대하기 위해 분주했지만 마리아는 예수님 곁에 앉아서 말씀을 듣기를 좋아했고 예수님은 그런 마리아를 오히려 칭찬하였었지요. 하지만 그런 오지랍이 넓은 마르다였기에 또한 예수님을 맞으러 나가 마리아보다 먼저 만날 수 있었고, 이 말씀을 들을 수 있었겠지요. 오늘 이야기는 마르다가 들은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함께 21절과 22절을 읽겠습니다.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나는 주님께서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주실 줄 압니다." 마르다의 이야기 속에는 왜 진작 오시지 않았느냐는 예수님에 대한 원망이 섞여 있습니다. 상심이 컸을 것이지요. 그러나 살려달라는 말은 끝내 하지 않습니다. 살려주든 말든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믿음의 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신 뜻대로 되어질 것이라는 이 한마디로 열쇠 꾸러미는 예수 손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네 오라버니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마르다는 이미 알고 있었지요. 24절을 읽습니다. "마르다가 예수께 말하였다. 마지막 날 부활 때에 그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내가 압니다."
이렇게 마르다는 예수님께서 이곳에 있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고 또 마지막 날에 나사로가 부활할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알고 있다는 생각이 죽은 나사로를 살린다거나 슬픔에 젖은 마르다와 마리아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은 눈에 보이는 시간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흐르는 시간 속에 말입니다. 그리스 사람들의 시간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가 됩니다. 하나는 '크로노스'라는 흘러가는 연대기적인 시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라는 흘러가지 않는 은혜의 시간 개념입니다. 하나는 양적인 시간이라면 또 하나는 질적인 시간이지요. 한 사람을 몇 년을 만나도 알 수가 없다가 어느 한 순간에 알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천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년 같다는 그런 시간입니다.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을 구분하는 좋은 기준은 어느 차원에 사는가 하는 것입니다. 주일이라는 시간에, 교회당이라는 공간에 있다고 영적일까요? 주일에 교회당에 앉아 있어도 아주 육적일 수 있습니다. 딴 생각을 하고 딴 궁리를 하고 있으면 그렇습니다. 교회당이라는 공간과 주일이라는 시간이 영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그러나 다른 날에 일터에 있고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더라도 중심이 하나님을 향해 있으면 지극히 영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요컨대 사람이란 시간과 공간에 묶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중심이 하나님께 향해 있는 것이 영적인 것이지요.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연대기적인 시간밖에 보지 못하는한 삶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지금 이 순간으로 통합이 된다면 달라집니다. 2000년 전에 갈보리에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나와 함께 함을 안다면 달라지는 것이지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 말입니다.
그렇게 이렇게 흐르는 시간은 사람의 생각과 한계 가운데 있는 시간입니다. 사람들의 계산에 따르면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기억 속에 있는 시간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육적인 3차원입니다. 이곳에 예수님이 있어야 한다든가 마지막 날에 나사로도 부활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3차원의 시간과 공간 의식에 갇혀서 나오는 말이고 행동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슬픔에 잠겨 있고, 원망을 하고, 나사로가 죽었다고 한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믿음 안에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고 슬퍼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반지를 어디에 두었는지 아는 사람은 반지를 끼고 있지 않아도 반지를 잃어버렸다고 찾아다니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로 나사로는 죽지 않았고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가 죽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슬퍼하는 그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25절과 26절을 함께 읽습니다. "예수께서 마르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이고 생명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그리스도의 의식으로 살아가는 내가 부활이고 내가 생명이지 무엇이 부활이고 생명이겠습니까? 자, 조금 더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그들이 나사로라고 알고 있었던 그것은 나사로가 아니라 육체였습니다. 내 육체의 가슴이지 내가 아니지요. 내가 쓰는 얼굴이지 내가 아닙니다. 내가 쓰는 다리였지 내가 아닙니다. 육체는 잠시 지구에 나타나기 위해 입은 옷일 뿐입니다. 그동안 나는 옷이 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보면 나는 부활이요 생명입니다. 그 나를 보고 알고 믿는다면 죽어도 살고 영원히 죽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세계를 우리에게 전해 주고 계신 것입니다.
자, 이렇게 예수님은 내가 만나야할 진짜 안에 있는 나, 보아야할 나로서 이렇게 우리에게 나타나 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우리 가운데 나타나시다니요! 그렇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오셔서 우리도 하나님께로부터 온 존재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생명을 창조하신 분인 하나님께서 죽은 사람 하나 살리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까요? 그런 일은 불가능하고 안된다고 판단하는 건 인간들의 생각입니다. 예수님은 이미 우리 생각에서 벗어나 있는 분이십니다. 시공간에 매인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세상이라는 시공간 안에 살지만, 거기에 속한 것은 아니었지요. 마치 연극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 뿐이지 그 극중에 속한 것은 아니듯이 말입니다. 무덤에 있는 나사로의 죽은 육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부활이라면 그것은 반쪽짜리 부활일 뿐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렇게 살아났다고 하는 육체는 언젠가 또 다시 죽게 될 것이니 말입니다. 영원히 죽지 않은 영생은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그러합니다. 그런 세계를 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창세기를 보면 처음 사람은 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선악에 상관이 없이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선악과를 주시고 그것을 먹게 하심으로 하나님과 같이 되게 하셨습니다. 선악과를 먹으면 죽게 되니 먹지 말라고 명령하셨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사람은 선악과를 먹어서 하나님과 같이 되어서 에덴에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것이 선물이라면 그것 또한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됩니다. 문제는 하나님과 세상에 보내진 사람의 차이는 죽게 되는 것과 죽지 않는 것입니다. 선악과를 먹은 사람은 생명나무를 먹지 못하고 에덴에서 쫓겨나게 되었지요. 그러나 뱀은 굳이 선악과를 먹어도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장담합니다. 그리고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먹고 눈이 밝아져서 벗은 몸인 것을 알고 몸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얻은 것과 잃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선악과만 먹고 생명나무의 열매는 먹지 못하고 이 땅에 살게 된 존재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다른 이야기를 보면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여자를 세상에 보내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주지요. 그 상자는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구요. 여자가 불행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제우스의 배려입니다. 그러나 여자는 결국 상자를 열게 되고 세상에 아픔과 고통과 미움과 다툼, 원망이 들어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각도를 바꾸어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사람으로 살아가며 경험하는 희로애락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가장 큰 특혜라고 말입니다. 그런 것 없이 삶이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슬픔이 있으니 기쁨이 있는 것이고, 고통이 있으니 즐거움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남자가 있으니 여자가 있고, 밤이 있으니 낮이 있는 것이지요. 겨울이 있으니 여름이 있구요. 사람으로 와서 그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여행의 묘미 중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창세가의 이야기와 오늘 요한복음의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일까요? 하나는 자물쇠라면 또 하나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무덤에 갇혀 있다고, 나사로가 죽었다고 슬퍼하고 원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선악과를 먹어서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었는데도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해서 죽음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요한복음 11장에서 그가 가지고 계신 생명나무의 열매를 전해주고 계신 것입니다. 죽음의 세계에서, 무덤에 갇혀서 원망하고 한탄하고 슬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아할 것, 누려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임을 말입니다.
그래서 마르다는 고백합니다. 27절입니다. "예, 주님! 주님은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내가 믿습니다." 믿어야할 것은 부활에 대한 가르침이 아니라 부활, 그 구체적인 사실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를 삼킨 그에게 삼키우는 것, 생명을 삼켜 생명에 삼키우는 것, 그와 일체로 되어 더 이상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시는 것입니다. 이런 고백과 믿음으로 예수님께서 전해주시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받아 부활과 생명으로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마르다는 알고 있고, 그런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주께서 함께 하셨으면 나사로가 죽지 않았을 거라고 감히 고백합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께 구하면 모든 것을 다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큰 믿음입니다. 그런데 오라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 앞에서 마르다는 마지막 날 부활의 날에 다시 살 것을 믿는다고 말을 돌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때는 이루어지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육의 눈으로 볼 때에는 나사로는 죽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보는 눈 말고 또 다른 눈이 있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볼 때 죽은 나사로는 잠든 것이고 다시 살 것이고, 아니 그는 이미 살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 나를 알면 죽음은 없습니다. 믿음은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입니다. 잠시 세상에 사는 목숨을 더 연장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영생은 시간의 영원히 지속되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시간조차 제한된 것이기에 그런 영원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은 죽지만 살아 있습니다. 또한 믿는 이들은 살아서 영원히 죽지 않습니다. 영생은 삶도 죽음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그런 경지인 것입니다. 살아도 행복하고 죽어도 행복하고, 그 무엇도 문제되지 않는 기쁨과 감사 안에 영생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생명나무이신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오늘의 삶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무덤에 있은지가 벌써 사흘이된 우리를 찾아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은 이들과 많은 말들과 많은 생각들 속에 있지만 여전히 무덤에서 나올 수 없고, 슬퍼하며, 원망하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눈을 열어 찾아와 말씀하시는 주님을 보게 하시고, 생명나무의 열매를 전해주시는 말씀을 듣게 하옵소서. 주님이 함께 있지 않아 죽었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내려놓고 늘 함께하시는 주님을 깨닫게 하시고 이 다음에, 나중에 부활하고 영생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 그리스도의 의식으로 영생 가운데 깨어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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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11:17~27 ( 101024)
주일 낮예배 : 당신들은 아무 것도 모르오!
